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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포라 일기

미국 세포라 일기-뒤늦게 알게 된 엄청난 뒷 이야기들

by 스마일 엘리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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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1 포스팅이 목표인데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서둘러 포스팅 합니다. 댓글 독촉의 힘은 시간을 쥐어짜서라도 글을 쓰게 합디다.

자~ 그럼 이후에 알게 된 뒷 이야기들 시작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나나양과 여전히 친하게 지냈어요. 저를 아랫것으로 여기던 나나양은 현실을 받아 들이기로 한건지 그 다음 근무 스케쥴로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뭔가 저를 보스 대접 해 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을 하기 전에 "이거 할까? 저거 할까? "물어보기도 하고요. 물론 그 전에는 없던 일입니다. 그런데 전 이 상황이 껄끄럽긴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도움이 필요하면 부탁할 수는 있지만 이거해라 저거해라 시키는 동료는 되고 싶지 않거든요. 그냥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을 찾아서 했으면 하는데... 가만히 보니까 그렇게 저에게 물어 보면서 하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선반 청소나 테스터 청소 하는걸 싫어하는 나나양은 청소를 시키기 전에 자기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을 먼저 찾아서 "이거 할까?" 하고 허락을 맡고 하는거죠. 그리고 매니저나 다른 동료들이 청소를 하고 있거나 청소를 해 달라고 부탁하면 "나는 이거 하라고 지시 받았어" 라고 하며 청소를 피해 가는거더라고요. 절대로 먼저 청소를 하겠다고 물어 보는 일은 없어요. 그러다 보니 팀 멤버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요. (이것도 에피소드가 있는데 혹시 제가 포스팅 하지 않으면 잃어 버리지 않도록 리마인드 해 주세요 ^^; )  매니저에게 "이거 할까요?" 라고 물어 보면 "그거 말고, 우선 이 브랜드 선반 청소 부터 해 줄 수 있니?" 라고 부탁 받기 때문에 꼭 저에게 와서 묻더라고요. 그리고 제 핑계를 대죠. " 엘리가 이거 하라고 시켰어요~" 

처음에는 그 상황이 너무 신경이 쓰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냥 내버려뒀어요. 이미 매니저나 다른 리드 어드바이저들도 그녀의 속셈을 다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나나양과 동료로서 여전히 친분을 유지하며 (업무적인 면에서 서로 안 맞는 것일 뿐, 나나양은 귀엽고, 정말 상냥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말을 너무너무 예쁘게 해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지냈는데, 제가 승진하고 약 두달이 지난 어느 날 밤... 

가가양과 몇개월만에 함께 클로징을 하게 되어 신난다는 얘기를 하다가 제 승진에 관한 얘기로 흘러갔죠. 

"난 사실 내 승진 소식을 매니저가 발표할 때까지 기다릴려고 했는데 나나가 내 키를 달라고 하는 바람에 먼저 말하게 됐어, 그때 나나가 좀 속상해 보여서 마음이 안 좋았어,  그런데 다음날 매니저가 전화 와서 "이런일 겪게 해서 미안해" 라고 사과를 하더라고? 깜짝 놀랬잖아. 매니저가 이런 말도 할 수 있다니!!! 하면서... " 

그랬더니 가가양이 포물선 눈알 굴리기를 시전하며 

"오마이가쉬!!!! 나, 할말 많잖아!!!!"

이러는데... 뭔가 엄청난 얘기가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죠. 

"왜? 내가 퇴근하고 나서 무슨 일 있었어?" 

"엘리, 말도 마!!! 진짜 그날은 최악이였어!!!!" 

그리고 그녀가 풀어 놓은 그날의 이야기... 

제가 승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나나양은 저에게 무미건조한 "축하해" 란 인사를 남기고 매장으로 돌아와 가가양에게 제일 먼저 한 말이

"가가야, 엘리가 리드 어드바이저가 된대!!! "

이 말에 놀란 가가양은 

"뭐? 진짜야? 그럼 난? " 

"엘리가 니 자리 꿰찬거야, 너 짤리는거야" ==> 이건 정말 왓더헬!?!?!?!  어디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지 미스테리임요.

"뭐??? 그럼 나 짤리는거라고?!?!?"

여기까지 들은 가가양도 급 흥분하고 심장 벌렁거리며 눈물이 터져 나와서 일하다 말고 곧바로 콜스 매니저를 찾아 갔대요. 그리고 말도 못 하고 끄끅 대면서 우니까 매니저가 왜 그러냐며 일단 안아주며 가가양을 달래 주었답니다. 그렇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가가양은 

"저 짤리는건가요?"

"what?!?!? No!!!! No no no no no!!! 뭐라고? 아니지!!! 누가 그래?" 

" 나나가 방금 저한테 말하기를 엘리가 리드 어드바이저가 되고 전 짤리는거라고 했어요" 

"오, 노우!!! 걔 말 듣지마!!!! 그게 아니야, 너와 라라는 그대로 있고, 엘리가 리드 포지션으로 승진한거야" (이때 가가양은 왜 리드 포지션이 한자리 더 필요한지 몰랐어요. 라라양이 타 매장에 매니저로 이동 될 것이라는 것을 몰랐으니까) 

이 말을 듣고 나서야 드디어 진정이 된 가가양은 매장으로 다시 돌아 왔죠.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가가양에게는 정말 끔찍했을 10분이였을거예요. 

그런데 매장에서는 나나양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흐느끼고 있으니 좀 진정이 된 가가양이 나나양을 안아 주며 달래려 했대요. 그리고 자신이 짤리는게 아니라 한명의 리드 어드바이저가 추가 되는거라고 말을 했더니 갑자기 가가양을 뿌리치며 엉엉엉 소리 내면서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매장에 손님들도 있는데 직원이 소리를 내면서 울고 있으니 당황한 가가양이 진정하라고 안아 줄려고 하자 주먹으로 가가양을 막 때리면서 

"너 내가 관두길 바래??? 내가 일 그만뒀으면 좋겠어? 정말 그러길 바래?"

마치 어린애가 엄마한테 앙탈을 부리듯 그렇게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면서 가가양을 밀어내고 때리더래요. 너무 당황한 가가양은 "너 그냥 오늘은 일찍 퇴근해, 이 상태로는 일 못할 것 같으니까" 

일부러 배려해서 일찍 집에 가라고까지 했는데도 매장 한 구석에 서서 엉엉 소리를 내며 울고 가까이 다가 갈려고 하면 주먹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가가양을 밀쳐 내니까 가가양은 갑자기 제 걱정이 되었답니다. 

'얘가 이 일로 나한테 이렇게 못되게 행동하는데 엘리한테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엘리 너무 상처 받았을 것 같아, 가여운 엘리!!'  이런 생각이 들었대요. (실제로는 나나양이 제 앞에서 침착을 유지했기에 제가 상처 받을 일은 없었지만요) 그래서 이 모든 상황을 가가양이 세포라 매니저에게 보고를 했고, 그 보고를 들은 매니저는 혹시나 나나양이 저에게도 저런 무례한 행동을 했을까봐 걱정이 되서 다음날 전화를 한거였죠. 그리고 가가양도 제가 혹시 큰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이 되어 승진 축하 메세지도 기다리지 않고, 다음날 아침 바로 보냈던거였고요. 

세상에 마상에!!!! 저는 이런 일이 있었을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고, 나나양이 제 승진 소식에 이렇게 급발진 했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물론 저의 승진 소식이 나나양에게 기쁠리는 없겠지만 이렇게 대놓고 분노할 일인가요? 그것도 사석도 아닌 직장에서, 아무리 절친이라지만 그래도 가가양이 자기 보스인데요? 그 둘은 처음부터 친구였던 것도 아니고, 세포라에 일하면서 또래이고, 같은 동네에 살다 보니 절친이 된 관계인데... 그 분노를 가가양에게 마구잡이로 표출했다니!!!!! 오히려 제가 가가양에게 미안해 지더라고요. 그래서 가가양을 안아주며 위로해 주고 가가양 역시도 저를 위로해 주며 그날의 얘기는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나양의 얘기는 이걸로 끝이 아니였어요. 이후로 들려오기 시작한 소문들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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