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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손님에게 내 놓은 한국의 흔한 이 "간식"에 미국인 남편이 놀란 이유

by 스마일 엘리 201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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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있으면 만남도 있는 법!
이와쿠니에서 저의 유일한 한국인 친구였던 S언니가 올해 한국으로 돌아간 후, 새로운 한국인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한국인 만나기 힘든 이곳에서 한국어가 귀에 들렸다 하면 그건 바로 잭팟 터지는 소리!!
주책이든, 오지랍이든 뭐든 일단 말 걸고 봐야 합니다 ㅋㅋㅋ
그리하여 저의 레이다망에 걸려 든 그 분! 빠져 나갈려면 더 깊이 빠져드는 그런 늪이 되어, 친구로서 발목을 잡아 버렸죠.
게다가 제가 임신하고, 몇 개월 후 그 친구도 임신을 하게 되어, 임신 정보도 교환하고, 이젠 육아 선배로서 고작 새똥만큼 아는 육아 지식과 경험이지만 열심히 알려주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바로 그 친구가 얼마 전 저희 집을 방문했어요. 
출산하기 전에는 근처의 카페에서 만나서 수다를 떨곤 했지만, 와플이 데리고 외출 한번 할라치면 짐도 많고, 외출 준비도 예정대로 잘 되지 않으니까 그냥 집에서 떡볶이나 해 먹자며 저희집으로 오라고 했답니다. 
그리하여 친구는 떡볶이 먹고 후식으로 귤이나 까먹자며 귤을 사 들고 집으로 왔더라구요. 
 
그동안 애기 돌보느라 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서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친구도 오고, 잠시 애기도 봐주고 하니 신나서 떡볶이 만드는데 막 콧노래가 절로 나올 지경이였어요.
게다가 얼마만에 먹어보는 떡볶이냐며 ㅠ.ㅠ

그렇게 큰 후라이팬에 떡볶이 한판을 금방 헤치우고, 에스프레소 내려서 라떼 한잔씩 마시고 (이건 또 얼마만의 여유냐며 ㅠ.ㅠ ) 친구가 사온 귤을 까먹으며 폭풍 수다를 이어갔지요.
그런데 제 몸중에 열량 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 입인지 뭔지, 한것도 없이 수다만 떨었을 뿐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찾아온 허기짐!!!!

조금만 있으면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 오니 중간에 간식으로 먹을만한게 뭐 없을까 찾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얼른 오븐에 넣어서 구웠습니다.
요건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이라며 '후~후~' 입김 불어가며 그렇게 친구와 맛있게 먹고, 어느 덧 남편들의 퇴근 시간이 다가와 친구는 돌아가고, 때 맞춰 남편이 돌아왔지요.

남편이 옷을 갈아 입으며

오늘 뭐했어?

친구 왔었어, 그래서 같이 떡볶이 해 먹고 차 마시고 놀다가 갔어.

오랫만에 재미있는 시간 보냈겠네...

하며 집을 둘러보던 남편은 거실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이 간식을 보더니 갑자기

혹시 저거 친구한테 간식으로 대접한거야?!?!?!?!?!?!

깜짝 놀란 표정으로 저에게 묻지 않겠습니까?
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다고 하자 남편은

손님한테 간식으로 저걸 대접했다고??? 진짜야?

하며 되묻는겁니다.  뭥미... 내가 사람이 못 먹는 걸 준것도 아닌데!!!!!!!

왜? 손님한테 저걸 주면 안되는거야?

그랬더니 남편 왈!
자기야, 저건 디저트가 아니라 사이드 디쉬(반찬?)잖아!!!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편 말을 듣고 나니, 미국인 남편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게 당연하겠더라구요.
그게 뭐였냐구요???

바로!!!!!!




고구마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
한국에서는 간식이나 후식으로 편안하게 고구마 삶아 먹기도 하고 쪄 먹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하잖아요?
너무 평범하고 서민적인 간식인데....

괜찮아, 한국에서는 고구마 간식으로도 먹고, 후식으로도 먹어.

라며 남편을 안심시켜 주었지요.
남편은 제가 친구를 저희집에 불러 놓고, 간식으로 반찬을 내 놓은 매너없고, 교양없는 짓을 했을까봐 무척 놀란 눈치였거든요.

남편이 이렇게 놀랄 수 밖에 없었던 건, 미국인들은 고구마나 감자를 메인 요리에 곁들여 먹는 사이드 디쉬로 먹기 때문이였어요. 보통 메인 메뉴를 고기로 먹으면 사이드 디쉬로 구운 통감자, 구운 통고구마, 프렌치 프라이, 또는 매쉬드 포테이토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거든요.


요렇게 말이죠.
한국처럼 밥과 반찬이 나눠진게 아니니 메인 음식에 곁들여져 나오는 고구마나 감자는 결국 반찬과 같은 개념인데 제가 손님에게 군고구마를 덜렁 바구니에 담아 내놓았으니 남편 눈에는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는 장면이였겠습니까? ㅋㅋㅋㅋ

조금 억지스럽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친구 집에 불러다 놓고, 간식으로 반찬 꺼내서 먹인 느낌이랄까요? (아니... 그런데 이것도 그닥 이상하진 않은건 왜 때문이죠? ) 

아무튼, 한국에서는 고구마를 밥 대신으로도 먹고, 간식으로도 먹고, 후식으로도 먹으니까 친구에게 군고구마를 대접한 게 전혀 실례되는 행동이 아니라는걸 자세히 설명해 주고 나서야 남편은 안심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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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5

  • 2013.12.19 09:41

    맞네요 ㅋㅋㅋ 아웃백 이런 데 가면 선택해서 사이드로 먹으니..ㅋㅋ 오늘도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한국은 지금 눈이 많이 와서 대설주의보 예요.. 와플이와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답글

    • 그러니까요. 아웃백에서도 그렇게나 밥을 먹으면서 항상 감자 고구마 사이드로 나오는데... 그냥 주는건줄 알았자 꼭 메인에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인줄은 몰랐네요. 스테이크 먹으면 공짜로 주는 메뉴라 생각하고 좋다고 먹기만 했어요 ㅋ

  • 2013.12.19 09:4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네, 이와쿠니에 있어요. 전 이곳이 너무 시골이라 처음에 불만 투성이였는대 이제 정들었는지 여기도 나름 좋은거 같아요

  • 주영선 2013.12.19 10:32

    드라마 한 편보듯 재미있어요~잘 지내시죠?
    답글

    • 네^^ 잘 지내고 있답니다. 매일 잠이 부족해를 외치면서요. 아기에게 이제 자자~ 하면 알아서 눈 감고 자 주는 날아 오긴 할까요?

  • 와코루 2013.12.19 11:12

    그곳에서는 고구마가 사이드메뉴군요~ㅎㅎ 여기선 후식이나 식사대용으로도 먹는데 놀랐겠어요 ㅎㅎ
    답글

    • 네, 감자 고구마는 기본적으로 사이드 메뉴라네요. 한식만 먹고 살아왔으니 뭐 고구마 감자가 미국인들한테 어떤 개념인지 알 턱이 있었겠습니까?

  • 00 2013.12.19 11:33

    하하하 역시 이맛에 제가 매일 기다리고 기다렸지요.ㅋ
    그래도 좀만 더 시간내셔서 자주자주 글 올려주세요~~~ 기다리는 사람 숨넘어가겠어여.ㅋㅋ

    답글

    • 아~ 숨넘어 갈 정도로 기다리셨다니 너무 죄송합니다. 아직 육아가 적응이 덜 되서 시간 내서 글 쓰는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네요 ㅠ ㅠ 그래도 틈 날때마다 쓰고 있으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셔요

  • 옥희 2013.12.19 14:32

    남편분 눈에는 성의없이 손님대접을 한게 아닌가 걱정되었나보네요! ㅎㅎㅎ
    전 고구마를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역시 겨울에 먹는 군고구마는 참 맛있어요.
    김치랑 같이 먹고싶네요 ㅋㅋ
    답글

  • 미스5월 2013.12.19 15:36

    고구마도 프렌치프라이도 다 간식이라고 생각했어요ㅎㅎ;; 신기하게 보일 수 있겠군요!ㅎㅎ
    답글

  • 영란 2013.12.19 16:03

    글 올라오기 오랬동안 기다렸습니다. 역시나 오늘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고구마 얼마나 맛있고 건강식인데 남편분이 놀랐다니 그게 더 이해가 안가네요. 역시 외국사람을 이해한다는건 끝이 없네요. 유럽도 옛날에는 감자가 주식이었는데.... 저도 요즘 호박고구마 구워서 밥대신 간식으로 맛나게 먹고 있습니다.
    답글

    • 이제 서로 알만큼 다 알아서 놀랄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런 에피소드가 생기는걸 보면 아직 배우고 경험해야 할게 더 많이 있나봐요. 저도 요즘 군고구마로 밥을 대신할 때가 많답니다. 일본에는 안노이모 라는 고구마가 한국의 호박 고구마와 비슷한 맛이라 즐겨 먹어요

  • 쵸코 2013.12.19 20:31

    ㅋㅋㅋ 듣고보니 남편분 입장에서는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하지만 한국인에게 감자, 고구마는 포만감도 있고 얼마나 맛있는 간식인데 ㅋㅋㅋ
    답글

  • 연주 2013.12.20 00:02

    글일다가 빵터졌어요...ㅎㅎ고구마 맛있어 보여요...^^;; 남편분도 순간 당황하셨을듯 한데...^^;;

    글 잼있게 잘읽고 가요...^^;;
    답글

  • 히티틀러 2013.12.30 05:01 신고

    고구마가 사이드디쉬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마를 반찬으로 먹는 일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삶거나 구워서 간식 겸 간단한 식사로 먹기는 하지만, 고구마 맛탕이랑 닭갈비에 넣어먹었던 걸 빼고는 반찬으로는 먹어본 적이 없네요ㅎㅎㅎㅎㅎ
    답글

    • 저에게 고구마는 밥도 되고, 반찬도 되고, 간식도 되는 완전 완벽한 음식인데 꼭 이것을 사이드디쉬로 밖에 생각 못하는 미국인 남편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군고구마는 정말 최고인데 말이죠.

  • 별작가 2013.12.30 10:55 신고

    ㅋㅋㅋㅋㅋ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데 ~
    답글

  • 에즈라 2014.04.25 02:30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글 정말 재밌게 쓰셔요!!! 모바일이라 추천이 안뜨는데 무척 재밌게 읽어서 댓글이라도 꼭 남겨야 겠다는 생각에 댓글 남깁니닷!
    답글

  • 두유M 2015.06.29 20:02 신고

    고구마튀김?? 그게 반찬이라니 ㅋㅋㅋ 신기하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