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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기

옐로우 스톤 국립공원 캠핑여행 -2

by 스마일 엘리 2019.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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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밤은 거의 영하까지 내려가서 발이 시려울 정도였는데 역시나 완벽한 방한 대책으로 속까지 따땃하게 잘 자고 일어났습니다.

​한 여름이지만 겨울 잠옷 챙겨와서 입히고 재웠더니 밤새 안녕히 꿀잠 자고 일어난 두 녀석들.

캠핑에서 제일 중요한건 뭐니뭐니 해도 밤 잠자리니까요.

어제는 원래 계획한 일정의 반의 반도 못 끝냈으나 오늘은 최소 반이라도 끝내보자며 야심차게 시작합니다.

그랜트 빌리지 캠프 사이트에서 출발해서 west thumb 지역을 둘러보고 다시 오른쪽 방향으로 올라가 캐년 지역을 둘러 볼 예정입니다.

​West thumb 지역도 간헐천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지역인데 이 지역의 특징은 어마어마하게 큰 호수 옆에 간헐천들이 흩어져 있고, 심지어 호수의 안에도 간헐천이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예요.

​이곳은 전체적으로 뜨거운지 대체로 온천수들이 푸른빛깔을 띄고 있습니다.

​이렇게 호수 안에 구멍이 있고, 그 속에서 온천이 분출하고 있어요. 차가운 호수물과 따뜻한 온천수의 물이 만나 겨울에도 이 주변의 호수는 얼지 않는대요.

​west thumb 지역의 가장 큰 온천인데 얼마나 뜨거운지 그 열기가 수증기로 느껴졌어요.

호숫가의 바람을 타고 수증기가 얼굴 전체를 덮는 느낌인데 진짜 스팀 타올 두르고 있는 느낌!  

​바람은 차갑지만 수증기는 뜨끈뜨끈, 차가운 바람에도 식지 않고, 계속적으로 얼굴에 수증기를 쐬고 있으니 피부가 촉촉해지더라고요. 이것이 천연 증기 맛사지인가봉가?

​전날 old faithful에서 본 간헐천들과 호숫가 옆의 west thumb은 또다른 자연 경관과 분위기가 있어요. 부모님들 오셔서 보셨다면 정말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아이들 커서 다음번에 올 때는 저희 부모님이나 시부모님들과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일정지인 west thumb은 아이들과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끝낼 수 있는 짧은 코스라서 아이들도 아직은 지치지 않고 잘 걸어 주었... 

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막바지에 걷기 싫다고 해서 기어코 아빠 목마 찬스를 획득한 제제

​그나마 다행이라면 오늘 둘러볼 코스들은 다행히 많이 걷지 않아도 된다는 것!

​주차장 근처의 나무 사이에서 발견한 돌맹이. 그냥 지나쳤을 돌맹이지만 시고모님께서 이런 돌맹이에 페인트칠을 하는 취미가 있으셔서 페이스북에서 동호회 활동을 하셔서 늘 그 활동을 봐 온지라 이 돌맹이도 그 동호회 회원들의 작품인것을 알아보았기에 괜시리 반가웠어요.

​뒤집어 보니 이건 워싱턴주의 앨링턴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회원의 작품이였어요. 이런 돌맹이를 발견하면 그 동호회에 발견했다고 사진을 찍어 올려요. 워싱턴주에서 10시간이나 떨어진 와이오밍주에  놓아 둔 돌맹이가 결국 워싱턴주에 사는 와플이의 눈에 띄어 다시 워싱턴으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이 돌맹이는 플로리다로 갈 수도 또는 유럽으로 갈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이제 약 50분을 달려 캐년 지역으로 올라갑니다. 옐로우스톤은 워낙 커서 각 코스로 이동할 때의 이동 거리도 꽤 멀어요. 그리고 동서남북 풍경이 너무나 달라요. 정말 천의 얼굴을 가진 국립공원이예요.

가다보면 이렇게 하얗게 나뭇가지만 남아있는 나무숲을 지나가게 되는데 나중에 검색해 보니 나무가 자라면서 뜨거운 온천수 때문에 화상(?)을 입어 점점 타죽어서 그렇대요. 나무 입장에서는 슬픈 일이지만 이렇게 하얗게 타버린 나무숲이 멋지기도 해요.

​캐년 지역으로 올라가던 도중에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옐로우 스톤 국립공원 안에는 곳곳에 picnic area가 있는데 숲속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준비해 온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캐년 지역은 산속이라 그런지 갑자기 한겨울 처럼 추워져서 따끈한 국물이 땡기더라고요. 그럴땐 또 컵라면 아니겄어요? 8월 한여름인데 한겨울 패션으로다가... 옐로우스톤은 자연 경관뿐 아니라 날씨도 변화무쌍하더라고요. 여름에 가더라도 꼭 방한복 한벌은 챙겨 가세요~

​따뜻한 차 안에서 꿀잠자고 일어나 불어터진 라면 먹는 제제씨~

먹여 주는데 손 시려워 죽는 줄 알았어요 ㅠ.ㅠ

​스프도 안 들어간 라면인데도 겁나 맛있게 먹는다잉~

​피크닉 에어리어 앞에 얕은 강이 흐르고 있어서 쉬어가기 정말 좋은 곳이였어요. 춥지만 않았으면 물놀이 하기 딱 좋을 곳.

옐로우 스톤의 또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풍경. 간헐천이 펼쳐져 있는 곳들과는 완전 다른 느낌, 다른 풍경이죠?

캐년 지역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이렇게 드넓은 분지가 펼쳐지고 야생 들소 (bison) 들이 한가롭게 누워 있어요. 태어나서 야생 들소는 처음 봤거든요. 차를 세우고, 망원경으로 봤어요. 이미 다녀온 친구들 얘기로는 야생 들소가 눈 앞에 지나다닌다는데 옐로우스톤 2박 3일차인 저는 이날 500미터 거리에 있는걸 처음 본 지라 이것만으로도 완전 대흥분!!!  나중엔 너무 많이 봐서 감흥도 없다는데...

​야생들소의 흥분을 가라 앉히고 아찔한 협곡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웅장함을 보러 south rim으로 가야하는데 와플이 아부지의 south에서 자연이 부른다 하여 south rim을 지나치고 캐년 빌리지의 캠프 지역에 있는 화장실을 왔지요. 온김에 식후 아이스크림 한콘 땡기고요.

​와플이가 고른 허클베리 아이스크림 강추합니다. 허클베리가 허클베리핀의 허클베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베리류의 과일이더라고요. 옐로우스톤의 허클베리가 유명한건지 허클베리잼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파는데 잼도 맛있었고, 아이스크림도 맛있었어요. 인간의 자연을 해결했으니 이제 진짜 자연을 보러 가야죠.

​온천 팡팡 솟아나던 간헐천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옐로우스톤의 그랜드 캐년

협곡이 너무 가파르고 너무 장엄해서 다리가 후달거리더라고요.

여기는 사우스림의 아티스트(Artist) 포인트입니다. 이곳의 뷰포인트가 여러군데가 있는데 하이킹을 한다면 폭포까지 가 볼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아이들이 어려서 하이킹 코스는 다 스킵해야 해서 너무나 아쉬웠어요. 다음 기회에는 정말로 하이킹을 해 보고 싶어요.

 

 

​애리조나주에 있는 그랜드 캐년도 가봤지만 그 그랜드 캐년과는 또 다른 장엄함이 있어요. 애리조나주의 그랜드 캐년은 자연앞에서 인간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고, 그 웅장함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였는데, 옐로우 스톤의 그랜드 캐년은 가파른 협곡 사이로 보이는 강줄기가 너무너무 작아 보여서 그것을 내려다 보는것 조차 무서웠어요. (아, 나이탓일수도...ㅋㅋㅋ)

​오늘은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이녀석들이 자꾸 힘들다 응석 부리면 안아주고, 목마 태워주는 아빠 때문에 좀만 걷다가 못 걷겠다고 주저 앉으니 와플이 아부지는 젖먹던 힘 쥐어 짜내며 애들을 안고 갑니다.

완전 애기들이였을 땐 나만 찾아서 그렇게 날 힘들게 하더니...그 암흑기가 지나고 나니 이렇게 호시절이 오는군요.

​이번엔 차를 타고 노스림(North Rim)으로 협곡의 건너편 반대방향에 있는 look out 포인트로 왔습니다.

폭포수를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왠지 더 가깝게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킹을 해서 brink of lower fall로 가면 폭포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지만 트레일이 보통 걸음으로 약 50분 정도 걸린다 하니 10분 걷고 안아 달라는 아이들 데리고 가봤지 "저승길 미리보기" 밖에 더 되겠어요?

​그래서 기념 사진만 남기는 것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이번엔 노스림의 그랜드뷰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옐로우스톤의 그랜드 캐년에서 한군데의 뷰포인트만 본다면 단연 아티스트 포인트이고요, 노스림에서는 그랜드뷰 포인트입니다.

사우스림의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본 것과는 또 다른 풍경이죠? 협곡 사이에 한그루씩 솟아있는 나무들이 협곡의 깊이와 크기때문에 아주 작은 나무들처럼 보여요. 저기에 사람이 서 있다면 작은 점 처럼 보일 정도거든요.

오늘 계획한 일정은 트레일 코스들을 포기하고 굵직 굵직한 뷰포인트들만 둘러 봤기에 예정대로 다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문제는... 그랜트 빌리지의 캠프 사이트에서의 2박을 끝내고 매디슨 캠프 사이트로 옮기고 텐트도 다시 쳐야 하는 것이였죠.

캐년 빌리지에서 매디슨까지 약 40분 정도 운전해 와서 텐트를 치고, 샤워를 해야 하는데 매디슨 캠프 사이트는 샤워 시설이 없어서 샤워를 할려면 다시 캐년 빌리지로 가거나, 그랜트 빌리지 또는 올드 페이쓰풀, 아니면 맘모쓰 지역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였죠. 하아~

단지 샤워 때문에 다시 20분을 운전해서 올드 페이쓰풀로 왔습니다.

​올드 페이쓰풀의 샤워 시설은 숙소안에 있는 시설을 빌려 쓰는거라 1인당 4불 (아이들은 약 2불)을 지불해야 했어요. 그랜트 빌리지에서 받은 샤워 쿠폰이 있었는데 그건 그랜트 빌리지와 캐년 빌리지의 샤워시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였어요.

​샤워만 하러 올드 페이쓰풀에 왔다가 다시 돌아가서 식사 준비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번거로워서 올드페이쓰풀의 snow lodge obsidian dining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6시 20분쯤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1시간 정도 대기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식당에 입장한 시간이 8시 20분.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와플이 아부지는 고스톱 게임을 와플이에게 전수함요. 

"쓰리광을 모아야해!!!" 


그리고 주문한 식사가 눈 앞에 나온 시각은 9시 30분 ㅠ.ㅠ

옐로우스톤까지 왔으니 바이슨 요리 (야생 들소) 먹어보자며 주문했는데... 향신료로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지만 특유의 고기 누린내가 있어서 전 별로 였어요. 고기라면 가릴것 없이 좋아하는 와플이 아부지도 바이슨은 자기 입맛에 안 맞았다고... 3시간 대기 시간과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너무 떨어졌던 잘못 된 선택이였습니다. 

저녁 식사 시간으로만 3시간을 허비하고, 밥 다 먹고 나오니 이미 밤 10시가 훌쩍 지났더라고요. 다음날도 기나긴 일정이 있으니 이날 캠프 파이어는 안 하기로 하고 (내 군고구마 ㅠ.ㅠ) 텐트 도착하자 마자 딥슬립~ 이렇게 옐로우스톤에서의 하루가 또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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