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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포라 일기

미국 세포라 일기-그녀가 살아 남은 이유

by 스마일 엘리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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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세포라 일기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 분! 

그 분의 존재감이 워낙 크고, 캐릭터도 강하다 보니 모든 사건의 중심은 그녀에게 있기에 세포라 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답니다. 

사실 그동안 제 블로그에 포스팅 했던 일들만으로도 여러번 세포라 매니저와 콜스 매니저에게 주의를 받았고, 회사에서 그녀가 스스로 그만 두길 바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스케쥴을  확~ 줄여서 일주일에 4시간~8시간 밖에 일을 못하게 했는데도 그런 어려운 시간을 꿋꿋하게 견뎌내고 저와 입사 동기로 아직까지 함께 하고 있어요. 

동료들의 불평 불만이 쏟아지고, 이렇게나 일을 안하고, 주의를 주는데도 불구하고 바뀌는게 없다면 세포라 측에서 해고를 할만도 한데 왜 그러지 않는지 궁금하실거예요. 

우선 우리 나나양은 눈치 없이 너무 해맑은 나머지 스케쥴이 확 줄었는데도 그 이유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혼자서 꿋꿋하게 계속 일을 해 온 것과 절묘한 타이밍의 콤비네이션으로 해고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청소나 힘든 일을 피하기 위해 손님과 쓸데없는 수다를 이어가는 일이 작년 여름 쯤이였고, 이후로도 계속적으로 일을 하지 않고 시간 떼우기를 하자 점점 세포라의 매니저와 콜스 매니저의 눈 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스케쥴이 줄었던 것은 나나양 뿐만 아니라 B양도 함께 스케쥴이 줄었는데 둘이서 이렇게 일해가지고는 공과금도 못 낸다며 불평 불만을 하며 매니저에게도 근무 시간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변화가 없자 다른 일을 찾아 봐야 겠다고 하던 그녀들이였거든요. 

심지어 나나양은 배달앱을 통해 배달을 하는 도어 대시 일을 막 시작하며 투잡을 하던 시점이였는데 두명의 파트 타임 직원들이 그만 두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와 친했던 다다양의 근무 시간이 갑자기 늘어나게 되고, 그걸 원치 않았던 다다양 마저 그만두게 되자 세명의 파트 타임 근무 시간을 커버 하느라 갑자기 나나양과 B양의 근무 시간이 확~ 늘어 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그들은 위기를 넘기고 (?) 살아 남게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B양은 시도때도 없이 결근을 하고, 나나양은 매니저의 잔소리를 들은 몇 주 동안은 열심히 하다가 다시 원래의 나나양으로 돌아가길 반복해서 슬슬 매니저의 인내는 점점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B양은 곧 출산으로 인해 출산 휴가에 들어갈 것이고, 또 임신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굉장히 민감한 일이라 그저 그녀가 출산 휴가 들어갈 때까지 조금만 참으면 되니까~ 하는 맘으로 매니저는 인내하고 있었죠.

그치만 나나양은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잘 살아 남은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녀의 필살기 

으.마.으.마.한 고객 서비스 스킬 

전에도 포스팅 했지만 우리 나나양은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엄청난 고객 서비스 스킬이 있다고 했죠?

2023.04.26 - [미국 세포라 일기] - 미국 세포라 일기-미국인 동료의 영업 비밀

청소 안하고, 잔꾀 부리는 나나양이지만 그녀의 고객 서비스 스킬 덕분에 저희 매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거든요. 

사실 저희 매장이 저희 디스트릭에서 1위를 하기도 하고 계속적으로 높은 순위권에 있어요. 그런데 그 평가 기준은 매출도 있지만, 뷰티 인사이더 라는 리워드 프로그램 가입률과 고객 서비스 평가 점수가 아주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우리 나나양이 고객 서비스 평가 점수를 받아 내기 때문에 저희 세포라 매장의 순위 결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인거죠. 

동료나 매니저 입장에서는 일을 하지 않고, 잔꾀를 부리는 그녀가 민폐이지만 콜스 매니저 입장에서는 매장의 실적 평가를 위해서 그녀가 필요하거든요. 단지 청소 때문에 그녀를 해고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에 시간을 줄이더라도 그녀를 해고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였습니다. 콜스 매니저는 직원들끼리의 불화 보다 매장 실적과 순위의 큰 그림을 봐야 하니까요.  아마 매니저들도 갈등이 많았을거예요. 그러나 가끔씩 빵 빵 터져주는 그녀의 고객 평가 설문 조사와 그 후기를 읽어 보면 세상에 이렇게 친절하고 고객한테 감동을 주는 직원은 없거든요. 

그리고 처음에는 같은 동료로서 일을 하지 않는 그녀가 괘씸하고, 빡치기도 했지만 저 역시도 매장의 실적이나 순위에 신경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그녀의 고객 설문 평가 점수가 감사하고, 이거라도 잘해서 다행이다~ 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거죠. 심지어 이제는 해탈해서 각자 잘 하는걸 하면 되지 뭐, 그녀가 손님 응대 하는 동안 청소는 내가 하면 되는거고! 라는 마음으로 나나양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게 되었거든요. 

세포라에 일하면서 새로운 인생 경험을 정말 많이 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나양을 만난 것이예요. 그녀와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으며 미국 사회에 한발짝씩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그 중 한가지는  열가지 잔잔바리 단점이 있어도  회사를 살릴 수 있는 필살기 하나만 있으면 자본주의 미국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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