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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승무원 일기

남편과 함께한 코나 비행-미국 승무원 일기

by 스마일 엘리 202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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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방학 시즌, 한달 동안 위스콘신 시부모님댁에서 머무르기로 했던 아이들이 한달 더 머무르겠다 한 덕분에 두달간 육아 걱정 없이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돌봐야 할 아이도 없고, 이때다 싶어서 가고 싶었던 하와이 비행을 하나 픽업했더랬죠. 바로 하와이 코나!! 
실은 동기인 쭈 동생이 같이 하와이 트립을 픽업해서 다녀오자고 해서 일도 하고, 여행도 할 겸해서 서로 스케줄을 맞춰 엘에이 출발하는 하와이 코나 트립을 픽업 했거든요. 그런데 출발 날짜가 다가오니 남편이 은근 슬쩍 속내를 비추더라고요. 
“ 당신 하와이 트립 갈 때 나도 같이 갈까? 친구랑 같이 가는거 아는데 방해 안하고, 운전사 노릇 할게, 아이들도 없는데, 이때 아니면 당신 트립 따라갈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라고 은근 눈치를 살피며 소.심.소.심.하게 묻더라고요? 
 

‘나 승무원 한다고 할 때 싫다고 했던 사람 누규???’

 
남편의 반대에도 고집 부려서 승무원 됐더니 이런 날이 오긴 오네요??? 앞으로 더 당당하게 눈치 안 보고 일 할려면 이번 하와이 트립 때 남편 데려가줘야겠죠??? 같이 가기로 한 쭈 동생에게는 미안했지만 우린 또 둘만의 트립을 픽업할 수 있으니 이번만 양해를 구하고 남편도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운전사 한다잖아요??? 
그렇게 남편도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금토일 일정의 하와이 트립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씨애틀에서 엘에이까지 무사히 남편을 데리고 오기 성공 했는데… 막상 엘에이 출발 하와이 코나행을 살펴보니 스탠바이 좌석이 2개 밖에 안 남은 상황. 그리고 남편의 대기 순번이 2번!! 그렇다면 남편이 좌석을 받을 수 있지만 정말 만에 하나라도 저보다 연차가 높은 분이 도중에 스탠바이 리스팅을 해 버리면 남편은 못 타게 되는 상황이 되는거죠. 
씨애틀 출발이였다면 남편에게 그냥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겠지만 엘에이까지 데려 온 상황이라 혼자 돌아가게 할 수는 없어서 아깝지만 좌석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다행이라면 제가 그동안 모아 놓은 델타 항공 마일리지가 충분히 있어서 마일리지도 좌석을 구매했어요. 남편의 좌석이 확보 되었으니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탑승을 하고, 오늘 함께 일할 쭈 동생을 만났습니다. 
우리 쭈 동생과 저는 CJO 사촌이예요. 같은 날 델타 항공 최종 현장 면접을 본 50명 중 7명이 합격 하고 conditional job offer (조건부 근무 계약 - 7주간의 트레이닝을 통과하고 합격한 후에야 조건부가 해지 되거든요) 를 받았는데, 같은 날 합격한 동기들을 CJO 사촌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아무튼 쭈 동생과는 처음으로 함께 비행하는거라 그것만으로도 이미 신나고 기대되는 비행이였어요. 

6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하와이 코나 공항 도착!!! 남편이 탑승한 관계로 크루들과 기장님들에게 선물을 준비해서 드렸더니 기장님 두분이 직접 남편에게 고맙다고 인사해 주고, 사무장님은 심지어 
“엘리를 서포트 해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엘리가 일을 할 수 있고, 그 덕에 이 비행기가 운행될 수 있는거예요” 라고 해 주셔서 남편의 광대 승천함요. 전 사무장님에게 아~~무 말도 안했거든요. 그런데 마치 뭔가 알고 있는 것처럼 저런 멘트를 날려 주셔서 덕분에 이후로 남편의 적극적인 서포트를 받게 되었죠. 

하와이 트립을 따라오는 조건으로 운전사를 자처한 와플이 아부지 덕분에 늦은 밤이였음에도 편안하게 로컬 레스토랑까지 가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역시 감탄을 부르는 하와이 풍경!!!! 

호텔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보니, 시댁에 맡겨 둔 와플이 제제가 생각 나더라고요. 내 새끼들도 왔으면 정~말 좋아했을텐데… 그 대신 큰 새끼, 아! 아니, 와플이 아부지가 정~말 좋아했으니까, 그 덕에 앞으로 적극적인 서포트 받으며 일 할 수 있을테니까 그것으로 만족해야죠. 

쭈 동생이 코나에서의 아침 식사는  Island vintage coffee 에서 아사히 볼을 꼭 먹어야 한다길래…게다가 꼭 큰 사이즈로 먹어야 한다고… 

근데 이렇게 클 줄은 몰랐눼???

결국 다 먹기는 했는데 배 터져 죽는줄 알았어요. 양이 진짜 많았음.. 혹시나 드시러 가는 분들은 참고 하셔요~ 

아사히 볼을 먹고, 몰에서 기념품 쇼핑을 했습니다. 가족들에게 줄 하와이 특산품도 사고, 수공예품 점에서 기념품도 샀습니다

다음은 포케의 가성비 맛집이라는  foodland farms에 갔습니다.  (식료품을 판매하는 마트예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여기서 토산품이나 과자 선물 같은걸 사 갈걸~ 싶을 정도로 가격이 훨씬 쌌어요 ) 운전 기사가 있으니 여기 저기 먼 곳도 가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와플이 아부지 데려오길 좀 잘 한 듯? 

쭈 동생이 추천한 이유가 있었네요. 해산물이 신선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착하고, 양도 푸짐쓰~ 

포케를 사고 호텔로 돌아 오는 길에  풍경이 너무 예뻤어요. 
‘나, 코나 너무 좋은거 같애.. 또 오고 싶어!!’ 
호텔로 돌아와서 포케를 점심으로 나눠 먹었습니다. 

이제 물놀이 하러 갈 시간!!! 가는 길에 돌고래 조련을 하고 있길래 잠시 서서 구경 했어요. 
조련사가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의 물건을 찾아 오는 훈련 중이였는데, 냉장고 열면 눈 앞에 있는 것도 못 찾는 와플이 아부지 보다 더 잘 찾아 오는 듯 했어요? 

와이프 일하는 비행 따라와서 휴가 즐기는 와플이 아부지… 
다시 한번

어이!! 거기!!! 와이프 승무원 되는거 싫다던 사람???? ‘

저도 그냥 썬배드 누워서 좀 쉬고 싶은데… 딸 같은 우리 쭈 동생은 젊은 에너지라 그런지 혼자서도 수영하고 잘 놉니다. 
젊은 쭈동생의 성화에 결국 저도 워터 슬라이드 탔고요, 타 보니 재미있어서 세번 탄 건 안비밀!!! ㅋㅋㅋ

한국 비행 외에 24시간 레이오버를 이렇게나 알차게 보낸 건 처음이였어요. 

이제 일하러 돌아갈 시간… 가기 전에 꼭 맛보고 가야 하는 커피가 있다는 쭈 동생의 말에 다시 들른 island vintage coffee
게다가 꼭 빈티지 코나 모카 이 커피를 마셔야 한댔는데… 거기에 마카다미아가 들어간 마카다미아 코나 모카를 마셨어요.
오오~ 진짜 맛있다!!! (근데 왜 사진을 안 찍었대?!!!)
앞으로 쭈동생 말 잘 들어야겠어요. 항상 옳아!!! 

이제 하와이에서의 일정은 다 끝났구나 아쉬워 하며 차를 반납하러 가던 도중 갑작스레 쭈 동생의 제안
“ 언니, 하와이 코슷코 갈래??? 특산품 완전 싸게 대량으로 살 수 있어!!!” 
쭈야!!! 너 그냥 승무원 하지 말고, 영업 해라!!! 
쭈 동생의 영업에 넘어가 코슷코에서 또 쓸데없는 듯, 쓸데있는 소비를 하고, 양손 무겁게 보부상으로 마무리 한 하와이 코나 비행!!!! 


와플이 아부지 덕분에 편~하게, 그리고 쭈 동생 덕분에 재밌고 알차게 보낸 하와이 레이오버 였답니다.

오늘의 비행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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