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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한국식당이 미국인들에게 불편한 이유

by 스마일 엘리 201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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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남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할 때면, 일가 친척들이 다들 밥 한끼 하자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옵니다.

(이놈의 식을줄 모르는 인기는 꼭 남편과 같이 와야 통하는 말이고 혼자 오면 식어빠진 찬밥신세;;; )

매운것도 잘 먹고, 김치, 특히 총각 김치를 간식처럼 먹는 남편을 집안 어른들이 어여삐 여기시어, 더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해 주겠노라며 한국 식당을 데려가셨지요.

한국 문화에 맞게 신발 벗어서 가지런이 신발장에 넣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음식을 주문하고, 가족들이 오손도손 둘러 앉습니다.
상 위에서는 미리 나온 반찬들 하나씩 맛 보라며, 남편 앞에 밀어주기~가 시작됩니다.
상 아래에서는 남편의 다리 밀기가 시작 됩니다.
처음에는 당당하게 남편도 아빠다리를 하고 앉지요 ^^

                                    양반다리 그까이꺼~~image 출처:google


10분 경과...
쥐가 한쪽 다리를 물었나봅니다 ㅋㅋㅋ
양반스럽게 접혀져 있던 다리 한쪽이 서서히 스트레칭을 시작하다가, 이내 나머지 다리 한쪽도 쥐에게 물렸는지, 그냥 양 다리를 상 밑에 큰대자로 뻗어버립니다.
남편 표정은 '내가 웃어도 웃는게 아니야;;; '

20분 경과...
쥐에게 물린 양 다리는 점점 중태가 됩니다.
남편의 상반신은 제 옆에 있는데 하반신은 맞은편에 앉아 계신 친정 엄마 다리와 나란히 있습니다 ㅡ.ㅡ;;;
친정 엄마께서
편하게 나처럼 앉어~

라며 엄마 다리 포즈를 권유하지만 남편은 '씽긋' 웃으며 괜찮다고 합니다.
남자로서의 체면이 걸려 있기 때문에 그 포즈 만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죠.
상다리 부러지게 맛있는 음식들이 눈 앞에 있는데 입으로 들어간 음식은 다리로 다 빠져 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우선 추천 버튼 꾸욱~ 누르고 읽어 주실거죠??? 추천에 힘내서 글쓰는 엘리랍니다


                  째깍 째깍~ 시간이 갈수록 고통은 더해져만 갑니다~  image  출처:google

30분 경과...
쥐에게 물린 다리는 중태를 넘어서 혼수 상태입니다. 
남편 다리가 더 이상 자기 다리가 아니랍니다. 
절대로 자기는 아가씨 다리는 할 수 없다고 바득바득 우겼지만, 어느샌가 다소곳이 양다리를 옆으로 끌어와 아가씨 다리를 하고있습니다
1차 응급 처치가 끝난것이죠 ㅋㅋㅋ 

                 image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hin_si&logNo=150122868595

40분 경과...
밥은 대충 먹었고, 그놈의 다리 때문에 밥이 맛있었는지 어땠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심지어 쥐가 뇌에도 왔는지, 뭘 먹었는지 조차도 모릅니다. 
가족들은 식사를 끝내고, 이야기 꽃을 피우지만, 남편은  피어나는 이야기 꽃을 확 꺽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왜냐!!! 쥐한테 또 물렸거든요. 

50분 경과...
한 식당 구석에 노랑머리 파란눈의 덩치 큰 외국인이 다소곳이 일명 '사과 깎는 엄마 다리'를 하고 앉아 있습니다. 

                                    사과 얼른 내와~ 깎아줄테니까!!!! image 출처:google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절대 할 수 없다던 '사과 깎는 엄마 다리' 포즈를 하고서야, 드디어 그에게 평안이 찾아 온 찰나.....

자~ 집에 가자!!!!!

라며 다들 일어납니다.
회복도 되지 않은 다리로 일어서자 순식간에 쥐떼의 습격을 받은
남편!!!!!!!!!!!!!!!!.
 

"흐억!" 외마디의 신음소리와 함께 남편은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버렸습니다 ㅠ.ㅠ 

이것은 좌식 형태의 한국의 식당에 갈때마다 남편에게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이라면 이미 좌식 생활에 익숙해져서 한국의 좌식 식당이 크게 불편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좌식 생활을 해 본 적이 없는 남편에게는 바닥에 오랜 시간 앉아 있는게 큰 부담이였답니다. 
저야 좌식 생활이 익숙하니, 남편의 불편함을 처음에 눈치 채지 못했구요.. 
하지만 한국의 식당에서 여러번 외식을 하면서 남편에게 좌식이 얼마나 불편하고 부담스러운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편도 많은 한국식당을 가보고 여러가지 한국 음식을 맛보는게 좋지만 , 좌식형태의 식당의 경우,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나와도, 불편해서 음식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고, 나중에는 그냥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이라더군요. 

그러다 어제 막 결혼식을 올린 친구에게 결혼 축하 전화를 했다가 미국인 시부모님이 결혼식 때문에 한국에 오셨다가 미국으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한국에서 잘 지내다 가셨냐고 했더니 친정 부모님께서 일부러 미국인 시부모님을 배려해서 고급 식당으로 모시고 갔는데 하필이면 그곳이 좌식이여서 시부모님이 불편해 하셨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친구네 부모님도, 그리고 저희 부모님도 미국인 사돈과 미국인 사위를 배려해서 입맛에 맞는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마음에 치중한 나머지, 한국 식당의 익숙하지 못한 좌식의 불편함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죠. 
불편한 자세로 게다가 그 자세가 고통스럽기까지 하다면 산해진미를 대접한다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은 그 음식을 즐길 수 조차 없는데 말이죠.

혹시 제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외국인 친구나, 외국인 손님을 대접해야 한다면 메뉴 선정과 함께 꼭 좌식 식당인지, 테이블식 식당인지도 확인하시길 바래요~ 
즐거워야 할 식사시간, 다리의 불편함으로 맛있는 한국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서는 안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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