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에서 취항하는 씨애틀발 하와이행은 4개의 섬으로 오하우, 빅아일랜드, 마우이, 카우아이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마우이 섬의 마우이, 빅아일랜드 섬의 코나, 카우아이 섬의 리후이 비행을 픽업해서 다녀 왔고, 마지막 오하우 섬의 호놀룰루만 다녀 오면 4개 섬은 다 찍는거였죠. 그리고 저에겐 호놀룰루를 가야 하는 이유가 있고요. 바로 저의 도플갱어 친구가 살고 있거든요.
도플갱어 친구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2022.08.28 - [미국 생활기] - 나의 도플갱어를 찾았다!
나의 도플갱어를 찾았다!
이 세상에 자신의 도플갱어가 세명은 있다는데, 전 그 중에 한명은 확실히 찾은 것 같아요. 약 13년전에 한 인터넷 카페에서 누군가가 올린 글에 제가 덧글을 달았어요. 저보다 11살이나 어린 동
smileellie.tistory.com
11년째 카톡으로, 또 전화로만 통화하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호놀룰루 비행을 픽업했습니다.
'칭구야, 내가 간다. 하.와.이'
더 웃긴건, 이 친구가 하와이에서 초등학교 ESL 선생님을 하고 있는데 동료 교사들에게 11년만에 친구가 하와이로 와서 만나기로 했다 하니 그 동료들이
"어~ 그럼 넌 그날 아픈거지?? 아파야지! 아픈거야!!"
라고 은근슬쩍 병가를 내고 친구를 만나러 가라는 눈치를 줘서 제가 하와이에 도착하는 다음날은 병가를 낼 예정이더라고요. ㅎㅎㅎ
그렇게 제가 묵는 호텔에서 친구와 11년만에 조우를 했습니다. 우리 실제로 만난 것은 네 번 밖에 안되는 롱디 친구인데 어색함 제로!!!!
어제 만난 것 처럼 바로 입 터져서 수다 떨었지 뭐예요. 저녁은 돈까스 사와서 호텔방에서 먹으면서 새벽까지 수다 떨다 스르르 잠들고..
여기서 다시 한번 더 우리가 도플갱어임을 확인 한 순간이 있었으니!!! 만나서 우연히 지갑을 꺼냈는데 둘 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디자인의 지갑!!!! 진짜 이럴수가 있냐고요!!!
다음날은 아침 일찍 제가 꼭 가고 싶었던 마루가메 제면 우동 먹으러 출발~
이와쿠니 살 때 남편과 자주 먹었던 마루가메 우동 가게, 일본 떠난지도 벌써 10년인데 마치 일본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 더 신났습니다.
저는 소고기 우동, 친구는 카레 우동! 사실 둘 다 먹고 싶어서 반 반 나눠 먹기로 하고 주문!!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었다규요!!!
마루가메 우동에 새우, 고구마, 단호박 튀김 빠지면 섭하거등요!!! 거기에 친구가 감자 고로케 튀김 맛있다고 한 입 주는거 먹어 봤는데
띠요용~~ 심봉사 눈 떠지는 맛 아니겠어요?? 나 고로케 정말 안 좋아하는 여잔데... 이거 뭔데 일케 맛있어???
우동 맛나게 먹고는 친구랑 와이키키 주변 상점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호놀룰루는 우리 와플이 임신했을 때 태교 여행으로 왔었고, 그때 이 친구를 마지막으로 봤었네요. 아무튼 이미 한번 다녀 왔던 곳이니까 이번 비행은 관광객 모드가 아닌 그냥 친구 상봉 모드라 딱히 가고 싶은 곳도 없었어요.
그래도 와이키키 비치는 가야 한다며 기어코 저를 이 곳 까지 데리고 온 그녀!!!
역시 하와이는 하와이네~ 날씨 좋고, 풍경 좋고 게다가 좋은 사람과 있어서 더 좋고~
와이키키 비치 왔으니까 셀카도 찍고요.
하와이 왔으면 코나 커피 마셔야쥬???
아아 와 아라떼!
친구도 저도 둘 다 육아 해방, 친구는 호캉스 (라고 하기엔 호텔 머문 시간이 너무 짧았지만), 전 하와이 1일짜리 휴가!
커피 마시고 그녀가 데려가 준 곳은...
돈키호테!!! 일본에 있는 그 돈키호테가 호놀룰루에도 있다니!!! 일본 물건 쇼핑할려면 이제 멀리 일본까지 안 가도 되겠어요. 일본 비행은 픽업하기 힘들어도 하와이 비행은 픽업하기 쉬우니 하와이 오면 돼요.
남편이 좋아하던 사과 주스 보자마자 신나서 카트에 담았습니다.
오랫만에 만나서 수다 실컷 떨고, 쇼핑 실컷 하고 맛있는거 먹고, 너무 알찬 비행하고 돌아 왔어요.
집에 와서는 이렇게 또 쇼핑한 것들 펼쳐 놓고 사진을 찍어 봅니다. 이 모습을 보던 와플이 아부지는 돈을 벌러 간건지 쓰러 간간지 모르겠다길래
"그 입 다물라!!! 내 너를 위해 하와이서 씨애틀까지 6시간 비행기 태워 고이 모셔 온 음식이 있으니..."
그거슨 바로 코코 이찌방야 치킨카츠 카레
남편이 제일 그리워 하던 일본 음식이거든요.
진짜 이런 와이프 어딨냐고요!!! 하와이서 카레 배달 해 주는 와이프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일하러 간 비행이여야 하는데 너무 신나게 놀다 온 비행이라 양심적으로 남편도 좀 챙겨야 할 것 같더라고요.
역시나 제 작전은 성공했고, 이 코코카레로 남편은 헤벌쭉!!! 너도 해피 나도 해피했으니 나 또 다녀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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