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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여행 이야기

이태리에서 난 인기녀인줄 알았다!!!

by 스마일 엘리 201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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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여행의 에피소드로 많은 분들이 즐거워 하시는 것 같아, 삘 받은김에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더 나갑니다 ^^
바티칸 제국을 다녀 온 날, 저에게는 수난의 날 (일행들은 인기 폭발의 날이라고 칭함)이였는데요, 민박집을 떠나면서 부터 시작된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서 저는 뭇 남자들을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무슨 제가 인기녀 같이 들리는데.... 전 정말 흔녀중에 흔녀입니다 ㅡ.ㅡ;;; 아니 요즘 흔녀들도 워낙 예뻐서 그 레벨도 못 되는..... ^^;;;
그런데 그런 제가 미의 기준이 다른 이태리 남자들 눈에는 조금 괜찮아? 보였나봅니다. (아님, 7년전에는 상태가 이 지경은 아니였으니 좀 나았을런지도요 ㅋㅋ 아하하하하하==>뽈쯈해서 크게 웃는 웃음;; )

아무튼 민박집에서 만나게 된 미대생 동생들과 바티칸 제국을 보고 국제 전화를 하러 전화방에 가기 전에 저희는 테르미니역 근처에 있는 이태리 파스타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좀 괜찮아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 갔습니다.

이태리의 길거리 풍경을 만끽하고자 일부러 창가쪽 테이블로 안내 받아서 앉았는데, 저희 테이블의 반대쪽에 식기구 반환구로 보이는 곳에  조그만 창이 있고, 그 창문 안에는설거지 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동남 아시아계 남자 분 한분이 서 계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시선이 어찌나 뜨겁던지 거짓말 좀 보태면 아주 사람 하나 태워 죽이는건 문제도 아닐정도였어요 ^^;;;
그 시선을 눈치 챈 미대생 동생들 중 한명이
언니, 언니는 오늘 너무 위험해, 안쪽으로 앉아, 내가 보호 해 줄게

하며 저를 안쪽 좌석으로 앉히고, 그녀는 바깥쪽 좌석에 앉았습니다.
한참 수다를 떨고 있을즈음, 주문한 음식들이 나와서 정신없이 몰입해서 먹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느...... 껴지는 뜨겁고 느끼한 시선~ 
그 창문 안에 계시던 동남 아시아계 아저씨가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그런데 한번 느껴지기 시작한 시선이 계속 신경이 쓰여 저도 흘끔 흘끔 곁눈질로 경계해 가며 먹고 있었죠.
저 뿐만이 아니라 마침내 함께 먹고 있던 일행들도 눈치를 채고는..

저, 남자 계속 쳐다보네~

이쯤되니, 다들 신경이 쓰이기 시작해서 그 남자분에 대해서 얘길 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저희들끼리 또 머리를 맞대고 속닥 속닥~

"이태리에서 언니는 너무 위험해!!!"==> 저만 쳐다 본건 아니였어요. 
"왜 계속 쳐다보는거야? "
"밥 좀 먹자~ 밥 좀!!!"

자신의 얘기를 하는줄 아는지 모르는지 그 동남 아시아계 아저씨는 저희들의 속닥거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시선을 고정한 채 그렇게 쳐다 보는겁니다.
그렇게 또 잠시 먹는것에 정신이 팔렸다가 접시 반환구 창문쪽을 쳐다보니 아니 이 아저씨 이제는 본격적으로 쳐다 보겠다고 작정을 하신 듯 그 창문에 턱을 괴고는 쌓여 있는 접시들을 방치한 채 저희들을 쳐다 보시더라구요.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그것을 눈치 챈 저희들은 또다시 속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 뭐야 저 아저씨!!!"
"이 놈의 이태리에서 사그라들지 않는 인기는... 아놔~"
"설거지나 하시지!!!"

"설거지가 쌓였구만!!!"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식기구 반환 창문에서 들려오는 동남 아시아계 아저씨의 목소리는 조잘거리던 저희들의 입을 닥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맛있어?"

............... 
(또 서로 눈알만 굴리는 중!!! )


용기를 내어 제가 물었습니다.
하.... 한국말 할 줄 아세요?

나, 한국말 잘해!

나 한국말 잘해!

나 한국말 잘해!

나 한국말 잘해!

'어뜩해!!!! 한국말 잘한대 ㅠ.ㅠ '

저희들은 이 어색한 상황에서 어찌할 줄 몰라하며 그저 파스타만 돌돌돌 돌리고 있었지요.
그런 저희들에게 두배는 더 무거운 짐을 머리위에 올려 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나, 인천남동공단에서 3년 일했어.

아~ 어쩌란 말인가!!!

한국말을 잘 하는것도 모잘라, 인천 남동 공단에서 3년씩이나 일했대 ㅠ.ㅠ

저희는 그말을 듣고는 '침묵은 금이다' 를 가슴에 새기며 조용히 그렇게 나머지 식사를 끝내고...
조용히.. 그 식당을 나왔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쓴 내용 이외에 그 아저씨가 들었을 때 기분 나쁠만한 말이나 욕은 전혀 하지 않았으니 혹시라도 오해하시는 분 없길 바래요~  ^^ 설거지 하시는 분인데 설거지 쌓였다고 설거지나 하라고 한 것이 너무 죄송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것일 뿐!)

많은 이태리인들의 추파를 받았던 날이라 그 아저씨 역시도 저에게 느끼한 추파를 던지는 것인가 착각 했지만 아마도 이 아저씨는 자신이 아는 한국어가 들려서 반가운 마음에 쳐다 봤었나봐요.
한국어를 말할 수 있으니 무슨 얘기 하는 것인지 궁금하고 듣고 싶고 그랬겠죠. ㅎㅎㅎ
이 일이 있고나니, 그 전에 있었던 이태리 남자들의 추파 역시도 알고보면 다른 이유가 있었을지도... ㅇㅎㅎㅎㅎ ==>씁쓸한 웃음
그리고 나서 저희들은 다음 에피소드가 일어나게 될  인도인이 하는 전화방에 가게 된 것이랍니다.
 2013/01/08 - [일상 생활기] - 이태리 시내 한복판에서 한국욕을 듣게 된 사연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저와 함께 다녔던 예쁜 미대생 동생들입니다. 사진을 찍어주던 YJ양까지 다들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예요. 그때의 인연으로 가끔씩 연락하고 있는 친구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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