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양의 폭주 이후로 모든 팀멤버들이 클로징 전에 상품 보충 하는 것은 물론이고 클로징때 끝내야 하는 업무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어요. 특히 이때쯤 그만 둔 멤버들을 대체하기 위한 새멤버들이 입사하기 시작한 시점이라 기본적인 클로징 업무를 익히기에도 좋았죠.
특히 b양은 매니저의 주의를 받은터라 더이상 지적 받지 않기위해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게 눈에 보여서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서 b양과 일하는 날은 제가 계속 물건 보충을 해두었답니다.
그런데 정확히 일주일 뒤에 제가 오프닝이던 날 출근을 해 보니 또 클로징 업무가 하나도 안되어 있는거예요.
물건 보충도 안되어 있고 종이백 보충eh 안되어 있고 반품 상품 재진열도 안되어 있고요. 물론 그 전주에 150여개가 넘게 뜬거보다는 적게 떠 있었지만 물건 갯수를 보면 클로징 멤버들이 물건 보충을 안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죠.
전날에 클로징 멤버는 나나양과 새 멤버였습니다 이 새멤버는 콜스에서 일하다가 매니저의 강력 추천으로 세포라로 이동해 오게 되었는데 나나양과 베스트 프렌이라 할 수 있죠. 얘기 들어 보니 나나양의 방 인테리어도 해 주는 사이라고…( 남자지만 둘은 100% 찐친입니다)
그럼 뭐 보나마나죠. 우리 나나양이 새멤버에게 가르쳐야 할 일은 안 가르치고 자기 수다 떨기에 바빴을거예요. 새멤버는 말이 정말 없는 조용한 성격인데다 늘 재잘재잘 말하는 나나양의 말을 항상 끄덕이며 들어주기만 하거든요.
에휴~ 일단 오프닝은 해야 하니까 오프닝 업무를 후다닥 끝내고 또 클로징 멤버가 했어야 할 일들을 했죠. 하지만 매니저가 출근하기 전에 다 끝내지 못했어요.
출근한 메니저는 반품 상품이 그대로 통에 가득 담겨 있는걸 보더니 이미 예상을 한듯
“ 물건 보충은 되어 있었니?” 라고 묻길래
“ 안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아침에 제가 다 끝냈어요. ”
했더니 또 고개를 절래절래
신입 멤버는 신입이니 괜찮겠지만 아무래도 나나양은 한소리 들을 것 같더라고요. 매니저의 심기도 불편해 보이고 그래서 최대한 빨리 밀린 일들을 끝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날은 주말이여서 아침부터 손님도 많았는데 어제 끝냈어야 할 일들과 오늘 계속 해서 뜨는 물건 보충들을 따라 잡을려니 정말 땀나게 총총대며 일했습니다. 무엇보다 반품 물건이 정말 많아서 그거 재진열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그렇게 모든 일을 다 따라잡고 이제 한숨 좀 돌리겠다 싶어 안도하고 있었죠.
그런데 매니저가 반품물건 수납함이 들어 있는 캐비넷을 열어 보더니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는 약간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이거 누가 했니? ”
그 순간 나나양과 제 눈이 마주쳤습니다.
“제가 했는데요?” 라고 답하니
“ 왜 이걸 니가 했니?”
라고 하는데 나나양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그 큰 눈으로 저와 매니저 사이에서 눈셔틀을 하고 있으니
매니저가 “엘리 이쪽으로 와봐” 하며 저를 매장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라고요.
내가 대체 뭘 잘못한거지? 클로징 업무가 다 안 끝나 있어서 매니저 심기가 불편해 보여 더 빨리 끝내려고 땀까지 흘릴 정도로 종종대며 매장안을 누비고 다녔구만...
매장 밖에서 매니저는 저에게 다시 한번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 왜 반품 상품 재진열을 니가 했니? ”
“ 제가 할 일이니까요”
“아니지, 그건 어제 클로징 멤버가 했어야 할 일이지! 어제 나나가 안 했으니까 오늘 걔가 끝냈어야 할 일이야, 너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지마. 니가 자꾸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해버리니까 나나도 자기 할 일을 안하고 미루는거야“
” 근데 해야 될 일이 있는데 그걸 남겨 두는걸 참을 수가 없어요. 누가 할 때까지 기다리기 보다 제가 해 버리는게 좋아요“
” 놉! 아니지! 그러지마.“
이거슨 지금... 제가 일을 너무 많이 했다고 혼내는게 아닌가요? 제 평생 살면서 이런 황당한 경우는 또 처음입니다. 근데 매니저의 목소리가 너무 단호하고, 화가 난 목소리라 이게 저를 생각해서 혼내는건지 긴가민가 하더라고요.
"나나가 해야 할 일은 나나가 끝낼 수 있게 내버려 둬, 앞으로도 다른 멤버가 남겨둔 일을 니가 혼자서 다 하지는 마, 네가 일을 두고 그냥 못 본 다는거 알고 있어, 그래서 하는 말이야."
그렇게 일을 너무 많이 한다는 이유로 매니저에게 혼이 나고 (안 믿으시겠지만 혼난거 맞습니다. 너무 화가 난 목소리라 손 떨렸어요 ) 매장으로 돌아와 나나양에게
"어제 반품 상품 재진열도 안되어 있었고, 물건 보충도 안되어 있었어. 오늘 너 클로징이니까 물건 보충할거 수시로 확인하면서 보충해줘" 라고 했더니 하기 싫은 일에는 반드시 핑계를 대는 나나양은
" 콜스 매니저가 물건 보충 갯수를 하루에 한번만 0 으로 만들면 된다고 했어"
갑자기 단전 밑에서 확~ 올라 오더라고요. 하루에 한번만 0으로 만들면 아침 일찍 0으로 만들고, 그 이후로 팔린 물건들을 클로징 까지 보충 안해도 된다는거야 뭐야?
"그렇게 말한 콜스 매니저도 정작 클로징 때 물건 보충 떴으니까 가기 전에 채우라고 항상 말해, 그러니까 우리는 클로징 할 때 0으로 만들어야해, 그게 클로징 업무 중의 하나야"
"그럼 나중에 몰아서 한번에 할게"
"미뤄두면 너무 많아서 한꺼번에 할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잖아, 그러니까 수시로 체크하면서 조금 떠 있을 때 끝내버리는게 좋을거야, 그리고 반품 상품 재진열도 클로징 업무니까 잊지 말아줘"
나랑 입사 동기인 나나양에게 근무한지 10개월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 클로징의 기본 업무를 설명해야 한다니!!!! 그동안 입으로 하는 영업만 열심히 했다는 증거죠.
그리고 나중에서야 왜 매니저가 그렇게 화를 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나양의 앙큼한 거짓말들도요...
'미국 세포라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세포라 일기-세포라 직원의 특혜 (10) | 2023.07.03 |
---|---|
미국 세포라 일기- 인종차별주의자 손님과의 기싸움 (11) | 2023.05.24 |
매니저는 너만 좋아해 (11) | 2023.05.16 |
미국 세포라 일기-그녀의 변명 (4) | 2023.05.04 |
미국 세포라 일기- 소문 (12) | 2023.04.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