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슨 스테이크에 대실망하고 아까운 삼일째 밤을 캠프 파이어의 낭만 없이 보낸 그 다음날 아침...
쿨러에 남아 있는 식재료들을 총동원 하여 아침부터 밥을 볶아 기름진 베이컨 야채 볶음밥을 만들어 냈습니다.
전날 먹은 바이슨 스테이크보다 백만배 더 맛있음요.
바이슨 보다 베이컨~
아침을 든든히 먹고 오늘은 북쪽 지역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매디슨 캠프 사이트에서 출발해서 노리스 지역과 맘모스 지역을 둘러 본 후 캐년 빌리지 캠프 사이트로 내려와서 샤워를 하고 매디슨 캠프 사이트로 다시 돌아올 계획입니다.
다른날의 일정에 비해 좀 빡센듯 보이지만 여행 막바지에 접어들어서인지 아이들도 점점 걸어다니는 것에 지치기도 했고, 저 역시도 발목 부상을 입었는데 휴식할 틈도 없이 자꾸 걸어다니니 점점 더 악화가 되서 거의 걸을 수 없는 지경이라 차로 이동해서 볼 수 있는 곳들 위주로 보기로 했어요.
오늘의 첫 목적지 노리스 지구
올드 페이스풀이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온천수가 솟구치는 간헐천이 모여있는 지대이고, 웨스트떰 지역은 온천수들이 모여 있는 지대라면 노리스 지구는 화산 분지 지대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눈이나 비가 지면으로 스며들어 마그마에 의해 데워져 지면 밖 곳곳에서 수증기로 분출되는 지대거든요.
황량한 화산 분지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트레일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풍경이 눈에 익다 싶었는데...
어디서 봤더라???
으.....은...섬...아!!!!
아스달 촬영 셋트장인줄... ㅎㅎㅎ
보통 온천수들은 알칼리성인데 이곳 노리스 분지의 온천수들은 특이하게도 강한 산성이래요.
오늘의 일정 시작한지 10분도 채 안되었는데 우리 둘째 제제 흰바지의 양 무릎은 벌써 진흙때로 얼룩 졌고요 ㅠ.ㅠ
아시죠 엄마 마음? 예쁘게 입힐려고 빽바지 준비했는데, 밖으로 나간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흙바닥을 기어 다니는 아들램 보면 오장육부에서 부터 한숨이 새어나오는거...
그런데...그런짓마저도 귀엽게 느껴지는거 보니... 역시 제제는 사랑입니다. ㅎㅎㅎ
아쿠아 블루색의 아주 뜨거운 온천수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들은 온도가 점점 낮아져서 각각의 온도에 서식하는 미생물들로 인해 물의 색깔과 지면의 색깔이 변하는데, 붉은색을 띄는 곳은 철을 좋아하는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녹색을 띄는 곳은 미지근한 물을 좋아하는 녹조류가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해요. ,
캠핑 여행 4박을 지내고 나니 이젠 점점 애들이 꼬질 꼬질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 제제는 뭐 모태 꼬질꼬질이고요. 아놔~ 그래도 귀여워 죽겠...
애미 애비는 이 땅에서 스팀 팍팍 나오는 화산 분지위를 걷고 있는다는것이 신기해 죽겠는데 우리 아들램들은
"고마해라, 마이 봤다 아이가!!!"
더 이상 관심도 별로 없고요, 그냥 이런 외나무 타기 놀이가 더 즐거운듯요.
화산 분지 돌아보는데 20분 걸렸는데, 외나무 타기하면서 주차장까지 걸어오는데 30분 걸렸어요.
노리스 화산 분지 안녕~
이젠 북쪽 끝의 맘모스 지대로 갑니다.
가다보니 이런 풍경이 한참을 이어집니다.
옐로우 스톤은 너무 다르고 다양한 풍경들이 장면 바뀌듯 샥~샥~ 바뀌어서 신기하고 매력적이예요. 그래서 더 구석 구석 다~ 가 보고 싶고, 또 가 보고 싶은 곳 같아요.
그러더니 또 이런 돌산?이 나타나요.
그러다가 또 이런 풍경도 나타나고요.
맘모스 스프링스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맘모스 지역은 온천수의 석회질이 오랜시간 동안 쌓여 생겨난 계단모양의 테라스로 유명합니다.
이곳은 온천수가 말라버려 더 이상 온천수가 흐르지 않지만 이렇게 온천수의 석회질이 눈 쌓인 듯 하얗게 덮여있습니다.
맘모스 스프링 지역의 가장 유명한 미네르바 테라스
온천수가 흘러내리면서 이렇게 계단 모양의 테라스를 만들어내고, 석회질은 점점 흰색으로 변하면서 굳습니다.
흰색으로 변한 곳은 더이상 온천수가 흐르지 않고요, 붉은색을 띄고 있는 곳은 아직도 온천수가 흘러내리면서 석회질의 계단을 만들어 내고 있는 중입니다.
미네르바 테라스 중 온천수에 의해 계단 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
자연은 정말 신비하고 경이로워요 그쵸? 손 발도 없는것이 이런걸 만들어 내는데도 금손이라 부를수가 없네...
천천히 걸으면서 맘모스 스프링 지구를 다 둘러보고, 수영복 입고 노천 온천 할 수 있는 곳도 있다던데 온천도 하면 딱 좋았겠지만... 나, 이사람 발목 부상 나이롱 환자 ㅠ.ㅠ 도보 극혐 아동 2인 때문에 설렁설렁 드라이브 하면서 타워폴 지역을 거쳐 캐년 빌리지 지역으로 내려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타워폴을 향해 가던 도중... 모제스 레이크에서 10시간이나 떨어진 이곳에서 모제스 레이크 친구를 우연히 만났지 뭐예요?
같이 리틀 다이아몬드 레이크 캠핑 여행을 갔던 일본인 친구네 가족도 저희와 같은 시기에 옐로우 스톤 캠핑카 여행을 한다고 했었는데 우연히라도 만나면 신기하겠다 했는데... 진짜로 딱! 우연히 지나가다가 친구네 남편이 캠핑카를 세우고 쉬고 있는걸 발견했거든요.
옐로우 스톤에 와서 서로 메세지라도 주고 받으면 만날 약속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곳은 첩첩산중이라 전파 서비스가 안되서 와이파이는 꿈도 못 꿨고요 (호텔안은 다르겠지만) 전화기가 아예 불통, 서비스가 안되는 지역이라 5일간 속세와 강제로 인연을 끊어야 했어요.
일상 생활을 검색으로 시작하고 검색으로 끝내는 저는 폰 사용을 못하니 점점 자아상실 현상을 경험하게 됐어요. ㅎㅎㅎ
암튼 그런곳에서 친구와 만날일은 없겠다 했는데 우연히 보게 된거죠. 동네 친구 딴 동네서 만나니 두배 더 반갑더라고요.
먼데까지 와서 동네 친구까지 봤는데 옐로우 스톤에서 그 흔해 빠졌다는 바이슨을 한번도 못봤네 그려~
(아, 보긴 봤는데... 500미터 검은 점으로 봤음. 망원경으로 본건 무효임)
물론 옐로우 스톤 도착 첫날 양 뿔이 날개처럼 뻗어 있는 엘크는 봤는데
"저런거 여기서 널리고 널렸대! 내일부터 천천히 보지 뭐, "
하면서 그냥 지나쳤는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옐로우 스톤에서 보는 야생동물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캐년 지역의 그랜드 캐년 보고 올 때 곰도 있었는데 남들이 곰이라며 사진 찍고 몰려들길래 뛰어 갔더니 이미 숲속으로 숨어들어서 곰 그림자도 못 봤고요.
(대신 7월에 시댁 갔을 때 제 차 앞을 가로지르는 곰은 실컷 봤지만요)
암튼 타워폴을 지나 캐년 지역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반대방향의 북쪽으로 올라가면 어떤 풍경일까 싶어서 차를 돌려 약 10분 정도 더 올라갔는데....
어머머!!!!
사람들이 차를 세워 놓고 뭔가를 보고 있길래
"일단 우리도 차를 세워보자, 여기까지 왔는데 바이슨 못 보면 바이슨 똥이라도 봐야 하지 않겠어?"
라며 내렸습니다.
헐~ 그런데 진짜 바이슨 똥이 있다!!!!
심지어 그 똥에서 버섯이 자란다
이거슨... 그...동충하초??......가 아니라 똥중하초?!?!
그...그런데 저~~~~ 멀리로 진짜로 바이슨이 널리고 널렸지 뭐예요?
늬들.... 여기있었구나!!!!!
애기 바이슨도 있고, 막대걸레 뒤집어 쓴 듯, 레게 쏘울 가득한 덩치 큰 아빠 바이슨도 있고요, 여기서 바이슨 구경은 실컷 했어요.
역시 동물원의 동물을 보는것 보다 야.생. 상.태.의 동물을 가.까.이.서. 보는게 훨씬 더 감동적이였어요.
바이슨도 그러했고... 아빠 목마타고 가슴팍에 안겨있는 저 두 야생동물들도 그러했....
그렇게 바이슨을 보고 캐년 지역을 지나 매디슨 지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제가 남편에게
"바이슨이 우리 차 앞으로 딱! 지나가주면 이번 여행은 퍼펙트인데..."
라고 했는데...
갑자기 차들이 서행을 하기 시작하길래 속도를 점점 줄이면서 봤더니 도로가에 바이슨 한마리가 걷고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맙소사!!!!!!
진짜로 길가로 잘 걸어가던 바이슨이 저희차 앞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가지 뭐예요?
헐~
대.....박....
너무 떨려서 급하게 손 떨면서 비디오 찍었잖아요. ㅎㅎㅎ
덩치에 안 맞게 너무 순한 눈을 하고 있어서 심!쿵! 했어요.
오늘 하루는 이 바이슨 피날레로 장식을 하고 일정을 마무리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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