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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안녕~블러프턴!!!

by 스마일 엘리 2019.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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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1/4분기는 싱크대 상판떼기의 난으로 얼룩졌지만 그 뒤에 가려진 일상 얘기들과 이제는 추억으로 간직 될 얘기들을 해 보겠습니다. 


남편의 이직 결정 후...


모든 상황들이 시간에 쫓기듯 급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아이들은 블러프턴의 따뜻한 겨울 햇살을 만끽하며 뛰어다닙니다. 

실컷 즐기거라~ 앞으로는 살을 파고 드는 추위를 맞이할테니...

2018년 여름 프로젝트로 아이들방과 부부침실, 거실의 페인트칠을 끝낸건 신의 한 수였죠. . 시간도 없는 와중에 한꺼번에 집안 전체 다~ 페인트칠을 하려고 했다면 저 정말 실신했을지도요. 

2층의 컴퓨터방은 남편과 제가 칠했지만, 결국 키친과 욕실, 2층 계단벽은 페인트 업자에게 맡겼어요. 


집 단장한 보람이 있었는지 팔려고 내 놓은 집도 금방 오퍼가 들어와서 모든것이 착착~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아! 싱크대 상판만 빼고요. 


넓은 뒷마당... 와플이 아버지와 제가 직접 조립한 놀이터 셋트는 남겨두고 가기로 했습니다. 바이어가 남겨 두고 갔으면 한다길래... 그네 타는걸 너무 좋아하는 제제는 이제 당분간 뒷마당도, 그네도 없을거라는걸 아는것처럼 매일 매일 나가서 뒷마당에서 그네를 탔어요. (현실은 이삿짐에 장난감을 다 실어 보냈기 때문...) 


식탁도 없고, 밥 먹을 상도 없어 박스위에 액자 놓고 임시 밥상을 만들어 아침을 먹습니다. 

살림 없는 와중에 애들 아침 식사로 크레이프를 만드는 나란 여자~ (현실은 남은 식재료 처분용)


집 단장에, 집 팔기, 이삿짐 빼기등 그 동안 밤잠 못자고 고생했다고 따뜻한 밥 한끼 해주겠다 해서 갔더니 갈비찜과 누룽지를 준비한 엘리양 

진심으로 가슴이 뜨거워지는 밥상이였습니다. 


장난감이 없어 심심한 아이들에게 천국의 멜로디가 들려옵니다. 

그것은 아이스크림 트럭~ 

아이스크림 트럭의 음악소리가 들리자 맨발로 뛰쳐나간 와플이


평소같음 얄짤없는데... 빈집에서 캠핑 생활 중인 아이들이 짠~해서 저도 같이 맨발로 뛰쳐나가 아이스크림 트럭을 멈춰 세웠습니다. 

여보시오~ 게 쫌 서보시오~ 


캠핑 생활 너무 오래 했나 봅니다. 

 길바닥의 안방화


빈집에 방문객이 찾아 왔습니다. 

블러프턴에서의 신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엄친딸이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기 위해 찾아 왔습니다. 

아이들끼리도 나이가 비슷해서 친하게 잘 지냈는데 이제 만나기 힘드니 작별 인사의 시간을 마련해 주겠다고 온건데... 

슬픈 작별의 시간은 방구석의 닌텐도 마리오 게임으로 그 의미가 무색해져 버리고... 


캠핑 생활 중에도 여전히 이 애미는 연어 굽고, 계란 굽고, 과일까지 챙겨 먹입니다. 역시나 냉장고 정리용 메뉴~ 


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하니 블러프턴에 계시는 분들이 다들 불러주셔서 매일 점심은 이렇게 잘 먹고 다녔습니다. 

블러프턴에서 남편이 우연히 밥 먹으러 간 일식당의 사장님이 한국인이라 또 그렇게 인연이 되어 연락하고 지냈는데 가기전에 얼굴 한번 보자셔서 갔더니 이렇게 또 푸짐하게 차려 주셨어요. 게다가 즉석에서 팥죽까지 끓여 주셔서 너무 잘 먹고 왔답니다. 


팥죽으로 점심 배 터지게 잘 먹고, 또 우리 클럽에이의 새로 들어오신 큰 언니께서 불러 주셔서 커피 대접받고, 일부러 저 주시겠다고 끓여 놓으신 짬뽕까지 집에 싸 들고 와서 먹었는데... 그 짬뽕이 인생 짬뽕이 되었어요. 진짜 미국땅에서 중국집 보다 더 맛나는 짬뽕은 처음이였어요. 


또 하루는 클럽에이의 막둥이가 초대해줘서 갔더니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들을 준비해 놓았지 뭐예요. 


클럽에이의 디저트 담당 막둥이 덕분에 블러프턴에서 고급 달다구리 먹으며 살았는데... 이젠 이 맛있는 막둥이표 디저트들을 못 먹어서 너무 아쉬워요. 

혹시 블러프턴에서 마카롱 주문을 원하시는 분은 요기로~ 

https://www.instagram.com/sweetside_bakery/

우리 막둥이가 비지니스를 오픈했거든요. 


가기 전 2주 연속으로 마사윤 언니네에서 맛있는 분식 타임도 가지구요. 

막둥이표 당근 케잌, 큰언니표 찰떡은 디저트로 먹으며 즐거운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클럽에이 한명 한명 다 만나고 인사도 다 했고 이제 정말로 떠날 날을 이틀 남겨 둔 어느날...

차를 실어 보내기 위해서 아이들과 세차를 했습니다. 실상은 아이들의 물호스 쏘기 놀이! 

제 차 뒤로 보이는 앞집의 이사 컨테이너...

비슷한 시기에 집을 팔고, 제가 떠나는 날, 이 집도 이사를 나왔는데... 나중에 이 집 때문에 저희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는 일이 생기죠. 아놔~ 또 사이다 땡기네!!!


아무리 없이 살아도... 커피 한잔과 디저트를 즐기는 여유는 잃지 않겠어!!! 


짐 빼고 모두 불러모아 감자탕 한그릇씩 대접할랬는데 싱크대 상판의 난으로 모든것이 무산되고, 감자탕 재료는 마사윤 언니에게 헌납했더니 진정한 감자탕으로 다시 되돌아왔습니다.

싱크대도 마무리가 안 된 상태에다가 차를 보내는 것도 문제가 생겨 마지막까지 마사윤 언니와 형부에게 신세를 져야 했는데, 정말 이 두분이 아니였다면 제가 맘 놓고 못 떠났을거예요. 게다가 마지막 날 우버 타고 공항까지 갈 계획이였는데 마사윤 언니의 남편분께서 태워다 주셔서 그 많은 짐들과 애들을 데리고 편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또 엘리양은 제가 우버 타고 간다는 말에 마음이 짠해서 공항까지 태워다 줄 서프라이즈를 계획했다지 뭐예요. 형부께서 태워다 주신다 하셔서 서프라이즈는 무산되었지만... 

정말 고마운 사람들... (이 글을 쓰면서 또 눈물이... ㅠ.ㅠ )  


지난 두달간 정신없이 바쁘고, 빈집에서 생활하는 게 결코 편하지만은 않았지만 모두들 진심으로 걱정해주시고, 챙겨 주시고, 도와 줄려고 하셔서 마음이 너무 따뜻하고 행복했어요. 그래서 그 과정들이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엘리양이 저 고생했다고 갈비찜을 해 줬을 때 정말 가슴으로 울었어요. 언니들이 챙겨주는 밥상은 많이 받아봤지만 나보다 어린 동생이 저한테 고생했다고 밥을 해 준다고 하니 뭔가 가슴이 먹먹하더라구요. 

아마 이때부터 점점 이별이 실감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우리 클럽에이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떠나기 하루 전. 

가위를 이삿짐으로 보내버린 탓에 임시 휴업중인 마미손 미용실. 

그래서 동네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3주만에 만나는 아빠인데 애들 그지꼴을 하고 데려갈 수는 없잖아요. 


제제가 잘 협조를 해 줄까 했는데... 왠걸요? 

완전 빅보이처럼 얌전하게 잘 있어줘서 너무 쉽게 끝냈어요. 


떠나기 전날, 클럽에이 막둥이가 마지막 선물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손편지를 읽으며 또 눈물 한바가지 쏟았구요. ㅠ.ㅠ 



그리고 전, 저희집을 구매한 바이어에게 카드와 차고 열쇠, 수영장 열쇠를 함께 넣은 작은 축하 선물을 남겨두고 집을 나왔습니다. 

제가 너무 아끼고 사랑했던 제 집에서 그분들도 행복하고, 그 집을 사랑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이제 정말로 안녕~ 블러프턴!!!!! 너무너무 아름다웠던 풍경들과 좋은 사람들 내 가슴에 고이 잘 담아둘게~ 


애들 둘 데리고 가는 것도 큰일인데, 이 짐들 좀 보소!!!! 가방 세개, 유모차 하나, 카시트 두개... 

그래도 이게 고생 막바지라 생각하며 힘을 냈습니다. 


긴 비행시간... 미국 국내선이지만 국제선이나 다름없는 6시간 비행. 

게임도 준비하고, 비디오도 준비하고, 플레이도도 준비했지요. 


아~ 갈길이 멀다! 아직 반도 못 왔는데, 이미 심신은 만신창이...


도착지까지 남은 시간 2시간 33분인데, 한 20분 지난것 같은데 아직도 2시간 30분... 시간이 멈춘것 같더라구요. 근데 시간이 멈춘거였음요. ㅎㅎㅎ

뚫어져라 모니터를 보니 도착지까지 남은 시간이 갑자기 늘어나는걸 목격했어요. 어쩐지~ 

그렇게 긴긴 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3주만에 남편과 상봉하고 나니 이제 정말 다 끝났다!!! 싶더군요. 

갈길이 멀어 그날밤은 호텔에서 1박 하고 다음날...


그동안 고생한 저에게 셀프 한식 포상을 내려줍니다. 


그와중에 대박 맛있는 비빔냉면을 맛보게 되고... 쓰읍~ 또 먹고 싶네요. 

씨애틀 갈 일을 만들어야 될텐데...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살 곳으로 향해 갑니다. 


가다보니 그랜드 캐년 코스프레하고 있는 이런것도 보구요. (사실 좀 멋졌음)

남부에서 보던 풍경과 너무 다르고 낯설어서 당시에는 그냥 다 부정적 반응이였지만요. 


드디어 앞으로 살게 될 아파트에 도착했습니다. 


캠핑 생활 끝난 줄 알았는데... 주를 옮겨 시작 된 또다른 캠핑 생활. 


우리 아파트는 신축 아파트라 아직도 한창 짓고 있는중인데다 놀이터도 없어서 옆 아파트 놀이터로 원정 가 봤더니 미끄럼틀 하나에 구름다리? 달랑 이것뿐

장난감도 없는데 친구도 없는 아이들은 어떻게 살라고 ㅠ.ㅠ 

그말인즉슨 나의 희생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것! 


그래서 급하게 장난감을 마련했습니다. 

그덕에 한 이틀 저도 재미봤지요. 


드디어 짐이 도착하고.. 이제 캠핑 생활 끝~ 


대부분의 가구들은 다 처분하고 왔는데도 방을 다 채워 버릴 기세인 이삿짐들... 


그와중에 어른이와 어린이는 젠가 게임 중! 

아이고 이것들아!!!! 


삼일에 걸쳐 대충 짐을 풀고 진짜 캠핑 생활 끝!!! 

그러나 또 이짓을 5개월 뒤에 또 해야 한다는요 ㅠ.ㅠ 

이곳은 임시 거처이고 5개월안에 집을 구해서 나갈 예정이거든요. 

이번에는 집을 지을 예정이라 또 어떤 일상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제가 지금껏 워싱턴주로 왔다고만 하고 어느 도시로 온 것인지는 포스팅을 통해서 알려드리고 싶어서 꾹꾹 참았는데요. 

앞으로 제가 살게 될 곳은 Moses Lake 라는 곳이예요. 

시골도 이런 시골이... ㅠ.ㅠ 

제가 모제스 레이크로 네이버 검색도 해보고 구글 검색도 해 봤지만 한국인들이 남긴 흔적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어서 아무래도 한국인은 없는듯 합니다. 

그.러.나. 또 누가 아나요? 

블러프턴에서 신기한 인연으로 엄친딸도 만나고, 마사윤 언니를 만난것 처럼 이곳에서도 운명같은 만남이 생길지도요? 

언제나처럼 씩씩하게, 즐겁게 살다보면 또 새로운 인연을 만날 기회도 생기겠죠. 


마지막으로 저의 애정이 듬뿍 담긴 우리 가족의 첫집 사진... 

여기 온 이후로 늘 그리워하며 혼자서 구글로 주소 넣고 찾아보곤 하는데 오늘 포스팅으로 마지막 인사 할려구요. 

안녕~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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