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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기

2022년 캠핑-노스 캐스캐이드 국립 공원 (north cascade national park)

by 스마일 엘리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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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다행히 입사 전에 미리 캠핑 계획을 말해 두었기 때문에 캠핑을 취소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어요. 

인기가 많은 캠핑장은 4~5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편의 휴가 일정등등 여러가지 상황등을 지켜보다가 예약을 하려니 시기를 많이 놓쳐서 정작 가고 싶은 곳들은 이미 예약이 다 끝나버렸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운좋게 예약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 왔답니다. 

이번에 다녀 온 곳은 캐나다 바로 아래쪽에 있는 노스 캐스캐이드 국립 공원에 있는 newhalem campground 예요.  

캠핑 사이트는 텐트 하나 치면 딱 맞는 사이즈이고, 여유 공간은 없었어요. 단점이라면 옆 사이트와 너무 가까웠다는 것, 수도 시설이 화장실 옆에 있어서 물 길러 다니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는 것, 대신에  화장실이 수세식이고 깨끗해서 좋더라고요.  작년에 다녀 왔던 Denny creek campground 는 수도 시설이 캠프 사이트 근처에 군데 군데 있어서 편했었고, 캠프 사이트도 넓고, 옆 사이트와의 거리도 넓어서 프라이버시가 있어 좋았었는데 말이죠. 

도착하자 마자 텐트를 치고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 준비를 합니다. 미리 집에서 자장 자장 잘 재워 온 엘에이 갈비 ㅋㅋ (알아요, 유치한거 ㅋㅋㅋ)  불멍 시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구워버린 군고구마

캠핑 와서 먹는 엘에이 갈비는 불맛이 가미되서 그런지 꿀맛입니다. 

밥 먹고 나서 온가족 둘러 앉아 가지는 오락 시간. 각자의 디지털 기기들 내려 놓고, 다함께 수다 떨며 즐기는 이 시간... 작년까지는 멕시칸 트레인을 했지만 올해는 와플이의 제안으로 우노 게임을 시작했어요. 

다음날 아침 메뉴는 베이컨과 버터 바른 식빵입니다. 

트레일 산책을 할 예정이라 든든하게 먹어둬야 해요. 

사그라드는 모닥불이 아쉬운 아이들은 스모어를 하자고 재촉해서 아침부터 달다구리 스모어를 먹습니다. 

초콜렛이 콕콕 박힌 민트맛의 마쉬멜로는 Tillamook 공장에 갔을 때 기념품샵에서 샀는데 스모어 해 먹으니까 너무 맛있어서 더 사올걸 후회 했더랬어요. 

캠핑장 근처에 있는 짧은 트레일 코스로 산책 겸 나서 봅니다. 아이들은 막대기 하나씩 집어 들고 걷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날씨도 너무 좋아서 햇빛이 너무 눈부셔 아이들도 썬그라스 하나씩 씌워줬는데... 

시...심청이 아부지????

그러나 심청이 아부지와 동화책으로도 안면 튼적이 없는 와플이는 알리가 없어 이 애미만 혼자서 터졌는데... 다 웃고 나니 멋쩍고 슬픈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 동화책 안 읽어 준 이 애미탓이니 누굴 탓하겠어요? 

청이 아부지와 삼촌

트레일 한바퀴 다 돌고 아이들은 컵라면, 애미는 덕복희 여사의 떡볶이를 먹습니다.  집에서는 컵라면을 못 먹으니 아이들은 캠핑할 때 먹는 컵라면을 겁나게 기다립니다. ㅎㅎㅎ 캠핑 특별식으로 자리잡음. 

셋째날은 노스 캐스캐이드 국립 공원의 명소라는 디아블로 레이크 Diablo Lake를 보러 갑니다.  에메랄드 색의 호수로 유명한데 쨍~하게 맑은 날이 아니면 본래의 매력적인 에메랄드 색을 볼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워싱턴주는 7월~8월의 날씨가 환상적이라 그때 이곳을 방문하면 제대로 볼 수 있겠지만 저희가 갔을 때는 6월 말이였고, 전 날은 비도 내려서 '틀렸구나' 했더니만... 다음날 이렇게 쨍~하게 예쁜 날씨를 보여줬답니다. 

디아블로 레이크를 가는 중에 보게 된 호수의 물 빛깔로 미리보기!!!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디아블로 레이크! 

이곳의 물 색깔이 이렇게 빛나는 에메랄드 색인 이유는 빙하에 깎인 암석의 광물질 가루가 호수에 가라 앉아서 햇빛을 굴절 시키기 때문이래요. 

지난 몇개월간 정신없이 달려 온 일상 속에서 벗어나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하고 있으니, 제 일상이 다시 리셋되고, 새롭게 시작할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였어요.  2022년의 반이 지나갔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 리모델링이며 인테리어를 직접 하며 책 작업을 하고, 거기에다가 갑자기 취업 준비에 덜컥 일을 시작하면서 교육 받고, 새로운 환경에 다시 적응하느라 매일 매일 쫓기듯 살아왔거든요. 또 일상으로 돌아가면 지난 반년과 다르지 않은 일상이 계속 되겠지만 잠시라도 이렇게 자연속에서 숨고르기 할 시간을 가졌으니 남은 반년도 또 열심히 달릴 수 있겠죠. 

디아블로 레이크를 둘러보고 캠프 사이트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으로 햄버거를 준비합니다. 

넉넉하게 준비해서 저녁에 출출해 지면 따로 저녁 만들지 않고 남은 점심 식사로 저녁까지 떼울 애미의 큰 그림...

코 끝에 깜장 묻히고 앙! 하고 햄버거 먹는 우리 제제, 애미 눈에는 너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아요.  이 녀석이 애미의 소울 푸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푸드 동반자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와플이도 매워서 못 먹는 떡볶이를 이 녀석은 넙죽 넙죽 받아 먹어요. 

점심 겸 저녁 식사를 끝내고 아이들과 물 놀이를 하러 나왔어요. 디아블로 레이크에 다녀 오면서 미리 물놀이 하기 좋은 장소가 없을까 좀 물색을 했거든요. 사전답사 끝에 아무도 없는, 그러나 아이들이 놀기 좋은 장소를 찾아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왔답니다. 

아빠와 함께 모래성 쌓기 하는 중.

모래성 쌓기는 아이들 보다 아빠가 더 진심.  나중에 시어머님께서 말씀 하시길 어릴 때 바닷가나 강에 데리고 가면 다른 형제들은 아무도 모래성 안 쌓는데 꼭 와플이 아부지만 모래성을 쌓았대요. 도중에 포기 하지도 않고 꼭 완성까지 시켰다고...  모래성은 포기도 안하고 끝까지 쌓았다면서 자기 살 집 화장실 페인트칠은 칠하다 말고 뒷목 잡고 빠지드만... 

모래성 완성이요!!! 이게 그냥 모래성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고 있는 저 섬같은 모래섬에 물길을 파서 물이 모래성을 따라 들어왔다가 한바퀴 돌고 빠질 수 있도록 물길까지 만든 나름 큰 프로젝트 였어요. 

언제 이렇게 커버렸니?!?!  매년 이렇게 엄마 아빠랑 함께 캠핑 다닌 추억은 너희들 기억 창고 한켠에 차곡 차곡 쌓아놓길 바래~ 

물 놀이를 끝으로 3일째 일정은 끝났습니다. 돌아와서 우노 게임도 하고, 불멍도 하고, 군고구마도 먹고, 스모어까지 알차게 해 먹었어요. 

4일째, 집으로 가는 날이에요. 가기 전에 캠프 그라운드 근처에 있는 작은 마트에서 간식거리를 좀 살려고 들렀는데 문을 닫았더라고요. 그 옆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까맣게 타버린 것을 보니 2020년에 워싱턴주 곳곳에 산불이 났을 때 타버린게 아닌가 싶었어요. 

스토어 옆에 있던 증기 기관차는 운전석에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오픈 되어 있었어요. 예쁘게 사진 찍어 주고 싶었는데 애미맘 모르는 두 아들램들은 사진 찍기 싫다고 협조를 안함요. 늬들 벌써 그런 나이가 된거니? 그러면 이 애미는 너무 슬프다 ㅠ.ㅠ 

3박 4일 캠핑 잘~ 끝내고 레이니어산이 보이는 우리 집으로 갑니다. 이제 우리 동네 산이 되어 버린 마운트 레이니어!!  저 산이 보이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기분이 좋아져요. 전 이제 진짜로 워싱턴주 사람이 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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