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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 병원에서의 임신, 출산 경험기, 한국과 이렇게 달라~

by 스마일 엘리 201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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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찾아 온 엘리입니다.
그간 왜 소식이 뜸했냐 물으신다면...
미국 최대 명절인 땡스기빙이 저번주에 있었잖습니까?
아기가 태어남으로 진정한 의미의 가족이 되었으니 이젠 제대로 된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내보자라는.... 건 허울 좋은 명목이구요,  아기가 있으니 어디 나가서 외식하기도 쉽지 않고, 어쨌든 집에서 보내야 하는데, 명절에 먹을 음식은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땡스기빙 준비를 해야 했답니다 ㅠ.ㅠ
그리고 이번주는 미국의 두번째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가 곧 다가 오고 있으니 가족들에게 보낼 크리스마스 선물 구입과 포장등등으로 매일 매일 바쁜 날들이였어요. 2012/12/12 - [미국 생활기] - 한국 며느리들만 있는게 아니야, 미국 며느리들의 명절 고충
제 스케쥴 대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아기 스케쥴에 맞춰서 움직여야 하다보니 이틀이면 끝날것도 일주일이 걸리네요.
그리하여 이렇게 오랫만에 나타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미국 병원 이야기를 이어서 계속 합니다. ^^
오늘 들려드릴 얘기는 미국 병원에서의 임신 출산 경험기입니다.

 
1. 미국 산부인과 태아의 성장 체크를 이런 방법으로???

 

한국에서는 임신 테스터기로 임신 확인을 하게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당장 산부인과로 달려가서 의사 선생님의 입으로 직접 임신 사실을 확인 받고, 그날 바로 초음파 영상을 확인합니다. 아기 심장 소리를 듣기에 이른 시기라면 적어도 아기집이 생긴 것 정도는 확인 할 수 있죠.

하지만 미국 병원에서는 임신 확인 후, 의사를 만나서 초진을 받는 것은 8주에나 가능합니다. 8주가 되기 전에는 아예 예약도 안 잡아 주더라구요. 8주가 지나야 초음파상으로 아기의 심장 소리를 확실히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더군요.

게다가 한국 산부인과에서는 매월 한번씩 정기 검진을 갈 때 마다 태아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초음파로 확인하지만 미국의 산부인과에서는 고위험 임신의 경우가 아니라면 임신 기간 동안 초음파를 기껏해야 3번 정도 볼 수 있답니다.

임신 확인 후, 심장 소리를 들을 때 한번, 임신 중기에 정밀 초음파 한번, 그리고 출산 직전에 한번 이렇게 말이죠.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처럼 3D 4D다 하며 아기 얼굴까지 보여주는 입체 초음파 따위의 서비스는 기대하지도 않을뿐더러 , 아기가 아무 이상 없이 잘 크고 있는지 궁금해 죽겠더라구요.

아니, 그것보다 초음파를 세번밖에 안 보면 의사는 아기가 이상 없이 잘 크고 있는지 어떻게 아는지 그게 더 궁금할 지경이였죠.

그런데 이!럴!수!가!!!

미국의 현대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제 눈 앞에서 벌어졌습니다.

매월 있는 정기 검진, 초음파도 없는 진료실의 침대에 저는 누워 있었습니다. 미국 의사는 초음파도 안 보고 우리 아기가 주수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낼지 궁금한 마음을 억누르며 의사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였습니다.

드디어 의사가 등장하고, 그의 손에는 다름 아닌 줄자가!!!!!

 

'아니, 저 줄자로 무엇을 하겠다는거지?? .... 설마!!!'

 

설마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였습니다.

의사는 줄자로 자궁의 위치를 더듬으며 배 둘레를 세로로 재더군요.

                                          (이미지 출처: google image )

바로 요렇게 말이죠!!!

그리고는

"완벽해요!! 정확하게 아기는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어요, 배 크기도 주수에 딱 맞아요"

 

 

한국에서는 초음파로 머리 크기, 체중까지 다 측정해 준다는데, 기껏 줄자로 배 크기를 측정해서 뱃속에 아기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저 미국 의사의 말을 그대로 믿어도 좋은 것인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신 전부터 임신 중기쯤 되는 뱃살을 보유하고 있었던지라, 이러한 저의 개인적 사정까지 말하지 않았는데도 의사가 다 고려하고 판단한 결과인지 심히 걱정되었거든요. ㅎㅎㅎ

그래도 그나마 안심이 되었던 것은 초음파로 아기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심음 측정기로 아기의 심장 박동 소리는 들을 수 있었기에 ' 뱃속에서 건강하게 잘 크고 있구나' 하고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2.아기의 체중이 얼마냐 물었더니...

 

저는 사실 고위험군 임산부였기에 세번 이상의 초음파를 검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밀 초음파는 32주에 받고, 그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내원하여, 아기의 태동 검사와 함께 간이 초음파로 태아의 위치를 확인했답니다. 32주 초음파 검사에서 아기가 이미 2.6KG으로 모든 성장이 2주 정도 빠르다는 진단을 받았던 터라 자연분만을 하려면 출산 때까지 아기가 많이 크지 않도록 조절을 해야 했어요.

그래서 남은 임신 기간 동안 열심히 걷기 운동(을 가장한 마실 다니기)을 하며 아기의 폭풍 성장을 늦추려고 노력했기에 34주 검진에서 간이 초음파를 볼 때 의사에게 아기의 체중이 얼마 정도 되냐며 물었더랬죠. 그런데 간이 초음파로는 아기의 체중은 알 수 없다지 뭡니까?

그러더니 의사가 갑자기 제 배의 양 옆과 위 아래를 손으로 꾹~ ~ 눌러보더니



" 아기 체중은 6파운드 정도 될 것 같아요, 아기가 그리 크지 않으니 걱정 안 해도 될거에요" 

 


'아니, 이런 원시적인 방법으로 아기 체중을 측정해 놓고, 나 보고 걱정하지 말래는거야?'  라며 또 의사의 비현대적인 진료방법에 불신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2주전 정밀 초음파 검사에서 아기가 이미 2.6kg이였기에 그때 이미 거의 6파운드였다는 얘기인데 2주가 지난 34주에 의사가 손으로 대충 눌러보고 6파운드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니 이건 정밀 초음파 기계를 믿어야 할지, 아날로그식 진료를 하는 의사를 믿어야 할지 답답하다 못해 불안할 정도였지요.

 

그러나 결론은... 기계도 정확하지는 않다는 것! 그리고 오랜 경험에서 오는 아날로그식 진료가 정확할 수 있다는 것!

39주에 태어난 아기는 6.7파운드 (3kg) 34주에 의사가 손으로 눌러가며 측정했던 6파운드 정도 될 거라던 의사의 말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3.분만 시 굴욕 3종 셋트는 없었다!!!

 

39 2일째 되는 날 유도 분만 예정 이였던 저는 그 하루 전날인 39 1일째 되는 날 양수가 먼저 터지는 바람에 하루 일찍 입원해서 유도 분만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수 확인 검사를 하고, 입원을 한 후, 진통 촉진제 투여까지 순조로웠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굴욕 3종 셋트로 통하는 관장, 제모, 회음부 절개에 대한 걱정이 시작되더군요.

간호사에게 관장은 안 하냐고 물었더니 안 한다기에

"혹시 힘주기 하다가 아기가 안 나오고 응아가 나오면 어쩌죠?"

라고 했더니

"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에겐 자주 있는 일이니까 괜찮아요"


라며 아주 쿨~ 하게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하더군요.

'아무리 그대들이 괜찮다고 하더라도 남편이 지켜 보는 앞에서 애 낳다가 응아를 낳는 대참사를 보여주고 싶진 않다규~~~~' 

이럴 줄 알았으면 오기 전에 셀프 관장이라도 좀 하고 올걸 하며 후회했다지요. 게다가 배를 쥐어짜는 진통을 겪으면서도 '절대로 실수하지 말자' 라며 자기 최면을 계속적으로 걸었답니다. 전 차라리 굴욕이라도 관장 해 주는 한국이 나은 것 같아요.

 

제모의 경우는 한국에서는 원래 그곳을 제모하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굴욕적이겠지만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여성들이 평상시에도 제모를 하고 관리합니다. 그래서인지 따로 출산시에 제모를 하지 않는 것 같아요.2013/01/16 - [미국 생활기] - 미국인들의 제모 영역은 어디까지?

그리고 한국에서는 아기가 태어날 때 산도를 넓혀줄 목적으로 의사가 의도적으로 회음부 절개를 하지만 미국에서는 회음부 절개 역시 없었습니다.

아기가 찢고 나오면(?) 찢고 나오는대로 자연의 순리를 따르나봐요. 대신 찢어진 회음부의 봉합은 숙련된 의사의 장인 정신으로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바느질 해 줍니다.
한국에서는 진통을 겪다가 분만 직전에 분만실로 옮겨서 출산을 한다고 들었는데 미국의 경우 분만 직전 병실의 이동 없이 한 곳에서 진통과 출산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사진에 보이는 저 침대의 손잡이를 부여잡고 18시간의 진통을 겪은 후, 막판에 제 양쪽 허벅다리를 끌어 안으며 푸쉬 4번만에 저희 아기를 품에 안았다지요 ^^ 신의 가호가 있었던지 제가 그렇게나 우려하던 대참사는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만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가 없었는지, 와플이는 제 회음부를 무참히 찢으며 나와주었습니다.

 

4.출산 직후 간호사가 가져 온 것?


출산을 하고, 회복실로 옮겨져 기운을 차렸을 즈음, 간호사가 점심때가 가까웠으니 식사를 하겠냐고 묻더라구요.
하지만 입맛도 없고 입안도 텁텁해서 그냥 목이 마르다고 했더니 간호사가 병실로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얼음이 반이나 들어가 있는 시원한 냉수와 시원한 사과 쥬스

한국에서는 출산직후부터 산후조리가 시작되는거나 다름없지 않습니까? 한여름이라도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어서도 안되고, 차가운 음식을 먹어서도 안되고,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수면양말까지 챙겨 신는다고 들었는데, 이제 막 아기를 낳은 산모에게 얼음이 잔뜩 들어간 냉수라니!!!

한국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출산 후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열을 내서 땀을 빼야 하는 산후 조리 개념이 없는 미국에서는 출산 하면서 땀 흘린 후, 시원한 냉수 한잔으로 목을 축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게다가 병실도 어찌나 에어컨이 빵빵한지, 한국식 산후 조리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들어왔던 저는 혹시 이러다가 산후풍이라도 걸리는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답니다.

 

5.미국 산부인과의 산모식은?

얼음반 물반이던 냉수를 받아든 저는 차라리 밥을 먹는 편이 나을 듯하여 간호사에게 식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점심 식사라며 제 눈 앞에 산모식(?)을 셋팅해 주더군요. 

한국이야 출산을 한 산모는 미역국을 먹고, 찬 음식을 피해야 하므로 따로 산모식이라는 개념이 있겠지만, 미국인들에게 산모는 특별히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모식 이라는 것이 따로 있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출산 직후, 첫 점심식사로 나온 것은 칠면조 고기와 매쉬드 포테이토, 당근, 샐러드, 정체불명(?)의 숲, 레몬티였답니다.
그리고 이틀째 되는 날에는 산모에게 출산 축하 특별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특별식 메뉴에서 원하는 음식으로 고를 수가 있더군요.

그리하여 제가 신청한 음식은....
스테이크와 랍스터!!! 2013/11/01 - [미국 생활기] - 이것이 미국 병원의 환자식이다!

비록 산모를 위한 산모식이 따로 있는건 아니지만 미국도 산모를 특별하게 생각하는건 마찬가지인가봐요. ^^

특별식으로 랍스터를 준비해주다니... 미역국 못 먹은 설움은 이걸로 싹~만회했답니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미역국은 못 먹었지만 출산한 날 저녁부터 지인분이 미역국을 끓여다 주셔서 결국엔 미역국도  먹었어요 ^^ )

 

6. 퇴원시에 없으면 안되는 이것!

미국 산부인과는 자연분만의 경우 2 3일간 입원하게 됩니다. 그리고 퇴원하기 직전 간호사가 브리핑을 하더라구요. 2 3일간 저와 아기의 상태는 어땠는지, 아기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어떻게 치료했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서면으로 작성해서 건네주고, 직접 그에 대한 설명을 다시 한번 해 주더군요.

또 아기를 케어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해서 알려 줍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것이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인데요, 입원해 있는 동안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에 관한 DVD를 필수적으로 보게 하고, 시청했다는 내용의 서류에 사인까지 해야 했어요. 그리고 퇴원 직전에 간호사가 브리핑할 때 다시 한번 쉐이큰 베이비 신드롬에 대해서 강조하고, 절대로 우는 아기를 달랜다고 심하게 흔들거나 하지 말라고 합니다.

브리핑이 끝나고 나면 퇴원해도 좋다며 퇴원준비를 하고 나오라고 하는데요, 이때 꼭 간호사에게 보여 줘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펀 카시트!

아기를 카시트에 눕히고, 안전 벨트까지 완벽하게 착용 시킨 후, 간호사에게 확인을 받습니다. 간호사도 다시 한번 안전 벨트가 제대로 착용되었는지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퇴원해도 좋다는 허락을 해 줍니다.

카시트는 출산시 병원에 가져와야 할 준비물 목록에도 씌여져 있고, 없으면 퇴원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남편과 저는 2 3일간의 입원을 끝내고 아기를 인펀 카시트 바구니에 눕혀서 무사히 퇴원했답니다.

* 참고로 가끔씩  출산 후 아기를 데리고 조리원으로 가거나 집으로 갈 때 안고 가야 하는지, 카시트에 앉혀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글을 인터넷 카페에서 보곤 하는데요, 신생아를 카시트에 앉히는건 너무 이르다며 안고 가야 한다는 덧글들을 봤습니다. 일반 카시트가 아닌 아기 바구니 처럼 생긴 인펀 카시트라면 신생아를 앉힐 수 있구요, 아기는 엄마의 자궁에 있을 때의 자세로 앉게 되기 때문에 울지 않고 오히려 편안해 한답니다. 태어난지 1주일 된 와플이가 7시간의 신칸센 여정이 가능했던 것도 이 인펀 카시트 때문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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