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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에서는 당연한 소방관 아저씨의 친절

by 스마일 엘리 2017.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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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월마트에 온 가족이 함께 장을 보러 갔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월마트 입구쪽으로 걸어가는데 입구 앞에 소방차가 한대 정차 되어 있더라구요.

여느 사내아이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특히 소방차에 환장하는 와플이가 소방차를 보자 흥분해서

 

"마미, 마미, 저기 소방차가 있어"

 

하며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도로에서 지나가는 소방차를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정차되어 있는 소방차를 본 것은 처음인지라 와플이에게 기념 사진을 찍어 주고 싶어서 소방차 앞에 서 보라고 했죠.

 

 

 

그리고 휴대폰으로 씐나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소방차에 타고 계시던 소방관 아저씨께서 갑자기 저희들을 보시고는 차에서 내리시더라구요.

 

'아, 사진 찍으면 안되는건가? '

 

갑자기 머쓱해져서 사과해야 하나? 0.5초간 내적 갈등을 겪고 있는 저와 남편에게

 

" 가족 다 같이 사진 찍어 줄까요?"

 

예상치 못한 소방관 아저씨의 친절한 태도에 갑자기 저희 네 식구, 얼떨결에 소방차 앞에서 크리스마스 기념 가족 사진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심지어 차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소방 호스까지 뽑아들고는 와플이 손에 쥐어주고, 포즈까지 막 코치해 주시더라구요. ㅍㅎㅎㅎ

 

 

 

아~ 이 친절함, 너무 감동적이야!!!!

 

한 컷도 아닌, 세 네컷을 아주 열정적으로 찍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감동을 잠재우기 충분했죠.

 

니가 눈 뜨면 내가 눈 감고, 내가 눈 뜨면 니가 눈 감고... 으허헉 ㅠ.ㅠ

 

아마츄어 사진 기사의 잘못인가, 아마츄어 가족 모델의 잘못인가!

 

뭐, 소방차 앞에서의 가족 사진은 계획에 없던 일이였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이니, 건질 사진이 없다고 해도 아쉬울 건 없었지요.

다만, 사진속에 펑퍼짐한 영락없는 아줌마가 한명 찍혀 있는걸 보고는 급성 쇼크가 왔을 뿐!

 

어쨌든 아들과 소방차 사진 찍어준다고 폰카 들고 있는 상황이 민망해질 뻔 했는데 오히려 이 소방관 아저씨의 친절함에 기분이 좋아져서 몇번이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이 소방관 아저씨께서 와플이 아부지에게

 

"아이와 소방차 한번 타 볼래요?" 

 

그 말을 들은 와플이 아부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쿨!" 을 외치며 와플이를 데리고 소방차를 타더라구요.

소방차만 보면 흥분하던 와플이는 이렇게 즉석 소방차 견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핸들도 잡아보고, 소방차 계기판도 보고~

 

미국은 누구라도 개와 어린이에게만큼은 절대적으로 친절하다더니 ㅋㅋㅋ 맞나봐요.

 

 

 

그냥 소방차 앞에서 기념 사진 한장 찍고 싶었을 뿐인데, 소방 호스까지 뽑아 주시고, 가족 사진도 찍어 주시고, 심지어 소방차 내부 견학까지 시켜 주신 미국의 소방관 아저씨.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인사 드렸더니 더더욱 친절하게 소방서의 위치를 자세히 알려 주시며

 

"언제든지, 아이가 소방차를 보고 싶어하면 소방서로 데리고 오세요. 더 많은 소방차를 볼 수 있고, 다 타 볼 수도 있고, 사진도 찍어 줄테니까요"

 

이 소방관 아저씨의 친절함에 정말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그때가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때 였는데, 크리스마스 선물 받은 기분이였어요.

집에 돌아오면서도 훈남 소방관의 훈훈한 마음 씀씀이로 남편에게 너무 기분이 좋다고 계속 얘기 했더니

 

"이 정도는 미국에서 당연한거야~"  

 

하며 으쓱~ 하더라구요.

 

그래, 인정! 인정!!!!!

 

인정할 건 인정하고 칭찬해줘야죠. 사실 이 말에 동의하는 이유가 있답니다.

 

제가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가끔씩 소방차와 함께 도로를 나란히 달리게 되는 일이 몇번 있었거든요. 그럼 와플이는 소방차를 보고 흥분해서

목을 내 빼고 소방차를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그럼 꼭 소방차에 타고 계시는 소방관 아저씨들과 눈이 마주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들과 눈이 마주친 소방관 아저씨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다 손을 흔들어 주셨어요.

그런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니였고, 지금까지 한 네 다섯번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치 소방관 아저씨들은 주변에 어린이가 타고 있는 차가 있나 없나 늘 주시하고 계시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꼭 옆에 차들을 보시고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시고, 또 엄지척~을 해 주시기도 하구요.

이런것들이 당연한 친절이라고 해도 받아들이는 저와 와플이는 당연한게 아닌, 너무너무 기분 좋고, 감사한 친절이였어요.

 

미국의 소방관 아저씨들 정말 훈훈하죠? (실제로 훈남이 많다는게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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