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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기

일본에서 실내 노숙자가 된 사연 그리고 또 다른 시련이...(워킹 홀리데이 경험기 2)

by 스마일 엘리 201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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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어제 실수로 포스팅을 하면서 예약을 걸어 놓는다는 것이 그만 날짜 입력을 잘 못 하는 바람에 바로 다음뷰에 노출이 되었습니다.
급히 삭제했지만 이미 뷰에 발행이 되고 나면 제 손을 떠난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다음뷰에서 삭제 해 주지 않으면 제가 삭제를 못해요.
글 궁금해서 클릭하셨다가 못 읽고 그냥 가셨을 분들 죄송합니다 ㅠ.ㅠ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




어제에 이어 엘리의 사연 많은 일본 생활 적응기 시작하겠습니다.
혹시나 이전 글을 안 읽으신분은 내용상의 이해를 위해 어제의 포스팅을 먼저 읽고, 이 글을 읽어 주시길 부탁드릴게요.
2012/11/14 - [일본 생활기] - 한밤 중 일본 길바닥에 주저앉아 눈물 흘린 사연 (일본 워킹홀리데이 생활기)

우여곡절 끝에 집에 집에 도착해서 스윗홈의 안락함을 느끼기도 전에, 그리고 눈물로 번져 내린 마스카라 자국이 마르기도 전에 저에게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 옵니다.
일본 온지 한달 갓 지난 첫 이사!!!
제가 가진 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제 옷가지와 화장품, 그리고 노트북 한대가 제가 가진 전부였습니다.
텅 빈 방안에 오늘 당장 덮고 잘 이불도, 거적때기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구요. ㅠ.ㅠ
게다가 어제 사진에서 보신 것 처럼, 저희 집은 마루가 아닌 카페트 였기에, 그동안 그 속에 둥지를 틀고 있었을 수백만 마리의 벼룩들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 위에서는 못 자겠더군요.
집을 일찍 찾을 수 있었다면 다시 백엔샵이라도 가서 임시로 깔아 둘 싸구려 매트라도 사왔겠지만 이미 1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각이였기에 그럴수도 없었죠 ㅠ.ㅠ

방안을 쓰~윽 둘러 봅니다.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그런데 번뜩!!!! 좋은 아이디어가 떠 오른 것이죠.
잽싸게 이삿짐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삿짐이 담겨있던 박스를 해체하여 펼쳐 놓았지요.
이... 이것은 초등학교 졸업 이후 십수년만에 보는 십이면체 전개도???
수학은 왜 배우는 것인가, 평생 의문이었는데 알고보니 위기 탈출 학문이더라구요 ^^;;;
우선 임시 매트는 마련되었으니 이제 덮고 잘 이불을 마련할 차례~
가지고 온 옷가지 중에 겨울 코트 한벌과 두꺼운 점퍼가 있었어요.
'코트로 상의를 덮고, 점퍼의 소매에 양다리를 넣어 하체를 덮으면 되겠다!!!'
(여러분 눈물 나지 않습니까??? ㅠ.ㅠ )
이렇게 전 일본에서 실내 노숙자의 삶에 첫발을 내 딛게 된 것입니다.

(박스가 은근히 따뜻하고, 쿠션감이 있어 좋다는거, 저 여자분과 저는 자알~ 알지요 ^^ )

드디어 일본에서 그리고 저의 첫 보금자리에서 이부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뭔가 서글프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다음날 출근을 위하여 얼른 씻고 자야겠다며 욕실에 들어가서 물을 틀었는데...
어랏???
이번엔 또 물이 안 나옵니다.
이것은 정말로 재앙이였습니다.
분명, 이사 오기 전에 수도와 전기 신청을 해 두었는데 말입니다.
1층에 수도관이 잠긴 것인가 해서 내려 가 보았지만 어느게 우리집 수도관인지 알지도 못하겠고, 너무 깜깜하고, 무서워서 수도관 앞에서 마냥 씨름을 할 수도 없는 일이였죠.

자~ 저의 상황이 얼마나 최악인지 한번 되짚어 보실까요?
우선 집 못찾아서 길 바닥에서 눈물을 한바가지 쏟아냈더니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는 다 번져 내려와 있는 상태입니다.
왜 하필이면 그때 또 유행따라 한답시고 눈두댕이 시꺼멓게 숯칠한것마냥 스모키 화장을 해가지고는....

저는 여기에 마스카라 가루가 잘려나간 파리 다리들 처럼 땀과 함께 얼룩져 덕지덕지~


아침에 감은 머리는 집 찾느라 온세상 어린이를 다 만날 기세로 앞으로 앞으로 걸었더니, 할머니 동백기름으로 트리트먼트 한 것 마냥 기름기 좔좔~ ㅠ.ㅠ


저는 이날 머릿기름으로 계란 후라이 해도 되겠다고 혼자 거울 보며 썩소를 지었습니다.


게다가 이부자리 만든답시고, 급하게 이삿짐 풀어헤치고 박스로 전개도를 만들었으니 온 몸은 땀 한바가지로 목욕 한판 끝낸 상태.

그리고 당장 내일 새벽 같이 출근 해야 하는데 이 일을 어찌한단말입니까 ㅠ.ㅠ
진정 역경, 고난, 시련 이따위 것들이 제 베스트 프렌드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저를 끊임없이 따라다닐 수는 없겠지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답이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그러나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을 주신다고 하셨던가요????
그래서인지 또 살아날 길이 보이더라구요.
그건 다음날 생각하기로 하고 (심신이 피로하고 지친상태였던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그 날은 그렇게 박스떼기 위에 이 한몸을 뉘이고, 코트와 점퍼로 피곤에 지친 육신을 감싼 후 그렇게 실내 노숙자로서의 첫째날이 지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우선 길거리에서 나눠준 티슈에 (아~ 받아 두길 잘했지;; ) 침 1/4 티스푼 살짝 발라서 눈 밒에 번진 숯검댕이들을 살살 지워 냈습니다.
(남자분들 욕하지 마시길.. 알고 보면 당신의 여자도 다~ 남자 몰래 티슈에 침 살짝 발라 화장 고칩니다. 여자분들.. 제가 천기누설했다고 미워하지 마세용 ㅠ.ㅠ )

그리고 흩날리는 바람에 머릿기름 냄새가 날아가지 않도록 머리는 질끈 묶어 똥머리를 만들어 주었죠.
출근시간 보다 1시간 일찍 출근했습니다.
제가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이 바로 제 직장에 있었거든요 ^^
그것은 바로 샤워 시설!!!!!!!
저는 나리타 공항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제가 근무했던 나리타 공항의 2터미널 지하에는 30분에 500엔 하는 샤워 시설이 있었던거죠.

그렇게 저는 샤워를 하고, 어제의 묵은 때와 머릿기름을 씻어내고, 새로운 얼굴로 산뜻하게 출근하게 됩니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이것은 시련에 굴하지 않고 이겨낸 저의 승리의 웃음 ^^

그리고 수도국에 전화해서 아저씨께 그날 저녁 방문해서 물이 나올 수 있도록 조취를 해 달라고 말씀 드렸죠.
점심시간에 침대도 주문하고, 이불도 주문했습니다.

이틀 정도만 박스위에서 코트 덮고 자면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이 완벽해지는 스토리였죠.
아니, 이틀도 갈 것 없이 오늘부터는 그 어떠한 것도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 보였습니다...... ㅠ.ㅠ

그러나 저의 베스트 프렌드 "시련"이는 언제나 저와 함께더라구요. ㅠ.ㅠ
다음 이야기 궁금하시죠??
그럼 추천 추천 잉잉~ ^ㅡㅡㅡㅡㅡㅡ^ (드디어 제가 정신줄을 놓았나봅니다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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