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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포라 일기

미국 세포라 일기-그녀의 거짓말

by 스마일 엘리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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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몇 달 전에 했어야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보니 그 사이 추가 된 에피소드들도 생겼어요. 

저는 이제 나나양이 하는 말은 곧이 곧대로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그녀의 거짓말에 너무 많이 놀아나서요. 

그녀가 하도 청소 같은 힘든 일은 안하려고 하니 아예 매니저가 대놓고 그녀에게 해야 할 일을 정해 주고 하라고 시키게 되었어요. 

매니저가  매장에 있는 모든 거울을 퇴근 전에 다 닦으라고 시켰는데 30여개가 넘는 거울 닦으려면 팔이 피곤하긴 하죠. 그치만 마음만 먹으면 20분이면 다 닦을 수 있는 일이예요. 

다음 날 아침에 출근 했더니 매니저가 저에게 거울을 전부 닦으라는거예요. 속으로 '어제 나나가 다 닦았을텐데...' 하면서 닦다 보니 얼룩이나 손자국이 그대로 있고, 다 닦지 않았더라고요. 닦다가 시간이 없어서 다 못 끝냈나보다 생각했고, 나중에 나나양이 출근했을 때 어제 퇴근전에 매니저가 거울 닦는거 부탁했는데 다 닦았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응, 전부 다~ 닦았어" 

"몇개만 닦았어"도 아니고 "몇개는 못 닦았어"도 아니고 전.부. 다~. 닦.았.다.고?!?!?  

나중에 매니저가 매장으로 돌아 왔을 때 제가 거울 닦는거 다 끝냈다고 하자

"어제 내가 나나한테 거울 닦으라고 했더니 그것 마저도 안 했길래 너한테 시킨거야" 

역시나... 매니저도 이미 알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며칠 후...

매니저가 각자 청소를 해야 할 브랜드를 정해 주어서 자기 맡은 구역만 집에 가기 전까지 끝내면 되는거였어요. 

나나양은 Rare Beauty  섹션을 맡게 되었는데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려던 나나양은 저에게 

"엘리, 내가 맡은 구역 청소 끝냈어. 볼래? 완전 깨끗해!!! "

얼마나 청소를 열심히 했길래 저에게 보여 주고 싶을 정도 인가 싶어 그녀를 따라 그 브랜드의 선반을 확인했죠. 

근데 자랑할만 하더라고요. 정말 깨끗하게 딥클리닝이 되어 있어 제가 물개 박수 치며 잘했다고 고맙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매니저한테 내 구역 다 끝냈다고 말하고 갈랬는데 지금 없으니까 나중에 돌아오면 꼭 내가 청소 다 끝냈다고 전해줘! " 라며 신신당부를 하더라고요. 

그동안 매니저에게 밑보여서 이번 일로 만회 하려는 그녀의 의지가 엿보여서 책임지고 매니저에게 전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매니저는 제가 퇴근할 시간까지 꼬빼기도 안 보이더라고요.  제 입사 이래 처음으로 나나양이 정말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맡은 일을 책임지고 끝을 냈는데 매니저가 알지 못하면 나나양이 헛수고 한 것 처럼 느낄 수 있고, 나나양에게도 꼭 전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지켜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클로징 멤버인 B양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B야, 오늘 매니저가 각자 청소 할 구역을 정해 줬는데 나나 청소 구역이 Rare beauty 브랜드 였어. 나나가 정말 깨끗하게 청소했다고 매니저한테 전해 줄래? 나나가 나한테 꼭 매니저한테 전해 달라고 부탁하고 갔는데 내가 퇴근할 때까지 매니저가 안 보여서 말 못할 것 같애" 

그러자 B양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뭐라고?!?!?! 나나가 Rare beauty  자기가 청소했대??? 거기 내가 청소했어. 내가 청소하는 동안 거기 자기 섹션이라고 말도 안했어. 

헐~ 

그러니까 그 섹션을 그렇게 깨끗하게 청소한 건 나나양이 아니라 B양이였고, 오후에 출근한 B 양은 각자 청소 구역이 정해 졌다는 것도 모르고 나나양의 청소 구역을 열심히 청소 했던 것이죠. 나나양은 그런 B 양에게 거긴 자기 청소 구역이라고 알려 주지도 않고, 그대로 청소하게 내버려 두고, 청소가 다 끝나자 자기가 마치 청소한 것 처럼 매니저에게 말해 주길 바랬던 거였어요. 

이 뻔한 거짓말이 절대로 들통 날 일이 없을거라 생각하면서요. 

제가 B 양과는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이 생길 거라곤 꿈에도 몰랐을테니까요. 

B양은 자기가 열심히 나나양의 청소 구역을 청소 하는걸 보면서도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실컷 청소 해 놓은 그 공을 나나양이 가져가려 했다는 사실에 어이 없어 하고, 열 받아 하더라고요. 왜냐면 양도 매니저의 눈 밖에 나서 안그래도 일하는게 고달픈데, 이런식으로 자신이 한 일을 가로채니 기분 나쁠 수 밖에요. 

이렇게 되고 보니 전 더이상 매니저에게 나나양이 청소를 끝냈다고 전해야 할 의무가 없어져 버린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가 청소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B양에게 이 상황을 매니저에게 직접 보고 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들로 인해 나나양이 하는 말들을 점점 못 믿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꼬마 아가씨가 B양의 일에 숟가락 얹는 것은 시작에 불과 했던 것이였어요. 

아마 이때부터 제가 점점 쌓이기 시작했나 봅니다. 그녀와 저 사이에 점점 쌓이는 갈등 스토리... 

이제부터 본격적인 저의 직장 스트레스 속풀이 포스팅이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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