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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강남을 노래로 배운 미국인 남편의 간곡(?)한 부탁 한가지~

by 스마일 엘리 201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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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음주에 한국에 갑니다~
이곳에 와서 친하게 지냈던 일본인 친구가 미국으로 떠나는데, 미국 가기 전에 꼭 한국을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길래 제가 가이드를 자청했죠
이 친구는 한국을 처음 가보는거라 지금 기대가 상당하기 때문에, 제 어깨가 많이 무겁지만
맛있는 한국 음식도 맛보여주고 싶고, 한국의 예쁜 카페에도 데려가고 싶고, 함께 쇼핑도 할 생각에 신났다지요 ^^;;;
남편도 쿨하게 다녀 오라 그래서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 오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어제 남편이 한국 가면 뭐할거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짠 일정을 그대로 읊어줬죠.
첫째날은 동대문에 가서 쇼핑을 하고, 둘째날은 모던 하우스에서 인테리어 용품 구경하고 (친구가 인테리어 용품점에 꼭 가고 싶다고 데려 가달라고 부탁했기에), 가로수길에 가서 밥 먹고, 예쁜 카페에서 차도 한잔 마시고, 일본인들의 관광 명소라고 할 수 있는 명동에도 갈거라고 말해줬죠.
그 이후에는 부산도 들러서 1박 할 예정이라 상당히 빡센 일정이지만 이 일본인 친구에게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 방문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부지런히 데리고 다닐 계획이라고 얘기했죠.
그러자 조용히 듣고 있던 남편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뭔데? 장군이 차는 칼 사오라는 부탁은 하지마, 안들어 줄거야.
(왜 인지는 지난 포스팅 보기 2012/04/28 - [일상 생활기] - 미국인 남편에게 인상 깊었던 한국의 관광지 베스트 3


아니, 그거 아니야! 음.... 자기 강남은 절대 가지마

?????????????????????????
 

 
우선 추천 버튼 꾸욱~ 누르고 읽어 주실거죠??? 추천에 힘내서 글쓰는 엘리랍니다

아니 뜬금없이 왜 강남을 가지 말라고 한걸까요??

게다가 제가 계획한 모던 하우스와 가로수길은 강남에 있잖아요!!!!

안돼, 인테리어 용품점이랑 카페가 강남에 있단 말이야, 우린 거기 가야해!!! 근데 왜 강남만 안되는데?

한숨을 푸욱~ 내쉬던 남편은

거기에는 강남 스타일 오빠가 있으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니, 요즘 저희 남편이 절 빵~터지게 하는데 물 올랐는지, 하는 말마다 이렇게 추측 불가능한 발언을 해대서 웃겨 죽겠어요.
제가 강남 가서 커피 식기도 전에 원샷 때려 버리는 오빠를 만날까봐 걱정 됐던걸까요??? ㅋㅋㅋㅋㅋㅋ 
사실, 남편은 강남을 가 본적이 없어요. 물론 저도 낮과 밤이 다르다는 그 강남 세계에 가 본 적도 없구요. (촌뜨기인 제가 가 본 강남은 가로수길과 고속 터미널 뿐이라는;;;; )
그런 남편은 강남을 싸이의 "오빤 강남 스타일"로 배웠거든요.  
싸이의 인터뷰를 통해서 강남이 어떤 곳이라고 듣고, 인터넷으로 찾아 보며, '밤이 되면  젊은 남녀들이 열정을 불태우는 또다른 모습의 도시'가 되는 곳이라는걸 알게 되었죠.
남편이 생각하는 그런 강남에 제가 간다고 하니 불안했나봐요. ㅎㅎㅎㅎ

                                   강남의 밤거리!!!!  이미지 출처: http://www.thebetterday.com/1244

제가 대폭소하며

우리가 가는 강남에는 쇼핑몰과 카페 뿐이야, 게다가 강남 스타일 오빠들은 밤이 되야 만날 수 있어. 그리고 그 오빠들은 양손 가득 한국 식료품과 인테리어 용품을 든 아줌마들 한테는 관심 없으니까 걱정 안해도 돼.

했더니 뭔가 미심쩍지만 이번은 봐준다~ 라는 표정으로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강남에 가 보지 않았으니, 어떤 분위기인지 쉽게 와 닿지 않겠지만, 노래만으로 강남 간다는 마눌을 말리려 하다니...
이거 저만 웃긴가요???

저, 이거 쓰면서도 웃겨서 혼자서 큭큭~ 대고 있어요. ㅋㅋㅋㅋ
사실 강남 스타일 오빠들은 어떤 오빠들인지 저도 감이 잘 안옵니다만, 아니 오빠들이 아니라 저에겐 동생들이겠군요. ㅎㅎㅎㅎ  어쩄든 제가 남편에게 말한 그대로, 식료품과 인테리어 용품으로 가득찬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아줌마 두명에게 말조차 걸 일도 없을텐데..... (남편 눈에는 저 아직까지 쓸만한가봐요 ㅋㅋㅋㅋㅋ 아얏! 돌 맞았다 ㅠ.ㅠ )

이건 내용과 상관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실은 제가 결혼할 때까지만 해도 남편이 유머 감각같은게 전혀 없었거든요. 말도 별로 없고, 유머도 없고 정말 재미없는 사람이였죠.
그런데 같이 살다보니 점점 유머도 생기고, 남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요즘 너무 웃기답니다.
이런 남편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될 때마다 신기해요.
사람도 사골국처럼 오래 오래 함께 해봐야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나봐요.
강남에 가지 말란 말 외에도 저를 빵 빵 터지게 한 말들이 너무 많은데, 이런 것들 다 블로그에 쓰면 시덥잖은 블로거라고 욕 먹겠죠?? ㅋㅋㅋ 안그래도 그런 악플들도 받고 있거든요. 그런 시덥잖은 둘의 일상 얘기는 일기장에나 쓰라고 ^^;;;;  (근데 제 블로그가 제 일기장인데 ㅡ.ㅡ;;; )

쓸데없이 말이 길어졌네요.
드디어 주말입니다.
한주간의 스트레스, 주말 동안 싹~ 다 날려 버리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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