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세포라 일기

미국 세포라 일기- 매니저의 최애인 줄 알았더니...

by 스마일 엘리 2024. 3. 29.
반응형

작년 여름 즈음, 그땐 나나양, 라라양 셋이서 girl's night 을 가진 적이 있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전 나나양을 그저 귀여운 꼬맹이 동료 정도로 생각할 때였음)  걸즈 나잇이래봤자 애 엄마들인 라라양과 저에게는 그냥 직장 밖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수다를 떠는 시간밖에 안되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기부니 조크든요. ㅋㅋㅋㅋ 

직장 동료들과 밥을 먹으니 당연히 수다의 화제는 직장에 관한 얘기였고, 그 중심엔 누가 있다??? 

바로 저희 매니저!!!! 

제 미국 세포라 일기 시리즈를 읽어 보신 분들 중 눈치 챈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매니저는 좀 특이한 성격이예요.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굉장히 강하고,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티나게 그 사람을 유령 취급하거든요. 그 피해자 중 한 사람? 

나야 나!!!!

물론 싫어하는데는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 별거 아닌 사소한 이유로도 그 사람의 흠을 잡고 싫어하거든요. 게다가 솔직히 평사원인 제 눈에도 '매니저로서의 자질' 에 의문이 생길 정도니 라라양은 얼마나 불만이 많았겠습니까? 

우선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가장 컸고요, 매니저가 업무에 관한 내용을 공유를 안해주고 자기만 알고 있어서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라라양과 제가 모르고 있다가 크게 뒷통수 맞은 적은 한 두번이 아니였고요,  그 뿐만 아니라 라라양이 워낙 일을 잘하고, 차기 매니저가 될 사람이다 보니 위기 의식을 느끼는건지 라라양에게 업무 공유를 안 해주고, 라라양이 매니저 업무를 알려 달라고, 그래서 필요할 때 도와 주겠다고 했더니 선넘지 말라고, 넌 매니저가 아니라고 무안을 주는 일이 몇번 있었기에 라라양이 상처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업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직원들 매니지먼트 능력을 보자면, 우선 직원들의 대소사에 관심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이 제로 그 이하여서 직원의 가족에게 큰 일이 생겨도 직원에게 안부를 묻는 일 조차 절대 없어요. 

사실 전 저희 남편이 작년에 자동차 사고가 크게 나서 폐차 된 일이 있었는데, 그날 남편이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듣고, 사고 현장으로 갔다가 함께 병원을 가야 했던 적이 있어요. 차는 폐차가 되었고, 남편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모두들 괜찮냐고 안부를 물어 오는데 단 한사람,  바로 저희 매니저만 어떤 걱정이나 안부 메세지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콜스 부매니저가 저에게 직접 와서 남편은 괜찮냐며 물어 보더니 정말 저희 매니저가 어떤 안부도 묻지 않았냐고 물어 보더라고요. 

그리고 라라양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모든 직원들이 그녀에게 안부 메세지를 보냈지만 매니저는 아무런 메세지도 없었죠.  오히려 라라양이 매니저처럼 모든 직원들의 대소사에 걱정하며 챙겨주고, 메세지를 보내주고, 매니저가 챙기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 하고,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매니저와 라라양의 갈등의 골은 알게 모르게 더더 깊어져 가고 있던 중이였습니다. 

그렇게 매니저에게 쌓인게 많았던 라라양!!!

그리고 원래부터 매니저에게 미운털이 박힌 나나양!!!

이 두 사람은 매니저에 대해 할 말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저도 매니저의 성격이나 사람을 대하는 방식, 그녀의 어두운 에너지가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딱히 저와는 부딪칠 일은 없어서 그녀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만 있었는데 그러던 중 놀라운 얘기를 듣고야 말았죠. 

제가 빈 상품 상자들을 활용해 상품 서랍을 정리 해 놓은 곳들을 디스트릭 매니저와 타매장 매니저들이 왔을 때 보여 주면서 서랍 정리는 이렇게 되야 하는거라고, 자기가 이렇게 정리했다고 말을 했다지 뭐예요? 그리고는 정리 된 서랍마다 사진을 찍어서 그걸 매니저들 줌미팅 할 때 교육용 자료로 쓰고 있다는거죠. 

그걸 옆에서 듣고 있던 라라양이 너무 기가 막혀서 자기랑 눈이 마주치길 바라며 매니저를 뚫어지게 쳐다 봤는데 끝까지 라라양쪽은 쳐다 보지도 않았대요. 

일은 제가 다~ 했는데 그 공은 우리 매니저가 다 가져가고 있을 줄이야....

게다가 새로운 매장이 오픈을 하면서 그 곳에 보낼 직원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저희 매니저가

"엘리는 보낼 수 없어,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아!"

라고 무선 라디오에 대고 말을 하는 바람에 전 직원이 그 얘길 다 듣게 되었대요. 라라양이 그  말을 듣고 너무 기가 막혔다고.. 

라라양은 그 얘길 저에게 하며 "그럼 우리는 잃어도 되는거야? " 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을 했지만 전... 뭐라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표면상으로 보면 제가 매니저의 최애인 것 같지만 실은 제가 한 일에 숟가락 얹을 심산으로 절 못 보내겠다고 한거 아닌가요?. 

사실 제가 매장의 상품 정리나 서랍 정리, 창고 정리등 많은 부분을 바꿨지만 매니저가 그걸로 저에게 칭찬을 해 준 적은 단 두번? 정도 밖에 없을거예요. 그걸 알아 보고 칭찬해 주고, 격하게 반응 해 준 사람은 바로 라라양이였는데, 정작 칭찬은 안 해 주면서, 그걸 자기 공으로 가져가고 있었다니 솔직히 제가 괘씸해 하던 나나양과 매니저가 다른게 뭔가요?  

그리고 이후로 직원들이 매니저 때문에 자꾸 그만두게 되고, 새로 온 직원들도 매니저를 어렵게 여기거나 싫어해서 견디지 못하고 금방 그만두게 되자 전 콜스 매니저에게 미팅을 요청하고, 매니저의 문제점에 대해서 보고를 하게 되었죠. 

가장 큰 문제인 커뮤니케이션 부재, 매니저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인 불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 유령 취급하고 왕따), recognition  (매니저로서 직원의 성과를 알아 봐주지 않는 점) 등등을 얘기 했고, 콜스 매니저는 말해줘서 고맙다며 다른 직원들의 의견들도 듣고 싶으니 매니저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미팅을 요청해 달라고 전하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저희 세포라는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