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보면 더 보고 싶고, 없으면 더 찾게 되고, 못 먹으면 더 먹고 싶은...
이게 바로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심리 아니겠습니까? ㅠ.ㅠ
어느날 갑자기 제 뇌리에 꽂힌 한 글자
"떡"
그렇게 떡이 먹고 싶었습니다.
그나마 일본 살 때는 집 앞 슈퍼에만 가도 찹쌀떡을 비롯해 여러가지 종류의 떡을 구할 수 있었고, 떡을 만들 수 있는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그 재료마저도 구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구요.
미국인인 와플이 아부지는 쫀득 쫀득한 식감 때문에 떡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 식감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앉아서 노느니, 장독 깬다고... 겁나게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죠.
그러다가 발견한 초초초초초초초 간단한 인절미 만들기
재료도 더 없이 간단한 찹쌀과 콩가루
게다가 제빵기나 스탠드 믹스가 있으면 5분만에 완성 된다고 하니 무거운 엉덩이를 당장 움직여 한인 구멍 가게로 향했습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경선을 건너 조지아주 사바나에 가면 한인 구멍 가게가 있습니다 ^^V )
찹쌀과 콩가루 사러 간김에 이것저것 필요한 한식 양념 재료도 좀 사고, 와플이 아부지가 환장하는 바나나 우유와 수정과를 발견해서 그것도 구입하구요.
그리고 그 다음날 당장 홈 방앗간 가동 했습니다요.
전날 잠들기 전에 찹쌀 2컵 물에 불려두고, 아침에 눈뜨자 마자 불린 찹쌀에 물 1컵 넣어 찹쌀 밥을 지었죠.
잘 지어진 찹쌀밥에 소금 1작은술 설탕 3 큰술을 넣었습니다.
(저는 좀 더 달달하게 설탕 추가요~)
그리고 스탠드 믹서로 돌려~ 돌려~
제빵기가 있으신 분은 그냥 제빵기의 반죽 코스로 돌리면 떡이 되서 나온대요~
인절미 때문에 제빵기 살까 고민했다는...
윙윙~ 밥 값 하고 있는 스탠드 믹서
케잌 만들려고 산 스탠드 믹서인데, 떡을 만들고 있으니 어찌나 기특하고 예뻐 보이던지...
처음으로 스탠드 믹서 잘 샀단 생각 했네요.
오 마이 갓!!! 떡이 됐다!!!!
분명 찹쌀밥이였는데....
떡이 됐습니다.
떡 됐다는 말은 부정 표현인줄 알았는데...
이렇게 긍정적이고 희망찬 표현일 줄이야!!!!
근데 이거 너무 찰져서 쭈욱 쭈욱 늘어지는건 좋은데 믹싱볼에 달라 붙어서 떨어지질 않고 떡 폭포를 만들어 버리네요 ㅠ. ㅠ
그래도 콩가루에 뒹구르르르 굴려 주니 제법 그럴듯한 인절미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잘랐더니
꺄아아아~
비쥬얼도 완벽한 인절미가 됐어요!!!!!
감격~ 감격~
밥은 밥통이 지어주고, 떡방아는 스탠드 믹서가 찧어주니 이렇게 간단하게 집에서도 인절미를 만들어 먹을 수 있네요.
다만 5분만에 완성은 안 됩디다.
전날 찹쌀 불리는데 8시간, 밥통이 밥 짓는데 20분, 스탠드 믹서가 떡 찧는데 약 15분, 콩가루에 떡 굴리는데 3분, 떡 자르는데 1분===> 이런 디테일한 여자 같으니라구!!!!!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니까요~
제가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는건, 육체적 노동 없이 인내심과 스탠드 믹서 또는 제빵기만 있으면 홈방앗간 상시 가동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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