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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속옷 투혼으로 강남스타일 말춤 연습하던 미국인 남편의 최후, 허무해 ㅠ.ㅠ

by 스마일 엘리 201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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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달에 제가 파티랍시고 갔더니 가방 파는 홈파티 였다는 글 기억하시죠? ㅎㅎㅎ
2012/10/04 - [일상 생활기] - 미국인들의 파티래서 갔더니... 그 파티가 아니였어!!!!
오늘은 제대로 된 파티에 다녀 왔답니다. ^^

남편 직장에서 열리는 파티로, 드레스 코드는 포멀 드레스 (이브닝 드레스 같은 롱드레스)를 입고 참석해야 하는 파티죠.
말하자면 창립 기념일 파티인데, 저에게는 일년에 딱 한번 이브닝 드레스 입는 날이기도 합니다. ^^;
그리고 남편에게는 맘껏 술을 마셔도 좋다는 자유를 저로부터 허락받는 날이기도 하죠.
(제가 술을 안 마시니, 남편이 술 마실려면 혼자 마셔야 하는데다, 제가 운전기사 노릇을 해야 하니 남편이 알아서 안 마시더라구요)
아무튼 이날은 둘 다 서로 기대하는 바가 있으니 기다려질 수 밖에 없는 날이랍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의 파티가 기다려졌던 이유는 파티의 마지막은 신나는 댄스타임이 있는데요, 모두들 눈치 볼 것 없이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 정말 신나는 시간인데, 미국인의 파티에 강남 스타일이 흘러 나오면 얼마나 감격적일지, 그리고 미국인들이 그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는 것을 보는게 한국인으로서 어떤 마음일지 직접 느껴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로 아주 들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강남 스타일에 맞춰서 다 함께 그룹 댄스를 출 생각에 들떠 있었구요.

자기도 같이 강남 스타일 춤 출거지?

아니, 난 안 출거야.

뭐?!?!?!?!?! 한국인인 자기가 강남 스타일 음악에 춤을 안 추면 어떻게 해??그래도 난 출거야!!

하더니 컴퓨터를 켜고는 유튜브를 보더라구요.
뭐하나 싶었더니


아, 글쎄 강남 스타일 춤 가르쳐 주는 동영상을 보고 있잖아요?!?!?!?!

그러더니 급기야는 의자에서 일어나 본격적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말춤 연습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는 저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지요.
왜냐!!!
저희 남편, 뻣뻣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가 아니라 너무 뻣뻣한 나머지 쭉 곧은 대나무 같거든요.
몸치에다가 박자는 또 항상 반박자 느린 박치예요.
저도 이런 말 할 자격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세상에 저 보다 더 한 사람은 남편이 처음입니다.
아무튼, 일년에 한번 있는 파티에서 그놈의 강남 스타일 한번 춰 보겠다고 발을 동동 굴러가며 오른손을 높이 쳐 들고 빙글 빙글 돌리는데... 허공에다 사각형 그리는 줄 알았어요. ㅡ.ㅡ;;;;
발이 박자 맞추기 힘들다며 아무 죄없는 맨발과 마루 바닥을 탓하더니, 양말을 신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말춤 연습 시작!
바닥을 쿵쿵 울려가며 폴짝 폴짝 뛰면서 아주 춤 연습에 매진한지 한 30분 지났을까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나 이제 말 춤 되는지 좀 봐줘봐~

라며, 감독까지 부탁하네요 ㅡ.ㅡ;;
그런데 갑자기 바지를 ....는....게.... 아닙니까???? 
(이거까지 폭로한 줄 알면 저를 죽이려 들텐데요 ㅠ.ㅠ )

그.... 그러니까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해서 땀이 나자 바지를 벗어 던지고 팬티와 양말만 신고 제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것이죠.
이런 열정,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제가 화장하고, 머리 하는 두시간 동안, 남편은 그렇게 강남 스타일 댄스를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파티에서 강남 스타일 음악이 나오면 그룹에 자신도 끼어들어 함께 출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지요.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파티장에 도착하니, 여자분들은 한껏 치장을 하고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사진 찍느라 분주하더군요. 마치 그 모습은 이와쿠니 동네 영화제 빨간 카페트 (레드 카펫하면 있어 보이는데 빨간 카페트 하니까 참~ 이와쿠니스러운 표현이 되네요 ㅋㅋ) 행사장 같았습니다. 


                                                  (레드 카펫이 아닌 레드 라인에서 ^^;;; )

여러분~ 저번에 보았던 빨간 드레스 입은 제 사진으로 저를 판단하셨다면 큰 오산입니다.

전 그때의 제가 아니거든요 ㅎㅎㅎㅎㅎ
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찌는 살 막을 수 없더라구요. 
아무튼, 저랑 아이비도 기념 사진 찍고, 남편은 그 동안 돌아다니면서 얘기하고 술 마신다고 정신 없었답니다.
(앉아서 마시는게 아니라, 서서 돌아다니면서 그룹별로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하면서 술 마시거든요)
그렇게 그룹별로 사진도 찍고, 얘기도 하고, 행사가 시작되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어요.
그런데 옆에 앉아 있던 남편이 조용~ 해서 보니까 세상에나 !!!!!!


요러고 자고 있지 뭐예요????
(이걸 모자이크 처리하면 잠자는게 안 보이고, 그렇다고 눈만 빼고 다른 부분 모자이크 할 실력은 없고, 그러면 더 웃길거 같고, 고민고민 하다가 공개 해버렸;;;;; 눈 뜬 모습 아니니까 괜찮겠죠?? 그런데 팬티랑 양말만 신고 말춤 췄다고 했는데, 얼굴 공개해버렸다;;;; ㅡ.ㅡ;;;;;;  )

아무튼 이렇게 술에 취해서 아주 깊은 수면상태에 접어 든겁니다.
 (일년에 두 세번 술 마실까 말까 하다 보니, 금방 취해버리더라구요)
아무리 깨워도 못 일어나고, 심지어 스테이크 접시에 코까지 박은;;;;;;; ㅠ.ㅠ
저도 너무 당황스럽고, 어쩔줄 몰라 했더니, 남편 동료가 저희 신랑을 차에 눕히고 오겠다고 해서 데리고 나갔습니다.
남편 때문에 정신이 팔려서 식사를 제가 좀 늦게 시작했더니 식사 끝날 때 쯤 되니까 댄스 타임이 시작되더라구요.
첫곡은 잔잔하게 블루스곡으로, 그리고 두번째부터 댄스곡이 시작됐는데, 세번째 곡에 바로 '강남 스타일'이 나왔습니다.
불쌍한 우리 남편, 2시간 발바닥 땀나도록 속옷 투혼을 발휘하며 강남 스타일 연습했는데, 스텝 한번 못 밟아보고 잠들어 버렸으니 이렇게 허무한 일이 또 있을까요? ㅠ.ㅠ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지금 침실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도 모르고 자고 있는 남편님하!!!!!
어쩔 수 없이 내일 집에서 강남 스타일 틀어 놓고, 남편을 위한 재롱잔치를 한번 열어야겠군요. ^^;;;
그룹댄스가 되어야 하는데 그룹이 없으니, 제가 또 이 뻣뻣한 몸을 꺽어가며 함께 말춤 춰야 되는거겠지요?
에휴~ 

***추가 포스팅***

제 페이스북에 남편이 자는 모습을 올리고, "강남 스타일 두시간이나 연습했는데, 댄스타임이 되기전에 잠들어 버렸음" 이라고 코멘트 해 놓자, 친구와 남편의 대화입니다.


친구: 젠장할!!! 강남 스타일이 얼마나 중요한데!!
남편: 내말이!! 1년 더 기다리고, 그때도 강남 스타일 틀어주기를 바랄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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