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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동양 여자 만만하게 본 미국 펜스 업자 참교육 이야기 2

by 스마일 엘리 2020.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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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이야기를 안 읽으신 분들은 먼저 

2020/09/08 - [미국 생활기] - 동양 여자 만만하게 본 미국 펜스 업자 참교육 이야기 1

읽고 오시면 다음 얘기가 흥미 진진해 집니다. ^^


모든 이웃들이 연락이 잘 안되는 펜스 업자에게 화가 나서 다른 업자와 펜스 공사를 하게 된 것이 제 탓은 아닐텐데 자기 할일을 제대로 못해서 고객들을 잃어 놓고, 지금 그 책임을 저에게 묻고 있는 펜스 업체 사장 에디씨! 

그래서 일단 오른쪽 이웃인 존 아저씨네 집에 갔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은 메세지를 보여주자 존 아저씨가 깜짝 놀라며 자신은 전혀 다른 메세지를 방금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 메세지의 내용은 

 "자재가 다 도착했어요. 내일 8시에 인부들과 함께 가서 공사 시작할게요. 내일 봐요~" 

라며 저에게 보냈던 그 자재 사진 두장을 그대로 첨부해서 보냈더라고요. 

이건 또 뭐죠?????  

같은 사진인데 존 아저씨에게는 내일 8시에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내용, 저에게는  7가구의 자재 비용을 전부다 청구할까? 하며 협박하는 내용 

다른 업자를 찾은건 제가 아닌 바로 존 아저씨인데 자재가 이미 도착했으니 자기와 공사를 하지 않으면 자재비를 청구하겠다는 협박 메세지를 보낼려면 존 아저씨에게 보내거나, 아니면 저와 존 아저씨 둘 다에게 보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똑같은 자재 사진으로 저에겐 협박을, 존 아저씨에게는 내일 공사 시작 안내 문자를 보내다니...

이걸 보니 100% 확신이 들더라고요. 나를 정말 우습게 본거구나... 

우선 에디씨는 뭔가 크게 오해를 한것 같았어요. 제가 이웃들을 다시 설득해서 다른 펜스 업자와 공사 하자고 꼬셨다고 믿는것 같았어요. 그랬으니 존 아저씨에게 뜬금없이 자재가 도착했으니 내일 8시에 공사를 하겠다고 떠 보는 메세지를 보낸거죠. 다른 업자를 찾은건 제가 아니라 존 아저씨 본인인데, 그렇다면 존 아저씨에게 그 사실 여부를 물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다른 업자와 공사를 하기로 한건지에 대한 여부는 묻지 않고, 내일 바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분위기를 살핀거죠. 문제는 이 존 아저씨도 사실대로 다른 업자와 계약할 예정이라고 말하셨어야 하는데 빨리 펜스 공사를 시작하고픈 마음에 당장 내일 시작한다니까 그냥 "Thank you" 라고만 답을 하신거예요. 그러니 에디씨 입장에서는 '존 아저씨는 나랑 계속 공사를 할 예정이구나, 그런데 엘리 이 여자가 고객을 가로채서 다른곳에서 할려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한 듯 했어요. 

존 아저씨는 자기가 그냥 Thank you 라고 보내서 에디씨가 오해를 한 것 같다며 내일 온다고 했으니 아침에 다 같이 얘기를 해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저에게 이런식의 메세지를 보낸것은 옳지 않다고 했고요. 

그리고 전 다시 뒷집의 폴 아저씨네로 갔습니다. 소송으로 진행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폴 아저씨가 다른 업자와 계약하게 된 이유, 에디씨로부터의 공사 컨펌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제가 받은 메세지를 보여 줬더니 완전 극대노 하심요. 한국판 욕으로 치자면 

"썅노무 시키 (mother f**ker) 어디서 양아치 짓이야!! 내가 알아봤지, 그 시키 이렇게 양아치 같은 놈일줄... 어디서 협박이야? 지가 연락 안되서 고객들 다 잃어 놓고, 누구한테 덮어씌우는거야, 엘리, 걱정하지 말아요, 이 시키는 그럴 권한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 없어요. 나는 이런 시키일 줄 알고 다른 업자한테 하기로 했지. 혹시 내일 와서 이 소리 한번만 더 하면 나 불러요. 내가 나가서 얘기할테니... 이건 엘리씨를 얕잡아 보고 수작 부리는거니까 내가 필요하면 바로 우리집으로 와요"  (뒷집의 존 아저씨는 경찰관으로 20년간 근무하고 은퇴하신 분이라 일단 우락부락 몸과 체격으로 반은 먹고 들어가는데 제 편이 되어 주신다니 겁~나 든든해짐요. ) 아, 그리고 이때 왼쪽 이웃인 알프레도씨와 펜스업자 에디씨가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쩐지... 이렇게 연락이 안되는 펜스업자와 계속 공사를 하겠다더니...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옆집의 존 아저씨가 에디에게 내일 저와 함께 얘기를 좀 하자고 메세지를 보냈더니 답장이 왔다며 보내 주셨어요. 


저에게는 협박성 메세지를 보내 놓고, 너무도 태연하게 "그러죠, 문제 없어요" 라며 저의 오른쪽 이웃인 알프레도씨의 펜스 공사를 먼저 시작한 후 존 아저씨네 펜스를 하겠다며 보냈더라고요. 

하아~ 이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죠? 만약 이 펜스업자가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빠지는 나머지 이웃들의 자재비용을 저에게 다 청구한다면 어떻게 되죠? 공사 시작전에 할인된 가격과 색깔이 변경된 새로운 견적서를 요청한 제 마지막 메세지 이후로 그는 답장을 한 적도 없는데? 

아차차, 에디씨가 하도 연락이 없어서 알프레도 씨에게 펜스 공사가 언제 시작되는지 얘기 들은거 있냐고 2월 24일에 물어 봤었고, 알프레도씨가 2월 25일에 답장이 오기를... 


"에디씨랑 얘기했는데 이웃들한테 펜스 공사 여부 컨펌 받은 후 자재를 주문할거래요"  

아니 1월 중순에 공사 하겠다던 사람이 2월 25일 그때까지도 자재도 주문을 안 하고 있었던거죠. 게다가 펜스 공사 여부를 컨펌 받은 후 자재를 주문 하겠다더니 공사 여부는 개뿔! 연락도 없었는데 언제 누구한테 공사 여부를 컨펌 받았으며, 전 제 자재 색깔 수정에 대한 견적서도 못 받았는데 무슨색으로 주문을 했는지 제가 어떻게 아나요?


다음날 얘기를 하기로 되어 있으니 저는 그날 밤 증거를 모아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이게 소송으로 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증거! 증거! 증거! 만이 제가 살 길이였죠. 

휴대폰에 그와 주고 받은 메세지, 그리고 알프레도씨와 주고 받은 메세지를 스크린 샷 해서 출력 했습니다. 

제가 공사 시작전에 할인된 금액과 펜스 색상 변경이 수정된 새 견적서 요청 메세지, 그 이후로 받은 메세지는 7가구의 자재값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협박성 메세지, 이것은 곧 제가 이 공사의 정확한 내용을 전달 받은 적이 없고, 전 동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알프레도씨가 2월 25일에 보낸 공사 여부 컨펌 후 자재를 오더하겠다는 내용.  그러나 전 에디씨로 부터 공사 컨펌 연락을 받은적도 없고, 자재를 컨펌 한적도 없는데 자기 맘대로 오더를 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은 그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 

그가 다음주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고, 제가 다음주부터 시작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했으나 그는 3월이 되도록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던 점, 

공사 내용에 대한 안내와 소통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비지니스 오너인 에디씨의 의무인데, 그것의 실패로 인해 고객들이 공사를 안하겠다고 한 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라, 에디씨 자신의 책임이니 7가구의 자재값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라는 내용. 


이 모든것들을 서면화 해서 출력한 후 5부를 만들어 두었어요. 다음날 이것을 증거로 에디씨와 얘기를 한 후, 그래도 해결이 안된다면 정말 법정 싸움 할 기세였죠. 이미 변호사도 검색해 두었고요.  전 이것들을 새벽 3시 반까지 작업한 후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드디어 8시!!   마침 코로나로 자택 근무가 결정되어 집에 있었던 남편이 자기가 필요 하냐길래

"당신은 그냥 내 옆에 서 있기만 하면 돼! " 하며 꿔다 논 보릿자루역을 부탁했습니다. 이 모든일은 제가 다 벌인일이고 돌아가는 상황도 제가 다 알고 있으니 제가 해결해야죠. 

드디어 에디씨가 나타나고, 존 아저씨와 저, 이렇게 삼자 대면.. 아차차 꿔다논 보릿자루까지 4자 대면을 했죠. 

더 말할 것도 없고, 일단 굿모닝~ 인사하고 제가 작성한 리포트? 를 돌렸죠. 

"이걸 잘 읽어 보시고, 잘못 된 내용이나, 틀린 내용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한장씩 넘겨보던 에디씨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어요. 머리를 쓸어 올리고, 또 긁적이기도 하고, 코도 만지고 하더니 

고작 하는 말이 

"내가 새 견적서를 안 보냈던가요?" 

"제가 견적서를 요청한 메세지 이후 다음으로 받은 메세지가 저를 협박하는 이 메세지죠. " 

"아, 미안해요, 아마 바빠서 깜빡했나봐요. 지금 당장 견적서 보낼게요" 

"고맙지만 됐어요. 공사 안할거예요, 그리고 어차피 폴 아저씨도 그쪽이랑 공사 안한다고 하니까 원래 딜이였던 7가구가 다 공사를 할 수 없게 됐으니 31불 딜이 유효하지도 않을테고요" 

"아니예요, 그냥 원래 계약대로 31불에 해 줄게요. 하지만 저와 함께 하기 싫다면 빠져도 돼요. 하지만 한다고 하면 오늘 바로 시작할거예요" 

그 때 존 아저씨께서 

"이봐요, 우리가 공사를 다른 업체와 할려고 했던건 엘리씨가 주도한게 아니예요. 하도 연락도 안 닿고, 공사도 자꾸 미뤄져서 다른 업체를 알아 봤던거예요. 잘 알겠지만 이 계약을 성사 시키기 위해서 엘리씨가 정말 열심히 일해 주었어요. 우리 모두는 엘리씨한테 정말 고마워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어제 저를 협박하던 그 오만방자함은 어디로 가고 

"알아요, 잘 알죠 " 하며 고개도 못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더라고요. 사실 자기가 고객들의 연락을 씹고, 공사 날짜를 미루고 미룬건데 뒤에서는 저에게 이런식으로 협박을 하고, 존 아저씨에게는 세상 친절하게 다음날 바로 공사하겠다고 했던 자신의 이중적인 행동들이 다 드러났으니 말 그대로 ㅉ ㅗ ㄱ 팔려 하는 느낌이였어요. 

제가 자신과 주고 받은 문자들을 이렇게 다른 이웃들에게 공개할 줄은 몰랐겠죠. 왜냐면 제가 출력한 5부는 저의 양쪽 이웃과 뒷집, 그리고 에디씨 본인, 저 이렇게 각각 나눠 가졌거든요. 

이때 꿔다 논 보릿자루역을 하던 남편이 드디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당신 공사 안할거지? 난 당신 의견에 따를게" 

"응, 기분 나빠서 안해!"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 으면 청량감 절정의 최고 사이다 결말일텐데... 

ㅉ ㅗ ㄱ 팔려하며 고개도 못 들고 있는 이 펜스 업자를 보니 '이쯤하면 내가 만만히 볼 동양여자는 아니였구나 깨달았겠지, 그리고 이 펜스 전투에서 완승인듯 한데...  그럼 이제 돈 아껴야지! ' 하는 현실적인 생각이 전두엽을 스친거죠. 

그래서 못이기는 척

" 존 아저씨와 알프레도씨는 에디씨와 공사 하니까 내가 빠지면 부담금이 커지니까 같이 하죠 뭐. 하지만 제 뒷집인 폴 아저씨는 다음주에 다른 업자와 하기로 했다니까 거기는 에디씨가 직접 가서 설득 시켜 보세요. "  하고는 집으로 들어와 버렸죠. 

아, 돈 앞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버려 버렸다. ^^;;;;; 

그래도 리포트를 읽고 제 앞에서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하고,  쩔쩔매게 만들었으니 이 정도면 절 만만하게 봤던 에디씨 참교육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저를 스트레스로 몰아 넣은 펜스 사건은 일단락 되었어요. 에디씨는 멕시칸 인부들에게 일을 맡겨 놓고 그 날 이후로 얼굴을 보인적은 없었답니다. 

첫날은 저의 오른쪽 이웃인 알프레도씨의 펜스를 설치했고, 그 다음날은 저희집 펜스 공사를 했는데 멕시칸 아저씨 네분과 10살쯤 되어 보이는 듯한 아이가 함께 와서 일을 하더라고요. 아빠를 따라와 일을 배우는 듯 했는데 3월의 칼바람 부는 날씨에 어린 아이가 함께 일을 하는 것을 보니 뭐라도 챙겨 먹이고 싶은 애미 마음이 들어서 서브웨이에 가서 일하시는 인부들 수대로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서 드렸어요. 과일과 간식, 물도 쿨러에 담아서 일하시다가 틈틈히 꺼내서 드시라고 하고요. 

그리고 그 다음날은 저와 존 아저씨네쪽의 펜스 공사를 했는데 이번엔 또 다른 인부들이 왔길래 식사로 드실 샌드위치, 과일 음료 물을 준비해서 드렸고요. 

저와 문제가 있었던건 그쪽 사장 에디씨이지, 이 공사를 하시는 인부 아저씨들과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공사가 다 끝나고 며칠이 지나 에디씨가 공사 대금 청구서를 전해 주고 갔어요. 그래서 제가 대금 지불을 청구서 받을 때 바로 전해 줄려고 했는데 깜빡했다며 다시 올 수 있냐고 했더니 


"그럼요, 컴퓨터에 메세지를 저장하지 않은채로 나와버려서 답장을 못한 것, 여러번 수정하다 보니 잘못 된 견적서를 보낸 것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엘리씨네 공사를 맡게 되서 기뻤어요. 제 인부들 역시도 고마워 해요, 엘리씨가 그분들께 너무 잘해 주셨어요. "

어머머!! 이거 에디씨가 저에게 진심으로 사과한거죠?  이 메세지를 본 순간,  "엘리 완승!!!!" 

속이 완전 후련해지는 제대로 된 청량감을 맛 봤습니다.  자신과는 껄끄러웠지만 자신의 인부들을 잘 챙겨 주었던 점이 그 사람을 반성하게 만든 것일까요? 무엇이 계기 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에디씨의 진심이 느껴져서 저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이렇게 펜스 문제는 잘 해결되었으나 이웃들은 아무도 그에게 원래의 할인 조건 이였던 구글과 페이스북에 리뷰를 남겨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좋은 리뷰를 받을 만한 사람은 절대로 아니였어요. 마지막에 펜스에 문제가 있거나 무슨일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했지만 결국 저희 잔디의 스프링클러 위에 펜스가 설치 되어서 스프링클러를 빼내야 하는 문제가 생겨 고쳐 줄수 있냐고 연락 했더니 또 대답 없는 에디씨... 

에휴~ 그래서 그냥 남편이 고쳤고요, 저는 이 모제스 레이크를 떠나는 날 구글과 페이스북에 아주아주 솔직하게 연락 안되는 펜스 업자라는 리뷰를 남겨 볼라고요. 

제가 페이스북 동네 그룹에서 봤던 그의 추천 리뷰들은 아무래도 측근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정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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