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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상상 초월 미국 의료비- 내시경 비용

by 스마일 엘리 2018.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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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1+3년차, 미국에서 부자는 돈 많이 가진 사람 보다 건강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 부자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돈이 다~ 무슨 소용인가요? 내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인걸요. 게다가 미국에서는 건강 잃으면 그 많은 재산 탕진도 순식간이겠더라구요.

실은 제가 한동안 말 못할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올해 초 한국에 갔을 때부터 이상을 느끼다가 미국으로 오기 일주일 전에 심각성을 깨닫고 한국에서 병원을 갈까 고민했으나 어차피 심각한 병이면 곧 미국에 돌아가야 하니 한국에서 치료할 시간도 없고, 보험도 없으니 미국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겠다 생각하고 돌아왔습니다.

(사설이 좀 기니 그냥 미국 의료비만 보시겠다 하시는 분은 스킵하시고 사진 있는 부분부터 보시면 되겠습니다. )

그런데 증상은 갈수록 나빠지는데 병원 예약을 하려니 뭔 전문의들이 다들 예약이 꽉차서 한 3개월은 기다려야 볼 수가 있다지 뭡니까? 세군데 중 마지막 한군데에서 증상을 얘기하니 3개월 뒤에나 예약이 가능하다던걸 한달 뒤로 잡아주더라구요. 진짜 심각한 병이면 의사 보기도 전에 기다리다가 죽을 각. (그럴경우 바로 이머전시룸으로 달려가면 되긴 합니다만 진료 결과 이머전시 상황이 아니면 병원비가 후덜덜 하니 판단 잘 해야죠 ㅠ.ㅠ )

암튼 의사를 만나기 까지 기다리는 한달 동안 애들 볼 때마다 시도때도 없이 눈물 질질 짜며 이것들이 엄마가 없으면 잘 클 수 있을까? 이 이쁜것들 내가 고등학교 가는 것까지는 보고 싶은데... 하며 시한부 드라마를 매일 매일 찍었어요. 지금은 농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때는 나름 심각했고, 증상들도 꽤 심각했거든요.

드디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본 날, 간단한 검사를 한 뒤, 위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해야 한다며 예약을 잡아 주더군요. 한국이였으면 병원 예약에서부터 내시경까지 일주일안에 모든것이 다 해결되었겠죠? 하지만 내시경 예약도 병원 예약할 때는 3개월 뒤에나 가능하다 그랬는데 진료 보고 나니 최대한 빨리 할 수 있는 날짜가 3주 뒤라고 해서 그렇게 예약을 하고 또다시 3주를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드디어 내시경 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내시경은 환자의 공복 상태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전날 오후 2시부터 금식을 한 환자를 생각해서 무조건 아침 일찍 진행하느라 환자를 하루에 두명 밖에 안 받는대요.(제가 진료받은 의사의 경우는 그랬습니다. 다른 의사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내시경 예약이 대기가 길 수 밖에 없던 상황이였던거죠.

아침 7시에 병원 도착해서 내시경 비용으로 $250불을 지불하고 각종 서류에 싸인하고 수술하는 것처럼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있으니 제일 처음에 담당 간호사가 두명 등장, 자기 소개를 하고, 오늘 어떤 진료를 받게 될 것인지 설명하고 자신들이 도와 줄 것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하고 사라집니다. 그리고 잠시 후 담당의사가 와서 자기 소개와 함께 내시경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설명하고 오늘 하루는 일도, 운전도 금지하고, 시술후의 부작용이 있을 경우의 증상에 대해서 얘기한 후, 사라지더니 이번엔 마취의가 나타나셔서 또 자기 소개와 함께 마취약은 프로포폴을 사용할 것이고 (나 그 우유주사 맞아보는거임? ) 금방 잠들었다가 시술이 끝나면 금방 깨어날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켜 주고 사라졌습니다. 미국 온 이래 "I'm ellie, nice to meet you too" 제일 많이 한 날이였어요.

잠시 후, 의학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런 어두운 수술실에 조명만 있는 곳으로 간호사들에 의해 옮겨져서 좀전에 자기 소개 해 주신 분들이 다시 한번 지금부터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마취의가 프로포폴 지금 주입하니 곧 잠들거다. 잠시후에 보자~ 했는데...

 "미스 엘리? 미스 엘리?" 하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순간 이동 한 것처럼 다른 장소로 옮겨져서 남편이 절 보고 있더라구요. 이 순간 남편이 제 손을 꼭 잡아주며 "드디어 깨어났구나~" 하며 눈물 찔끔... 해 주면 그게 드라마지... 현실은 보호자 의자에 앉아서 카메라폰 들이대며 사진을 찰칵 찰칵!!! 

프로포폴에서 깨어 비몽 사몽하는 모습이 잠에서 깬 모습하고 너무 달라서 사진으로 남겨 놓고 싶었대나 어쨌대나~ 

그런데 정말 프로포폴 마취는 잠시 잠든 것이였는데도 그 사이에 꿈도 꾸고 너무 푹~ 잔 느낌이였어요. 대신에 깨어날 때 잠에서 깬 것처럼 바로 정신이 차려 지지는 않고 한 5분 정도 잠에 취해 멍~한 상태.

내시경 결과를 가지고 나타난 의사 선생님은 위 내시경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대장 내시경은 용종 2개를 제거했고, 모양이나 상태를 봤을 때 암은 아니지만 일단 검사를 보냈다, 그리고 대장 내에 출혈이 계속되고 있어서 혈변과 복통이 있었던 것이고, 그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완치도 잘 없어서 계속해서 지켜보며 치료를 해야 한다 라고 하시더군요.

아~ 어쨌든 암은 아니였다니!!! 정말 정말 다행이였고, 지난 두달간 애들 잠든거 보면서 거의 매일 눈물 흘렸는데, 진짜 새 삶을 얻은것 같은 날이였어요.

그리고 저의 제 2의 삶과 함께 얻어 온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바로 의료비 청구서!!!

사실 내시경 예약하면서도 미국 내시경은 또 얼마나 비쌀까 걱정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내시경 하러 간 그 당일, 병원에서 지불한 비용은 $250불 (약 28만원) 정도라 의료비 비싼 미국에서 내시경 비용 250불이면 나쁘지 않네... 했는데 그때 그 말을 내 뱉은 제 입에 오버록을 쳤어야 했...... ㅠ.ㅠ

그게 시작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미국은 진료 다 마치고 집에 가야 의료비 청구서가 날아온다는 것을 애 낳은지 2년만에 다 까먹은거죠. 제제를 출산하고 몇달에 걸쳐 청구서가 날아들더니 아니나 다를까....

 

693불이 청구 된 청구서가 한장 날아 들었습니다.

250불 냈는데 693불을 더 내라고? 

내역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청구한 금액은 1430불이고, 제가 가입한 보험사에서 지불하고 제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693불이였던거죠.

당일에 지불했던 250불과 1430불을 더하면 1680불! 미국에서 위내시경 대장 내시경 할려면 180만원은 든다는(이게 끝이 아님) 얘기입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한국에서 내시경 하고 올걸~ 보험 없이 했어도 제가 미국에서 부담해야 하는 100만원보다는 훨씬 저렴했을텐데... ㅠ.ㅠ

새 삶을 얻은 기쁨은 이미 잊었고, 돈 아까운 생각에 다시 눈물을 흘리는 이 여자 ㅠ.ㅠ

그런데, 이 눈물이 걷힐 즈음 또 다른 우편물이 하나 도착했고, 그것을 보는 순간 제 심장은 즉시 수직하강 했습니다.

보험사에서 날아온 이 우편물은 병원에서 15429불(1748만원)을 청구했고, 보험사에서 14123불 (1600만원)을 할인, 지불했으니 나머지 1306불 (148만원)은 니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라는 안내문이였죠.

뭣이라!!! 위내시경, 대장 내시경 비용에 내 이미 1000불에 가까운 돈을 내었거늘!!!!

 

이 병원은 제가 프로포폴에 취해 자고 있는 동안 금으로 만든 호스로 장을 검사하고, 다이아몬드를 갈아 만든 매스로 용종 두개를 떼어낸 것도 아닐텐데 무슨 내시경 비용이 15429불(1748만원)이나 된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14123불을 처리하였으니 1306불 밖에 안 내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것일까요?  

병원 가기전에는 피똥을 쌌는데 병원 다녀 오고 나니 피눈물이 나네 그려~

미국에서 보험없이 내시경 받을려면 16859불 (1910만원)이나 내야 하다니!!!

그나마 보험에서 커버하고 제가 지불한 위내시경+장내시경 비용은 총 2250불(255만원)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미국 사는 한국분들이 비행기 타고 한국가서 보험없이 진료 받아도 미국에서 진료 받는것보다 싸다고들 하시나 봅니다.

한달에 보험료로 남편 월급에서 꼬박 꼬박 떼어가는 돈도 700불이 넘는데, 보험이 있어도 본인 부담금이 높으니 정말 미국 의료비 만큼은 적응할래야 적응할 수가 없네요.

그나마 위로를 한다면 본인 부담금 한도금액이 넘어서면 얼마가 됐든 보험사에서 다 지불하는 형태라 차라리 큰 병에 걸렸을 경우는 부담금만 내고 그 이후 비용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그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죠.

그래서 살펴보니 저도 본인 부담금인 디덕터블이 2000불인데, 이번 내시경 진료로 인해서 2000불이 넘어가서 그 다음은 제가 부담 안해도 되더라구요? 에헤라디야~

풍악을 울리기도 전에 다시 발견한 사실은 미국 보험은 1년마다 갱신되는데 저희 보험 갱신 날짜가 10월 1일 (저희 남편의 보험 갱신 날짜는 가입 시기를 기준으로 해요)  

고로 저의 부담금은 10월 1일부로 2000불이 다시 생성 되어, 무조건 2000불은 다시 부담해야 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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