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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유아식

난 왜 미국식 이유식을 하게 되었나?

by 스마일 엘리 2017.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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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중순에 미국식 유아식 책이 발간됩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미국식 유아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식단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메뉴들을 만들어야 할지 100여개가 넘는 레시피들을 실었어요. 



몰매를 맞은 기분이 이런거겠죠?

늘 좋은 리플만 있을 수 없다는거 알고, 지금껏 블로그 6년간 하면서 악플도 많이 받았지만 미씨 USA에서 본 리플들은 많이 아프네요.

지금껏 악플들이 저를 향한 것이였기에 보고도 넘길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아이들과 연관되니까 울컥 하더라구요. 

더더군다나 그곳에 제 글이 게재 되는것을 원하지도 않았고, 글을 퍼가신 분은 공유 차원에서 퍼가신건지, 아니면 판 깔자고 퍼가신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았기에, 듣지 않아도 될 말들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그 분들은 저를 모르니, 그리고 저희 아이들을 모르니 그냥 저를 애들 식사도 성의없이 차려주는 게으른 여자, 그걸 먹고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불쌍한 아이들로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에 제 친구처럼 오랫동안 와서 글을 읽어 주신분들이라면 제가 오늘의 포스팅을 하지 않아도 제가 이 블로그를 왜 하는지, 이 블로그가 어떤 의미인지, 왜 와플이에게 콩 세네알 주고, 성의 없어 보이는 미국식 이유식을 미국병이 걸린 여자처럼 자랑스레 사진찍어 보여주며, 나 잘 먹이고 있지? 하는 듯 남들에게 자랑이랍시고 포스팅을 하는지 아실거에요.  (물론 저 잘 먹이고 있다고 자랑할려고 포스팅한거 아니지만요)

 

그분들은 몰라도 되지만 혹시나 제 블로그에 제 친구처럼 오랫동안 오신 분 중에 왜 제가 그 포스팅을 했는지, 왜 미국식 유아식을 시작했는지 궁금하신분들께 그냥 수다나 떨어 볼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와플이는 너무너무 안 먹는 아이였어요. 너무 안 먹어서 제가 블로그에 하소연을 하기도 했었구요. 온갖 방법은 다 찾아 보고 할만한건 다 해 봤어요. 와플이가 이유식을 시작했던 때가 일본에 있던때라서 한식 식재료 구하기도 쉬웠고, 또 첫아이였기에 잘 해 먹이고자 하는 마음과 의욕도 있어서 이유식 책 봐가며 만들었었어요.

 

초기 이유식 중기 이유식까지 잘 먹었던 아이였는데 고형식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음식 거부가 시작되었는데 한식이 주였던 와플이는 제가 실컷 만들어서 내 놓으면 먹어 보지도 않고, 일단 색깔로 판단하고 안 먹거나, 먹을만 해 보인다 싶으면 혀 끝으로 살짝 데어보고 맛도 보기 전에 거부했어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먹이고 싶은 마음에 한입만 한입만~ 하며 따라 다니며 먹이다시피 했고, 결국에는 정말 하루에 한끼도 안 먹는 날도 허다했어요.

고픈 배는 우유로 채우고, 재료를 바꿔가며 실컷 요리 해서 내 놓은 보람도 없이 안 먹으니 정말 그 스트레스는 말로 다 못합니다.

 

2~3일 굶기기, 안 먹으면 바로 식판 치워 버리기, 간식 안주기 다 시도 해 봤는데 소용 없었고, 무작정 3~4일 이상 굶기는건 제가 참을수가 없었어요. 아무리 독하게 마음 먹어도 커야 할 애가 아무것도 안 먹으면 안될 것 같아서 본인이 좋다는 우유는 계속 줬구요.

 

와플이가 음식을 거부 하면서도 먹었던건 미역국에 말은 밥, 조미김, 김자반, 멸치볶음, 우유, 사과,바나나,  치즈, 땅콩, 빵 이 정도가 다였어요.

 

흔하디 흔한 딸기, 귤, 멜론, 포도, 수박도 안 먹고, 야채는 말할 것도 없이 전혀~ 안 먹었고, 당근은 남편과 제가 몇날 며칠 당근 먹고 힘내는 로보콩 에피소드를 보면서 같이 당근 먹으며 슈퍼 파워가 생기는 연기를 보여주고서야 겨우겨우 먹게 되었죠.

 

잘 먹어주기만 한다면야 정성들여, 여러가지 야채 섞어서 여러가지 조리법으로 해 먹이고 싶죠.

근데 뭘 먹어야 만들어 주죠. 일단 원재료에 뭐가 섞인건 먹지도 않으니까요. 

 

결국 소아과에 가서 상담 했더니 소아과 의사 왈!

 

우유는 양을 줄이고, 그렇게 안 먹으면 피넛버터라도 듬뿍 먹여라,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은 피넛 버터로 얻을 수 있고, 야채 안 먹으면 먹는 야채만이라도 계속 먹이고,  뭐든지 자기가 먹겠다고 하는게 있으면 그게 뭐든지 간에 그냥 먹여라,

 

저는 와플이가 밥을 먹는 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밥 안먹는 아이에게 피넛 버터를 듬뿍 먹이라는 의사의 조언이 와 닿지가 않았어요. 물론 그 이후 우유양을 줄여서 먹는 양이 늘기는 했지만 그것도 자기가 늘 먹던 음식에 한해서지 새로운 음식이나 새로운 조리법의 요리를 먹어 주는 일 따윈 없었고요.

 

제 주변의 지인들은 제가 늘 와플이 먹이는것 때문에 얼마나 고민했는지 다들 아십니다. 늘 하소연하고 조언을 구하려고 했으니까요.

 

불과 몇개월전까지도 고민이였죠.

 

그런데 분유와 젖을 먹던 제제가 이유식이 끝나고 유아식으로 접어 들었을 때, 둘이 함께 앉혀서 먹이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와플이가 음식 거부를 하는게 제가 먹여 주려고 했고, 제가 억지로 따라 다니며 먹이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걸지도 모른다고 제제는 미국식으로 스스로 먹게 시도 해 보자고 했어요.

 

유아식을 시작한 시기가 10개월에서 11개월 넘어갈 때쯤이였던 것 같은데 제가 미국 유아식이 어떤게 있는지 알리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또 미친듯이 구글링과 핀터레스트 검색을 해서 미국인들은 핑거푸드 위주로 스스로 손으로 집어먹게 한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메뉴도 핀터레스트를 참고해서 아이들에게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미국식 유아식이 부실하고 성의없다며 욕하면서 했죠 당연히...  좀 더 다른 아이디어가 있을까 싶어 인스타에 이유식으로 유명하다는 사람들 검색해봐도 핀터레스트에서 제가 검색한 것과 메뉴는 비슷했어요.

 

그 메뉴를 참고로, 와플이와 제제 똑같이 음식을 주기 시작했는데 아무거나 잘 먹는 제제는 새로운 음식을 시도해 보고 먹어보는데 와플이는 역시나 버리는게 반 이상이여서 제제한테는 미안하지만 우선은 와플이가 먹는 식단 위주로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야채는 주로 당근 위주로, 소고기보다는 닭고기 위주로, 과일은 바나나와 사과를 위주로 그렇게 먹이기 시작했고, 너무 와플이 중심인것 같아서 제제에게 새로운 음식을 놓으면서 와플이에겐 극소량의 (완두콩 한 두알, 또는 옥수수 한두알) 정도 놓아두고,  식판에 모든 음식을 다 먹으면 스티커를 받고, 일정량의 스티커를 모으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프로모션? 도 시작했죠.

 

그렇게 버리는 음식이 많아지더니 제제가 먹는 것을 보고 자기도 한입씩 시도해 보는 음식이 늘기 시작했어요. 완두콩 한알을 먹던 날은 먹고 바로 토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 시도를 해 줬다는것 자체가 놀랍고 기쁜 일이였습니다.

 

아스파라거스도 잘 먹고 브로콜리도 잘 먹고, 피망도 잘 먹는다면 식판에 색감도 이쁘게 골고루 올려 주는일이 뭐가 그렇게 어렵겠습니까? 그렇게 잘 먹는다면 볶아서도 주고, 무쳐서도 주고, 스팀해서도 주고, 그게 뭐가 그리 대수겠습니까?

 

안 먹으니까요. 우리 아이는 안 먹으니까 먹을 수 있는것부터 하나씩 천천히 지금 먹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미국식으로라도 성의있게 차려주지,  게을러서 다 잘라진 당근 포장만 뜯어서 올리고, 캔에든 옥수수 올리면서  (참고로 캔 옥수수는 아닙니다만)  애들 사진 찍어줄 시간에 요리나 하라는 질책에, 미국식으로 성의있게 차려주는건 어떤건지 묻고 싶습니다.

 

큰 당근 사서 제가 직접 잘라서 올렸으면, 옥수수 통째로 사서 그거 쪄서 알알이 다 파내서  그렇게 먹이면 덜 욕 먹었을까요?  아니면 당근이나 옥수수의 조리법이 스팀이나 볶는 조리법 외에 제가 모르는 아주 정성스런 조리법이 있는것일까요?

 

제제와 함께 유아식을 시작으로 점점 어른들이 먹는 메뉴 그대로 먹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중이고, 미국식의 핑거 푸드 중심의 자기 주도 이유식으로 스스로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해서 먹도록 한 것이 와플이의 음식 거부를 좋아지게 만들었고, 점차 시도해 본 음식들도 생겨 났기에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한것입니다. 지금은 놀랍게도 포도, 망고, 블루베리, 오렌지까지 먹기 시작했고, 야채는 당근에서 오이도 먹기 시작했죠. 조금만 섞여서 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은 쳐다 보지도 않았는데, 이제 한입 베어 물기도 하고, 먹을만 하다 싶으면 식판에 놓인 것은 반 이상이나 먹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너무 감사하고 놀라운 일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제 카스에 올렸더니 한국인 친구가 저희 아이들의 식사를 보고 간식으로 보인다며 놀래기에, 이렇게 먹여도 괜찮다는것을 제 블로그를 통해서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에게 말하고 싶어서 포스팅 한 것입니다. 

 

제가 저희 아이들을 아주 잘~ 먹이고 있다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랑하려고 한 포스팅이 아니였다는 말입니다.

 

엄마로서, 아직 먹는것보다 안 먹는게 더 많은데 그게 속상할 일이지 자랑할 엄마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거예요.

 

그리고 아이가 어떤 음식이든, 어떤 조리법이든 맛있게 잘 먹어주고, 새로운 음식에 잘 도전하는 아이를 키우신 엄마들 입장에서는 제가 먹이고 있는 식단들이 성의없고, 영양가 없고, 요리 못하는 엄마의 게으름으로 보이시겠지만 안 먹는 아이를 키워 보신 아이 어머니들이라면 저렇게라도 시작해서 점점 잘 먹어 줄 수 있다면... 저거라도 먹어 준다면... 하는 그런 마음일거예요.

 

지금 이제 유아식을 시작한 아이들입니다.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을 조금씩 극복하기 시작하는 아이에게 새로운 음식 막 섞어서 조리 하는게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조심스럽게 음식을 소개하고 있는 과정이예요. 점점 발전해서 저도 좀 더 많은 야채들을 추가하고, 좀 더 다양한 조리법으로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위주로, 영양소 부족하지 않도록 나름대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등 섞여 먹일려고 노력하고 있는중이구요. 

그리고 이렇게 안 먹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 너무 부실하게 먹이고 있다는 죄책감으로 스트레스 받아할 필요 없다는걸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여기까지가 제가 왜 미국식 이유식을 하게 된 이유이구요,  제 글을 미씨 USA에 퍼가신 분이 판 깔자고 퍼간게 아니라고 믿으며 그 분께 제가 왜 화가 났는지에 대해 말씀을 드릴게요.

 

우선 저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글을 퍼가신 점, 물론 다음 메인에 떴으니 익명의 다수가 글을 보는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미씨에 퍼가신 글은 제 글을 그대로 미씨 화면에 나오도록 캡춰해서 가져 가시는 바람에 제 글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은 많은 분들이 보게 되었고, 글이 너무 길어서 그 분들이 불편을 겪으시면서 그에 대한 악플이 많았습니다.

 

제 블로그로 직접 오셔서 읽으신 분들이야 본인들이 원해서 들어온거고, 제 개인 블로그에 제가 글을 길게 쓰든, 짧게 쓰든 안 읽으면 그만이지만 마치 제가 제 블로그의 홍보를 위해서 글을 퍼다 나르고, 제 개인 얘기를 웹사이트에 자랑이라고 공개한 것처럼 되어 버려서 제가 감수하지 않아도 될 욕을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 다른 카페는 몰라도 미씨 USA로 제 글이 옮겨지는건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리 어디로 퍼갈지 허락을 구하신 분들께는 미리 제 의사를 여쭤 봐 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렸고, 글을 퍼가는 것을 동의했지만 미씨 USA로 퍼간다고 했으면 전 동의하지 않았을거예요. 물론 저도 미씨 회원이고, 즐겨보는 곳이고, 여러가지 유익한 정보도 많아서 주변 친구들에게 소개도 하고, 좋아하는 웹사이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익명이라는 이유로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악플을 다는 분들도 계시기에, 제가 직접 볼 수 있는 그 사이트에서 제 악플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였어요.

 

물론 반대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고, 어느 정도의 악플도 각오하고 있었지만 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시는 분들이 그냥 막 던지듯, 내 뱉는 인신 공격성 악플과 아이들에 관한 말은 생각을 안하려 해도 가슴에 남고 몰매 맞은 듯 아픕니다.

 

 

제 블로그에 오랫동안 와 주신 분들은 다 제 친구 같은 분들인데, 제가 말이 많고 글이 길어도 그 분들은 재미있게 읽어 주시니까 그 분들 보시라고 쓸데없는 사족들, 싱거운 농담들 해가며 글을 씁니다. 처음 보신 분들에게는 읽을거 없고, 미국은~ 미국은~ 하며 미국에 관한 글을 쓰니까 미국병에 걸린 한심한 여자처럼 보이겠지만 제 블로그의 친구분들은 제 블로그가 제가 미국에서 생활하며 겪고, 느끼는 에피소드들을 쓰는 곳이라는걸 잘 알고 계시거든요.

게다가 전 요리 블로거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요리를 요리 블로거처럼 잘 하지도 못하고 아이들 음식 내어 주며 멋들어지게 플레이팅에 신경을 쓰지도 않습니다.

 

제 블로그는 그냥 제 일상의 일기장 같은 곳이고, 제 블로그 친구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있다면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제가 원하지 않았던 곳에 저의 동의없이 저의 글이 게시가 되면서 포스팅 자체가 아닌 제 블로그 자체가 욕을 먹고, 저의 글 쓰는 스타일이 욕을 먹고, 저의 인격이 욕을 먹으니 제 글을 퍼가신 분에게 화가 난 것입니다.

 

제가 운영자에게 삭제 요청을 했으나 삭제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듯 하고, 그 전에라도 글 퍼가신 분이 스스로 삭제를 해 주시기를 바랬는데, 180개가 넘는 댓글에도 삭제를 하지 않으신걸 보니 좋은 의도로 퍼 가신 것은 아닌것 같네요.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미국에서 글을 무단으로 도용했을 시 제가 할 수 있는 조취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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