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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포라 일기

미국 세포라 일기- 고래 싸움에 새우등 조심하기

by 스마일 엘리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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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입사한지 3주쯤 되었을 때 두명의 동료가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나중에 나나양에게 들은 얘기로는 두 직원 모두 매니저와 맞지 않고 매니저를 정말 싫어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두명이 관두고 콜스에서 일을 하던 S양이 세포라로 이동을 해 왔고, 신입으로 B 양이 입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B양은 입사 결정이 되어 2주간의 스케쥴이 나온 상태에서 입사 의향이 없다고 갑자기 말을 하는 바람에 나머지 동료들의 스케쥴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어요. 그녀의 공백을 채워야 했기 때문에 쉬는 날도 나와야 하고, 근무 시간도 갑자기 늘어나 버리고 뒤죽박죽이 되어 기존의 직원들이 그녀를 원망했어요. 그랬던 그녀가 2주 뒤에 마음을 바꿔 입사를 하겠다고 해서 회사측에서는 그녀를 다시 채용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서 실제로 일을 하기 까지 한달이 넘게 걸렸어요. 

이렇게 입사하기 전부터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었으니 그녀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이미 그녀의 이미지는 모두에게 결코 좋은 이미지가 아니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입사하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는거죠. 

입사 후 단 한번도 제 시각에 도착한 적이 없어요. 일찍 온다고 오는게 근무 시작 시간 5분 후, 보통은 15분 후에 도착하고 늦는 날은 30분씩 늦는게 일상인데다 입사 하자 마자 일주일에 한번은 꼭 결근을 해요. 

그러니 솔직히 말해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게 이상한 일이 아니죠. 특히 이런 상황을 매니징 해야 하는 매니저나 리드 뷰티 어드바이저는 더 짜증날 수 밖에요. 그녀의 결근을 누군가는 메꿔야 하고 아무래도 더 많은 책임감을 요하는 리드 뷰티 어드바이저가 (가가양) 생각치 못한 스케쥴을 커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가가양이 B양에게 좀 차갑게 대했나 보더라고요. 

어느날 출근을 했더니 B양이 "사람들이 다들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 특히 가가양과 나나양은 나한테 너무 못되게 굴고 자꾸 이거해라 저거해라 일을 시켜. 나도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안다고!! 말 안해줘도 아는데 자꾸 가르칠려고 들어. 그래서 같이 일하기가 너무 힘들어.    S와 너랑 일할때가 제일 편해"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자기한테 일을 전혀 시키지 않으니 저랑 함께 일을 하는게 편할거고 S 역시 세포라로 이동해 온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신입이나 마찬가지라 B에게 일을 시킬 입장이 아니죠. 게다가 S도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기 보다는 스스로 일을 찾아서 주도적으로 하는 스타일이라 함께 일하면 편한 사람이거든요.  그에 반해 매니저는 매니저라서 어려울거고, 리드 어드바이저들은 부매니저나 다름 없으니 어려울 것이고, 이것 저것 일을 시키는 것도 당연하고요. 그러나 가가양은 스스로 일을 찾아서 계속 움직이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일을 시키지 않아요. 그런 가가양이 이것 저것 일을 시켰다는건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하지 않고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는거거든요. 나나양이 어려운건... 이미 나나양의 캐릭터를 파악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셀프 임명 비공식 매니저가 바로 우리 나나양 아니겠습니까? 입사 동기인 저도 나나양에게는 아랫것인데... 입사가 늦어도 한참이나 늦은 막내인 B양은 당연히 한참 아랫것이죠. 그런데 일 안하고 시간 떼우기 하고, 자꾸 지각하고, 결근하고 그러면 우리 셀프 임명 비공식 매니저 나나님께서 좋아하시겠나요? 매니저와의 기싸움에서도 승전보를 울리신 분이신데... 결국 제가 쉬는 날 우리 나나양이 한바탕 하셨나보더라고요. 

휴무 다음날 출근했더니 B양이 너무 억울하고 일하기 힘들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또 하소연하길래 어차피 여기 친목 도모하러 온거 아니고 일하러 온거니까 일하는 시간동안 그냥 니 할일 찾아서 일만 하다가 가라고 했죠. 저도 그렇게 견뎠다고요.  아시죠? 저도 입사하고 한동안 그냥 일만 하다 가고, 또 매니저와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기간 동안 역시 전 그냥 쉴 틈이 생기지 않도록 계속 일을 찾아 다니면서 하다가 퇴근 시간 되면 인사만 하고 바로 나와 버렸으니까요. 그리고 ' 제발 지각이랑 결근 좀 하지마!!!'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제가 말한다고 해서 고쳐질 것 같지도 않아 그건 그냥 담아 두었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와 B, 가가, 나나양이 다함께 일을 하는 날이 있었는데 가가양이 B에게 "이것 좀 해 줄래? 이거 끝나고 나면 저것도 부탁할께" 라고 했는데 또 씩씩대며 오더니 가가양이 자기를 싫어하는게 확실하다며, 자꾸 자기에게 이거해라 저거해라 시킨다며 화를 내더라고요. 그 전에는 가가양이 어떤 늬앙스로 말을 했는지 제가 직접 들은 적이 없어서 뭐라 말을 못했지만 이번엔 제가 직접 들었고, 저에게 그렇게 똑같이 말했더라도 전 기분 나쁘지 않았을거예요. 당연히 그녀가 우리들의 보스이니 해야 할 일이 있어 해 달라고 부탁을 하면 해야 하는게 맞고, 가가양의 말투는 특별히 B양에게 차갑게 말하거나 명령조도 아니였어요. 평상시에 저나 나나양 또는 다른 동료에게 하는 말투였음에도 불구하고 B양은 그냥 자기에게 이것 저것 일을 시키니 싫었던 것 같아요. 다만 수차례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친 탓에 가가양이 B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느껴왔던 것이 더해져 더 그렇게 싫었겠죠. 

하지만 그렇게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B양을 모른척 할 수는 없었어요. 겨우 입사해서 일에 적응했는데 힘들다고 그만둬 버리면 또 다른 사람을 구할 때까지 남은 동료들이 그녀의 몫을 커버하느라 또다시 힘들어질테고 그러니 잘 달래야 했어요.  이 힘든 시기를 견딜 수 있도록... 그리고 가가양과 나나양의 고충도 들어줘야 했고요. 그들이 스트레스 받는 이유를 저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그 누구에게도 마음이 기울어서도 안되는 입장이였어요. 뭐랄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봐요... 어차피 전 그들에겐 이방인인데 저렇게 싸우다가 나중에 화해하게 되면 전 끼지도 못할 정도로 끈적해질 수 있잖아요? 한국 새우가 미국 바다에 가서 살려면 미국 고래들 싸움은 피하는게 상책... 일거라는 생존 본능이였죠. 

이 모~든 일은 또 마침 세포라 매니저가 다른 지역의 매장 오픈 준비를 도와 주러 몇 주간 가 있는 사이에 일어난 일들이였는데...

웃긴건... 저도 매니저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서 매니저에게 관심도 안 두고, 그냥 출근하면 제 할일만 하다가 퇴근하다보니 매니저가 몇 주 동안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도 몰랐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전 그냥 저와 매니저가 스케쥴이 서로 달라 못 만나고 있다고 생각 했을 뿐!!! 그래서 사실 좋았었죠. 

그런데 몇주만에 출근한 매니저가 저를 따로 부르더라고요? 잠시 얘기 좀 하자며... 

'내가 뭘 잘못한거지?? '  

 

다음 얘기는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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