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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포라 일기

미국 세포라 일기-시드니 스위니를 아세요?

by 스마일 엘리 202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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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땡스기빙의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였습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엄청난 세일을 하기 때문에 제가 일하는 세포라도 새벽 6시에 오픈해서 밤 12시까지 영업을 했어요.  요즘은 온라인 쇼핑으로 많이 분산되어서 옛날처럼 인간 파도가 들이 닥치고 그런 일은 없지만 그래도 평상시 보다는 훨씬 바빴습니다. 
홀리데이 시즌을 위해서 임시 직원들도 뽑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났지만 그래도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하는 손님들을 다~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더라고요. 
새로운 신입 직원들에게 계산대를 넘겨 주고, 저는 매장을 계속 돌아 다니면서 손님들이 필요한 물건을 찾아 드리거나 도움이 필요한 손님들을 도와 드리거나, 뭐 궁금한 것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계속 체크하는 업무 중이였어요. 
그런데 한 할머니께서 쭈뼛 쭈뼛 하시며 저를 힐끔 힐끔 보시길래 도움이 필요하시냐고 여쭤 봤더니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하거나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하시라 하고 또 매장 안을 돌아 다니면서 다른 손님들을 체크 했습니다. 그러다 계산대에 줄이 길어져서 계산대를 좀 도와 줄려고 그쪽으로 갔는데 길게 늘어선 줄의 끝에 그 할머니가 서 계셨는데 저를 자꾸 쳐다 보시는거예요. 
그래서 아, 뭔가 하실 말씀이 있으시구나 싶어서 그 할머니에게 다가가서 
" 괜찮으세요? 도움이 필요 하세요?" 했더니 
계산대 뒷편의 향수 코너 중 조르지오 아르마니 향수를 가르키며 
"저 위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향수 옆에 사진 보이죠?" 
"네" 
" 저 모델 보여요?" 


"네"
"저 모델이 내 손녀야" 
"오! 마이! 갓!" 
그게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 아르마니 향수의 모델 정도라면 일단 급이 있는 연예인이겠구나 싶어 '오마이갓'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 사진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제가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이분이 손녀라고요? 와우!!! 굉장하네요!!!! 이름이 뭐예요? " 
"시드니 스위니야, 사실 배우야, 곧 영화도 나올거야" 
솔직히 전 시드니 스위니가 누군지 몰랐지만 일단 아르마니 향수 모델이고, 뭐 배우도 한다니까 그럭저럭 아는 사람들은 좀 아는 셀렙인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손녀딸 자랑이 하고 싶어 저한테 계속 눈을 맞추며 머뭇 머뭇거리다 얘기를 꺼낸 할머니가 귀엽기도 했어요.  그 할머니는 손녀딸이 아르마니 향수를 들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찍고는,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던 곧 출시 될 잡지 표지 모델 사진을 보여 주시며 자랑을 하셨어요. 그리곤 다시 쇼핑을 하시겠다며 매장의 다른 곳으로 가셨습니다. 
전 동료인 '엘' 양에게 
"너, 혹시 시드니 스위니 아니?" 
"오마이갓!! 알지!!! 얼마 전에 시드니 스위니 할머니가 다녀 가셨다고 나나가 그러던데, 그 분 오셨어? " 
"응, 좀 전에 오셨어. 시드니 스위니가 유명해? " 
"그럼!!!! 엄청 유명하지, HBO의 유포리아에 나왔잖아!!! 그리고 곧 마블에서 만든 영화에도 출연해, 그녀 동생이 D군이랑  같은 학교 졸업했잖아!!!" 
"시드니 스위니가 여기 살아?" 
"응, 썸너에 살았잖아"
엘양은 완전 완전 호들갑을 떨며 시드니 스위니가 얼마나 유명한지에 대해서 멈추지 않고 수다를 떨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아저씨께서 저희 대화를 들으시며 계속 저를 쳐다보고 빙그레 웃으시길래 연예인을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연예인 가족 본 걸로 신이 난 두 여자들의 대화가 좀 유치해서 그러나 보다 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손녀 딸 자랑하고 싶어서 세포라에 올 때마다 자랑 하시나본데, 그럼 그 손녀 딸이 집에 오면 여기 좀 데리고 오면 좋잖아요? 
그래서 엘양에게 
"그 할머니께, 다음번에 시드니 스위니가 집에 오면 매장에 같이 오라고 할걸 그랬나봐"

했더니 우리의 유치한 대화를 듣고 계시던 그 아저씨께서 
"내가 시드니 아빠예요" 
아아아아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드니가 누군지 몰랐을 땐 감흥도 10이였지만 이제 얼마나 유명한지 알았으니 시드니 아빠라는 말에 감흥도 100배 상승해서 엘양과 저는 꺄아아악 소리를 질렀어요. 
"담번에 시드니가 집에 오면 세포라에 같이 오세요, 지금 그녀는 어디 살아요?" 
" LA에 있어요, 좀전에 그 노인분이 저희 어머니세요. 아르마니 모델 사진을 계속 갖고 싶다고 하셔서 혹시 여유분이 있으면 얻어 보겠다고 세포라에 오신거예요" 


더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전 다른 손님이 도움을 요청하셔서 더이상 얘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엘양은 시드니 아빠를 응대하면서 계속 얘기를 나눴나 보더라고요. 
그리고는 시드니 아빠를 세포라 리워드 포인트제인  뷰티 인사이더에 자기가 직접 가입 시켰다며 신이 나서 얼마나 자랑을 하는지 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 보니 얼마 전에도 시드니 아빠가 왔었는데 같이 온 여자분이랑 재혼한 것 같았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내가 스페인어로 도와 줬었어"  
라며 셀럽의 가족과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고 흥분하며 신이나서 얘길 하더라고요. 
그때까지도 사실 저는 시드니 스위니가 누군지 잘 몰랐기에 와 닿지 않았지만 집에 와서 구글을 해 봤더니 라네즈 모델도 했었네요?

라네즈 슬리핑 마스크를 들고 있던 모델 사진을 매장에서 볼 때마다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갸가 갸였다니!!! 
저도 이제 앞으로 자랑 좀 해야 겠어요. 
나, 시드니 스위니 할머니랑 아빠랑 만나 봤다!!!! 내 동료가 시드니 스위니 남동생이랑 동창이다!!!! 

자랑하고 보니 너무 하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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