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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전기 온열 매트 거부하던 미국인 남편이 숨기고 싶었던 비밀

by 스마일 엘리 2012.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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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는 한 주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바빴네요.
이번주도 이래저래 조금 바쁠 것 같아요.
혹시 답글이 늦어지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 날씨에 접어든 듯 합니다.
길거리의 사람들 옷이 벌써 겨울 코트와 두꺼운 점퍼들이더라구요.
그리고 일본집답게, 맨발로는 바닥을 걷고 싶지 않을 만큼 마루바닥이 차갑습니다.
이불을 덮고 있어도 방안의 공기가 차가워서 그런지 이불도 차갑고, 이불안도 차가워요 ㅡ.ㅡ;;;
히터를 계속 틀어 놓으면 숨이 막힐 것 같아서 자기 전에 끄고 자는데, 온기가 식고 난 새벽 시간이면 그렇게 추울 수가 없습니다.
잠든 후에는 남편이나 저, 둘다 서로를 생각해 줄 이성 따위도 함께 잠들어 버리기 때문에 본능에 충실하다 보니, 상대가 어떻든 일단 추우면 이불을 감아 버리니, 새벽에 감은 이불 내 놓으라며 서로를 깨우는 일이 잦습니다.

특히 제가 추위에 약한 것인지, 아니면 따뜻한 한국의 온돌방에서 자라, 온돌이 없는 이런 추운 겨울이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무엇보다 잠자리가 뜨끈뜨끈하고 포근해야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자기 전에 전기요를 켜 두고 잡니다만, 이것이 짱짱한 국산이 아니라 그런지 최고 온도인 9로 설정을 해 놓아도 그냥 미지근한 정도인거예요.
어떤때는 이거 켜 진거 맞나 싶어서 확인할 때도 있다니까요.


그런데 남편은 제가 이렇게 최고의 온도로 설정해 놓고 잠자리에 들자 깜짝 놀래며

이거 온도가 너무 높아, 5정도로 낮추는게 좋을거야!!!

이거 9로 설정해도 하나도 안 따뜻하단말야!

새벽에 자기 뜨거워서 타 죽을지도 몰라...

ㅡ.ㅡ;;;
아니, 뜨겁지도 않고, 따뜻하지도 않고, 미지근한 정도인데 타 죽긴 뭘 타죽는다고.....
그래도 춥다고 우겨서 온도를 9로 설정해 놓고 잠들었지요.
그런데 새벽이 되자, 이 전기요가 켜져 있는게 맞나 싶어서 확인을 했더니 아니 5로 설정이 되어 있는게 아닙니까??
'아~ 진짜!!! 춥다는데 사람말을 안 믿어주고 말야' 하면서 다시 9로 설정해 놓고 잤죠.
(전기요는 저 혼자 감고 잡니다.)
그렇게 잠 들고 아침이 되어 일어나서 전기요를 끌려고 보니 다시 온도가 5로 설정 되어 있는겁니다.
화딱지가 났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이 전기요가 미국인들의 체감 온도를 기준으로 제조 된건지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기대하며 최고 온도로 올려도 사실 온도 5나 9나 큰 차이가 없더라구요.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그래서 다시 생각해 낸것이 허리용 전기 찜질팩을 깔고 자면 따뜻하겠다 싶더라구요.
제가 올해 초에 한약 지으러 갔을 때, 자궁이 차다는 한의사 말에, 친정 어머니께서 이 전기 찜질팩을 사 주셨거든요.
배에 덮고 자면 따뜻하니~ 좋더라구요.
역시 한국인을 위한 제품이라 그런지 최고 온도 5이지만, 5까지 올려 본 적이 없습니다.
3만되도 아주 뜨끈뜨끈하니 기분이 좋거든요.


그래서 전기요는 구석에 내동댕이 쳐 놓고, 요 전기 찜질팩을 엉덩이 밑에 깔고 자는데 마치 온돌방에 누워 자는 느낌이더라구요.
잠도 솔솔~ 잘 오고!!!
그러나 새벽이 되자 또 찬기운이 느껴져 온도 설정기를 보니 3으로 설정해 놨던것이 2로 설정 되어 있는게 아닙니까 ?
그때는 정말 미추어 버리겠더라구요.
내가 내 몸에 맞춰서 온도를 설정하는데 왜 자꾸 자기 맘대로 온도를 바꾸는거얏!
하며 남편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내가 어제 3으로 맞춰 놓고 잤는데 왜 2로 맞춰놨어?

내가 자기를 안았는데 자기 배가 뜨겁게 익고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낮췄어.

나는 3이 딱 좋단 말이야!!! 2는 하나도 안 따뜻하게 느껴진단 말이야.

너무 뜨거운 것도 몸에 좋지 않아, 새벽에 자기 배 만져보고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어. 자고 있으까 얼마나 뜨거운지 감각이 무뎌져서 스스로는 모르겠지만, 분명 내가 만졌을 때, 자기 배는 거의 요리 될 뻔 했단 말이야!!!

라며, 마치 위험에서 저를 구해 준것마냥, 당당하게 얘길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계속 그렇게 뜨겁게 자면 전기 찜질 매트를 뺏어 버리겠다는게 아니겠습니까?? 허걱~      @.@;;;;;;;
그리하여, 서로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2.5 정도에 설정해 놓고 사용하기로 약속했죠.
(2.5가 정말 최적의 온도더라구요. 사실 3은 새벽에 좀 덥긴 했거든요... ㅋㅋㅋ )

그러던 어느날 드럭 스토어에 갔다가 눈이 확 돌아갈 만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랫배에 붙이는 온열 시트인데요, 이거야 말로 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였던것이죠.
 


당장 구입한 후, 그날 밤 자기 직전에 시트를 한장 꺼내서 아랫배에 붙이고 있던 중이였습니다.
그것을 본 남편은

그건 또 뭐야?

이건 배에 붙이는 시트야, 이 시트에서 열이 나와서 배를 따뜻하게 해 준대!

그러자 남편은 정말 두 손 두발 다 들었다는 듯,

자기는 익힐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자기 몸을 요리할 생각이구나~


흠~ 역시 남편에게는 이렇게 제가 이런것들을 깔고, 덮고, 붙이고 뜨끈뜨끈하게 자는것이 이해가 안되나 봅니다. ㅡ.ㅡ;;;;
옛날 어르신들이 아랫목에서 뜨끈뜨끈하게 몸 좀 지져라~ 라는 말을 남편이 듣는다면 아마도 기겁하겠지요?
남편에게 잠잘 때 따뜻한 것보다 좀 더 뜨끈하게 자면 훨씬 기분도 좋고, 깊이 잘수 있고 좋다고 몇번이나 권해 봤지만 남편에게는 너무 뜨겁다며, 모든 온열 기구들을 거부하더라구요.
그래서 전기요도 저 혼자 감고 자고, 찜질 매트도 저 혼자 엉덩이 밑에 깔거나 배 위에 덮고 잡니다.

그런데요, 바로 어제!!!
제가 아침 7시반에 여자들만의 파티가 있다고 일찍 나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 남편은 자고 있던 중이였습니다.
남편에게 다녀 오겠다고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가 갑자기 아이비에게 전화가 와서 월요일로 미루면 안되겠냐길래, 저도 좀 더 자고 싶고 남편 혼자 하루종일 집에 있게 하는것도 미안해서 그러자고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죠.
그리고 남편을 놀래켜 줄려고 살금살금 숨어서 침실로 들어갔습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고 있던 남편에게 다가가 이불을 확 들췄더니!!!!!!
찜질 매트를 가슴위에 살포시 올려 놓고, 양 손으로 껴 안고 자고 있지 뭡니까????
쳇!!!!!!

뭐야??? 이거 내꺼잖아!!!! 뜨거워서 싫다며??? 이런거 안 쓴다며???쳇! 온도도 2.5네?? 2.5면 너무 뜨거워서 익는다며??? 근데 왜 자기도 2.5야???? 나보고 2에 맞추고 자라더니?? 왜? 왜? 왜? 왜에~~~~~~

진실을 실토하라며 남편의 가슴을 양손으로 짓누르며 흔들어대자

자기가 가고 나니까 너무 추웠단 말이야~ ㅠ.ㅠ 그리고 이거 너무 따뜻하잖아!!!!!

그런것이였습니다.
온갖 온열 기구는 다 사용하는 제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은...
남편은 그 만큼 춥지 않았던 것이죠.

그리고 일본집의 추위를 우습게 봤기 때문이였죠.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갈수록 더 추워 질텐데....
찜질 매트의 따뜻함을 알아 버린 남편!!!
제가 제 찜질 매트를 사수해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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