며칠동안 제 블로그에 접속 할려고 하면 정보가 없다고 나와서 제 블로그 날아간거 아닌가 진짜 노심초사 했어요.
그 수많은 사진들과 저의 일상 기록들... 일기나 다름 없고, 제 휴대폰에도 없는 우리 아기들의 어릴 때 사진들까지 정말 정말 소듕한 블로그인데... 게다가 저에게 힘이 되었던 덧글들은 어쩌고요. 진짜 네이버로 블로그 이사해야 하는거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그래도 이렇게 무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자~ 이제 블로그도 되찾았고(?) 그동안 밀린 포스팅 가열차게 쭉쭉쭉~ 해 볼게요. 그래서 시간도 쭉쭉쭉~ 거슬러 올라가서 거짓말 조금 보태 약 반년전의 이야기, 우리 제제의 생일 파티의 추억을 되살려 봅니다.
전업 주부의 삶에서 나름 큰 변화였던 파트타임 잡을 시작하고, 토일은 오롯이 8시간씩 세포라에서 일을 하고, 평일 저녁에도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일을 하러 나가던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어요. 이때 책 작업도 가열차게 하고 있던 중이여서 아이들이 학교에 간 시간은 책 작업을 하고 진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게 이거구나! 느낄 때 쯤 우리 제제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생일 파티가 있는 그 전 주에는 캠핑까지 다녀 와야 해서 생일 파티를 괜히 한다고 했나 후회를 백만번쯤 했었죠.
그런데 생일 한달 전부터 자기 생일에 초대할 친구들에게 마인 크래프트 테마의 생일 파티를 한다고 설레발을 쳐 놓은 제제 때문에 취소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정말 정말 미안하지만 이번 생일 파티는 제제가 그토록 원하는 마인 크래프트 생일 케이크 만들어 주는 것에 의의를 두고 나머지는 시판의 힘을 빌어 치루기로 했습니다. 안그럼 내가 죽어~ ㅠ.ㅠ
그래도 생일 초대장도 만들어 2주전에 돌리고 (어차피 매일 얼굴 보는 동네 친구들) 막판에 마인 크래프트 장식 셋트도 급하게 파티 용품점에 가서 구입했어요. 뭔가 너무 성의 없는거 아닌가 싶은 마음에 생일 준비를 하면서도 자꾸 죄책감이 들고...
그래도 케이크 만큼은 엄마표니까 그것으로 좀 죄책감을 덜어내려 애썼습니다.
일 끝나고 와서 케이크 만들려서 피곤이 몰려 오는데 이제 반 정도 끝낸 케이크! 이제부터 열심히 폰던트 작업 해야 하는데 이미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눈이 감기는걸 억지로 억지로 참아가며 작업 했어요. 보통 새벽에 폰던트 작업 하면 정신이 멀쩡해지는데 이번에는 8시간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돌아와 쉴 틈도 없이 케이크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보니 빨리 끝내고 자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어서 정교함 따위를 따질 형편도 아니였어요.
하~ 진짜 결국 새벽 6시가 되어서 끝난 케이크 작업과 생일 파티상. 디자인도 단순 그 자체!!! 감겨 오는 눈을 부릅 뜨며 어쨌든 완성 시켜야 잘 수 있으니까 대충 대충 하자하며 겨우 끝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은 너무 단순한 케이크가 미안한 나머지 타퍼로 올릴 칼이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 막판에 칼을 만들었는데 저것이 복병이였죠. 조그마한 저 사각형들 같은 크기로 만들어 붙이는 작업이 제일 힘들었어요. 지금 봐도 너무 대충이라 미안한 마음 가득한 생일 케이크 ㅠ.ㅠ 미안해 작은 아들~
케이크 말고는 더이상 제가 만들 기운이 없어 시판 컵케이크와 시판 쿠키로 일단 상을 채우고요. (또 다시 한번 미안~) 그런데 이때 이 시판의 세계의 발을 들여버려 이젠 빠져 나올 수 없게 되어 버렸어요. ㅎㅎㅎ
생일 파티에 올 친구들의 구디백도 다~ 준비했는데... 그런데 2주전에 돌렸던 생일 초대장에 오겠다고 아무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는거죠. 고로 아무도 안올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밤새워 준비를 했다는 말!!!
파티는 오후 4시에 시작이였고, 백야드 워터 슬라이드 파티라 수영복을 입고 오라고 했는데 또 날씨는 흐려서 비가 올 것 같고.. 아무래도 이번 생일 파티는 망했다 싶더라고요. 왠지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느낌이 이미 있긴 했었어요. 그래서 남편과 얘기를 해서 아무도 안 오더라도 우리끼리 축하 하면 되니까 생일 파티 테이블은 준비하자고 해서 계획대로 장식도 하고 풍선도 띄웠어요. 우리 제제에게 슬픈 생일 파티로 기억되지 않도록... (당연히 올거라고 믿었던 절친 두명은 조부모님댁에 간다며 못 온다고 미리 연락이 왔었고 나머지는 올지 안 올지 연락이 없어 모르는 상황이였음)
그런데 오후쯤 되니까 오늘 생일 파티에 참석하겠다는 문자가 도착~ , 또 연이어 아이가 이제서야 생일 파티 초대장을 보여줬다며 가도 되냐는 문자 도착~ 그렇게 해서 슬픈 파티는 안되겠구나 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죠. 막판에는 온다 안온다 말도 없던 마지막 게스트가 그냥 선물 들고 나타나기까지...
그렇게 해서 오자 마자 백야드에서 신나게 워터 슬라이드를 타며 즐겁게 놀기 시작했습니다.
비까지 살짝 내리던 날씨가 거짓말 처럼 3시40분쯤 되니까 해가 나기 시작하더니 덥기까지 해서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2019년 제제 생일 파티때 구입해서 2년간 묵혀 두었던 워터 슬라이드가 이렇게 빛을 발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너무 신나했어요. 나중에 튜브도 꺼내고, 눈썰매까지 꺼내서 타고 놀았음요.
얼마나 신나게 노는지 1시간이 넘도록 놀았는데 더 놀겠다고... 그리하여 백야드 워터 슬라이드 파크가 이후로 며칠동안 연속 개장을 해야 했답니다. 동네 소문 나서 근처 사는 동네 애들 다 몰려와서 놀았음요. 그런데 막상 주인공인 제제는???
옷 젖는거 싫다며 수영복도 안 갈아 입고, 워터 슬라이드도 안타고 그냥 포치에서 장난감 가지고 놀았어요. 손님 초대는 자기가 하고, 고생은 내가 하고.. 이게 뭐니 아들???
신나게 놀고 우리 제제 6살 생일 기념 사진~
불과 몇시간 전까지 슬픈 생일 파티가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즐거운 생일 파티가 되었어요.
신나게 놀았으니 일단 피자로 허기를 채우고...
생일 축하송 부르고, 케이크 불끄기까지 순서대로 착착착~
그리고 엄마표 마인 크래프트 케이크를 먹습니다.
우리 제제가 몇개월 전부터 꼭 꼭 마인 크래프트 생일 케이크 만들어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행복하뉘 아들?
엄마도 약속 지켜서 뿌듯하단다. 솔직히 시판 케이크로 떼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생일 케이크 만큼은 직접 만들어 주기로 결심했으니까...
초대 손님들도 맛있게 케이크를 드셔 주었습니다.
초대장을 생일 당일에 엄마에게 보여줬다는 그 손님!!! ㅎㅎㅎ 담부턴 초대장 보내고 엄마들에게 확인 메세지를 보내야 한다는 귀한 레슨을 해 주셨음.
와플이 보다 한살 더 많은 형아인데.. 오우 매너가 이미 어린이가 아님.
이 소녀는... 우리 와플이의 크러쉬 입니다. 쉿!!! 엄마 아빠만 알고 있으라고 했음. 제제의 친구인데 우리 와플이가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여자 아이예요. 그래서 제가 좀 눈여겨 봤는데요...
둘이 서로 좋아하는거 같아요 (속닥속닥) 둘이서 꽁냥 꽁냥 같이 계속 놀더라고요. ㅎㅎㅎ 아침에 학교 갈 때 스쿨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면 이 소녀가 막 뛰어와서 우리 와플이를 껴안으며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호통을 치지 뭐예요?
게다가 성격도 얼마나 좋은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생일 파티에 왔는데 수영복을 안가져 왔다길래 제제의 수영복이라도 입을래? 했더니 마다 않고 수영복 갈아 입고 저 옷 입고 그대로 집에 갔어요. 보통 저 나이의 여자애들이면 남자아이 수영복이라고 안 입겠다고 할텐데.. 아주 쿨하게 입더라고요. 심지어 여자애들 보다 남자애들하고 더 잘 놀아서 항상 남자애들이랑 놀아요. 특히 우리 제제랑 베프.
이거 얘기가 좀 길어 지는데... 그래도 남 연애사 듣는게 쫌 재밌잖아요? 제제랑 이 소녀랑 친해서 혹시나 우리 제제도 마음이 있는거 아닌가 했더니 우리 제제는 이 소녀를 소년 취급함요. ㅋㅋㅋㅋ 말 그대로 부랄친구. 오히려 형아의 사랑을 응원하고 비밀도 지켜줌요. 이 소녀의 오빠가 있는데 우리 와플이 보다 한살이 더 많아요. 그런데 좀 거칠고 욕도 하고 나쁜 말 많이 써서 우리 와플이가 좀 무서워 해요. 게다가 여친의 오빠에게 연애 감정을 들켜서 좋을게 없다는걸 본능적으로 아는건지 절대로 그 오빠에게는 좋아한다는거 티내면 안되니까 말하지 말라고 제제한테 신신당부 했는데... 여러분, 우리 제제가 어떤 캐릭터 입니까? 개구지기로 따라올자가 없어요. 개구지기+ 청개구리라 하지 말라면 더 하는 스탈. 비밀 지켜야 돼~ 했는데 비밀이 지켜진 적이 없어요. 그런데... 형아의 사랑을 응원하는 우리 제제가 이 비밀을 철저하게 잘 지켰다는거 아닙니까? 한번이라도 살짝 누수가 있었음직한데... 단 한번도 이것에 대해서 말 실수도 한 적이 없대요. 그런데 집에 와서는 무쟈게 놀려요. ㅎㅎㅎㅎ
와플이의 첫사랑 이야기 끝~
저희 집 아이들 생일 파티의 빠지지 않는 마지막 행사 피냐타 터뜨리기!
마인 크래프트의 피냐타에 달다구리와 잡다구리 듬뿍 채워 넣었습니다.
와플이의 첫사랑녀도 때리고
매너보이도 때리고
매너만 좋은줄 알았더니 힘도 장사!!!! 모가지 댕강 하며 달다구리와 잡다구리를 흩뿌리는 피냐타
이건 또 뭐라고 모가지 잘린 마인 크래프트 캐릭터를 다들 한번씩 써 보겠다고 ㅎㅎㅎㅎㅎ
한명씩 다 써보고 기념 사진도 다~ 찍어 줬어요.
이렇게 생일 파티는 점점 막바지로 접어 듭니다.
선물 개봉식 시간~
친구들한테 받은 생일 선물 개봉하고 새 장난감 많이 생겨서 신난 우리 제제
엄마가 너무 바쁘고 너무 피곤해서 뭔가 성의 부족한 생일 파티를 치룬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지만 그래도 제제 인생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생일 파티에 와주고 함께 축하 해 줬으니 분명 올해 들어 가장 즐거운 날이였을거예요.
이쯤에서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우리 제제의 지난 5년간의 생일 파티 기록들.. 구경 한번씩들 하고 가세요~
2021.08.23 - [미국 생활기] - 엄마표 슈퍼 마리오 테마 생일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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