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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90불 아끼려다 대환장 파티

by 스마일 엘리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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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어났던 따끈따끈한 대환장 파티썰... (이였는데 묵혀 두었더니 이미 4개월이 지나 차디차게 식어 버린 포스팅이 되었습니다. ) 
방학 한 아이들을 3주간 시댁에 맡길 겸 해서 독립 기념일 연휴를 맞아 시댁이 있는 위스콘신으로 가기로 했어요.  비행 출발 시간은 새벽 6시라 공항에 새벽 4시쯤 도착하면 딱 맞겠다 싶었죠. 그런데 5일간 차를 주차할 곳을 알아보다 보니 공항 내 주차장은 1일 47불이라 5일간이면 235불이더라고요.  그 전에 사설 주차장을 알아 봤을 땐 1일에 7~8불 정도로 저렴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당일에 주차장을 알아 보니 가격이 올랐지만 그래도 공항 내 주차장 보다는 저렴해서 5일에 택스포함해서 145불 정도로 하는 공항 근처의 호텔 주차장을 예약 했습니다. 셔틀도 운행하고 있고 90불도 아꼈으니 나름 뿌듯해 했죠. 

네비에 주소를 찍고 도착한 호텔 입구에는 왼쪽에 아주 넓은 주차장이 보여 이곳이 그 호텔 주차장인가보다 하며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장 진입할 때 스캔 코드를 찍으라는 메세지가 나왔지만 제가 출력한 영수증에는 그런게 없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방법으로 찾기 버튼이 있어서 눌렀더니 폰 번호를 입력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진입 차단기가 올라 가더라고요. 그래서 폰번호로 등록이 되어 있었나 보다 했죠. 주차장에 3시 50분쯤 도착했고, 아이들 챙기고 짐 꺼내고 하느라 4시 정각에 출발하는 셔틀은 놓치고 다음 셔틀을 타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가 4시 20분. 6시 비행기니까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벽 4시반에 씨애틀 공항은 완전 북새통이 따로 없었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 봤어요. 7월 1일 새벽 씨애틀 공항 이용하신 분 계시다면 증언 부탁합니다. ㅎㅎㅎ 

저흰 아이들 카싯트를 수하물로 보내야 해서 체크인 카운터에 어쩔 수 없이 줄을 서야 했는데 일단 체크인 카운터 줄도 엄청 길었어요. 그래도 30분간 줄 서서 무사히 카싯트 2개와 제 짐가방 하나를 수하물로 보냈습니다.  델타 직원이 저에게 보딩패스 출력해 줄까? 하는데 제 폰에 이미 보딩패스 QR 코드 스크린이 열려 있어서 이거 사용하면 안되냐고 했더니 된다고 해서 그럼 됐다고 하고 나왔는데 그냥 보딩패스 출력해 달라고 할걸 그랬나? 하는 찝찝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다음 TSA와 시큐리티 체크를 위해 줄을 섰는데... 세상에 마상에!!!! 그 줄이 얼마나 길었냐면요 100미터 정도의 줄이 구불구불하게 5번 정도 꼬여 있었고, 거길 지나면 또 한 50미터 정도 되는 줄이 4번 정도 구불 구불 꼬여 있었죠. 그래서 그 끝이 어디인지 보이지가 않았는데 아직 1시간이 남았으니 괜찮다고 남편과 서로 위로를 했지만 이미 우린 서로 직감하고 있었죠. 이 비행기 타기는 틀려 먹었어!!!!
 

사실 남편이 제가 사설 주차장을 예약한걸 알고는 입이 댓발 나와서는 뭐하러 번거롭게 그랬냐고 그냥 공항 주차장에 대면 셔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편하지 않냐고 불평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이제와서 후회가 되는거죠. 그냥 공항 주차장에 주차했더라면 30분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었고 그랬다면 우리에겐 30분의 여유가 더 있었을텐데... 

그렇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차례가 되길 기다리는데 탑승 시작 시간은 이미 지났고, 아직 줄의 끝은 보이지도 않았죠. 혹시 우대 라인에 사정을 부탁하면 좀 빨리 갈 수 있으려나 싶어 애타는 마음으로 그쪽 라인을 쳐다보고 있으니 저희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닌지 보딩 패스를 보여 주며 사람들이 사정을 하더라고요. 비행기 탑승 시작했는데 여기로 들어가면 안되냐고.. 그런데 그 직원은 얄짤없이 그건 내 사정이 아니라며 돌려 보내는걸 보니 그냥 다음 비행기나 타야겠다!! 하며 마음을 비웠어요. 그래도 극적으로 시간내에 도착하면 좋겠다 생각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앞으로 앞으로 걸어 나가다 보니 드디어 TSA 앞에 섰는데 그때 시각은 6시 정각!! 비행기가 문을 닫고 이미 탑승구를 떠난 시각이였죠. 비행기 놓친건 놓친거고 일단 탑승 구역으로 들어가서 다음 비행기 예약을 하든 해야지 하며 TSA에게 신분증을 내밀었는데 보딩패스 QR코드를 보여줄 스크린을 여는 순간 갑자기 그 화면이 로딩 화면으로 바뀌면서 그 코드가 사라져 버린거예요. 이게 머선일?!?!?


너무 당황해 버려서 심장 요동 치고 손 벌벌 떨면서 티켓 번호 찾고, 스카이 마일 번호 찾고 온 난리를 쳤는데 큐알 코드는 온데간데 없고, 보딩패스 재발행 화면도 유효하지 않다고 뜨고... 그래서 일단 남편과 아이들만 먼저 안으로 들여 보내고 전 밖으로 나왔어요. 티켓을 재발행 할려고 키오스크 기계에 가서 티켓 번호를 넣어 봤지만 이미 출발한 비행이라 보딩패스 발행이 안된다고 뜨고 보딩 패스가 없으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고, 아이들과 남편은 이미 안에 들어가 있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손 덜덜 떨고 있었더니 남편에게 전화가 왔어요. 
제가 얼마나 당황하고 손 떨고 있을지 알고 있었는지 남편은 제 목소리를 듣자 마자 
" 일단 진정하고, 자판기 찾아서 물을 사서 좀 마셔, 나도 여기 직원과 얘기할려고 줄서 있으니까 전화 끊지 말고 차근 차근 하나씩 해결하자" 
사실 이런 상황의 시발점이 사설 주차장을 선택한 제 잘못 같아서 자책하고 있었고, 그걸로 남편도 불평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비행기를 놓쳐 버린 결과에 대해서 남편이 저를 비난할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화를 내거나 저를 비난하지 않고 너무 대인배 같이 행동해서 거기서 더 당황해버렸어요.  그동안 남편 뒷담화 많이 깠는데 급미안해짐... 

일단 남편이 탑승구쪽의 직원과 얘기한 결과 저는 티켓 재발행 하는 곳으로 가서 직원과 얘기를 해야 하고, 남편은 그곳에서 직원과 함께 다음 비행편을 알아 보고 저도 같은 비행편의 티켓을 받아야 된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얘기중이던 항공사 직원이 처음에는 다음 비행편의 스탠바이 티켓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LA로 경유해서 미네아폴리스로 가는 비행편을 얘기하다가 저희가 아멕스 카드 웹사이트를 통해서 티켓 구입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아멕스 카드사와 얘기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항공사는 해 줄 수 있는게 없다 하고, 저는 저대로 밖에서 너무 당황해서 우왕좌왕 하고 있던 중이라 일단 남편은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기로 했습니다. 
저에게로 온 남편은 물 부터 사와서 일단 마시고 절 진정 시킨 후, 어차피 비행기는 놓친거고, 다음 이용 가능한 비행기든 경유 비행편이든 아무튼 일단 시간이 좀 있으니 천천히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고 하는데
늘 큰 아들 같던 남편이 어쩐 일인지 오빠가 되었?!?!  ㅎㅎㅎ 


물 한모금 마시고, 아멕스에 전화해서 상황을 얘기 했더니 환불 불가능한 티켓이여서 편도 항공편을 다시 재구매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당일 출발하는 모든 편의 항공 좌석은 만석이고, 다음 날 오후 3시 15분 출발편으로 구매할 경우 4인 가족의 편도 항공 요금은 1850불! 
90불 아끼려다 순식간에 1850불이 날아가는 꼴을 보니 속이 쓰리다 못해 너무 아팠어요 ㅠ.ㅠ  공항 주차장을 이용했다면 아슬아슬하게라도 비행기를 탈 수 있었을텐데... 아님 공항에 3시간 일찍 도착했더라면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을텐데... 후회한들... 이미 비행기는 떠나 버렸는데요 뭐... 
일단 그거라도 자리가 있어 다행이다 하며 티켓을 구입하고 컨펌 메일을 받고, 이렇게 된거 오늘 하루 집에서 편하게 쉬다가 내일 떠나자~ 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 가기로 했습니다. 
공항에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갈 셔틀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 영수증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픽업 요청을 할려는 찰나 저희가 공항으로 올 때 타고 왔던 주차장의 셔틀 버스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 셔틀 버스가 지금 오네요!! 하고 전화를 끊으려니 그 분이
" 그건 저희 셔틀이 아니예요. 우린 힐튼 호텔 셔틀이예요" 
일단 셔틀을 타야 해서 부랴부랴 " 오케이, 땡큐" 하고 전화를 끊고 셔틀을 탄 후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주차장에 도착해서 안내 사무실에 가서 제가 구입한 주차장 이용 티켓을 보여 줬더니 그 직원이 
"이건 힐튼 호텔 주차장 이용권인데요?!?!?! 여기 주차장은 어떻게 들어 온거예요? 여기 들어올려면 바코드가 있어야 하는데??" 
어쩐지!! 어쩐지!!!! 이상하다 했지 내가!!!!!! 
"폰 번호 넣으니까 차단기가 올라 가길래 들어 왔는데요?" 
"아, 그럼 1일 주차 요금으로 정산 될거예요" 
"아니, 대체 그럼 힐튼 호텔 주차장은 어딨는거예요? 입구가 비슷하고 이른 새벽이라 깜깜해서 보이지가 않아서 이 주차장이 힐튼 호텔에서 운영하는 사설 공항 주차장인줄 알았어요" 
했더니 힐튼 호텔 건물 뒤로 숨겨지다시피 한 힐튼 호텔 주차장 건물을 손으로 가르키더라고요. 
아놔~ 우린 남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그 주차장의 셔틀을 기다리고, 그러다 시간 낭비하고, 비행기도 놓쳤는데.. 정작 그 주차장은 우리가 예약한 주차장도 아니였다니!!!! 이런 Bㅕㅇ신 같은 짓을 하다뉘!!!!!

그렇게 해서 여행 일정의 취소로 인해 하루가 비어 버려서 다른 어떤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정이 텅빈 하루가 생겨서 부랴부랴 블로그에 세포라 직원 혜택의 포스팅을 할 수가 있었죠. 
물론 집에 와서도 아멕스 트래블에 전화 해서 렌트카 취소, 변경, 예약등 거의 1시간에 걸쳐 직원과 통화하며 씨름했어요. 일정이 하루 미뤄 졌으나 예약 취소를 하지 말아 달라고 렌트카 업체에 직접 연락을 하니 업체에서는 본사 온라인 팀과 연결해 줄테니 그쪽에 얘기를 하라고 하고, 그래서 또 그쪽 직원과 얘기를 했더니 아멕스 트래블을 통해서 예약한거니 아멕스 트래블과 얘기 하라하고... 아멕스 트래블에 전화 했더니 렌트카 업체에 직접 전화해서 예약 변경을 하라고 하는 도돌이표 미루기에 이리저리 돌림 당하다가 결국 아멕스 직원과 힘겹게 예약 취소를 하고, 다시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체크인 한 짐의 행방과 함께 사후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델타 항공에도 전화를 하고, 주차장 예약도 어떻게 되는건지 알아보고 이래저래 진 빠지는 하루 였기는 마찬가지였어요. 
그래도 다음날 출발 하게 되어 모처럼 시간 여유가 생겨서 음악 들으면서 곰발바닥 같은 손발에 네일과 패디큐어도 했답니다. 

손가락에 그림칠만 할 수 있을 뿐, 케어 따위는 못함.


그리고 다음날은 공항에 못해도 5시간 전에는 도착하기로 하고, 출발 전에 집에서 미리 체크인을 할려고 하는데 체크인을 하려고 하면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전날의 여행 일정이 뜨면서 체크인이 안되는거죠. 
이... 불.길.한. 예.감!!!
마구잡이로 나대는 심장을 진정 시키며 아멕스 트래블에 전화를 해서 얘기를 했더니 그 직원도 이상하네~만 연발하다가 결국 그 직원이 직접 델타 항공 직원과 연결해서 전화 통화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은... 
델타에서 오버부킹을 받은 것이였죠. 실제로는 자리가 없는데 저희에게 티켓을 판매한거였고, 이미 만석이라 체크인이 안되는 상황이였던 거죠. 그래서 델타 항공사 측에서 마치 선심 쓰듯 자리가 있는 비행기 티켓을 추가 요금 없이 예약 해 주겠다는 거였죠. 그리고 그 티켓은 다음날 새벽 12시 30분 비행기 
엄밀히 따지면 그날 한밤중에 출발하는 비행기였지만 날짜상으로는 밤 12시가 지난 시간이라 다음 날짜가 되는 거였어요.  4박 5일 일정이 2박 3일로 줄어 들어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가는게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할머니 만나러 간다고 기대에 부푼 아이들과 손자들과 온 가족들이 오랫만에 모이는 자리를 기대하고 계셨던 시어머님을 생각하면 안 갈 수가 없었기에 그렇게라도 가기로 하고 티켓을 예약 했답니다. 이것도 거의 4시간 가까이 실랑이 끝에 겨우 컨펌 메일을 받았기에 조마조마 했어요. 
그런데 막상 도착한 메일을 확인해 보니... 

 
응?? 
왜 출발일 보다 도착일이 과거인거죠? 과거로 가는 티켓인가??? 진짜 환장하겠네!!! 

아니, 과거로 가는 티켓이 있다면 진즉에 알려 줬어야지!!! 억만금 빚을 내서라도 10년 뒤로 돌아가게!!!
정말 이 인생은 쉽게 한번에 쭈욱~ 가는 법이 없는 일상이 시트콤이여!!!! 
다시 부랴부랴 아멕스 트래블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더니, 담당 직원이 책임지고 해결 하겠다고 약속을 해 주셨고, 결국 30분 뒤에야 제대로 된 티켓이 도착했습니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티켓을 받아 들고, 공항에 여유있게 6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시큐리티 체크 10분만에 끝난거 실화냐?!?!


이렇게라도 대환장 파티 신나게 하고 시댁에 도착하니 오길 잘했다 싶더라고요. 
아이들은 4년만에 만나 기억도 나지 않을 사촌들과 금방 친해져서 신나게 놀았거든요. 게다가 시댁이 있는 그 타운의 불꽃 놀이 축제가 열리는데 그 장소가 마침 남편의 외할아버지 댁 길 건너편이라 외할아버지댁 앞마당에 자리 깔고 편안하게 누워서 불꽃 축제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은 시댁에 두고 3일 뒤엔 남편과 저 둘만 씨애틀로 돌아와 약 3주간 육아 해방기를 가질 수 있었답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찾으며 집에 가고 싶다고 울기는 개뿔~ 
시부모님 뒷마당 워터파크에서 하루도 안 빠지고 사촌들과 수영하고,

방방이 타고,

아주 씐나게 노느라 바빴대요. 


남편의 형 누나 동생 애들에 우리 애들까지 다~ 합쳐 놓으니 축구팀 꾸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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