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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외국인 얼굴 다 똑같아 보여 ㅠ.ㅠ 미국인들 포복절도 시킨 이야기

by 스마일 엘리 201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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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혹시 외국인 눈에는 아시안 사람들이 다 똑같이 생겨 보인다는 말 들어 보셨나요?
사실 저는 그 반대로 외국인들이 다 똑같이 생겨보인답니다.
거짓말 조금 (조금에서 조금더 많이) 보태서 제가 알아볼 수 있는 외국인은 저희 남편과 오바마 미대통령 뿐입니다.
다시 말해, 제가 구분할 수 있는 유일한 백인은 저희 남편, 유일한 흑인은 오바마 미대통령이라는 얘기죠. ㅋㅋㅋ
그 정도로 제 눈에는 외국인의 얼굴을 알아보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생겨난 에피소드들이 있는데요, 오늘은 만인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한지라, 이 얘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외국인 얼굴 다 똑같아 보여, 그 첫번째 이야기

제 미국인 친구 제니 얘기는 몇번 언급 했기에 기억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제니는 3살 그리고 8개월의 딸 둘을 둔 백인 여성입니다. (일부러 인종을 언급한 이유는 제 눈에 모든 백인 여성이 닮아 보여서예요. 다른 뜻은 없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제니와 친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남편과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마트안에서 코너를 딱 도는데 한 백인 여성이 3살쯤 되어 보이는 딸과, 유모차에 8개월인지 몇개월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그 또래 쯤으로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장을 보고 있더라구요.
한 5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기에 그녀를 응시하면서 그쪽으로 다가가는데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씽긋 웃잖아요 ^^
그래서 전 너무 반가운 마음에 "how are you doing?"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제니(?)도 "good, how are you doing? " 하길래 저도 "pretty good"이라고 답해주고는

아, 맞다! 너 우리 남편 만난 적 없지? 이 사람이 우리 남편이야

하며 저희 남편 옷자락을 잡아 끌며 제 앞으로 세우면서 소개했죠.
그런데 그 여자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황당한 얼굴로 저와 저희 남편을 번갈아 보더니

절 아시나요????? @.@

속으로 '뭐야, 실컷 인사 해 놓고, 이제와서 절 아시나요? 라니!!!! 너도 나처럼 동양인은 잘 구분 못하는구나 ㅋㅋㅋ ' 동병상련을 느끼며

뭐야~ 나, 엘리잖아!!!

하면서 그녀의 딸들을 보니 철푸덕!!!! '얘네는 제니딸들이 아니야 ㅠ.ㅠ 아아악 어뜩해 어뜩해 ㅠ.ㅠ '
(제니의 8개월된 딸 얼굴에 붉은 반점이 있는데 그 아기에게는 없었음 ㅠ.ㅠ )

                          (제니의 할로윈 코스튬이였던 고양이 분장과 제니 딸의 사자 코스튬)


순간 당황해서 얼굴에 열이 확 오르면서 머리 뚜껑이 날아 갈 정도로 현기증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ㅠ.ㅠ

미안해요, 내 친구인줄 알았어요

그녀도 깔깔깔 웃으며

괜찮아요, 나도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을 못 알아 본건가 해서 거의 미안해질뻔 했거든요.

라는 말을 뒤로 한채 저는 얼른 다른 코너로 숨었지요.
그 모습을 본 남편은 혼자서 키득키득 웃으며

나는 제니가 아닐거라 생각했지 ㅋㅋㅋ 페이스북으로 본 제니 얼굴이랑 달랐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말리지 않은 남편을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인사 했을 때, 그 여자분은 그냥 눈이 마주쳐서 인사를 해 주는것이라 생각했을텐데, 뜬금없이 낯선 여자가 너 내 남편 못 봤지, 우리 남편이야 하며 남편 등을 떠밀며 인사를 시키니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아~ 지금 생각해도 미치겠네 ㅠ.ㅠ 
그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함부로 들이대지 말고, 아는 얼굴도 다시 봐야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답니다.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외국인 얼굴 다 똑같아 보여, 그 두번째 이야기

제가 남편 출퇴근 시키는 김여사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 역시 다들 아시는 얘기죠?
하루는 차 안에서 남편을 기다리는데 제 옆에도 차 한대가 주차되어 있더라구요.
혼자서 라디오 들으면서 휴대폰으로 제 블로그에 열심히 덧글을 달고 있는데 한 백인 남성이 저를 보고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걸어 오는겁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구분할 수 있는 백인 남성은 저희 남편 뿐! 그러니 남편 아니면 그냥 다~ 똑같은 백인인거죠.
어쨌든 남편은 아니였기에 '그외 다수' 구나~ 하며 다시 휴대폰에 집중할려는데 그 분이 점점 가까이로 오시더니 급기야 저를 보고 아주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손까지 흔들지 않겠습니까?? 
그 순간 속으로는 백만가지 생각이 드는겁니다. 
' 저 남자, 나를 아나??? ' 
' 저 남자, 나한테 추파 던지는건가?' (ㅋㅋㅋ 이놈의 몹쓸 추파병!! 춥파춥파춥파춥파[춥스님]~ 독수리 오형제!!!!ㅋㅋㅋ  
' 저 남자, 낯 익기는 해'
' 제니 사건을 떠 올려, 아는 얼굴도 다시 봐야해' 

등등 복잡한 생각과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 남자를 쳐다보며, 끝끝내 손을 흔들어 주지도, 미소로 화답해 주지도 못했지요. 
그 남자는 제 옆에 세워둔 차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그냥 내 차 옆에 자기 차가 있어서 멋쩍어서 나한테 인사 한번 건네 본 거군... 잘 대응했어 엘리!!! ' 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창가를 보니 너무너무 반갑고 낯익은 얼굴, 저희 남편이 걸어 오고 있더라구요. 
그리고는 차에 타더니 

자기, 우리 상사한테 인사했지???


엉? 누구??


조금전에 그 사람, 내 직장 상사잖아!!!!!! 

아~ 뭐야 뭐야 뭐야!!! ㅠ.ㅠ
저를 보고 반갑게 손 흔들던 그 사람은 제가 샌디에고 살 때부터 알아왔던 남편의 직장 상사였던 것이죠.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만큼 자주 봐 온 사이인데 그 얼굴을 몰라봤다니 ㅠ.ㅠ
그 분은 나름 친하다고 생각하고, 손까지 흔들며 인사했는데 떨떠름한 제 표정을 보고 얼마나 무안했을까요 ㅠ.ㅠ

왜 미국인들 얼굴은 다 똑같이 생긴거야?? 내 눈에는 다 똑같아 보여!!!

했더니 남편은 또 막 키득대면서 자기 상사한테 메세지를 보내더라구요. 
'우리 와이프 눈에는 미국인들이 다 똑같아 보여서 못 알아 봤대요' 라며;;;  ㅠ.ㅠ 
그랬더니 그 상사분의 답장은 저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괜찮네, 자네 와이프는 나랑 세번째 만났을 때도 "처음 만나서 반갑다"고 했거든.


저는 이 일을 계기로, '함부로 들이대지 말고, 아는 얼굴은 다시 보되, 상대방의 반응을 잘 살펴서 대응하자'라고 또 한번 주먹을 불끈 쥐었답니다. (상대가 반갑게 인사하면 분명 제가 아는 사람이니 적어도 상대를 무안하게 하지는 말아야 하니까요) 

외국인 얼굴 다 똑같아 보여, 그 세번째 이야기
 
제 블로그에 몇번 언급했던 미국인 친구 아이비와 그의 남편 벨트레스
(앗!, 침실 벽 뚫고 고양이를 구조해서 키우고 있는 친구가 바로 아이비 부부랍니다. 2012/05/18 - [일본 생활기] - 아기 고양이 구조를 위해 일본집 침실 벽을 뚫은 사연)

벨트레스는 히스패닉계 흑인인데요, 흑인이라고 하기에는 피부색이 아주 밝은 편이랍니다. ( 이것 역시 제가 사람을 잘 구분 못해서 구분 차원에서 언급하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래요)
아무튼 제가 벨트레스 부부와 친해지게 된 계기는 침실벽에서 구조한 고양이의 사료 봉투의 일본어 번역때문이였는데, 그 이후로도 그들의 일본어 문제는 제가 해결해 주면서 더더욱 친해지게 되었죠.
그리고 남편 출퇴근시에 벨트레스(자전거 출퇴근)와 자주 만나다 보니 정말 남편 친구가 아닌 제 친구처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농담하고 그런 사이가 됐답니다.
위에서 말했던 제가 구분하는 흑인은 오바마 대통령 밖에 없다고 했지만, 벨트레스 얼굴 만큼은 확실히 알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알아 볼 수 있는 미국인 목록에 벨트레스도 추가시켰죠. 

                                                         (벨트레스와 아이비 부부 )

그리고 오늘 새벽!
남편이 오늘은 새벽에 일찍 나가서, 다른 친구들을 좀 태워서 가자고 하더라구요.
아직 해도 뜨기 전이라 어두컴컴한데 남편 직장 동료 두명을 태우고, 다른 직장 동료분의 차를 따라 가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제가 따라갔던 차 옆에 나란히 주차를 하고, 옆 차를 보니, 창가에 벨트레스가 앉아 있고, 저를 보더니 막 웃으며 반갑게 손을 마구마구 흔들고 있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막 반갑게 웃으며 제 차 안에서 들리지도 않는데 소리를 내며 " 헤이~ 하이!! 굿모닝" 하며 손을 마구마구 흔들며, 어두운 가운데서도 잘 보이도록 입모양도 일부로 크게 하며 인사를 했죠.
그러면서 한편으로 머릿속에 잠시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답니다.
'벨트레스가 저렇게 까맸던가??? ㅡ.ㅡ;;;;;; '
'아마, 어두워서 더 까맣게 보이나보다' 라고 나름 결론을 내리고 확인 차원으로
남편과 뒷자석에 있던 남편 동료들에게

저 사람 벨트레스 맞지???
 
그 순간 차 안은 정말 아수라장이 됐어요. ㅠ.ㅠ
남편을 비롯하여 남편 직장 동료 두명이 완전 대 폭소를 하며 정말로 눈물을 흘리며 웃더라구요 ㅠ.ㅠ
(사실 이 글 쓰면서 저도 지금 빵 터져서 막 큭큭 대면서 글 쓰고 있는 중이거든요. 지금은 웃기지만 그때는 정말 ㅠ.ㅠ )

사실 제가 남편 상사를 못 알아 보고, '모든 미국인은 똑같이 생겼다' 라는 발언을 한 뒤로, 남편 직장에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답니다.
자기들 딴에는 참 제각각으로 생긴 얼굴들이 제 눈에는 똑같아 보인다고 하니 안 믿기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겠지요.
그런데 소문인줄만 알았던 일이 자기네들 눈 앞에서 벌어졌으니 얼마나 웃겼겠어요. ㅠ.ㅠ
창피한 마음 반, 솔직히 저도 웃긴데, 그 앞에서 웃으면 더 바보 같아 보일까봐 웃지도 못하고 아주 죽겠더라구요
배를 잡고 웃던 직장 동료가 하는 말이

벨트레스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면 인사를 하기 전에 물어 봤어야지, 실컷 "헤이, 하이, 모닝~ " 하며 큰 소리로 인사 다 해 놓고, 저 사람 벨트레스 맞지? 라고 물었다는게 더 웃겨!!

라며... ㅠ.ㅠ
그래 이것들아!! 실컷 웃어라!!!!!!  ㅠ.ㅠ
이왕 이렇게 바보 된거, 그냥 나는 이 캐릭터로 가련다 ㅠ.ㅠ

여러분도 지금 웃고 계십니까??? (어흑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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