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때 부터 쓰기 시작한 안경,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서 콘택트렌즈
그렇게 안경과 렌즈가 없으면 눈 앞의 사람도 알아 보지 못하던 나는
그동안의 염원이었던 라식 수술을 한국에 있는 동안 반드시 하겠다고 결심 후,
정말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해 버렸다.
한가할 때 검사나 한번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게 화요일,
병원에 가기 전 인터넷 검색을 했다가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사시는 분도 라식을 하시겠다고 하셔서
할인적용을 받기 위해 수요일에 검사 후, 금요일에 수술 일정을 잡았다.
1주일 정도 렌즈를 끼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검사와 수술 일정을 잡는게 가능했다.
수술 당일!
수술 전 검사했던 항목 몇가지를 한번 더 검사 후, 세안을 하고, 수술복과 수술모자를 쓰고 수술대에 누웠다.
라식은 통증도 없고, 수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고 하니 별로 긴장되지도 않았다.
드디어 의사 선생님이 오시고,
마취 안약 넣고, 수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속눈썹을 테이프로 붙인 후, 눈을 벌려주는 기계로 눈을 쫘악~ 벌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 나의 작은 눈을 원망하며, 눈 작은 우리 동생에게는 라식 수술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수술 과정 중, 이게 나에게는 제일 힘들었다. 마치 눈을 찢는 느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갑자기 양다리를 찢어야 할 때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와중에도 긴장되지 않았던 건, 수술 보조 해 주시는 분께서 하나하나 지금 하고 있는 과정이 어떤건지 설명을 해 줬기 때문에 안심이 됐다.
예를 들면 " 안약 넣습니다. 초록불만 보세요, 지금 이 과정이 중요하니까 초록불 잘 보세요, 갑자기 앞이 깜깜해 집니다. 놀라지 마세요"
그냥 시키는대로만 했다.
초록불만 잘 보라고 하는데 좀 잘보려고 하면 안약 넣어서 눈 앞이 흐려지고, 나중에는 초록불이 막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앞이 깜깜해 진다고 했을 때는 기계가 내 눈알을 꾹 누르고 있는 느낌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옆에서 간호사가 카운트 다운을 20초부터 해 주었다.
그러고 나니 빨간 레이저가 보였고, 의사 선생님이 각막을 덮고 살살 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이때부터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흐릿하고 퍼져 보이던 초록불이 선명해 진다.
이 과정을 똑같이 왼쪽눈에도 하고,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회복실에 들어가서 30분간 누워 있었다.
조용하니, 음악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30분 회복 후, 썬그라스 쓰고 혼자서 택시타고 퇴원했다.
라식은 수술시간도 20분 정도에, 보호자가 꼭 필요한게 아니라 그래서 쿨하게 혼자 갔다가 수술 받고, 쿨하게 혼자 집에 왔다.
마취가 풀리는건지, 2시간 정도는 눈알이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통증은 거의 없고, 수술 할 때에도 통증은 없다. 다만 작은 눈을 억지로 벌리려는 눈 찢는 고통은 좀 있다. (눈 큰 사람이 부러웠던 순간이였다. 라식 수술전에 앞 뒤 트임 수술을 해 둘걸 그랬다 ;;;; )
하루에 4번 넣으라는 안약 열심히 넣고, 수시로 인공누액 넣어주고, 토요일이였던 어제 수술 후 검사 받으러 갔다.
양쪽다 1.0의 시력이 나왔다.
내 평생에 가져보지 못했던 1.0 !!!!!!
그리고 오늘 일요일...
수술 후 이틀이 지난 지금, 잘 때는 수경처럼 생긴 눈 보호 안대를 쓰고 자지만 일상 생활 할때는 마치 수술 받은 적도 없는 것 처럼 아무렇지도 않다.
안약만 열심히 넣을 뿐 수술전과 다른게 없다.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간판들의 전화번호가 다 보여서 배달 음식 시켜 먹고 싶을 때 그냥 창문에서 바로 보고 전화 하는 놀라운 변화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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