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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물난리

by 스마일 엘리 2022.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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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년전 모제스 레이크의 새집 욕실에 누수가 있어서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는지 아실거예요.

욕실 방수 시공도 혼자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 해가며 욕실 시공업자 그리고 건설사 매니저와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했더랬죠. 

2020.09.23 - [미국 생활기] - 이젠 당하고만 살지 않겠다- 미국 새집 욕실 누수 사건1

 

이젠 당하고만 살지 않겠다- 미국 새집 욕실 누수 사건1

코로나 때문에 2020년은 누구에게도 즐거울 수 없는 해 였겠지만 저에게는 더더욱 그랬어요. 2019년의 마지막 12월에 새집에 입주를 하고, 그 즐거움을 느껴볼 여유도 없이 미국 유아식 책 출판 작

smileellie.tistory.com

그래서 이제 누수라면 정말 치가 떨리다 못해 그냥 전 물이 무섭습니다. 싱크대 위에 떨어진 물방울도 용납 할 수 없을 정도로 트라우마가 되었어요. 아이들이 사용하는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캐비넷안의 보관해 두었던 여분의 화장지가 젖었다 마른 자국이 있었어요. 그래서 설마~ 하면서 캐비넷 안을 살펴보니... 

으앗~~~ 캐비넷 벽면과 바닥이 이미 젖어서 부풀었고, 검정 곰팡이도 틈사이로 생겼더라고요. 

자라보고 심쿵한 가슴, 솥뚜껑 보고 심쿵사 한다고... 이거 또 누수인줄 알고 얼른 건설사에 연락을 했답니다. 그리고 플러밍 하시는 분이 오셔서 보시더니 플러밍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아이들이 세면대를 사용하면서 물을 흘려서 그런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안 믿었죠. 아이들이 세면대를 사용하고 나면 세면대 주변에 물이 고여 있긴 했지만 항상 제가 마른 수건으로 닦아냈거든요. 게다가 고여 있던 물이 어떻게 세면대 뒤로 넘어가서 캐비넷 벽면을 적실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그런데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게 된 계기가 2년전 있었기도 하고요. 샤워 부쓰에서 누수가 생겨 장판 아래 바닥이 젖은걸 발매트가 젖어서 그 수분을 장판이 흡수한거라고 우겨댔던 전 집의 빌더 매니저!!!) 일단 알겠다고 하고 앞으로도 계속 누수가 있는지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세면대 주변의 물은 한방울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고요, 그리고 일단 검은 곰팡이 제거를 위해 락스 원액을 뿌려두고 며칠동안 건조 시킨 뒤에 누수 자국이 커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크레용으로 표시를 해 뒀어요. 

그런데 며칠 뒤 와플이가 저에게 헐레벌떡 뛰어 와서는 제제가 욕실을 물바다로 만들었다며 고자질을 하길래 얼른 뛰어 올라가보니 세상에~ 마상에~ 세면대 위에 파도풀이 생겼나 했어요. 물이 흥건한건 물론이고, 혹시나 싶어 캐비넷을 열어 보니 캐비넷 아래로 물이 뚝. 뚝. 떨어지고 있지 뭐예요. 

잡았다 요놈!!!! 범인은 너였구나!!!! 

알고보니 제제가 양치질을 하거나 세면대를 사용할 때 수도물을 틀어놓고 물 장난을 쳤던거예요. 그리고 제가 알아차리기 전에 나름대로 수습해서 닦아 냈기에 제가 물난장판은 보지 못하고, 그저 아이들이 조심성 없이 사용해서 물이 고인 정도라고 생각했던거죠. 하지만 사실은 제제가 물장난을 치는 동안 물은 세면대 사이의 틈으로 흘러 들어서 캐비넷을 젖게 만들어 곰팡이를 만들고 있었던거고요. 

집 자체의 부실 공사로 인한 누수가 아니여서 다행이였지만 제제 이노므 짜슥이 새 캐비넷에 손상을 입힌 것은 안다행이였어요. 속상하긴 하지만 앞으로 조심하면서 쓰기로 약속하고 다시 한번 세면대 위는 물 한방울도 용납하지 않기로 온 가족 약속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엄포를 놓고, 다짐을 받았던 제가... 그만 아주 아주 큰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ㅠ.ㅠ 

세탁실에 선반이 없어 수납 공간을 목말라 했던 제가 선반 하나 달려고 시작했던 일이... 그만 또 일 시작한 김에 좀 더 하지~ 하는 마음으로 페인트칠을 시작했거든요. 세탁실은 창이 없어 어두침침한 것도 맘에 안 들었고, 그래서 환하고 밝은 색으로 페인트칠도 하고,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 그냥 세탁기 연결 호스 빼내고, 드라이어 연결 파이프로 다 떼어내고 그렇게 작업을 했답니다. 

페인트칠이 끝나고 선반도 달고, 데코도 좀 하고, 너무너무 만족스런 세탁실이 되었어요. 세탁실이 완성 되고, 그동안 못한 밀린 빨래를 빨리 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앞섰던걸까요? 

세탁기를 돌리고 세탁실 옆에 있는 오피스룸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뭔가 물이 촬촬촬~ 하며 시냇가에서나 들릴 법한 자연의 소리가 너무나 경쾌하게 들려오더라고요? 

응? 뭐지? 하며 나갔다가!!!! 

오마이갓!!!!!! 

세탁실 바닥은 이미 물이 찰랑찰랑 하고, 세탁실 주변의 카펫트는 다 젖었고, 세탁실을 감싸고 있는 복도, 벽을 마주한 반대편의 게스트룸 바닥까지 젖어들었더라고요. 심지어 아이들 방도 ㅠ.ㅠ 

제가 세탁기 호스를 연결하지 않고 바로 세탁기를 돌려 버린거였어요. 

이건 욕실 누수보다 더 심각한 대.참.사. 였어요. 

너무 놀라서 아이들에게 타올!!! 타올!!!! 을 외치며 눈에 보이는 옷이며 타올이며 일단 죄다 세탁실로 던져서 물을 흡수 시켰어요. 

아이들도 처음 보는 이 물난리에 놀라 집안에 있는 수건이란 수건은 죄다 들고와서 막 저에게 집어 던지더라고요. 진짜 집에 대형 사이즈 목욕 타올이 많아서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몰라요. 

수건으로 탑 쌓을 만큼 덮었더니 욕실 물은 정리가 되었어요.

이만큼으로도 모자라...
이만큼의 수건을 더해서 겨우 수습했음요. 

문제는 젖어든 카펫인데 카펫 아래로 얼만큼 젖었는지 모르니 그게 걱정이였죠. 카펫 위로 최대한 물을 흡수 시켰지만 아무래도 이건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닌 듯해서 남편에게 알렸더니 조퇴하고 집에 왔더라고요. ㅠ.ㅠ 

물 한방울에도 벌벌 떠는 제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인게 황당한지 보자마자 어이 없어하며 웃기만 하더니... 갑자기 카펫을 쫙쫙 뜯어내기 시작했어요.

그리곤 그 아래에 깔린 매트가 흡수한 물을 닦아내고 매트 아래로 선풍기를 집어 넣어 말리더라고요. 구역별로 바닥이 다 마르면 선풍기를 옮겨가며 카펫트를 뜯어내고 그 아래를 계속 건조 시켰어요.

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아랫층에 내려가더니 와서 보라고 하는데... 

오마이갓!!!!! 위에서 샌 물이 천장의 화재 경보기 구멍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려서 1층 카펫도 젖었지 뭐에요?!?!? 

제가 정말 크게 사고 친거죠...  

화재 경보기 떼어 내고, 물 털어내고 진짜 난리 난리 이런 물난리가 없었어요. 

그나마 다행인건 지속적인 누수가 아니고 일시적인 누수였고, 3일동안 카펫 아래 바닥을 선풍기로 계속 말렸기에 바닥은 완전히 다 말라서 큰 문제는 없었어요. 다 마른 바닥도 다시 보며, 선풍기 두대로 정말 3일 내내 말렸거든요. 

이러니 제가 물을 무서워 할 수 밖에요. 

아우~ 정말 이젠 시트콤 같은 일 안 겪고 싶은데.... 그냥 매일이 시트콤이네요 아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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