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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에서 집을 살 때 말조심을 해야 하는 이유

by 스마일 엘리 202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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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요즘 사상 유래없는 낮은 이자율로 집을 구매하려는 바이어가 절대적으로 많고, 그에 반해 집을 팔려는 셀러는 적다보니 너무하다 싶게 셀러 마켓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집 값을 높여서 오퍼해도 떨어지기 일쑤이고, 오퍼해서 계약 상태에 들어갔다고 해도 셀러 기분 상하지 않도록 집의 하자나 보수 요구도 어지간하면 감수해야 하고, 정말 내가 갈아주던 주인 전답을 공짜로 받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철저하게 을이 되어 집주인 눈치를 봐야 하다니 어이없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지금 안 사면 이렇게 좋은 모기지 이율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니 철저히 '을'이 되어 갑에게 맞춰서 일단 맘에 드는 집을 내것으로 만드는 수 밖에요. 제가 늘~ 하는 말이지만 사랑이나 쇼핑이나 똑같아요. 가질 수 없으면 더 가지고 싶고,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최선을 다하고, 내꺼 되면...그땐 내 맘대로!! 

그래서 제가 집을 팔면서 셀러로서 겪은 바이어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제가 작년 9월에 집을 팔면서 리스팅한지 40분만에 첫쇼잉을 하고 바로 첫오퍼를 받아서 더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수락 했어요.

 

그 이유는 리스팅 전에 동네 페이스북에 집 사진을 올렸다가 비공식 쇼잉이 하나 생겼는데  그 커플의 남자분이 브로커 (부동산을 자기 브랜드로 운영하고 있는 사람)였고, 브로커 답게 너무 후려치려고 들었어요. 그 이유로는 저를 대변해 주거나 도와주는 리얼터 없이 집을 팔고 있어서 부동산 판매에 경험이 없어 잘 모를거라 생각했을 것이고, 그래서 일단 한번 던져보자~ 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당시 마켓 사정이 리스팅 가격보다 더 올려서 오퍼해도 집을 팔까 말까한 핫한 셀러 마켓이라는 걸 부동산 전문가인 당사자가 모를리가 없었을텐데, 리스팅 가격을 후려칠려다 못해 그 가격에 모든 새 가구와 인테리어를 다 놓고 가라는 황당한 요구를 해 왔으니까요. 

집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오퍼 하나 하나가 중요하지만 이런식으로 셀러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오퍼는 오기를 발동하게 만들더라고요. '집 안 팔려도 당신한테는 팔지 않을거야!!' 하는 오기 말이죠. 

그 분들이 다녀가고 30분 후에 리스팅이 되었는데, 바로 첫쇼잉이 잡혔고, 그 바이어로부터 오퍼를 받았어요. 일단 바이어가 방문했을 때 왠지 오퍼를 받을거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쇼잉을 하는 동안 집을 비워줘야 하니까 보안상의 문제로 집 안에 카메라를 켜 두었고, 나중에 다녀간 후 녹화 된 영상을 봤거든요. 일단 저의 취향과 바이어의 취향이 똑같았어요. 그분도 모던 팜하우스 스타일의 집을 좋아하셨고, 데코하는 스타일도 저랑 같았던 것 같아요. 

아무튼 쇼잉하는 동안 제가 아끼던 집을 그분도 너무 맘에 들어하시는게 느껴졌고, 여긴 '**방 하면 좋겠다' 여긴' **방' 하며 아이들 방까지 정하는 것을 보며 이미 이 집에서의 미래를 그려보고 있구나 생각하니 오퍼 오면 그냥 이분들께 팔아야겠다 생각했어요. (이미 그 브로커 커플한테 맘 상해서 '너만 아니면 돼' 라는 마음도 작용했음 ㅎㅎㅎ) 

그리고 오퍼를 받고 나서 하루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가지겠다고 하니까 바이어가 인스펙션 컨틴젼시 빼고(집에 하자가 있는지 검사를 안하거나 하자가 있어도 그걸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겠다는 것) 디파짓도 더 올려주겠다는거예요. 사실 저희 집은 욕실에 누수가 있었고, 다시 바닥을 뜯어내고 재공사를 했잖아요. 그래서 컨틴전시를 뺀다는 조건에 솔깃했지만 제가 욕실 공사 때문에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바이어가 오히려 더 확실히 그 부분을 확인하고 넘어가길 바랬어요. 새집이라고 샀는데 또 누수가 생기면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저를 원망하겠어요?  그런 일 없도록 할려고 이미 재공사 할 때 제가 그렇게나 우겨서 방수 테스트 하자고 한것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오퍼는 지금 받은 오퍼 그대로도 좋으니 인스펙션 철저히 하고 다른 내용 수정할 것도 없이 바로 수락하겠다고 했어요. 

이렇게 기분 좋게 거래가 성사되었고, 저도 이사를 해야 해서 짐을 줄이려다 보니 새로 산 세탁기 드라이어는 그냥 팔고 가고 이사한 후에 새로 구입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에 혹시 바이어가 구입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어요. 잔디 깍는 기계도 부피가 커서 이것도 같이 물어봤는데 세탁기 드라이어만 필요하다고 했고, 혹시 오피스룸에 있는 선반을 놓고 갈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그 선반도 작년 4월에 구입한 새 선반인데 4개에 120불에 구입했기에 100불에 팔겠다고 했더니 OK 

그리고 나선 바이어 리얼터로 부터 문자가 오더니 바이어가 저희집 인테리어 데코 된 그 상태 그대로 다 사고 싶어 하니까 혹시라도 팔고 싶은게 있다면 사진과 가격을 보내 달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내 집을 예뻐해 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나와 취향이 같은 사람이 내 집을 사게 되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부피가 크고, 다시 재구입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팔고 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인스펙션이 있던 날! 바이어 커플과 리얼터, 인스펙터 두명이 집을 방문했어요. 약 3시간 반 정도 집에 머물렀고, 다녀간 뒤에 녹화 된 영상을 보았습니다. 

바이어는 전에 쇼잉할 때 집 구석 구석 살펴 보지 못했다며 정말 인스펙션 하듯이 창문 다~ 열어보고 서랍 다~ 열어보더라고요.

주방 캐비넷을 열어 보고는 소스류를 lazy susan (회전판)위에 올려 놓은걸 보고는

"집 주인 쫌 스마트 한데? 나도 이렇게 해야지!" 하기도 하고...(미국인들은 원래 다 그렇게 해 놓는건줄 알았는데;;;;;)

그러다가 저희집 팬트리 (식품 저장 공간)를 열어보더니 

팬트리 안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찾다 보니 우리 제제가 웃통 벗고 밥 먹는 사진 뒤로 살짝 보이는 팬트리... ㅋㅋㅋ 그래서 온라인 셔츠 입혔음요. ㅎㅎㅎ

"와~ 이 집주인 정리 해 놓은거 봐봐!!! 끝내주네!!!" 하더라고요. 역쉬 내 취향= 니 취향이지? 하며 기분 좋아질려는 찰라!!! 

팬트리 안을 들여다 보던 그녀는 바구니에 씌여진 라벨들을 하나씩 읽다가 갑자기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리얼터와 자기 남편을 부르더라고요. 

"여기 이거 봐봐!!!   sea weed (김)래... 누가 김을 이렇게나 먹어? 심지어 김 한종류만 바스켓 하나 가득이야!!" 

이 기분, 아실려나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능욕 당한 이 기분!!!! 

나에겐 없어서 못 먹는, 게다가 한국에서 친정 엄마가 보내 주신 귀하디 귀한 김인데...  아이들 밥 반찬으로 먹일 조미김도 있었고, 김밥김도 있어서 바스켓 한가득인건데... 자기가 안 먹는다고 해서 저렇게 막말 해도 되나요? 팬트리에 그렇게 쌓아 놓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그 음식을 좋아한다는건데, 지금 바이어는 자기집이 아니라, 그 음식을 즐겨 먹는 셀러의 집에 잠시 와 있는 것이잖아요? 

남의 집에 와서 남이 먹는 음식을 역겹게 생각하는 것도 기분 나쁜데, 그걸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모아 구경 시켜주고, 비웃다니!!! 기분이 상해도 완전 상해 버렸어요. 

그녀의 남편은 피식 웃었지만 리얼터는 그냥 보기만 하고 아무말도 없더라고요. 집에 카메라가 있다는건 모두 알고 있었는데 (바이어가 카메라 위치를 옮기기까지 했음) 말 조심 해야 한다는걸 알고 있었던 건 리얼터 뿐이였나봐요. 

그녀는 그날 저희집에서 거실에 있는 인테리어 데코 용품인 벽시계, 거울, 촛대, 벽난로 양쪽에 걸려 있던 철제 장식물등 그대로 다 자기에게 놓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리얼터는 이미 셀러에게 놓고 가고 싶은거 있으면 사진과 가격 보내 달라고 말해 놨으니 연락 올거라고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뿔이나 놓고 갈테닷!!!!!!

내 집에 들어와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실컷 비웃어 놓고, 나의 인테리어 용품들을 놓고 가라니!! 그렇겐 못하지 이제!!! 

'김 능욕 사건' 이후로 오기가 발동했고, 바이어에게는 냉담해 졌습니다. 이후 인스펙션 결과가 나왔는데 새집이라 딱히 큰 문제는 없다보니 정말 사소한 것들이 리스트에 있더라고요.

환풍기의 필터를 좀 더 단계가 높은걸로 교환 (이런거 요구하는 바이어 없고, 마트에서 30불이면 구입하는것임. 게다가 집 리스팅 하기 전에 새걸로 교환했음, 그러나 효율성을 위해 좀 더 필터 효과가 높은것으로 교체 요구)

히터 주변으로 드라이월 먼지가 많이 앉아 있으니 '전문가'를 고용해서 청소해 주기 원함, 

페인트 터치업

창문이 뻑뻑하니 부드럽게 열리도록 고쳐 놓을 것 등등... 

일단 저희집은 새집이라 빌더 워런티가 있어서 터치업등 고쳐야 할 것들은 빌더에게 요구할 수 있으니 그런 것들은 다 빌더에게 요청해 두었고요, 필터 교환은 사실 그거 얼마 하지도 않는거 교체 해 줘도 되는거고요, 히터의 먼지 청소는 지은지 1년도 안된 집에 전문가까지 불러서 청소할 정도로 더럽지도 않고 겉의 먼지는 직접 해도 되는거죠. 그런데요... 전 이미 바이어한테 마음 상했잖아요. 계약까지 된 마당에 집을 안 팔겠다고 할 배짱은 없고, 이런걸로라도 튕겨야죠. 

그래서 필터 교환은 리스팅 직전에 교체 했고, 다음 교체 시기인 3개월 지나면 직접 교체하고, 히터의 먼지는 안전상의 문제도 아니고, 구조상의 문제도 아닌 마이너한  이슈이니 해결 해 줘야 할 의무 없음 이라고 보냈어요. 

만약 김 능욕 사건이 없었다면... 필터 까짓거 교환 해 줬고요, 히터 먼지 청소, 전문가 고용은 아니라도 제가 직접 티끌하나 없이 청소 해 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미 팔린 집, 더이상 바이어 기분 맞춰 주고 싶지 않더라고요. 

저 제작년에 집 팔았을 때는 바이어에게 카드도 쓰고, 선물도 준비해서 집에 남겨 놓고 왔었잖아요. 

2019/05/13 - [미국 생활기] - 안녕~블러프턴!!!

이번에도 카드와 기프트 카드를 준비하려고 했거든요. 저랑 인테리어 취향이 너무 비슷하고 저희집 벽시계 너무 갖고 싶다고 쇼잉할 때 몇번이나 말하길래, 그 벽시계를 살 수 있는 at home의 기프트 카드를 벽 시계 금액 만큼 넣어서 선물로 줄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내 김을 모욕한 자! 아무것도 얻지 못하리니!!!" 하며 바이어가 알아차리지도 못할 뒤끝을 보여 줬지요. ㅎㅎㅎ

그러니 여러분! 혹시라도 집을 사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니신다면 그 집과 집주인의 문화, 생활 방식을 존중해 주시고, 설사 집의 결함, 집 주인의 이해할 수 없는 문화, 생활 방식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집 안에서는 절대로 이야기 하지 마세요. 

저처럼 카메라가 있어서 영상으로 나중에 볼 수도 있고요, 그게 아니라도 그 집이 듣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내 집이 되기 전까지 그 집은 내 집이 아니기 때문에 집이 나의 불만을 듣는다면 나를 주인으로 맞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요. ==> 뭔 개소리래.... ㅋㅋㅋㅋㅋ 하시겠지만 개소리 맞는데... 근데 정말 집도 기운이라는게 있다잖아요. 그런게 다~ 이런 이유가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 제가 이 아파트를 싫어하고, 그런 이유로 이 아파트가 저를 힘들게 하나봐요. ㅎㅎㅎ 결국 얘기는 또 산으로 가버렸군요. 

오늘의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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