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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승무원 일기

동기비행은 즐겁다-미국 승무원 일기

by 스마일 엘리 2025.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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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항공에서는 승무원으로 채용이 되고 나면 7주간의 트레이닝이 시작 됩니다. ( 아주 예전에는 8주 였다가 6주로 줄었는데 다시 2024년 입사자 부터 7주가 되었어요) 7주 동안 하루에 10시간~12시간의 교육 과정이 시작되는데 그 과정 속에 있을 때도 정말 힘들었지만 그 과정을 끝내고 난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힘들어서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고3 시절 보다 더 힘들었다고 하면 말 다했... 일주일에 쉬는 날은 단 하루, 잠은 하루에 4~5시간 밖에 못 자고, 매주마다 시험이 있고, 평균 90점이 넘지 않으면 탈락하게 되서 집으로 돌아가게 돼요. 미국에서도 승무원은 드림잡이라고 할 만큼 인기 직종이고, 지원자수가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지원 했을 때의 지원자 수가 12만명이였고, 그 중 1000명이 합격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최종 면접에서 합격자들은 눈물을 터뜨리게 돼요. 아, 물론 저도

종종 있는 일인지,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나자 합격자들 막 우니까 이미 크리넥스 들고 대기하고 계시던 면접관 분들이 휴지 나눠 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여러 과정을 거치고 겨우 합격해서 7주 트레이닝에 갔는데 도중에 탈락하게 되서 짐 싸서 돌아가게 되면 그 동안의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는거라 수업 시간은 물론이고, 항상 긴장 상태로 지내게 돼요. 실제로 그 긴장감이 주위에서 느껴지고요. 특히 몇주간 함께 어려운 시간을 버텨 왔는데 도중에 탈락해서 돌아가는 클래스 메이트가 있는 날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신줄 똑바로 잡고 있지 않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클래스 메이트들도 종종 있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제가 버텨낼 수 있었던 건... 
바로 한국인 동기들!!! 
수업 끝나고 한국 컵밥 먹으며 그날 각자 교실에서 있었던 얘기들 나누고, 함께 숙제하고, 시험 공부했던 한국인 친구들이 있었기에 살아 남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고생을 함께 한 사람일 수록 더 끈끈해지잖아요. 
트레이닝 졸업 후, 서로 스케쥴이 달라서 거의 보기 힘들지만, 어쩌다가 스탠바이 날짜라도 맞아서 크루 라운지에서 만나게 되면 그렇게나 반가울 수 없어요. 그런데... 힘든 여정을 함께 한 동기인 쩸(애칭임)과 제가 같은 한국 비행 스케쥴이 잡혔지 뭐예요????  
동기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니!!! 신난다!!!!! 
일을 하러 가는건데, 여행 가는 것 처럼 신나서 그 비행 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비행 하는 동안은 쩸과 제가 일하는 곳 포지션이 달라서 함께 일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서로 뒤를 봐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게 느껴졌는지 몰라요. 
비행시간 15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한국에 도착하자 마자 맛집 투어!!! 

숯불에 구워 먹는 갈비 먹으러 명륜 진사 갈비로 갑니다. (심지어 미국인 크루가 추천해 준 곳 ㅋㅋㅋㅋ ) 

(소근소근) 저 한국 고기 뷔페 안 가본지 20년도 넘었어요. 

역쉬 돼지 갈비는 숯불에 구워야 제맛이지!! 
한국 올 때 마다 숯불 돼지 갈비 먹고 있는데도 먹을 때 마다 신음하며 먹는거 보니 그 동안 못 먹은 한이 켜켜이 쌓여 있었나 봅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삼겹살은 고깃집 디폴트라규!!! 

15시간 길고 긴 비행 힘들어도 이 맛에 합니다. 게다가 동기와 함께라면 힘든 일도 신나버리는 매직!!  우겨 넣을 틈도 없이 꽉꽉 채운 제 위로부터 영업 종료 신호를 받고 서야 고기집 부페를 나섰습니다만… 

영업 종료 후에도 항시 입장 가능한 VIP가 있죠잉?  디.저.트 .

 
쪰이 미리 수소문해서 알아 온 팥빙수 맛집! 직접 만든 팥으로 만든다는 인절미 빙수!!
인절미 빙수 위에 고봉밥 보다 높이 쌓아 올린 홈메이드 팥과 쫜득 쫜득 인절미!! 
이걸 어떻게 참냐고요!!!! 
진짜 맛있더라고요. 아흑!! 또 먹고 싶다. (츄르륵) 
 
소중하고 소중한 24시간의 레이오버 중 1/3을 이렇게 알차게 쓰고, 호텔로 돌아가자 마자 쓰러져 잤습니다. 

그리곤 시차 때문에 새벽에 저절로 눈 떠져서 지체하지 않고, 화장하고 머리 고데하고, 나갈 채비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 중 1분도 허투로 쓸 수 없으니까요. 

이제 저의 한국 레이오버 필수 산책 코스가 되어 버린 망원 시장에서 아침 칼국수 한그릇!!! 
진짜 별 거 들어간 거 없이 멸치 국물 육수에 손 칼국수인데 너무너무 맛있어서 진짜 신음 하면서 먹었잖아요. 곱배기 안 시킨거 후회 ㅠ.ㅠ  이렇게 들어간 게 아무것도 없는데 맛있을 수 있다고?!?!?! 
손짜장이랑 콩국수도 팔던데 분명 이것도 맛있을 것 같았어요. 담엔 손짜장이다!!!

아침 든든히 먹고 시장 산책을 시작합니다. 
지나가는데 떡볶이 순대 튀김을 보니 눈 튀어 나오더라고요. 나중에 비행기에서 식사 시간에 먹을 생각으로 결국 사고야 말았습니다. 
게다가 산책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양손 가득, 가족들 먹일 식재료 장을 봐 버렸지 뭐예요? 

훈제 오리, 진미채 무침, 찹쌀 도너츠, 닭강정, 떡, 그리고 비행기에서 다른 크루들과 나눠 먹을 꼬마 김밥

먹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마지막 마무리는 커피로!!
망원 시장 산책이 장보기로 끝날 줄 모르고 호피 무늬 원피스를 입고 나간 나!! 
다음 부턴 눈치 챙겨!!! 

한국은 커피 종류도 왜 이렇게 많은거예요? 먹고 싶은게 너무 많다규요. 이러니 살이 쪄? 안쪄? 

일도 하고, 동기랑 맛집 투어도 하고, 레이오버가 두배로 즐거워 지는 동기 비행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고,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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