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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한국 며느리들만 있는게 아니야, 미국 며느리들의 명절 고충

by 스마일 엘리 201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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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크리스마스 쇼핑이 끝났답니다.
시부모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물론이고, 남편의 형제 자매, 그리고 조카들 선물까지 구입을 끝내고, 어제 하루종일 집에 앉아, 포장지 재단하고, 포장하고, 쪼그려 앉아 카드 작성하다 보니 하루가 다 갔네요. 휴우~

명절이면 한국에서 며느리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집니다만, 미국도 한국 며느리들과 마찬가지로 명절이 다가오니 며느리들의 한숨소리가 깊어지더라구요.
저번주 수요일에 제가 주최했던 파티에 모인 친구들이 다들 결혼한 주부들이다 보니 공통 관심사도 비슷하고,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자연스레 대화의 주제가 크리스마스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준비했던 홀리데이 퀴즈도 이 주제를 이끌어 내는데 한 몫했구요.

역시나 미국의 큰 명절이라 그런지 들뜨고 설레이는 마음과 더불어 부담감도 함께 오나보더라구요.
미국 며느리들의 명절 고민 함께 들어 보시죠.

1.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한 지출로 가정 경제의 부담

미국인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미국 최대의 명절인 만큼,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선물과 카드를 교환하는 가족들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크리스마스를 위해 가족 개개인의 선물을 준비해야 하다보니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죠.
특히, 결혼한 사람의 경우 시댁 가족들의 선물은 물론이고, 친정 가족들의 선물까지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다보니 12월 한달의 지출로 가정 경제가 휘청~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11월 땡스기빙을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때 부터 시작한 쇼핑이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까지 이어져 가계의 지출이 커 진 경우도 있긴합니다. 그래서인지, 남편의 직장에서 안내 메일이 한통 도착했는데, 블랙프라이데이 쇼핑과 크리스마스 쇼핑으로 과다하게 지출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 가정을 위한 대출 상품이 있으니, 주저말고 이용하라는 내용이더라구요. ^^ )

선물은 양가 부모님만 챙기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내면 좋겠지만 자신의 아이들은 물론이고, 조카들이 있다면 절대로 조카들의 선물을 빼 놓을수가 없어요.
왜냐면 미국은 어린이날이 없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은 일년에 생일과 크리스마스 단 두번밖에 없거든요.
한국의 아이들이 명절때 세뱃돈을 얼마나 받을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미국의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때 얼마나 많은 선물을, 어떤 선물을 받을까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에게 미리 크리스마스때 받고 싶은 선물의 리스트를 작성하게 한다는군요. 그리고 그 리스트에서 부모와 친척들이 선물을 골라서 사줍니다.
형제, 자매들의 선물 역시 서로 안주고 안받기를 하면 좋겠지만 자신이 가진것을 나누고, 그 나누는 기쁨을 즐기는 것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인지라 그럴수도 없으니,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온 가족의 선물을 다 챙기는 것이지요.
양가 가족만 챙기는 사람들은 그나마도 다행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경우 크리스마스를 맞아 따로 그분들의 선물까지 준비한다고 하니 과연, 남편 직장에서 직접 대출 상품 안내를 할만도 하구나 싶더라구요.

이런 선물 비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떤 가족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의 금액의 제한을 두기도 한다고 해요. 예를 들면 '절대로 20불이 넘지 않는 선에서 선물을 고를것' 이라는 조건으로 가족들의 선물을 준비한다네요.


                       (저도 드디어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를 다 끝냈습니다, 밀린 숙제 다 끝낸 기분이였어요~ )


                                        (곱게 포장해서 받을 사람 이름표까지 달아주었지요 ^^ )


               (저도 한때 전 좀 부쳐봐서 아는데 한국 며느리분들의 전 부치는 것 만큼 힘들어요 ㅠ.ㅠ )

저도 미국 시댁을 둔 며느리로서 다른 미국인 며느리들의 고충에 동감합니다만, 한국은 크리스마스를 챙기지 않으니 저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죠.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2. 머리 아픈 선물 고민, 카드 선택 고민 

제가 얼마전 미국인들도 현금이나 기프트 카드 선물을 많이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2012/12/04 - [일상 생활기] - 현금이 가장 좋은 선물, 미국인들에게도 통할까?
제 친구 아이비의 경우는 모든 가족들에게 비자 기프트 카드를 선물 상자에 담아 포장해서 보내기 때문에 선물에 대한 고민을 아주 쉽게 해결했지만, 역시나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것을 선물로 할지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선물하는 대상이 부모님, 형제, 자매, 아이들까지 다양한데다가 비용도 고려하여 선물을 골라야 하니 여간 머리 아픈 일이 아닙니다.
저만해도 선물 때문에 정말 며칠동안 고민했으니까요.
게다가 특히 아이들의 선물 같은 경우는 더더욱 고민스럽더라구요.
저도 올해 선물을 고르면서 내년에는 그냥 기프트 카드로 떼워버릴까보닷! 하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저희 시댁 식구들도 아이들에게 선물 리스트를 만들게 했는지 제가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자 남편이
선물 리스트 보내 달라고 하면 되지 뭘 그렇게 고민해?
하더라구요.
역시!!! 저희 시댁 식구들도 아이들에게 선물 리스트를 작성하게 했더군요.
진작에 부탁할걸 그랬나봐요. ^^

그리고 카드 고르기!!
이것 또한 머리 아픈 일 중에 하나입니다.
2012/09/05 - [미국 생활기] - 미국인 시어머니로부터 받은 내용없는 카드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수백종류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출시됩니다.
여기서 디자인이 예쁜것만 고르면 되느냐!!!
그게 아니거든요.
카드에는 이미 내용이 씌여져 있는데, 받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 그리고 보내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집니다.
아주 오글거리는 내용도 있고, 빵 터지게 하는 유머러스한 내용도 있고, 또 아주 심플하게 기본에 충실한 내용의 카드도 있습니다. 받는 사람과 나의 관계를 잘 생각해서 내용도 골라야 합니다. 일일이 카드를 열어서 내용을 다 살펴봐야 하고, 보내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닌데다, 그에 따라 내용도 다 다른것들로 골라야 하다보니 카드 고르는데만도 시간이 엄청 걸립니다.

 (제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고른 올해의 크리스마스 카드들입니다.

아, 그리고 선물 비용도 부담이지만 사실 카드의 비용도 무시 못할 비용입니다.
저렴한 것은 3불, 반짝이 좀 붙었다 싶으면 5불~6불, 거기에 입체적인거 하나 더 붙으면 막 10불까지 갑니다. 똑같은 디자인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카드도 있긴 하지만, 역시나 가족들에게는 정성을 담은 맞춤형 카드(?)를 선호하는 듯 합니다. 

                              (동일한 디자인의 크리스마스 카드 셋트)



 

3. 선물 포장과 카드 쓰기의 중노동(?)

여러분 선물 포장이 은근히 중노동인거 아시나요??
한두개 정도야 기분 좋게 포장할 수 있지만 4개째 정도 포장할 때면 이건 선물 포장이 아니라, 단순 막노동이 되는것이죠.
그런데 다들 전업주부라 그런지 선물 포장, 카드 작성 역시 자신들이 직접 한다는군요.
제가 작년에 선물 포장하느라 허리 아파서 죽을뻔 했다고 미국인 친구들 앞에서 하소연했더니 

넌 시댁 식구들 선물만 준비한다면서???  나는 양가 가족들 선물 포장하느라 밤을 샌 적도 있어!

라더군요 .
그말에 바로 입에 오바로크 치고 조용히 찌그러졌습니다 ㅡ.ㅡ;;;;
왜냐면 저는 시댁 식구들 선물 포장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지치더라구요. 
저것들을 언제 다 포장하나~ 하며 구입해 놓은 선물들을 쳐다보며 며칠동안 한숨만 내쉬었더랬죠. 
시작할 엄두가 안 났거든요.

카드 작성의 경우는 대부분 그냥 싸인만 해서 보낸다는군요. (물론 내용을 추가로 쓰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미국인 친구들은 선물포장과 함께하면  "너무 많은 일" 이라며 하소연하더라구요.
전 포장도 포장이지만 무엇보다도 카드 작성이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남편은 그냥 내용이 다 씌여져 있으니 싸인만 해서 보내면 된다는데, 전 아무리 그래도 싸인만 해서 보내는건 너무 성의 없게 느껴지더라구요.
사실, 남편말대로 작년 크리스마스때 그냥 싸인만 해서 보내긴 했는데요, 시부모님의 경우야 제가 가끔씩 이메일도 드리고 저희들의 소식을 전해 드리고 있으니 근황을 잘 알고 계시지만 남편의 친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머지 할머니의 경우는 저희가 일본에 와 있어서 만나지도 못하고, 메일도 따로 드리고 있지 않으니 저희 소식을 알길이 없거든요.
그런데 카드에 자필 내용도 없이 달랑 싸인만 해서 보내는건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남편에게는 싸인만 하게 하고, 제가 따로 카드의 왼쪽면에 간단하게 메세지를 썼는데 각 카드마다 이 내용들을 제 머리속에서 쥐어짜내려니 차라리 머리털을 뽑는게 고통이 덜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ㅡ.ㅡ;;;
그래도 이런 저의 창작의 고통?으로 온 가족들이 제 메세지에 작은 미소를 지으신다면 이 이상 기쁠일도 없겠지만요 ^^;;;

이러고보니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지 않습니까???
한국은 한국 며느리들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고, 또 미국은 미국 며느리들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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