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15 - [미국 생활기] - 물어보기만 해도 꿀이득, 미국 쇼핑 팁
저번 포스팅에 이어 '물어 보기만 해도 꿀이득' 이 되었던 에피소드 몇가지 마저 씁니다.
안 보신 분들은 1편 부터 봐 주세요.
1. Big lots의 대인배 환불
미국 사시는 분들 Big lots 가 본 적 있으신가요? 월마트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이긴 하지만 은근히 가격대비 괜찮은 아이템들이 정말 많거든요. 특히 인테리어 용품들 아기자기하게 팔고 있는데 제 값에 팔 때는 그저 그렇지만 Big lots은 20% 할인을 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할인을 이용해서 구입하면 득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틈틈히 둘러 본답니다. 시즌 용품들은 할인 할 때 사두면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최저가로 구입 가능하니까 쇼핑할 때 Big lots 도 꼭 리스트에 넣어두고 구경해 보세요.
아무튼 전 뒷마당의 패티오에 놓아 둘 화분을 구입할려고 이리저리 인터넷을 방황하고 있던 중이였어요. 디자인이 맘에 들면 사이즈가 작거나, 사이즈가 적당하면 가격이 적당하지 않거나, 암튼 꼭 하나는 엇박자를 치던 중, 색깔은 맘에 들지 않지만 가격 적당하고, 크기도 적당한 화분을 Big Lots에서 발견하고 사이즈별로 각각 하나씩 두개를 얼른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포장 상태가 영~ 부실하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화분의 테두리 부분이 좀 파손 되었더라고요. 이렇게 깨지기 쉬운 물건을 보내면서 뽁뽁이 포장도 아니고, 종이 가방 몇개 접어서 사이에 껴 놓고 보내다니... 그런데 무슨 자신감인지, 포장한 사람이 사람이 자기가 포장 했다며 자신있게 이름도 써서 보냈더라고요.
상태를 살펴보니 큰 화분, 작은 화분 둘 다 테두리 부분이 파손 되었더군요.
사실 돈 주고 구입한 물건에 조그마한 하자라도 있으면 기분 좋지 않은데 미국 생활이 길어지고, 점점 이곳 생활에 적응해서인지, 어지간한 파손이 아니면 적당히 만족하고 쓰는 내공이 생겼어요. 신혼 초에 애쉴리에서 구입한 침대 헤드 보드에 금이 가서 교환 받기 위해 몇개월을 기다렸는데 막상 기사가 와서 보고는 한다는 말이 "이 정도는 하자도 아니예요" 라고 하더니... 그걸 미국 생활 6년만에 깨달았어요. 한국에서는 새제품은 '흠집 하나 없는 새제품'이 진정한 새제품이지만 미국에서는 흠집 한두개 정도는 있어 줘야 인간미 있는 새제품 이더라고요. 흠집 없는 무결점의 새제품을 받았다면 그야말로 신의 은총 제대로 받은거고요. 그래서 이 파손 된 화분들을 반품할 것인가, 그냥 쓸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큰 화분은 손상이 좀 심해서 반품하고, 작은 화분은 깨진 부분 땜빵해서 쓰지 뭐~ 하며 고객 센터에 메일을 했습니다.
제품 두개 포장 상태가 좋지 않아서 화분 두개 다 테두리 부분에 손상이 되었다, 하지만 작은 화분은 비록 약간의 손상이 있지만 내가 사용하도록 하고, 큰 화분은 테두리의 손상이 좀 크니까 반품 하도록 하겠다
그랬더니 고객 센터에서 제품들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각각의 사진을 보냈더니 제품 두개다 환불 처리 해 주겠다, 그리고 반품 할 필요는 없다.
으응? 난 하나는 쓸만해서 그냥 쓴다고 했는데도, 이것까지 다 환불 처리 해 줬네? 그리고 반품할 필요도 없다니... 그럼 깨진 화분 다시 붙여서 쓰지 뭐... ㅎㅎㅎ
이렇게 해서 결국 화분도 두개 다 얻고, 돈도 다 환불 받았습니다. 그리고 깨진 화분은요?
제가.... 살렸죠. 청자, 백자 만들어 내는 조선의 피가 흐르는 이 딸래미가 이깟 미국 항아리 깨진거 보수 못 하겠어요?
깨진 부분은 못 구멍 떼우는 걸로 땜질하고, 사포로 갈아낸 다음에 페인트칠 하고, 왁스칠 해서 살려냈습니다. ㅎㅎㅎ
이거야 말로 득템아니겠어요?
2. wayfair.com의 부분 환불
타겟에서 TV 구입기 에피소드에서 보셨겠지만, 이번에 TV를 구입했어요. 매주 금요일마다 아이들과 팝콘 먹으며 무비 나잇을 가지는데, 좀 더 큰 TV로 보며 영화관 느낌을 내고 싶다는 욕심으로 75인치를 구입했는데 기존의 TV 콘솔 보다 너무 크고, 벽에 걸어도 너무 커서 사이즈를 줄여서 70인치로 구입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TV콘솔 보다 커서 결국 TV 콘솔도 새로 구입하게 되었어요. 슬픈 사실은 새로 구입한 TV 콘솔도 가로 길이가 긴 것을 찾다 보니 디자인의 한계가 있어서 결국은 기존의 디자인과 완전히 똑같지만 길이만 더 긴 것을 구입해야 했답니다. 그나마 아직 제가 팜하우스 스타일 인테리어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아서 망설임 없이 똑같은 제품을 구입했..... 는데 그래도 좀 아쉽긴 해요.
아무튼 제품을 구입하고 남편이 조립을 해 줬는데.... 와플이 아부지도 뼛속까지 미국인인지라.. 어지간한 흠집과 하자에 동요하지 않는 멘탈을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조립 과정 중 제품이 손상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음에도 저에게 고지의 의무를 어기고 그냥 조립 직진 하더니 다 완성 한 후 지나가는 말로 "그런데 말이야... 여기 제품 손상이 있었어" 하면서 보여 주더라고요.
앞서 말했다시피 새제품에 흠집 한두개 정도는 있어줘야 인간미 있는거고, 원죄든, 뭐든 어쨌든 알게 모르게 죄지은게 있을지도 모르는 저에게 신의 은총 따위가 내릴리가 없기에 무결점 새제품을 이젠 기대하지도 않았던 터라 놀랍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내심 불안했던지 " 나, 이 흠집 때문에 다시 조립한거 풀지 않을거야!!!" 하며 지레 겁 먹고 선빵을 날리더라고요.
"돈 워리, 비 해피, 조립 안 풀고도 해결 해 볼게~"
뭐, 이미 조립은 다 끝난거라, 반품하고, 환불 받는건 불가능 하지만, 하자품에 대한 가격 조정 정도는 받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기술은... 어느날 마샬에 쇼핑하러 갔다가 옆에서 가구 쇼핑 하던 아줌마가 매니저에게 시전하던 기술을 어깨 너머로 살짝 배워 온 기술!!! 어떤 여자분이 가구를 보다가 직원에게 이 가구를 사고 싶은데 하자가 있으니 매니저와 얘기를 할 수 있겠냐며 매니저를 부르더니 협상을 하더라고요? 스크레치 몇개를 꼬투리 잡아서 할인 해 줄 수 있냐고 하니까 매니저가 또 흔쾌히 20프로 할인 해 주겠다고 하는걸 보고 오오~ 이게 되는구나!!! 했는데 드디어 이 기술을 시전 해 볼 날이 온거죠.
그래서 wayfair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가구 조립이 다 끝난 상태인데 조립하고 보니 제품에 손상이 있다. 이미 다 조립을 해서 반품할 생각은 없지만 혹시 손상 된 부분에 대해서 가격 조정을 해 줄 수 있겠니?
그렇게 메일만 보내 놓고,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왜냐! 그 메일은 wayfair 첫구매 고객에게만 할인되는 10% 할인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급조한 신규 메일이라 메일 존재도 잊고 있었거든요. (wayfair 할인 받을려고 급조한 메일이 도대체 몇개인지.... *&^*%&$$^%^*)
그러다 어느날 불현듯 아, 신기술 써 먹은거 효과가 있었나? 하면서 떠올라 메일을 확인해 보니
61.67불을 환불해 주겠다는 답이 와 있더라고요. 오오~ 이것도 되는구나!!!!!
계산해 보니까 구입가의 20% 를 되돌려 받은 것이였어요. 뭐, 가격 조정 안 해 준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하고 포기할 셈이였는데... 그래도 이렇게 물어보고 할인 받았으니 또 성취감, 자신감 뿜뿜~
말이라도 해 보길 정말 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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