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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동네 고양이 똥밭이 된 앞마당, 그리고 그 해결책..개똥도 해결 가능~

by 스마일 엘리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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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무래도 전생에 염라대왕 앞에서 똥밭에 굴러도 좋으니 이승으로 다시 보내 달라고 했나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가는 곳마다 똥밭일 수가 없거든요. 

2년전 모제스 레이크 살 때 집 앞 잔디밭에 널부러진 개똥 때문에 그렇게나 스트레스 받아서 결국 개똥 배달까지 갔다가 경찰이 들이닥친... 그 잊지 못할 에피소드...

2020.04.06 - [미국 생활기] - 개똥 안 치우는 이웃 참교육 하려다가...

 

개똥 안 치우는 이웃 참교육 하려다가...

이곳에 이사온지 벌써 3개월이 지났네요. 지난 석달간 전 나홀로 처절한 전투를 하고 있었더랬죠. 이름하여 '개똥 전투'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아 저희집 앞 마당에 개똥들이 수북하니 널부러진

smileellie.tistory.com

그런데 이곳에 이사와서는 개똥 가고 냥똥이 왔네요?!?! 

진짜 가는 곳마다 shit때문에 이런 똥같은 shituation을 겪는거 보면 확실히 염라대왕의 배려로 똥밭에 원없이 구르다 다시 오라고 환생 시켜 준게 틀림없습니다. 

때는 작년 초겨울쯤인가? 날씨가 점점 쌀쌀해져 이른 아침에 잔디밭에 성애가 꼈더라고요. 그 와중에 멀치를 깔아둔 부분에 꽃도 아닌것이 솜털이 보송 보송 달린 무언가가 땅속에서 피어나 군데 군데 자라고 있었어요.

사진 출처: google   이 사진과 똑같은 것이 군데 군데 자라고 있었어요.

이게 느낌상 딱 곰팡이 같아서 아무것도 없는 땅속에서 왜 곰팡이가 자라지? 하고 손가락으로 살살 뒤적 뒤적 했다가 

으아아아아악!!!!!!! 또...똥이닷!!!!! 

제기랄~ 똥 만졌자나요!!! ㅠ.ㅠ 

아니 그런데 왜 똥에서 곰팡이가 피나요?!?!  아무튼 솜털 곰팡이가 보송 보송 자라 있는 곳마다 살살 파보니 전부다 그 밑에 똥이 묻혀 있지 않겠어요? 

아하, 이게 바로 그 듣도 보도 못한 냥똥하초인가? 

고양이는 똥을 흙으로 덮는 습성이 있어서 똥이 보이지 않고 땅밑에 숨겨져 있어서 평상시에는 똥이 있는지 모르다가 냥똥하초를 보고 똥을 찾아냈기에 이것은 고양이 똥이 확실했습니다. 

앞마당 곳곳에 파묻힌 고양이 똥 발굴 작업을 하다 보니 언제부터 이 냥아치가 와서 싸질렀는지 정말 어마어마하게 묻혀 있더라고요. 

그래서 범인 색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며칠동안 보안 카메라를 돌려 보다 보니 새벽에 밤손님처럼 슬그머니 나타나서 볼일을 보고 가더군요. 

이건 주인과 함께 산책하다가 싸지르고 간 개똥이 아닌, 나.홀.로, 지.발.로 찾아와서 싸지르고 간거라 주인에게 똥배달을 해 줄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지가 싼 똥, 곱게 잘 덮어주고 간 도덕있는 냥아치인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였어요. 

그 고양이는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주인이 있는 고양이로 사실 동네 사람들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는 고양이거든요. 저도 사실 예뻐해서 만날 때 마다 쓰다듬어 주곤 했는데 내 사랑을 똥으로 돌려주는 개냥아치였다뉘!!! 

냥똥하초가 자란 아래의 똥 발굴 작업을 끝내고, 어떻게 이녀석의 접근을 막을까 고민하며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커피 냄새를 싫어한다길래 커피 내리고 남은 커피 찌꺼기들을 부지런히 모아서 앞마당에 뿌렸어요. 

효과가 있었을까요? 

어느날 밤 12시에 울린 보안 카메라 알람에 실시간으로 확인을 해 봤습니다.  이 냥아치가 살금 살금 오더니 뭔가 이상한지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 그냥 가더라고요?!?! 

올레~~~ 커피 가루 효과가 있눼????  그렇게 전 안심을 하고 열심히 커피 찌꺼기가 생길 때마다 계속해서 앞마당에 뿌렸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싹틔운 냥똥하초!! 

 아~ 뒷골 땡겨!!!! 커피 고물 골고루 묻혀진 감성똥이 떡하니 남겨 졌더라고요.    

그래!!! 나도 이제 전쟁이다. 

'니가 커피 감성은 좋아해도,  K 고추가루는 감당하기 힘들것이다!!!! '

마침 친정 엄마께서 새로 고추가루를 빻았으니 보내 주신다고 하셔서 오래된 고추가루 처분도 할겸 해서 커피 가루 대신 고추 가루를 골고루 뿌려주고, 갈퀴로 잘 흩어주었죠. 자기 똥냄새를 능가하는  K 고추가루 매운맛을 보고 더이상 저희집 마당에 접근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이 냥아치 알고보니 한류 냥아치?!?! 

k 고추가루 따위!! 고개 갸우뚱도 없이 그냥 저벅저벅 들어와서 싸지르고 빨간 인절미를 남겨 놓고 갔어요. 

사향 고향이 똥은 루왁커피라도 만들 수 있지만, 동네 냥아치의 냥똥하초로는 똥푸치노도 못 만들고, 기껏 약으로 만들어도 씹똥 대보탕이나 만들어질려나요?  (말하고 보니 왜 이렇게 쎈 욕 같...아???!?!) 

이쯤되니 제가 할 수 있는건 다 한 것 같고, 결국 자본주의 솔루션을 받는 수 밖에 없었죠. 정말 탐험하고 싶지 않았던 그곳!!! 내 지갑을 집어 삼키려는 피라냐떼들이 득시글 거리는 그곳!!! 아.마.존. 탐.험. 이죠. 

내 지갑을 내어주고, 모션 디텍션 스프링클러 솔루션을 받아 설치를 했습니다. 

고양이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고양이가 싫어해서 접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였어요. 스프링클러 주변에 움직임이 감지되면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쏴아~ 하고 쏟아져 나와 놀래서 도망가게 하는 효과거든요. 

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설치를 하고 두근 두근~ '냥아치야 다시는 보지 말자~'  그렇게 자본주의 솔루션은 저의 고민을 해결해 줄것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치가 무색하게 작은 산봉우리가 생겨 있길래 설마 설마 하며 파헤쳐 봤더니 젠장할~ 스프링클러 꽂아둔 바로 옆에다가 싸질렀더라고요!!!! 아니 왜??!?!?!? 라고 울분을 터뜨리려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나, 지금 똥 파헤치는 동안 스프링클러가 물을 안 쏘네!?!?! 

그래서 스프링 클러 앞을 요리 조리 왔다 갔다 하다가 갑자기 물.벼.락!!!! 아, 쫌!!!! 내가 똥을 싸는게 아니란 말이다!! 

그래서 수도를 잠그고 요리 조리 왔다 갔다 하면서 테스트 해보니 이 스프링클러가 모션을 잘 감지를 못하더라고요. 불량품을 받은거였나봐요. 그래서 다시 교환 요청을 하고, 새제품으로 받았는데 역시나 똑같이 어떤 때는 모션을 감지하고, 어떤 때는 모션을 감지 못하더라고요. 사실 스프링클러가 듣보잡 중국산 50불짜리와 미국 브랜드 (제조는 중국이겠지만) orbit에서 나온 70불 짜리가 있었는데 후기를 보니 50불짜리 후기가 훨씬 더 많아서 고른건데... 역시 중국산 자본주의 솔루션에는 뽑기의 운도 따라줘야 하는거더라고요.

이미 두번의 실패를 맛본지라, 이번엔 브래도 브랜드 네임 있는 미국 자본주의 솔루션을 도입해 보기로 하고 주문한 뒤에 설치 했습니다. 

오오~ 모션 감지 테스트를 했는데 잘 감지 해서 적절한 타이밍에 물 뿜뿜~ 뿌려주더라고요. 

그리고 어느날 밤에 울린 보안 카메라 알람음. 그래서 실시간 카메라를 켜서 확인을 해 봤더니 이 냥아치가 아주 살금 살금 걸어 들어오더니 잠시 멈춰서 스프링클러를 물끄러미 바라 보다가 그냥 가더라고요?!?!?! 

아마도 그 전에 왔다가 물벼락 맞은 적이 있는듯 했어요. 

그리고 한동안 냥똥하초도 안 보이고, 파헤쳐진 흙도 없었고요. 

어느날 또 갑자기 대낮에 알람음이 울려서 실시간 카메라를 켰더니 아무도 없고,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는 것만 보였어요. 아마도 냥아치였거나, 아님 다른 작은 동물이였거나, 아무튼 앞마당에 들어왔다가 스프링클러에 놀라 쏜살같이 사라진거겠죠. 

그렇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냥아치의 흔적은 안 보이고 있으니 아무래도 이번 전쟁은 미국 자본주의 솔루션의 승리인듯 합니다. 진작에 설치할걸 그랬어요. 

모제스 레이크 살 때도 이것을 알았더라면 그 양심없던 개주인 물세례로 보답할 수 있었을텐데 말예요.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동네 길고양이 똥, 개똥 문제 해결이 고민이시라면 모션감지 스프링클러 강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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