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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승무원 일기

자유 부인

by 스마일 엘리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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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비밀인데요 (속닥속닥) 전 사실 비행 갔다가 레이오버 하는 도시의 호텔에 도착 하는 순간 자유부인이 된 느낌으로 저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요. 그래봤자 커튼 치고 깜깜하게 만든 후 잠 자는게 다~ 이지만요.  그치만 이건 어쨌든 일하러 온 거고, 함께 이 즐거운 시간을 즐길 사람이 없으니 진정한 자유 부인의 시간을 누리는 것이라곤 할 수가 없죠. 
 
그런 저에게 진짜 자유 부인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애틀란타에서의 스케쥴이 너무 어정쩡하게 스탠바이가 끝난 후 하루 휴무, 그리고 다음 날 신입 3개월차 미팅이 잡혀 있어서 씨애틀 집까지 다녀 올 수가 없잖아요. 어쩔 수 없이 애틀란타에서 1박을 해야 했는데 애틀란타 사는 동기가 저와 스케쥴이 똑같이 맞아 떨어져서 비행 끝나고 같이 밥 먹고 자신의 집에서 1박 하고, 그 다음 날 있을 미팅에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왐마~

이게 얼마만의 친구집 슬립 오버란 말인가!!! 아마도 2018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인연을 맺었던 둘째 언니의 애틀란타 집에서 슬립 오버를 한 이후로 6년만!! 그러고 보니 그때도 애틀란타, 지금도 애틀란타, 일도 애틀란타!! 아무래도 전 애틀란타와 뭔가 깊은 인연이 있나 봅니다. 
 
스탠바이 때 아르헨티나 대신 불려 가게 된 사바나에서 우리 클럽에이의 엄친딸을 만나고 다시 미시건으로 비행한 후, 애틀란타로 돌아 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보는 구름은 언제나 예뻐요.

 
이상하게 비행하고 돌아오면 속이 미식거려서 속을 풀어 주는 음식을 찾게 되는데 우리는 이것을 비행 해장국이라고 부릅니다. 일단 애틀란타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H 마트에 있는 푸드 코트에서 짬뽕으로 비행 해장을 하고, 사이드로 탕수육도 하나 시켜 먹었습니다.

그런데 또 옆 코너에서 파는 오징어 김밥이 땡겨… 친구는 다 못 먹는다고 말렸지만 ‘난 나를 잘 알아!!’ 
 
미국 음식은 남길지언정, 한국 음식은 남기는 법이 없쥐!! 결국 다 먹었잖아요. 
 
배를 든든히 채우고, 친구네 집에 가는 길!!!

여기는 이미 뜨거운 여름 날씨인데, 제가 사는 씨애틀은 밤 되면 오돌오돌 떨면서 주차장 가는 셔틀 버스를 기다릴 정도로 같은 미국인데도 날씨가 이렇게 다릅니다. 그래서 가방에는 두꺼운 방한복과 여름옷 항시 대기중이예요. 
 
친구는 편하게 자라고 에어매트리스를 깔아 준다 했지만 제가 맡겨 놓았던 슬리핑백이 있어서 그 속에서 잤습니다. 

 
역쉬 슬립오버는 좋은 것이여!! 늦은 밤까지 수다 떨고 (역시 여자들의 수다는 을매나 잼난지.. 밤 새는줄 모름)

이렇게 예쁜 아침까지 챙겨주지 뭐예요. 너무 극진한 대접이잖아!!! 게다가 친구가 또 바리스타를 했어서 커피를 기가 맥히게 뽑아 내거든요. 분명 친구의 테크닉과 손맛이겠지만 나도 친구가 가진 똑같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가지면 같은 맛이 나지 않을까 싶어 머신에 탐을 내 봅니다. 올 땡스기빙 세일을 노려보리라~ 
 
아침은 예쁘게 먹었으니, 점심은 무겁게 먹어보자며 간 곳은 무한 고기집 
 

화투장만하게 큰 철판에 고기도 굽고, 사이드로 콘치즈와 김치, 각종 야채까지 구워 먹을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큰 철판에 그냥 고기만 구워 먹으면 철판 낭비!!! 저 대학 시절에 식당 알바를 좀 오래 했는데 그때 제 특기가 철판 구이에 밥 볶는거였거든요. 거의 30년이 다 되어 가는 오래 된 일이지만..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공기밥 주문해서 밥을 볶아 봅니다. 


 
이런 저를 보고 빵 터진 친구는 웃겨 죽을라 하더라고요. 비디오를 찍으며 감탄에 감탄을~ ‘도대체 언니는 못하는게 뭐야?!?!’ 라고 ㅋㅋㅋ 
 
‘응, 나 얼굴을 못해 ㅋㅋㅋㅋㅋ 다음 생에는 나도 아이돌 처럼 태어날끄얏!’ 


 
프로 밥볶러라면 마무리는 볶음밥 하트죠잉~ 
 
무거운 점심을 먹고, 디저트를 먹어야 한다며 들른 대만 빙수 가게 


 
우리가 지금 미국 남부에 있는 여자들이 맞는겨? 
 
중국 음식, 한국 음식, 대만 음식이라니!!! 
 
그렇게 2박 3일은 꺼지지 않을 듯한 배를 부여잡고 친구네 집 근처에서 산책이나 하다 올라 가자며 걷고 있는데… 


 
이것은 무슨 싸인??? 

 
내가 지금 무엇을 본거지??? Fuck your pet????
 
묘하게 가려진 나뭇잎 때문에 싸인과 그림이 너무 음란해서 눈을 비비고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봤습니다.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 Pick after your pet이였는데... 
 
고것 참~ 묘… 하다. 
 
중년 아줌마의 보너스 같은 하루, 맛있게 먹고, 실컷 떠들고 웃고, 제대로 된 자유부인 놀이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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