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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에서 중고품 거래에 필요한 기술

by 스마일 엘리 2017.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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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니멀 라이프가 대세라는데, 대세에 무딘 여자가 조금이라도 대세를 따르기 위해 집안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결혼 후 두번의 국제이사로 짐을 많이 줄이긴 했지만 뒤져보니 또 정리할 것들이 있더라구요.

그 중에서 버릴건 버리고, 쓸만한 것들은 중고로 판매해서 부수입을 올려, 가정 경제에 보탬은.... 개뿔~

 

"이건 나의 노동력으로 번 돈이니 돈 터치" 를 외치며 저의 개인 자금으로 꿍쳐 볼 심산이였습니다.

 

그리하여 페이스북에 새로 생긴 중고거래방에 몇가지 물품을 올렸습니다.

 

 

일본에서 쓰던 사지멀쩡한 식탁셋트입니다.

늘 식탁 매트를 깔고 써서 스크래치 하나 없이 깔끔하게 사용했고, 의자 커버도 얼룩없이 사용한데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의자 커버도 포함해서 식탁과 의자 4개 셋트로 150불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물론, 다른 판매자들이 중고 식탁 셋트를 얼마 정도에 판매하는지 가격 비교도 했기에 이 정도 가격이면 내가 최대한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가격이라 생각하고 올린거죠.

 

그리고 또 중고거래에 올린 상품은 제가 아끼고 아끼던 부츠~

일본에서 구입했던 제품으로 17000엔 넘게 주고 구입했고, 두번 정도 밖에 안 신어서 굽도 거의 새거였거든요.

아끼면 똥 된다고, 정말 아끼다가 얼마 신지도 못하고, 이젠 애 엄마가 되어 굽 있는 부츠 신을 일도 없고, 몸도 육덕지게 변해버려서 더 이상 이런 스타일의 부츠가 저에게 어울리지 않게 되어 정말 눈물을 머금고 30불에 올려 두었습니다.

 

 

제품 올리기가 무섭게 정말 메신저에 불이 나도록 메세지가 많이 오더라구요.

이렇게 관심자가 많다는건, 제품 상태도 괜찮고, 가격도 괜찮았기 때문이라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제품이 좋아보여도, 그 제품에 전혀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면 흥정 시도 조차도 안 해보겠죠?

 

그런데 메세지가 많이 오긴 오는데....

우와~ 미국인들 정말 대단하드만요.

이 사람들 중고품 가격을 아주 그냥 후려칩니다.

 

150불에 내 놓은걸 10불 20불 깍는것도 아닌, 딱 반가격인 75불에 팔겠냐며 ㅠ.ㅠ

백번 양보해서 100불까지는 이해하지만 하~ 75불!!!

제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중고거래 해 봤지만 지금껏 제가 제시한 가격에 이렇게 반토막으로 후려치는 경우는 처음이라 막무가내 흥정 스킬을 가진 한국의 아줌마는 저리가라 였습니다.

 

식탁이야 100불이 넘어가는 가격대니 반토막 후려치기 해도 75불 금액이 커서 그렇다 이해하지만, 30불에 올린 부츠는 깍을게 어딨다고 글쎄....

 

이것도 반토막 후려치기 15불 제시자가 나타났습니다.

 

아~~이럴려고 아껴썼나 자괴감들고 괴롭더군요 ㅠ.ㅠ

 

전 정말 제품 상태도 고려했고, 다른 판매자들의 제품 상태와 가격도 비교해서 훨씬 더 싸게 내 놓은거였거든요. 

어이가 없고, 미국인들의 중고 거래 가격 흥정 스킬에 혀를 내 두를 정도라, 미국에 사는 일본인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일본인 친구 왈

 

" 150불을 받고 싶으면 200불로 올렸어야지, 그리고 반토막 후려치기 기술이 들어오면 되후려치기 기술로 너도 양보하고, 나도 양보해서 150불에 쇼부보자 해서 150불에 파는거야, 다른 미국인들도 그걸 감안해서 가격을 측정한거라 생각하고 일단 반으로 깍고 보는거거든"

 

아, 평생 순진하지 않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저 순진했던거더라구요.

 

거기다 친구 말로는 미국인들의 이 흥정 기술이 이걸로 끝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1차전은 반토막 후려치기로 간을 본 후, 되후려치기가 들어오면 일단 수락을 하고 제품을 픽업할 때 2차 후려치기 기술이 들어와, 제품을 살펴본 후, 가격을 깍을 수 있는 흠집을 귀신같이 찾아내서 다시 반토막 후려치기가 들어오거든. 그것까지 감안해서 가격을 측정해야 해"

 

이거 안 쓰는 중고품 판매에 브레인 싸움까지 해야 하다니!!!!

 

에잇! 안 팔아~ 안 팔아~

 

하며 친구에게 괜시리 짜증을 냈더니

 

" 그건 그렇고, 부츠 딱 내 스타일인데, 그거 나한테 팔아, 배송료도 낼테니까"

 

어엉? 친구야 이건 중고 거래의 비매너인 가.로.채.기 기....술?!?! 아니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해서 부츠는 친구에게 하소연하다가 순식간에 판매 완료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식탁은 후려치기 기술 130불로 흥정 들어온 구매자에게 되후려치기로 140불에 기분 좋게 판매했습니다.

 

미국에서 중고품 판매하실 분들은 가격 측정 하실 때, 저 처럼 순진하게 받고 싶은 가격 하지 마시구요, 후려치기 스킬 감안하셔서 가격 측정하시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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