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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승무원 일기

비행 없는 날의 일상

by 스마일 엘리 2026.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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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나오는 묵은지 포스팅! 
그동안 비행 얘기 많이 했으니 이젠 라면 먹는 일상도 올려 봅니다. 
한달에 평균 비행 일 수 11-12일, 나머지 18일은 휴무입니다. 비행을 하면서 집을 나가 있는 날이 12일이나 되지만 대신 나머지 18일은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으니 오히려 아이들이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셈이예요. 제가 세포라를 나오기 직전 세포라 매니저 포지션을 오퍼 받았는데, 아마 그 포지션을 받아 들였다면 지금처럼 많은 휴무를 가지지도 못했을테고, 물론 급여도 지금보다 못했을거예요. (물론 승무원의 급여는 비행시간에 따라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저는 거의 30시간의 비행 시간을 받는 인천 노선을 하고 있어서 국내선만 뛰는 승무원들 보다 일하는 시간 대비 급여가 많은 편이예요) 처음에는 집을 떠나 있는 일이 저와 가족들에게 힘든 일이였지만 지금은 다들 어느 정도 적응을 해서 일과 개인 라이프의 밸런스를 잘 맞춰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비행할 때는 집안일 걱정은 넣어두고, 레이오버 호텔에서 저만 생각하며 잘 먹고 푹 쉬고요, 집으로 돌아오면 전업 주부의 일상이 시작되는거죠.  비행없는 날의 소소한 일상 얘기도 가끔은 재미있으니 들어 봐 주세요. 

한국 갔을 때  코스트코에서 사 온 누룽제비, 이거 드셔 보신 분???

수제비와 누룽지의 칼칼한 국물 조합인데, 스탠바이나 국내선 일할 때 한끼 떼우기용으로 좋을 것 같아서 한박스 사 왔거든요. 아니, 근데 이 수제비랑 아주 찰떡궁합 음식이 있지 뭐예요? 

바로 부대찌개!!!! 저의 블로그 시조새 구독자님들은 기억하시려나요? 남편이 부대찌개 먹고 반성한 사연?
2012.10.24 - [일상 생활기] - 미국인 남편, 부대찌개 먹고 반성한 이유
그 이후로 남편은 부대찌개 사랑꾼이 되었고, 저는 한달에 한번은 부대찌개를 끓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대찌개에 저 누룽제비의 수제비가 아주 찰떡 궁합 사리가 되더라고요. 그덕에 누룽지만 남았어요. 

워싱턴주로 이사온지 5년 (벌써 5년??? ) 제 블로그 구독자로 만나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단 두명의 워싱턴주 친구 친절한 그녀님과 두딸맘님을 오랫만에 만났습니다. 늘 만날 때마다 약속이나 한 듯 선물 교환식이 이루어짐 ㅋㅋㅋㅋㅋ

우리가 처음 만나던 날은 다들 전업 주부였는데 이제는 우체국 직원으로, 초등학교 특수교사로, 승무원으로 각자의 자리를 찾은 멋진 모습으로 마주 앉아 내가 만난 진상썰 배틀하기!

쩸이 브레빌 머신으로 내려 준 커피 마시고 홀딱 가서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때 저도 하나 장만 했답니다. 그런데 12월에도, 1월에도 상자 개봉도 안한 채 거실 바닥에 방치 되어 있는 중이예요. 왜냐!!!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말아주는 유라 전자동 머신에 비해 이 머신은 공부해야 할 게 너무 많아 보였거든요. 커피맛은 머신이 아니라 말아주는 이의 스킬과 손맛에 좌우 된다는 걸 알기에 감히 개봉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전업 주부의 탈을 쓰고 있던 어느 날, 뉴욕 사는 루쌰 언니가 씨애틀로 비행을 왔습니다. 씨애틀에서 레이오버 1박을 하고, 다음 날 데드헤딩 (승객으로 앉아서 가는 비행) 으로 가는 꿀비행이였죠.
언니가 우리동네 왔는데 그냥 보낼 수 없다!!
언니가 묵는 호텔까지 찾아가서  감자탕 한사발 하러 패더럴웨이로 갔습니다.

순대도 한접시 하고요

패더럴웨이에 감자탕 잘하는 집은 양평 해장국!!! 메모! 메모!!! 중요! 중요!!!

식후 디저트로는 한겨울에 인절미 빙수!!! 

미국에서 인절미 빙수라니!! 게다가 한겨울에!!!  이런 은혜로운 곳이 멀리 있지 않은 곳에 살아서 아주 햄볶습니다. 

카페에 마카롱도 팔길래, 아이들과 와플이 아부지 주려고 샀습니다. 저녁밥 안 챙기고 나온 애미의 양심 챙기기용. 

어느날 세이프웨이에 장을 보러 갔다가 띠요용~ 

두부 코너에 있던 북창동 순부두 키트!!!! 에이치마트에서만 보던 진귀한 순두부 키트를 이제 미국 식료품점에서 볼 수 있다니!!!! 내가 아니라도 분명 사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안 사면 두번 다시 이곳에서 못 보게 될까봐 얼른 두팩 집어 들었어요. 계속 계속 잘 팔려서 고정석 확보하기를!!!! 북창동 순두부 화이팅!!!

2월의 어느날! 눈이 내렸습니다. 아마도 작년 겨울의 첫눈이였을거예요??? 아마도??? 아이들이 앞마당에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이건 눈사람이 요괴로 변신한 백설 요괴도 아니요, 무슨 병신 요괴가 아닌가 싶은 괴상한 걸 만들어 놨어요???? 그래도 머리에 달린 세개의 뿔은 눈사람이 확실함.

우리 회사에서 한달에 23일 동안 연속으로 물 마시면 100불 준대서 도저언!!!!! 
물 마시는건 어렵지 않았으나, 물 마셨다고 앱에 잊지 않고 보고하는 것이 더 어려웠던 도전!!! 

그러나 그 어려운 것을 이 엘리가 해냅니다. 그리고 23일간 걷기 챌린지도 달성해서 200달러 획득!!!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잠 잘자기 챌린지외 다른 것도 해서 토탈 400불 벌었어요. 
잘 자고, 물 잘 마시고, 잘 걸으라고 돈 주는 우리 회사, 사... 사랑합니다

2월 중순이 되어서야 드디어 개봉한 브레빌 머신! 3개월째 방치 되어 있다가 유투브로 공부 좀 하고, 바리스타 쩸에게 개인 과외 좀 받은 후 비장한 각오로 개봉하여 커피 스테이션에 올려 두었습니다. 

전업주부 탈을 벗고 다시 인천 비행하러 가는 날이 되었습니다. 델타 창립 100주년 기념의 회색 스카프와 스퀘어파켓이 도착해서 착용 해 봤어요. 
이번 달은 친정 아버지 생신이 있어 레이오버때 바로 친정으로 갈 예정이예요. 

새벽에 인천 공항 도착하자 마자 김포 공항으로 이동, 티켓을 받은 후, 오뎅국과 김밥으로 비행 해장을 합니다. 

미국 상공과 한국 상공에서 내려다 보는 구름 밑의 풍경은 너무나 다르지만 저를 설레게 하는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재래시장에서 알 굵직굵직한 것으로 샀다며 어머니가 자랑스레 내 놓으신 딸기 ㅋㅋㅋㅋ 

친정집 갔더니 이모와 사촌 동생도 와 있어서 함께 올리브 영 갔다가 구매한 사촌동생 강추템들! 하도 극찬해서 샀는데 진짜 강추템들 되었어요. 

특히 아보카도 버터 클렌징밤 따봉!!! 따따봉임!!! 저 세포라 일하면서 세포라에 판매하는 클렌징밤 종류별로 다 써 봤거든요. 그거 다 무찌르고 저 아보카도 버터 클렌징밤이 압승!!!!  아, 그리고 자작나무 썬크림도 강추예요. 

친정 아빠 생신에 맞춰 비행도 하고, 친정도 다녀 온 일타이피 비행이였답니다. 

아이들 먹일려고 챙겨 온 한국산 딸기! 아, 참고로 딸기는 세관에 신고하고 반입합니다.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만 반입이 가능해서 비행 다녀올 때마다 두팩씩 챙겨와요. 한국산 딸기 먹고 눈 두배로 커진 제제를 보고 나니 안 사올 수가 없어요.  비행을 가든 안가든 잊을 수 없고, 벗어날 수 없는 저의 또 다른 이름이 엄마잖아요. 
비행없는 날의 일상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비행한 일상으로 끝나는 스마일 엘리의 일상 시트콤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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