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작은 아기 제제의 다섯번째 생일이 돌아왔습니다. 작은 아기라 하기에는 너무 커버렸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포에버 베이비니까요.
아기때의 고물고물하던 그 발이 어느새 자라서 제 손바닥 만하지만 아직도 저는 그 발의 냄새를 킁킁 맡고, 뽀뽀를 하곤 해요. 몇년이 더 지나야 이 귀여운 발이 징그럽다며 내팽겨치게 될까요? ㅎㅎ
이곳에 이사를 온 후 와플이와 제제는 너무나 잘 맞는 동네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어요. 이웃집 아이들인데 나이도 와플이 제제와 같은 동갑이라 나중에 개학하면 학교도 같이 같이 다닐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관심사가 너무 똑같아서 (포켓몬, 요괴워치 덕후, 닌텐도 덕후) 잘 어울려 놀더라고요. 서로 장난감도 교환하고 말이죠. 그러더니 어느날 제제가 자기 생일이 언제냐고 묻더니 그날 저녁 자기 생일 때 옆집 친구들을 초대 했다는거에요.
아... 아들아?!?! 댄스에는 퍼미션이 필요 없지만 생일 파티에는 이 에미의 퍼미션이 필요하단다?!?!?
그러나 이미 초대한다고 했고, 그 아이들도 생일 파티 온다고 신나 했다고 하니... 이미 무를 수 없는 일. 이웃 엄마에게 메세지로 제제의 생일 파티 날짜와 시간을 알려 주고, 정식으로 초대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어차피 일년에 두번 가동 되는 엘리네 케이크 공장, 초대한 친구들 포크만 두개 더 얹으면 되는거니까....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지냈지만 생일이 다가올 수록 점점 무거워 지는 부담감. 왜냐면 제제가 슈퍼 마리오 테마로 생일 파티를 해 달라는 특별 요청을 해 왔거든요.
가족끼리 하는 조촐한 파티야 그냥 케이크만 올리고 촛불 불면 끝이지만 친구를 초대했다는 것은... 제가 파티 플래너가 되어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액티비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였죠. 제일 쉬운건 작년에 사둔 뒷마당 워터 슬라이드에 바람 넣어 놀게 하면 좋은데... 이번엔 뒷마당에 아직 잔디를 깔지 않아서 뒷마당 이용 불가였거든요.
부랴부랴 아이디어 짜내서 슈퍼 마리오 빙고 게임 준비하고, 슈퍼 마리오 파티 비디오 게임 다 같이 할 수 있도록 게임 씨디도 구입했어요.
그리고 생일파티에 빠질 수 없는 이벤트인 피냐타도 준비해야 했는데 제가 찾고 있는 슈퍼 마리오의 별 캐릭터가 없더라고요.
신문지 찢어 풀죽에 개어 이걸 또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잔머리를 좀 굴렸어요.
그냥 별모양 피나타 사서 겉부분만 슈퍼 스타 캐릭터로 바꿔 주기로 했죠.
무지개 색깔 색지를 다 떼어내고요, 그리고 노란색 색지로 다시 둘러주고, 캐릭터의 눈도 붙여 줬어요.
우리 와플이가 옆에서 정말 많이 도와줘서 바쁜 와중에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친구들을 초대했으니 빈손으로 보낼 수 없는 법! 그래서 구디백도 준비했는데 슈퍼 마리오 테마의 파티니까 슈퍼마리오 옷 모양의 구디백을 만들었어요.
당연히 케이크 공장도 함께 가동하면서요.
이번엔 미리 케이크도 구워 놓아서 밤 새지 않아도 되겠다 했는데 왠걸요~ 결국 밤 샜고요, 파티 시간까지 맞추느라 얼마나 똥줄이 탔는지....
게다가 이제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너무 피곤하고 힘들더라고요.
폰던트를 직접 만들었는데... 와플이 생일 부터는 시판 폰던트 쓰기로 했어요. 손가락도 너무 아프고, 생일 준비에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시판 쓸 수 있는 것들은 적극 활용해야 겠구나~ 이번에 절실히 느꼈거든요.
쿠키도 구워야 하고...
쿠키 장식도 해야 하고...
컵케이크도 구워야 하고, 또 장식까지 해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시간에 쫓겨 정작 영상에 담고 싶었던 케이크 만드는 과정은 사진도, 영상도 남길 시간 마저 없었어요.
다행인것은 작년에 검파우더가 없어서 쭉쭉 찢어진 너덜너덜한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올해는 미리 미리 재료 체크하고, 준비해 둬서 우리 제제 고객님께서 대만족 하신 슈퍼 마리오 케이크가 완성 되었다는 것!!
캐릭터들까지 만들면 제 영혼까지 갈갈갈 해야 될 것 같아서 캐릭터들은 아마존 내돈내산 협찬받았어요. ㅎㅎㅎ
밤 새웠는데 차린게 이것밖에 없네요. ㅎㅎㅎㅎ 아이들 점심은 피자로 주문하고, 이건 디저트로 먹을거니까!!!
친구들 오기 전에 케이크 준비된 것 보고 너무 신나하는 우리 제제와 와플이
이 맛에 제가 힘들어도 제 손으로 케이크 만들게 돼요. 이렇게 예쁘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 볼려고요.
초대한 친구들이 와서 1부 행사로 슈퍼 마리오 빙고 게임 진행 해 드렸습니다.
근데 이 빙고 게임에 초대된 손님이 이겨야 더 즐거운데.... 주최자 비리 1도 없는 이 게임에서 그만 우리 아이들이 이겨버려서 초대 손님들의 실망한 기색으로 몹시 당황했어요. 얘...얘들아... 5부 행사로 피냐타가 있자나~~이제 겨우 1부인걸?
2부 행사로 드디어 생일축하송 부르고 촛불끄기
그리고 단체 기념 사진
장식용 풍선으로 얼마나 잼나게들 노는지...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피냐타 터뜨리기 시간이 되었습니다.
볼수록 뿌듯한 짱구 잔머리 급속 회전시켜 만들어 낸 슈퍼 마리오 별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열~심히 별을 때려 잡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신나했다고요.
결국 후두두두둑 쏟아지는 사탕과 잡다구리 장난감들을 꽥~ 꽥~ 소리지르며 줍는 어린이들.
준비할 땐 힘들었지만 이렇게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 보니 잘했다 싶더라고요. 와플이는 2년전에 친구들을 초대한 생일 파티를 해봤지만 제제는 한번도 해 보지 못했었는데 그게 부러웠었나봐요. 이번 생일 너무 즐거웠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꼬마 손님들이 지금까지 해 본 생일 파티중에 제일 재밌었다는 특.급.칭.찬.을 해 주셨어요. ㅎㅎㅎ
저는 생일파티 하고 한 이틀 몸져 누웠답니다. 이제 나이가 중년이라... 케이크 작업 한번 하고 났더니 다음날 허리 근육통과 손가락 마디마디가 퉁퉁 붓고 얼얼해지더라고요.
와플이 생일이 다가 오는데... 좀 두렵기까지 하네요. 그래도 생일 케이크는 꼭 엄마손으로!!!이 전통은 18세까지는 유지할려고요....(이러다가 손자 손녀 18세까지 케이크 만들고 있는거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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