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가 엘에이에 사는데 엘에이에는 하와이 비행이 항상 남아 돈다며 픽업해서 하와이 섬 여기 저기를 가더라고요. 호놀룰루도 가고, 빅아일랜드도 가고, 리후이도 가고.
하와이를 다녀 온 친구의 사진을 보니 '아~ 나도 가고 싶다 하.와.이.'
그래서 저도 픽업 했습니다. 그것도 엘에이 출발 하와이행을 픽업 했어요. 씨애틀에서 출발하는 하와이 비행도 많지만 제가 픽업 가능한 날에는 씨애틀 출발이 없어서 엘에이 출발을 픽업 했지만 이미 씨애틀-애틀란타 출퇴근으로 익숙해져서 오히려 비행기 타고 2시간 반 엘에이 출근길은 가볍게 느껴지더라고요.
하와이 비행 전에 대장 내시경이 있어서 24시간 금식 하고, 내시경 한 뒤에는 한풀이 먹방 하겠다는 각오로 와플이 아부지와 고기 뷔페를 갔습니다.
씨애틀 싸우스 센터몰에 있는 Gen Korean BBQ house라는 곳이였는데 한국 고기집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순두부 찌개는 한국인이 알고 있는 그 맛의 순두부 찌개는 아니였습니다.
치즈 돈까스는 아주 크고 실했지만 너무 기름졌고요.
호떡도 있고, 잡채도 있고, 다~ 한국 음식들이긴 한데 음식 맛들이 한국 음식 맛을 흉내 낸 맛이랄까요? 혹시 가실 분들은 참고 하세요. 다만 고기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특히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가면 가격 대비 훌륭해요. 전 차라리 고기 뷔페를 간다면 federal way에 있는 조선 갈비가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일단 사이드 메뉴들이 제대로 된 한국 음식들이라 뭘 시켜도 실패가 없었거든요.
마지막 후식으로 시켜 본 호떡은 빵인데 호떡 소인 흑설탕이 들어 있는 호떡빵??? 같은 느낌... 그래도 하와이 가기 전 배는 터지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하와이 비행을 위해 엘에이로 내려 갔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엘에이에 있는 크루 라운지로 갔더니 육개장 사발면을 팔고 있더라고요. 비행 가기 전 든든히 배를 채워야 할 것 같은 늬낌적인 늬낌으로다가 사발면에 단백질 추가를 위해 삶은 계란 두개 후루룩 먹었습니다.
그러고도 모잘라 후식으로 라떼를 제조해 마시는 나란 여자!!! 그러고도 기내식까지 알차게 챙겨 먹었다죠.
하와이 비행에 같이 간 크루 중 두 분은 이미 10년 이상 비행을 하신 분들이라 하와이는 그냥 동네 앞바다 가듯 들락날락 해서 호텔 앞 ABC마트에서 도시락이나 사 먹고 호텔에서 잠이나 잘거라고 하셨고 한 분은 하와이 비행을 위해 뉴욕에서 날아오신 분이였어요. 이 크루는 미국 50개주 비행하기 챌린지를 하고 있는데 비행한지 2년 되었고, 지금껏 하와이와 알래스카 빼고는 48개주를 다 찍었다며 이제 하와이 찍을테니 알래스카만 찍으면 된다고 신나하더라고요.
드디어 도착한 마우이~ 시골스러운 풍경의 공항 입국장입니다. 와플이 임신 때 태교 여행으로 하와이를 왔었으니 11년만에 온 하와이입니다. 물론 각 섬 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하와이라도 같은 하와이라 할 수 없겠지만요.
저녁에 도착해서 일단은 잠을 푹~ 자고 다음 날 아침 호텔을 나와 도로를 걸어 봤어요. 맛있는 아사이볼 파는데가 있다길래 걸어서 가볼려고요.
아아아~~~ 나 하와이에 온거 맞네 맞아!!! 쭉쭉 뻗은 야자수와 푸른 하와이 바다를 보니 기부니가 막 조트라고요. ㅎㅎㅎ
바다도 너무 예쁘고요~
두고 온 아이들과 와플이 아부지가 생각이 났지만... 이것은 나만의 휴가이니 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감사히 즐겨야죠.
어제 비행은 일 한것으로도 안 느껴질 만큼 그냥 휴가 온 느낌이예요. 이때 저는 결심 했답니다. 앞으로 매달 하와이 비행 한개씩 반드시 픽업해서 한달에 한번 나만의 휴가를 가지기로!!!
드디어 찾은 아사이볼 맛집 sweet hula 라는 곳입니다.
아사이볼과 치즈볼을 주문했어요.
먹고 있는데 야생 닭들이 막~ 돌아 다녀요. 훠이 훠이~ 가라고 쫓아내도 올라 오고...
'그래, 내가 너를 쫓아 낼 일이 아니지, 니가 사는 곳에 내가 온거니... ' 그냥 이곳이 원래가 이런 곳이여~ 라고 맘을 바꾸고 내버려 뒀더니 또 테이블 위를 도도히 몇발자국 걷다가 내려가버리더라고요.
날씨 좋고, 풍경 좋고~
나, 이렇게 즐겨도 되는거야?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더라고요.
아사이볼과 치즈볼까지 다 먹고도 배가 고파서 다른 푸드 트럭들의 메뉴를 살펴 봅니다.
푸드트럭 어떤 종류들이 있나 걷다 보니 청소년 닭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더라고요. 사람이나 닭이나 청소년기 배회는 국룰인가 봄.
아니 뱃속에 그지가 들었나... 아사이볼과 치즈볼을 먹었는데도 음식 사진을 보니 다~ 맛있어 보이고, 다~ 먹고 싶어지네요???
하와이는 음식도 내 스타일~
결국 스모크 포크 바베큐를 주문 했어요. 달짝지근한 파인애플 소스가 들어가 있어서 맛있었습니다. (사실 뭔들~ )
배 부르니 하와이 앞바다 산책 해야죠~
진짜 너무 좋아서 잔디에 누워 이렇게 구르고 싶었어요. 그동안 애 키우고, 살림 하고, 일 하고, 고생한 나를 위한 온전만 나만의 휴식 시간같은 느낌이라서요.
셀카 100만장 찍을 심산인데 하와이 바닷 바람 왤케 쎈겨?!?!?!
이렇게 소중하고 소중한 마우이에서의 24시간 레이오버가 끝나고 다시 또 나만의 휴가를 즐기러 오리라! 다짐하며 호텔로 돌아가 비행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승객들 보딩까지 다~ 마친 상황에 갑자기 터져 버린 마이크로소프발 블루 스크린 사태!!!!! 모든 항공기와 크루 추적이 불가능하지 모든 비행기의 이륙 금지가 떨어져서 다시 호텔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보너스로 얻어 진 마우이 24시간 연장 레이오버!!!!
하지만 전 24시간 레이오버로 충분했나 봅니다. 다음 날은 그냥 호텔에서 쭈우우욱 잠만 자다가 오후 다 되어서 10년차 시니어 선배님들 처럼 그냥 호텔 옆 ABC마트에서 도시락 사와서 먹고, 준비해서 나왔다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볶음밥, 치킨 꼬치, 우베 찹쌀 도넛까지 알차게 먹었네요. 저, 승무원 일 시작하고 살이 쪄서 ㅋㅋㅋㅋ 유니폼 지퍼가 안 올라가는 지경이 됐어요. ㅠ.ㅠ 살 빼기로 담당 의사랑도 약속하고, 저 자신하고도 약속 했는데... 세상 밖으로 나오니 맛있는게 너무 많은걸 어떡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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