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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케이크

포켓몬 오타쿠 남편을 위해 만든 포켓몬 생일 케이크 (피카츄, 이비, 벌바사우어)

by 스마일 엘리 2017.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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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생일 케이크는 이제 내가 책임진다!!!

9월에 큰 아들 와플이의 생일 땐 미니언 케이크를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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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 [특별한 케이크] - 엄마가 만드는 내 아기의 백일 케이크

11월엔 남편의 생일이 있습죠.

좀 어른스럽고, 고급진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지만 어른스럽지도 않고, 고급지지도 않은 취향의 남편에게 어울릴만한 케이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떠오른 피카츄 케이크.

 

피카츄에 환장은 아니지만 쫌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일본에 있을 때 같이 일하던 동료가 뽑기해서 건져 올린 피카츄 인형을 남편에게 선물 했다는;;;

게다가 올 여름 미국 전역을 달아오르게 했던 그 게임 포켓몬 고! 에 또 한동안 열정을 쏟아 부었던 과거도 있고 해서 피카츄 뿐만 아니라 다른 포켓몬 타퍼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남편의 생일 케이크이니 서프라이즈를 위해 남편이 출근하고 집에 없는 시간에 틈틈히 작업을 했습니다.

제제를 등에 업고, 와플이에게 슈가 반죽 한쪽 떼어주고, 플레이도우라며 가지고 놀라고 하고, 전 후다닥~ 쫓기듯 그렇게 매일 매일 조금씩 만들었어요.

피카츄는 화요일 수요일, 이틀에 걸쳐 두개를 만들었고 (와플이가 자기도 피카츄 만들어 달라고 해서 ㅠ.ㅠ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eevee (이비)는 목요일. bulbasaur (벌바사우어)는 금요일에 만들었죠.

그리고 남편이 집에 있는 주말에는 '당신의 생일 따위는 전혀 기억하고 있지도 않아' 라는 듯 시치미 뚝! 떼고 그렇게 보내고, 주말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월요일, 남편의 생일에 새벽 6시부터 케이크 굽고, 버터 크림 만들고, 케이크 커버링 뒤집어 씌우고 아이고~ 완전 똥줄이 타들어 가는 하루였습니다. 왜냐면 남편은 오후 3시 반되면 집에 오거든요. 

 

일주일에 걸친 포켓몬 생일 케이크 만들기 과정 나갑니다~

 

 

슈가 반죽 만드는 과정은 요기==> 2015/09/25 - [특별한 케이크] - 아들 생일을 위해 엄마가 직접 만드는 타요 슈가 케이크

 

 

 

슈가 반죽에 피카츄의 메인 컬러인 노란색 색소를 넣어 소세지 모양으로 빚어서 세부 형태를 잡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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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들어 갈 위치를 손마디로 살짝 눌러주고, 다리가 될 부분을 손끝으로 잡아 당겨 튀어나올 수 있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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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붙이고, 귀 붙이고, 팔 다리 붙이고, 피카츄의 마스코트인 빨간 볼터치 붙여주면 되는데 중간 과정샷이... 없네요 ㅠ.ㅠ

아마도 칭얼칭얼대는 제제 업고, 옆에서 자기 만드는 것도 봐달라고 보채는 와플이 보며 만드느라 정신이 없어서 과정샷 찍는걸 까먹었나 봅니다. ㅡ.ㅡ;;

 

과정샷 없이 갑자기 완성 된 피카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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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피카츄 같나요?

(과정샷이 없어서 완성샷에서 잘라온 사진;;;;)

 

이것이 화요일, 수요일 이틀에 걸친 작업의 결과물...

 

목요일이 되었습니다.

이비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복실복실 목털이 매력적인 이비입니다.

 

 

브라운 컬러의 색소를 넣어 둥글게 빚은 후, 세부적인 모양을 손으로 만져서 형태를 만들어 줍니다.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어요 ㅠ.ㅠ

이비의 색상이 연한 노란색에 가까운 브라운인데, 완전 어두운 다크 브라운이 되어 버렸어요.

돈 받고 하는 작업이면 완성도를 위해서 다시 재작업을 했겠지만 돈 안되는 무료봉사에 재작업이란 없다!!! 라며

그냥 다크 브라운 이비로 밀고 나가기로 합니다.

 

 

몸통도 둥글게 빚은 후, 다시 역 삼각형으로 모양을 잡아 준 후, 세부적인 모양을 만들어 갑니다.

 

 

이비의 마스코트인 복실 복실 목털을 몸통위에 올려줍니다.

 

 

귀 붙여주고, 꼬리 붙여주고 눈 코입 붙여준 이비 완성!!!

그러나 라이트 브라운 컬러의 이비가 다크 브라운 이비가 되었더니 갈색 눈을 만들어야 하는데 몸통보다 더 어두운 갈색을 했더니 검정에 가까워져 눈 표현이 제대로 안되었어요.

그랬더니 귀여운 이비가... 무슨 구미호 이비가 되어 버렸지 뭐예요 ㅠ.ㅠ 

그!러!나! 무료 봉사 케이크에 재작업이란 없다!!! 다시 한번 되뇌이며 그냥 구미호 이비로~

뭐 눈 빼고, 몸통 색깔 빼면 나무랄데없는 이비잖아요? ㅋㅋㅋㅋ

 

 

이비의 실패를 뒤로하고,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벌바사우어 만들어야죠.

 

 

그린과 블루를 섞어 청록색을 만든 후, 소세지 형태를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몸통과 머리가 될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러 나눠 줍니다.

 

 

귀도 붙이고, 팔다리 붙이고 눈도 붙입니다.

등에 올릴 연꽃 봉오리(?)도 물방울 모양으로 만듭니다.

 

 

물방울 모양으로 만든것들을 잘 모아서 붙여주면 연꽃 봉오리(?) 완성!

 

 

연꽃 봉오리와 벌바사우어 합체!!!

여기까지가 금요일 작업입니다.

와플이가 옆에서 구경하면서 너무 좋아했어요.

 

주말이 지나고 디데이 남편의 생일인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파운드 케이크를 굽고, 이탈리안 머랭 버터크림으로 샌딩한 후, 슈가 반죽을 넓게 밀어 케이크를 커버 해 주었습니다.

사실 버터 크림 만드는 동안 와플이가 케이크 시트를 뜯어 먹어 버리는 대참사 발생!!!

너무 놀라서 꺄아아악~ 소리 지르고 말았어요 ㅠ.ㅠ

애 둘 보면서 정말 힘들게 시간 쪼개가며 작업했는데 이렇게 망가지다니... 허무하고 화가 나고 짜증나고 ㅠ.ㅠ

그런데 와플이가 너무 미안한 기색으로 "아임 쏘리~" 하길래 되려 제가 미안해져서 미안하다고 사과 했어요.

이렇게 커버링으로 커버하니 별로 표시도 안나고, 게다가 어차피 우리가 먹을건데 실패 좀 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제 자신을 자책했더랬죠.

교양있게 늘 조근조근 설명하는 그런 엄마가 되자~ 늘 다짐하건만 현실은 뭉크의 절규라는;;;

 

 

해피 벌쓰데이~ 알파벳 컷터로 글자도 찍어내구요.

이것도 사실 찍어내는게 쉬워 보이지만 컷터에서 떼어내는게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함을 요하는 작업이거든요. 떼어내다가 찢어지기도 하고, 글자 모양이 찌그러지기도 하구요.

그런데 또 다른 작업을 하는 사이 와플이가 와서 A와 P를 벽에다가 붙여버린 ㅠ.ㅠ

아아악~ 너 왜그러니 정말!!!  그래서 내가 밤에 작업하는데...

그놈의 서프라이즈때문에...

그치만 이번엔 좀 교양있게 감정을 억누르고 와플이에게
"이건 엄마 일하는거니까 손대면 안돼~" 했더니

"mommy's work, don't touch!" 하더니 더 이상 근처에 안 오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A와 P를 새로 찍어냈습니다.

 

 

 

 

몸속에 사리 두 세개 토해내고 만든 알파벳들을 케이크위에 배치해 줬습니다.

 

 

 

이번에는 몬스터를 잡는 포켓볼 (미국 포켓몬에서는 이걸 포켓볼이라고 부릅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다른 이름인가요?) 을 만듭니다. 흰색 슈가 반죽과 빨간색 슈가 반죽의 같은 양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두개를 붙여 다시 동그랗게 빚어주면 이렇게 반반 일정한 구 형태가 만들어 집니다.

 

 

중간에 검은색 반죽으로 띠를 둘러주고, 케이크위에 꽂아주기 위해서 이쑤시개에 꽂았습니다.

그냥 케이크위에 놓아두어도 되지만 반죽이 굳기 전이라 케이크위에 놓으면 밑 부분이 찌그러지니까 이쑤시개를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든 타퍼들을 케이크 위에 어레인지 할 시간!!!

어떻게 완성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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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스스로는 100% 만족이 안되는 케이크이지만 그래도 만들고 보니 뿌듯하구만요.

 

 

교양있는 엄마를 시험에 들게 한  happy birthday

그러나 시험에 빠지지 않고, 극뽀옥~

 

 

벌바사우어의 저 디테일한 발톱

무료 케이크인 만큼 발톱은 그냥 패스 할려다가, 벌바사우어에겐 저 발톱이 왠지 중요해 보여서 붙였어요.

그러나 네개의 타퍼중에 제일 잘만든건 역시나 포켓볼!!

제일 완벽하게 만들어져서 제일 맘에 듭니다. ㅎㅎㅎ

이비는 눈 밖에 안보여서 아무리 봐도 구미호 이비 ㅠ.ㅠ 이비야 미안~ ㅠ.ㅠ

 

 

처음 만들어 본 포켓몬 캐릭터들이라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래도 처음 만든것 치고는 생각보다 잘 만들어져서 자신감 업!  (자화자찬 ㅋㅋㅋ)

 

 

이렇게 고생을 해서 서프라이즈를 했는데...

그랬는데...

남편의 반응은 쌔~ 했습니다.

이유는...자기는 주인공이 되는게 어색하다나 뭐래나?!?!?! 생일 축하 받고 그런게 머쓱해서 싫대요. 사실 이 얘기는 결혼 후 첫 생일 파티에서 부터 쭈~욱 들어오고 있는 말이긴 합니다. 고맙지만 자기 생일은 안챙겨도 된다며...

그래도 생일인데 아무것도 없이 그냥 넘어가는건 섭섭할 것 같아서 매년 이렇게 챙겨 주고 있는데 이번엔 정말 힘들게 만들어서 그랬는지 남편의 반응에 완전 김 빠지드라구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진짜로 안 챙길려구요.... 라고 생각했지만 내년되면 아마 이날의 김 빠졌던 감정을 까먹고 또 슈가 반죽 치대고 있겠죠 뭐...

 

 

 

 

그래도 괜찮아요.

제 케이크에 열광하는 팬 와플이가 즐거워하고 좋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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