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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깨진 항아리 붙여 봤자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누가 그랬어?!?!

by 스마일 엘리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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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화병에 꽂혀서 눈에 화병 밖에 안 보이거든요. 

집안 곳곳 허전한 공간에 올려두기 좋은게 또 화병만한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화병을 애정하는데.... 

엄마의 취향을 온몸으로 박살 내버리는 야매 슈퍼 히어로가 사는 집에서는 화병 같은 인테리어 소품은 넘보지 말았어야 했나 봅니다. 

그날따라 우리 둘째 아드님께서 스파이더맨 내림을 받으셨는지 쇼파 위에서 앞구르기 뒤구르기를 하다가 쇼파 위를 올라타고 넘고 하더니 기어이 사고를 쳤어요. 

쇼파 뒷편의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화병을 그냥 아주 와장창창 깨드셨어요. 

그것도 구입한지 2주도 안되서 말이죠. 

하아!!!! 

조각 난 화병을 완전히 산산 조각 내 버릴듯한 레이저 불기둥 시선으로 째려보고 있으니 사태를 파악한 와플이 아부지가 일어나더 주섬 주섬 조각들을 주워 모아 퍼즐 맞추듯 맞춰 보더라고요. 그러면서 

"접착제로 이렇게... 이렇게... 붙이면 붙일 수 있을것 같은데?" 

붙일수야 있겠지!!! 그러나 깨진 항아리 붙인다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겠어?!?! 

 

하고 버럭!!! 하려 했으나....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거든요!!!!!! 

에휴~ 그래서 한숨 한번 쉬고 접착제 들고 와서 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깨진 조각 맞춰 가며 초강력 본드로 붙였어요. 

붙이다 보니 잃어버린 파편 조각들도 있어서 완전히 딱 맞춰지진 않았지만요. 

특히 손잡이는 깨지면서 작은 조각들이 가루처럼 깨어지는 바람에 많은 부분이 비더라고요. 

그래서 비는 부분은 지점토로 메꿔줬습니다.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까 했지만 어느 정도 원래 형태대로 맞추는 작업은 성공적으로 잘 한것 같죠? 

이제 접착된 부분들이 표 나지 않도록 금 간 부분을 메워 주는 작업을 해야 해요. 

제가 집 고치기 노가다를 취미로 하다 보니 집에 없는 재료가 없이 점점 노가다 재료도 쌓이고 있거든요. 

벽 메꾸미 재료인 joint compound (조인트 컴파운드) 종류나 repair plaster (보수용 석고)를 사용해서 메워 주면 된답니다. 

 

보수용 석고를 큰 통으로 사다 놓은 것이 있어서 전 이걸로 메워 줬어요. 

금간 부분에 살~살~ 맛사지 하듯이 펴 발라 주면 돼요. 

금간 부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죠? 

완전 매끈하게 펴 바를 필요도 없어요. 다 건조 된 후에 샌딩 페이퍼로 밀어줘도 되고, 수작업한 화병처럼 거친 면 그대로 멋스럽게 남겨둬도 되니까요. 

잃어버린 조각이 많은 부분들은 지점토로 메워 주고 완전히 건조 시킨 후에 벽 메꾸미로 덮어 줘야 해요. 

산산조각이 났던 금들이 거의 다 사라졌죠? 화병 안쪽까지 꼼꼼하게 다 메워 줬습니다. 

그리고...

깨진 흔적 어딨뉘?!?!?!?! 

화병 입구도 깨진 흔적 찾아 볼 수도 없어요. 

화병 표면은 원래부터 울퉁 불퉁한 표면이였기 때문에 따로 매끈하게 갈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그렇게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 온 산전수전 다 겪은 내 화병... 

깨진 항아리 붙인다고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 난 반댈세!!!!! 

 인간 관계를 이 말로 되짚어 보자면... 항아리가 깨진데에는 이유가 있겠죠. 누군가 건드렸거나 이미 금이 간 항아리였거나... 

그래서 깨어지면 붙인들 원래 그 모양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들 하는데... 그건 깨어지고 다시 붙인 그 사이 사이의 잃어버린 조각을 메우지 않고, 금간 부분을 덮어주지 않아서 그런거겠죠.

깨진 큰 조각을 접착제로 붙이는건 쉬운 일이지만 잃어버린 조각을 다시 지점토로 채워 넣고 고정 될때까지 붙잡고 기다리는 동안  인내가 필요하고 이후에 완전히 건조 될때까지 며칠간의  기다림도 필요하고 그것을 다시 보수제로 덧바르는 것까지 여러 과정이 필요한 조금은 번거로운 일이예요.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고요, 이 작은 항아리를 고치는데 이렇게 손이 가는데 하물며 감정과 관계가 섞인 인간 관계는 회복이 되려면 더더욱 많은 과정과 인내와 노력, 기다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대신 화병도, 인간 관계도 깨어진 것을 다시 보수했기에 전 보다는 더 쉽게 깨어질 수 있어 더욱더 조심하고, 세심하게 다뤄야 함에는 틀림 없고요. 

화병을 고치면서 새삼스레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들램이 친 사고로 애미는 인간사에 대한 배움을 얻은 아름다운 결말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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