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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에서 집을 구할 때 학군이 중요한 이유 feat. 4점과 9점의 극명한 차

by 스마일 엘리 202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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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미국에서 집 살 때 첫째로 로케이션, 둘째도 로케이션, 셋째도 로케이션 이라는 말 많이 들었을거예요. 이 로케이션 안에는 동네도 좋아야 하고, 상권으로의 접근성도 좋아야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은 "학군" 이것은 아마도 북극 남극 빼고 전세계적인 월드룰' 이 아닐까 싶군요.  그러나 이 월드룰을 우습게 봤다가 완전 '딥빡' 한 후, 다음 집 구할 때 학군 만큼은 타협하지 않겠노라 비장한 각오로 집을 찾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모제스 레이크로 이사가 결정 되었을 때 제일 처음 한 일이 그 지역의 초등학교 학군을 확인하는 일이였고, 그 곳의 초등학교 수준은 처참했습니다. 스쿨 레이트 10점 만점에 죄다 3점 아니면 4점, 그 중에 제일 학군이 좋은 곳이 6점이였어요. 이미 이직이 결정 된 상황에 이제와서 학교 때문에 무를수도 없고, 그곳에 뼈를 묻을 작정으로 가는 것도 아니였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괜찮다, 이제 와플이는 킨더고 이곳에서 학교를 오래 다녀봤자 초등학교 4~5학년까지일테니 초등교육은 엄마가 옆에서 잘 보조 해 주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라고 말이죠. 

그리고 막상 모제스 레이크에 도착했을 때  집을 지을 지역이 4점짜리 학군이여서 6점짜리 학교와 잠시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8점 9점 10점도 아니고, 4점과 6점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게 학교와 핵교의 차이를 두고 갈등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냥 새집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레 와플이의 학교는 4점짜리 학교로 결정이 됐습니다. 

막상 학교가 시작되었을 때 선생님과 면담을 해 보니, 선생님이 너무 좋으셔서 학군 따위의 걱정은 새하얗게 잊어 버렸죠. 물론 인터넷에서 도시에 있는 학교의 킨더 학생들은 이미 글도 줄줄 읽는다는데 와플이네 학교는 ABCD 부터 시작하길래 확실히 시골 학교라 뒤쳐지는건가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요. 

와플이는 학교를 너무 좋아했고, 선생님도 너무 좋아해서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학교 생활을 잘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지고, 학교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 되고 난 후 4점 짜리 학교의 어마어마한 구멍을 보게 되었죠. 

처음 3월 4월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태였으니 온라인 수업 준비가 되지 않아서 그랬을거라 이해했습니다. 학기가 끝나는 6월까지도 온라인 수업은 사실 온라인 수업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에 딱 10분, 담임 선생님과 매일 아침 온라인으로 미팅을 하는 것으로 그날의 일정은 끝이고, 나머지는 구글 클래스룸이라는 어플에 올려진 숙제들을 하는 것이였는데 그 숙제라는 것도 5분~ 10분이면 다 끝나는 간단한 것들이였어요. 결국 하루 중 약 20분 정도만 학교 활동을 하는 것이니 와플이는 그냥 풀타임 백수와 다를게 뭐냐며;;; 

에휴~ 보다 못한 제가 와플이 쓰기책도 만들어서 와플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을 주제로 글쓰기 놀이도 하고, 워크북도 규칙적으로 풀게 하고, 그리기 오리기등등 액티비티를 시킨거였어요. 방학이 끝나고 신학기가 되면 선생님들도 그동안 온라인 수업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좀 더 체계적으로 수업을 하겠거니~ 하면서 지나간 학기에 대해선 뒤돌아 보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9월 신학기가 시작되었고, 와플이는 뚜뚱~  1학년이 되었습니다. 학기 시작되기 전에 구글 크롬북도 받아오고, 선생님과 구글 미팅으로 사전에 면담도 하고, 아주 기대에 찼었지요. 사실 이때 이미 저희는 씨애틀 쪽에 아파트를 구했기에 (남편 혼자 거주했고, 아이들과 전 이사는 하기전임)  그쪽 주소의 학교로 전학을 시켜도 되었지만 어차피 온라인 수업이라면 학교에 직접 갈 일도 없는데 온라인 수업이라도 친구가 있는 이 학교에서 수업을 계속 듣는게 좋지 않을까 해서 그대로 1학년으로 올려 보낸거였어요. 

본격적인 첫 수업을 하루 앞두고 다음 날 수업을 위해서 와플이의 구글 크롬북을 셋팅해 놓기 위해 컴퓨터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첫 화면에 이미 락이 걸려 있고, 비번 넣는 곳도 없어서 몹시 당황!  첫번째 문제 발생

그래서 학교 엄마들의 페이스북 그룹 모임에 물어볼려고 들어갔더니 이미 같은 문제로 글이 올라와 있어서 덧글을 보고 해결 했습니다.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켠 후,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되더라고요. --> 해결 완료. 

그렇게 첫 화면에 입성하자, 그 다음 단계는 유저 네임이랑 비밀번호를 넣으라 하는데 전 아무것도 안내 받은게 없었어요.  두번째 문제 발생

유저 네임도 모르고 비번도 몰랐어요. 킨더 때 로그인은 QR코드를 부여 받아서 화면에 그 코드를 보여주면 자동 로그인 되는 시스템이였거든요. 그래서 다시 페북의 학부모 그룹에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또 엄마들이 같은 문제로 이미 질문과 덧글이 달려 있더라고요.  학부모 그룹 가입 안했으면 어쩔뻔 했냐며;;;  유저네임은 아이의 퍼스트네임 이니셜과 라스트네임@mlsdk12.org 이고 비번은 전학생 공통 fall2020. 이래요.  그래서 그대로 와플이의 이니셜K와 라스트네임을 넣고, 비번을 쳐 넣었건만 계속 오류가 떠서 슬슬 빡이 치기 시작했어요. 

이미 늦은 저녁 시간이라 해결할 방법도 없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학교의 관련 부서에 전화로 직접 문의하려 했으나 아무도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수업 시간이 되기 전까지 셋팅을 해둬야 하는데 마음은 점점 조급해져오고, 선생님한테 메세지를 했으나 답도 없고, 그렇게 그날 아침에 시작되는 미팅을 놓쳤고, 그것으로 그날의 수업은 끝나버린거죠.  너무 답답해 하다가 혹시나 해서 와플이가 킨더 때 사용했던 QR 스캔코드를 스캔 했더니 유저네임이 뙇~ 하고 뜨는데 이런 즈엔장!!!!! 유저 아이디가 이니셜과 라스트네임이라더니 그 라스트네임 뒤에 쌩뚱맞게 숫자 2개가 추가 되어 있었어요. 이 아이디는 도대체 누가 만든것이며, 숫자가 있음 숫자가 있다고 안내를 해 주던가, 아님 개별로 안내를 해주던가!!!! 두번째 문제 얼떨결에 해결

이제 유저 아이디 알았으니 비번만 넣으면 문제 해결 되는데... 이젠 비번이 틀렸다고 나옴요. 하아~ 소문자 조합도 해보고 대문자 조합도 해보고 수십번을 했는데도 안되니까  이제 진짜 깊은 빡침이 올라오기 시작함요. 그때 마침 선생님으로부터 유저네임과 비번에 대한 답장이 왔는데... 세상에!!! 비번이 fall2020. 다음에 마침표가 있다는 것이였죠. 수박!!! 씨발라먹기 힘들어서 못해먹겠네!!!! 

마침표 눈에 띄지도 않는데 숫자뒤에 마침표가 있음 마침표도 비번에 포함된 특수 문자이니 잊지 말고 넣으라고 해야지!!! 아니 무엇보다 이것을 모든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를 해 줘야지 학부모들끼리 랜선단합궁리 하게 만들고 이게 뭐냐며;;;;  이렇게 어이없게 세번째 문제도 해결 했습니다. 

유저아이디와 비번을 힘겹게 알아내고, 아침 미팅은 놓쳤지만 선생님이 사전 면담 때 그날 그날 아이들이 할 과제를 온라인상에 올려 놓겠다고 했으니 그 과제라도 시켜야지~ 하며 구글 클래스룸에 들어가 보았으니 아무것도 업로드 된게 없었습니다. 그전에 면담할 때는 수학 과제도 올려 놓고, 쓰기 과제도 올려 놓고, 할 과제가 엄청 많은 것처럼, 아주 많은 학습 준비를 해 놓은 것처럼 말하더니 어디에도 아무것도 없고 텅텅 비었더라고요. 

'그래, 첫날이니까 그럴수 있지 모... ' 하면서 다음날 미팅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겼죠. 

그리고 그 다음날! 미팅이 시작되기 10분전에 와플이는 수업 준비를 하고 컴퓨터 앞에서 선생님이 미팅룸을 열기를 기다렸습니다.  우리 와플이는 전날 놓친 첫수업을 무척이나 아쉬워 하며 얼마나 기다렸게요. 아침에 알람 소리 듣고 스스로 일어나서 스스로 샤워재개하고 옷 입고, 고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선생님과의 수업을 기대했었답니다. 

그런데... 뚜둥~ 

보통 수업 수업 시작 5분 전에는 선생님이 미팅룸을 열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9시에 미팅이 시작되는데 5분전은 물론이고, 4분전, 3분전... 그렇게 안 나타나시더니 급기야는 미팅 시간을 넘긴 9시 1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으시는겁니다. 

머선129????? 

하염없이 15분을 기다리다가 혹시 선생님의 인터넷이 안되거나 그런 일로 접속을 못 하시는건가, 아니면 내가 또 삽질해서 엉뚱한 패스워드를 넣고 엉뚱한 곳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는건가 싶어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의 답장을 기다릴 동안 숙제라도 올려진게 있으면 그거라도 하고 있자 싶어 숙제가 올려져 있는 앱을 확인 해 봤어요. 

어제도 아무것도 없더니... 오늘도 역시나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첫날은 첫날이니까 그렇다 치지만 이틀째 되는 날도 아무 액티비티도 안 올려 놓으면 정말 이 선생님은 아무것도 수업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잖아요? 

온라인으로 하는 수업도 하루에 30분 밖에 없는데 아무런 과제도 없다면 또 이렇게 한 학년을 풀타임 유사 백수 생활을 해야 한다는건데... 하아~ 정말 이 선생님이 문제인건가 학교가 문제인건가? 뭐, 둘 다 문제겄죠. 온라인 수업을 하루 30분으로 한것은  학교나 모제스 레이크 교육청이 결정했을테니... 

제가 이렇게 단전에서 부터 끓어 오르는 딥빡에는 이유가 있었답니다. 전 이미 이사갈 동네의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을 해서 지역 정보나, 학교 정보, 소식등을 염탐하고 있던 중이였는데 씨애틀 쪽은 개학이 모제스 레이크보다 빨라서 8월 말쯤에 이미 학교가 시작되었더라고요. 그래서 학교의 온라인 스쿨 스케쥴을 알게 됐는데 시간표도 딱 나와 있고, 온라인 수업이 꽤 체계적이였거든요. 그래서 전 당연히 와플이네 학교도 지난 3개월간의 온라인 수업 경험과, 두달간의 방학 동안 학교와 선생님들이 수업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신학기 부터는 제대로 된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던 것이죠. 

그런데 수업 시간이 되어도 선생님은 안 나타나고, 하루에 수업은 단 30분으로 끝, 그 외에는 어떤 스케쥴도 없고, 그렇다고 학교 스케쥴을 대체할 수 있는 숙제나 액티비티가 주어진 것도 아니고.... 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어떤 의지도 보이지가 않았어요. 

그렇게 속이 타 들어가고 있던 9시 53분쯤 드디어 담임쌤으로 부터 메세지가 왔습니다. 

"시작했어요, 난 이게 더 쉬운 방법일 줄 알았는데... 양해 부탁드릴게요. 전 아직도 접속 형식들을 배우고 있는 중이라... 미안해요" 

진짜 이 메세지 받는 순간 "으아아아아아" 하면서 분노 게이지 고점을 찍었습니다.

쓰앵님!!! 온라인 수업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고, 지금은 9월입니다만??? 지난 방학때는 쉬셔야 하니까 됐고, 개학 전 1주일 동안 선생님들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과정을 가졌던 것으로 아는데... 그 일주일 동안 가장 기본의 기본인 수업에 접속하는 방법을 안 배우시고 뭐하신겁니까? 애가 수업에 접속하는 방법을 몰라서 접속을 못했다는건 이해가 되는데 수업을 주도해야 하는 선생님이 수업에 접속하는 방법을 모르신다니!!! 이게 말이야 빵구야?  게다가 오늘은 수업 첫날도 아니고 이미 수업 이틀째 되는 날인데... 아직도 수업 접속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니!!! 그리고, 수업 접속하는 방법을 배울려면 최소 수업 30분 전이라도 시도해 봤어야지, 그것도 잘 모른다면서 수업 시작 직전에 그걸 하겠다고... 수많은 학생들을 책상 앞에서 기다리게 만들고... 게다가 수업에 늦을 것 같으면  바로 접속이 안될 때 그때 늦겠다고 단체 문자를 날리든가... 안내 문자 하나도 없이 1시간이나 지나서야 이제 수업 시작한다고!!! 아이고야 쓰앵님~  

"마! 내가 학군 4점짜리 선생이다"

를 이런식으로 보여 주시는건가요?  이렇게까지 비하를 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정말 선생님이 하신 실수가 한두개가 아니고 너무 상식밖이라 이렇게 준비성이 없다면 앞으로도 노 대책일 것 같은 너낌적인 너낌!!!

사흘전 부터 있었던 크롬북 아이디 비번 안내 사건은 선생님 탓이 아니니 그렇다 치더라도, 오전 9시부터 3시까지 하던 정규 수업을 온라인으로 돌려서 단 30분짜리 온라인 클래스로 바꿨다면 나머지 시간들에 대한 과제라도 충실히 준비를 하시든가, 그것도 힘드시면 수업 시간 접속 방법이라도 수업 전에 미리 알아두시고 수업에 접속이라도 제 시간에 하시든가...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요? 

 9시 55분 쯤엔 이미 전 와플이의 전학할 학교에 전학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죠. 쇠뿔은 단김에 빼야 제맛!!!  바로 필요 서류들 스캔하고, 전학 신청서 완료 해 버렸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수업 참여 안 시켰고요, 수요일에 전학 승인이 났고,새학교로부터 연락이 와서 수업에 필요한 아이패드와 학용품들 수업 자료들을 지급할테니 목요일에 와서 받아 가라고 하더라고요.  이 학교는 뭔데 또 이렇게 일이 일사천리야?  아이패드를 받으러 왕복 6시간 넘게 운전해서 씨애틀을 가야 하다니!! 그래서 저에게 아이패드가 있으니 그걸로 당분간 수업을 해도 되냐니까 아이패드에 모든 프로그램이 다 셋팅이 되어 있어서 학교에서 지급한 아이패드로 수업을 해야 한다는거예요. 

"얘들아 옷 입어라! 씨애틀 가즈아!!" 

그렇게 후다닥 챙겨 입고 아이패드 받으러 3시간을 달려 씨애틀로 갔답니다. 

학교에서 받은 아이패드와 학용품, 학교 수업 스케쥴을 받아 든 저는 정말 진짜로 지인짜 진짜로~ 격하게 감동했어요. 

아이패드안에 어플 정리 된 것 부터가 너무 체계적인데다가, 모든 설정도 다~ 완료 되어 있고, 수업에 필요한 어플들도 너무 다양하게 준비 되어 있었어요. 

게다가 수업 시간도 온라인 수업이지만 정규 수업에 뒤쳐지지 않을 만큼 잘 짜여져 있었어요. 오전 8시 30분에 30분간의 미팅이 있고, 이후에 영어 수업, 오후에 수학 수업,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 체육 수업과 미술 수업까지. 

게다가 수업 중간 중간 비는 시간에 해야 하는 과제들까지 다 준비 되어 있어서 정말 이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 대비를 철저히 했구나! 하는걸 한눈에 봐도 딱! 알 수 있었죠.

그래서 새학교의 스쿨 레이트는 몇점이였냐고요? 9점이였어요. 

9점짜리의 학교와 4점짜리의 학교의 교육의 질을 확실하게 체험했었죠. 와플이는 다음날 부터 바로 새 학교의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게 됐었는데 선생님들 역시도 확실히 수업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했어요. 

사실 제가 우리 와플이 킨더 쌤이 너무 좋으신 분이라 인성으로는 깔게 전혀 없지만... 온라인 수업할 때 뜨악 했던 일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온라인 수업의 체계가 없을 때라 하루에 10분 오전 미팅이 끝이였을 때였는데... 선생님이 껌을 씹으면서 미팅을 하시더라고요. 뭐랄까.. 수업에 대한 진지함, 학생들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지 않았달까요? 뭐 껌 씹는것에 관대한 미국인들이라 다른 미국인 엄마들에게는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지만요. 

제 글만 읽으시고 혹시라도 학군이 나쁜 곳의 선생님의 자질이나 수준이 나쁜건가? 하고 오해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절대 아니랍니다.  선생님의 수준이나 자질은 그 선생님 개인의 역량과 성향이고요. 선생님은 언제든 원하시면 더 나은 학교로 옮기시기도 하고, 그 학교가 편하다면 계속 그곳에 남아서 일을 하실 수도 있거든요. 학군을 결정하는 요소는 단지 아이들의 학습 수준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인종 비율, 저소득층 비율, 다각도로 평가가 돼요. 하지만 좋은 학군의 선생님의 능력과 수준이 낮은 학군의 선생님들 보다 우수할 수 있다는 것은 팩트예요. 미국 공립 학교의 재정은 학부모의 기부액과도 큰 관련이 있는데 기부액이 많은 학교일 수록 선생님과 수업에 투자를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질 좋은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낮은 학군보다 훨씬 많거든요. 또 기부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학부모들의 경제력이 있다는 것이고, 그런 학부모가 모여 사는 동네이니 당연히 동네도 부유하고, 부모의 학력이 높기도 하고, 이것은 곧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져서 아이들의 아카데믹 점수가 높을 수 밖에 없으니 스쿨 레이트도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자, 그럼 반대로 학군이 낮은 곳은 닭이냐 달걀이냐의 문제로 어디가 시작점인지는 모르겠으나 이해하기 쉽게 제가 살던 모제스 레이크 동네를 예를 들자면... 일단 시골 동네이고요, 모제스 레이크 같은 미국의 시골 동네는  한국의 섬마을 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어딜 가든 배 타고 2시간은 나가야 하는 섬마을이요. 그렇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원래 쭈욱 그곳에 살았던 지역 주민들과 그 주민들이 딱 생활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들로 마트 2~3개, 옷가게 2개, 식당 20여개, 병원 몇개, 호텔 두개 뭐 이 정도인 섬마을에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이런 소매업에 종사하거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죠. 물론 이 마을 안에도 의사도 있고, 식당 사장도 있고 할테니 빈부 격차가 약간은 있겠지만 극소수일 뿐이고, 대부분은 그냥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별다른 학업에 뜻도 없어 이 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또 이 섬마을 같은 곳에서 그냥 결혼하고 정착하고 살고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기부금이 풍족해야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미국의 시스템상, 이런 지역의 학교에 기부금이 충분할까요? 대부분 생계형으로 사는 사람들이라 기부금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일부 고소득층의 부모가 기부를 하긴 하겠지만 학군 좋은 학교처럼 다수의 학부모들이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 당연히 재정적으로 힘들고, 그것은 아이들이 접해 볼 수 있는 교육 기회도 적다는 것이예요. 

그리고 자식 교육 보다는 생계가 더 급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식 교육에 관심이 부족하고요, 부모의 관심 부족은 결국 선생님들의 나태로 이어지기도 해요. 학부모가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자연스레 안주하면서 적당히, 고만 고만한 정도로 교육을 하는 것이죠. (사실 이런 이유로 저희 시누이가 홈스쿨을 합니다. 시누이는 초등교사인데, 사는 지역이 시골이다보니 이런 시골지역의 공교육과 교육 환경을 너무 잘 알아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스스로 가르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전업맘으로 집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며 홈스쿨링을 하고 있거든요) 

저소득층이 많고, 기부가 없고, 학부모는 아이들의 학습에 관심이 없고, 선생님은 열정이 없고, 이것은 결국 학습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낮은 학군으로 평점이 매겨지는 것이죠. 실제로 모제스 레이크에 와플이가 다니던 학교의 저소득층 무료 급식 비율이 67프로였어요. 그 말은 학생의 반이 넘는 학생들이 급식을 무료로 받아야 하는 저소득층 가정이라는 말이였어요. 

그런 섬마을에 땅값이 싸니까 큰 기업이 한 두개가 들어와요. 그런데 학군도 안 좋고, 갇힌 섬마을에 좋은 인력들이,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잘 안 오려고 하니까 기업들은 보너스를 지급 해서라도 불러 들입니다. 12개월 근무 하면 *만불, 18개월 근무하면 *만불 이런식으로요. 그럼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 섬마을에 유입이 되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기부금이 좀 늘긴 하겠지만... 이 사람들은 이곳에 정착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몇년 있다가 도시로 다시 나가게 되죠. 그러니 학교에서도 안정적인 기부금을 확보할 수 없고요. 그러니 학군이 낮은 곳은 악순환 처럼 계속 학군이 낮을 수 밖에 없어요. 그 섬마을이 개발을 해서 큰 도시가 되어 수많은 기업이 들어오고, 일자리가 창출되어, 고소득 자가 몰려 들어 동네가 형성되지 않는다면요. 

그래서 학군은 결국 학부모의 재력, 학력과도 깊은 관계가 있고, 그것이 곧 동네의 질을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집을 살 때는 로케이션= 학군을 보라는 것이죠. 

모제스 레이크에서 겪었던 선생님의 부실한 수업 준비와 체계적이지 못한 시스템 만으로 그 학교의 학점이 낮아서 그렇다고 단정하고 싶지 않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일이 있어도 그것을 문제삼아 지적할 학부모도 없고, 지적 받지 않기 때문에 학교도 선생님도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이런 일의 반복은 결국 발전이 없는 학교로 계속적으로 낮은 학점의 학교로 머무를 것이라는 것이죠. 전에도 그래왔었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고, 그런 이유에서 학군의 중요성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답니다. 

여러분, 집 살 땐 로케이션! 로케이션! 로케이션!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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