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와플이는 태어난 직 후 집에 오자마자 부터 저와 애정어린 각방 생활을 했습니다. 물론 3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했기 때문에 2시간 마다 와플이 방으로 가서 수유를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자야 하는 저의 수고가 있었지만 와플이도 별탈 없이 적응을 잘 해 주었고, 60일 정도 되었을 때부터 통잠을 자 주었기 때문에 각방 생활은 순탄 대로였고 온 가족이 행복 했더랬죠.
그런데 그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다는 말씀!
제제가 태어난 후로 엉망진창이 된 온 가족의 밤 라이프! 처음엔 제제도 와플이 방에 크립을 두고 두 시간 마다 제가 수유를 하러 달려갔지만 이 녀석은 등 센서도 아닌 모가지 센스를 장착하고 나오셨는지 팔베개가 없음 잠을 못 자더라고요. 두 시간의 간격도 없이 그냥 모가지의 공허함이 느껴지면 울어 재껴서 결국 밤 잠이 시급했던 제가 지고 말았습니다. 그냥 제제를 침실로 데려와서 제가 껴안고 자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혼자서 잘 자던 와플이가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자기도 엄마 아빠랑 자고 싶다고 하니... 동생을 본 첫째의 마음에 상처가 될까 싶어 냉정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그렇게 퀸 침대에서 4인 가족이 부대끼며 자기 시작했죠.
저와 남편은 침대 끝에서 칼잠을 자야했고, 아이들은 함께 자는게 습관이 되어 버려서 그렇게 4년 동안 온가족이 한 침대를 사용했습니다. (그 덕에 목디스크 득템 ) 모제스 레이크로 이사를 했을 때 와플이와 제제방을 따로 마련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제는 혼자서 절대로 못자고, 자기방에서 혼자 잘 자던 와플이도 도중에 깨면 새벽에 꼭 저희방으로 와서 아침이면 또 네사람이 복닥복닥 자고 있는 풍경~
아직 제제가 혼자 자기에는 이른가 싶어서 와플이와 한 침대에서 팔 베고 누워 잠들 때 까지 기다렸다가 까치발 들고 나와 제 침대에 누워 봤지만... 어느새 잠에서 깬 제제가 쫓아와서 자기 두고 사라졌다고 버럭 하니 원~
아이들이 커갈수록 침대에서 4명이 함께 자는 것도 버겁고, 목 디스크 때문에 옆으로 칼잠을 자는 것도 괴롭고, 수면의 질도 너무 떨어져서 이번에 이사하면 반.드.시. 수면 독립 시키리라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사 가기 한달 전 부터 연습 삼아 천천히 시도해 보기로 했죠.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에 생활 변화까지 겹치면 더더욱 힘들어 질 것 같아서요.
우선 왜 매번 수면 교육에 실패한 것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제일 큰 문제는 제제의 빌트인 모가지 센스인데 결국 이 애미의 품에 안겨 자는게 너무 좋다는거잖아요. 그리고 제제의 엄마품 사랑은 와플이의 질투를 불러 일으키고 와플이 마저도 엄마 품에 안겨 자고 싶어 하는 것이고요.
잠이 들 때는 엄마 품에서 잠들지만 도중에 깼을 때 엄마가 없으면 허전해서 다시 엄마품을 찾아서 제 침실로 오는것이니... 결국 원인은 안락함을 제공하는 애미품의 확찐살들!!!
확찐자 변싼채로 발견되기 전에 다이어트가 무엇보다 시급 하지만... 그 전에 이 엄마품을 되려 미끼로 이용해 보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따로 자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야 하니까 제제에게 9월 부터 킨더에 가는 빅보이가 되는데, 킨더 빅보이들은 엄마 아빠랑 자지 않고, 자기 방에서 혼자 자는거라고, 제제도 이제 엄마 없이 자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갑자기 자기네들끼리 재우는건 너무 급작스런 큰 변화인 것 같아서 제가 팔 베개 해주고 함께 누워 밑밥을 깔았습니다.
"도중에 자다가 일어나면 엄마가 없더라도 엄마 아빠 방으로 오면 안돼! 킨더에 가는 빅보이는 자다가 깨더라도 다시 혼자서 잘 수 있어야 하는거야. 대신에 혼자서 잘 자면 매주 금요일은 엄마랑 아빠랑 다 함께 잘 수 있는 패밀리 슬립 나잇을 가질거야. 어때? 신나지? 그런데 도중에 엄마 아빠 방에 오게 되면 그 주의 금요일의 패밀리 슬립 나잇은 사라지는거야. 엄마랑 금요일에 같이 자고 싶어? 그럼 도중에 깨더라도 절대로 엄마 아빠 방에 오면 안돼~
할 수 있겠어?
했더니 와플이도 제제도 순순히 "할 수 있어!" 라고 답했습니다.
과연?!?!
그리고 그 다음날!
대박!!!!
와플이도 제제도 저희 침실에 오지 않고 자기네들끼리 무사히 하룻밤을 보냈더라고요. 사실 새벽에 제제의 칭얼 대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약 1분 정도 칭얼 칭얼 하길래 곧 문을 박차고 또 달려 와서 버럭! 하겠구나 했더니만 그냥 다시 조용해 지더니 그대로 자는 것 같더라고요?
금요일밤의 엄마품 찬스 획득을 위한 제제의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것이죠.
다음 날 아침, 와플이와 제제에게 폭풍 칭찬을 해주고, 마침 그날은 금요일이라 약속대로 아이들 꼭 껴안고 함께 밤새도록 잤어요. 성공적인 하루 이후로 곧바로 이렇게 함께 자버리면 패턴이 깨지지 않을까 불안했지만 아이들의 인내심과 엄마와의 약속을 아이들이 얼마나 잘 지키는지 믿어 보기로 했죠.
그리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 밤, 아이들을 재워 놓고, 빠져 나와 침실로 돌아왔는데 그날도 아이들은 통잠을 자 주었어요.
이거 된다???? 되네??? 진짜 되네?
그리고 일요일! 이번엔 제가 재워주지 않고도 스스로 잘 수 있지 않을까? 시도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잠 잘 시간이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 방에 들어가서 자라고 하고, 만약 지금 안자면 금요일의 패밀리 슬립 타임은 없는거라고 했더니 둘다 얼른 이불 뒤집어 쓰고 눕길래 불 꺼주고 나왔어요.
그리고 신기방기 하게도 자기네들끼리 그렇게 잠들었더라고요.
엄마 품이 없으면 잠을 못 자던 아이들이였는데 엄마품을 미끼로 자기네들끼리 못 자면 일주일에 한번만 가질 수 있는 엄마품을 못 가진다는 역발상으로 시도했더니 이렇게 쉽게 따로 재울 수가 있었네요?
그간 밤마다 좌 우 양팔에 애들 머리통 하나씩 감싸 안고, 깜깜한 천장 바라보며 눈만 말똥 말똥 하던 수많은 나날들... 감옥 살이가 따로 없었는데..드디어!! 드디어!!!!
수면 독립 만쉐이~
***추가글***
일주일째 아이들은 자기네 방에서 통잠을 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제는 중간 중간에 깨는지 칭얼 칭얼하는 소리가 들리긴 해요. 제제의 성격이라면 분명 "에라잇! 모르겠다" 하고 엄빠방으로 달려와서 제 품에 안겨 잘만도 한데... 기특하게도 안 오고 혼자서 다시 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진짜 다~ 키웠네요. 그런데 반대로 전... 안고 자던 작고 소듕한 아이들이 없으니 너무 허전해서...
와플이 아부지를 슬며시 끌어안아 보았지만... 동, 서독 장벽도 무너지고 언어 장벽도 무너지는 이 시대에 와플이 와부지와 저의 뱃살 장벽이 너무 견고해서 직렬 연결 자세로 밖에 못자니...
아~ 이래서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띵언이 나왔나봐요?@.@ ?????
사진 없는 포스팅 아쉬워서 급하게 껴 넣은 우리 와플이 사진.
미국 학교는 해마다 year book을 만드는데 한국으로 치자면 졸업 앨범 같은거예요. 졸업 앨범은 초등 중등 고등 졸업할 때 딱 한번 받지만 미국은 매년 학년이 끝나면 받게 되는데 이번 학년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서 어떤식으로 year book이 제작될까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프로필 사진은 학교에 직접 가서 촬영했고, 일상 생활 사진은 집에서 온라인 스쿨에 참여하거나 크래프트 하고 있는 사진을 직접 찍어서 보내 달라고 하길래 이렇게 찍어서 보냈답니다.
너무 현실 사진이지만 이 코로나 시대는 전세계인들의 기억속에 남을 엄청난 일이였으니까... 와플이도 나중에 커서 이 year book을 보고
'아~ 바이러스 때문에 학교도 못 가고 집에서 수업을 들었던 때가 있었지...' 하고 추억하겠죠 (추억으로 남아야 하는데... 이때부터 온라인 스쿨이 계속 되었지...라고 하는 일은 없게 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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