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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고구마 폭발 사건

by 스마일 엘리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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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 10여년간 지켜 봐오신 분들이라면 저라는 여자,  군고구마 앞에서는 목숨이 여러개라는거 아실거예요. 하도 목숨을 많이 걸어서!!!! 

그래서 저희집에는 쌀이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고구마가 떨어지는 날이 없답니다.  늘 한인마트에 가면 제일 먼저 카트에 담는 것도 고구마! 

그리고 오븐에  한번 구울 때 여러개 구워서 냉동 시켜 놓고 하나씩 생각날 때 꺼내서 전자렌지에 딱2분 돌려 먹으면 갓 구운 군고구마 그 맛 그대로 먹을 수 있거든요. 

아시안 고구마는 또 오븐에 구우면 얼마나 달달한지 구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단물이 막 흘러 나오잖아요.  껍질을 뚫고 나와 솟구치는 고구마 단물 분수 아시는 분 손?!?!

 

며칠 전 군고구마가 똑! 떨어져서 또 군고구마를 만들기 위해 오븐에 넣었습니다. 전 보통 400도(화씨)  예열해서 55분 정도 구워 주면 딱 좋드라고요.  그렇게 고구마를 오븐에 넣어 놓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오븐 안에서 "펑!" 하는 소리가!!!

 

뭔가가 분명 폭발하는 소리였어요. 

뭐지? 하며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주방으로 가서 오븐을 들여 봤더니 

어머머머머머!!!!!! 세상에!!!! 

군고구마가 처참하게 폭발을 했더라고요. 

이정도면 친환경,  비건 프렌들리  수류탄 아니냐며!!!!! 뜻밖의  집구석 친환경 무기 발견? ㅋㅋㅋㅋㅋ 

전 군고구마 수백번은 해 먹은거 같은데 여태껏 이렇게 터지는건 처음 있는 일이라 몹시 당황...은 둘째치고

저 오븐 청소는 어쩔거냐며;;; 

오븐 청소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그등요. 심지어 그 전 오븐 청소는 뼈빠지게 실컷 청소 다 해 놓고, 마지막에 몇방울 얼룩진 바닥도 티끌 한점 없이 깨끗이 만들려고 세제 뿌려 놓고 랩 씌워서 덮어 놨는데 그걸 그만 깜빡! 하고 저녁 식사 준비 한다고 오븐 예열을 했다가 랩이 녹아서 바닥에 다 눌러 붙었지 모예요?!?!?! 

하아~ 하나님도 하루에 오븐 청소 두번시키면 쌍욕할 각인데... 그래도 꾸욱 참고 오븐 문짝 뜯어서 녹아 내린 랩 긁어 가며 다시 한번 대 청소 했거든요. 그리고 아직 2주도 안 지났는데.. 아놔~ 또 문짝 뜯어 대청소 해야겠눼?!?! 

일단 식혀야 청소를 하니까!! 하고 내버려 뒀다가 그날 저녁 남편은 오븐 천장에 덕지 덕지 붙어 있는 고구마 속살들을 보지도 못하고 그냥 예열하고 음식 때려 넣고 오븐 돌려 버림요 ㅠ.ㅠ 

그 결과 저 고구마 살들이 씨꺼먼쓰 재가 되어 졸지에 탄광 청소 하는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지금은 오븐 문짝 떼는 법을 알아서 오븐에 기어들어가다 시피 하지 않고 청소해서 얼마나 다행이게요. 

오븐 청소가 훨씬 쉬워 지거든요. 전에는 오븐 문짝 떼는 법을 몰라서 청소 할 때 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혹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알려 드리자면 

오븐 문을 활짝 열어 보면 문 양 옆에

걸쇠 같은 것이 있어요. 

우선 오븐 문을 끝까지 활짝 열어 놓은 상태에서 이 걸쇠의 틈에 일자 드라이버 (납작 드라이버)를 넣어 앞쪽으로 잡아 당기면 걸쇠가 열려요.

양쪽 다 열어 걸쇠를 푼 상태에서 오븐문을 천천히 닫으면 45도 각도에서 멈춰요. 

그렇게 45도 열린 상태에서 오븐 문짝을 천천히 들어 올리면 쏙 빠져 나옵니다. 

오븐 문을 다시 넣을 때에도 45도 각도로 열린 상태로 문짝을 집어 넣고, 그 다음 활짝 끝까지 다 열은 다음에 걸쇠를 다시 닫아 주면 된답니다. 

오븐 문짝 떼어 내서 오븐 유리도 청소하고요. 

 

씨꺼먼쓰 씨꺼먼쓰 재가 덕지 덕지 붙어 있던 오븐은 파리가 날아와서 트리플 악셀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짓은 앞으로 한달 동안은 하고 싶지 않네요.

한달 안에 내가 또 오븐 문짝 뗄 일이 생기게 만드는 자!!! 궁둥짝을 때려 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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