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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이래서 인생은 각본없는 드라마인건가요?

by 스마일 엘리 201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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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랫만이예요 ^^
전 여러분들께 말씀드린대로 한국에 잘 다녀 왔답니다.
일본인 친구와 함께 한국에 가서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즐거운 에피소드들과 함께 돌아 왔어요.
아, 친구와의 여행은 3박 4일이였지만 친구를 먼저 일본으로 돌려 보내고, 전 친정으로 내려가 푹 쉬면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친정 엄마밥 먹으며 푹 쉬다 왔습니다.

이제 천천히 그 얘기들을 하나씩 풀어 드릴려구요.
그 중에서도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와플" 입니다!!!

여러분 우리 와플이 얼마나 컸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와플이는 이제 26주를 넘어섰습니다.
남편과 전 이미 와플이의 이름도 정했어요.
퍼스트 네임은 영어 이름으로, 그리고 미들 네임은 한국 이름으로!!!!
이름이 정해지고 난 후, 저희는 와플이라고 부르는 대신 그녀의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남편과 전 와플이를 만날 설레임으로 하나씩 하나씩 와플이를 만날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었구요.

제 블로그에도 여러번 등장했던 미국인 친구 제니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와플이에게 작은 선물도 주었답니다.
 


아우~ 앙증맞죠?


와플이가 한살이나 되야 입힐 수 있을 것 같은 깜찍한 원피스도 함께요.
게다가 딸만 둘인 제니는 자신의 둘째딸이 입던 깨끗한 옷들도 모두 세탁해서 와플이 입히라며 물려 주기까지 했어요.
그 덕에 우리 와플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많은 옷들을 득템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인 제 맘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한테 새 옷 한벌 못 받아 보는 아기가 되는것 같아 섭섭하기도 해서 엄마로서 처음으로 와플이 옷을 샀어요.


고양이 모자를 쓴 아기 와플이를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막 가슴이 벅차 오르는거 있죠. ㅋㅋㅋㅋㅋ


한 때 핑크 홀릭이였던 엄마를 닮아, 와플이도 핑크를 좋아하는 소녀 감성을 가진 아기이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출산을 앞둔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인 유모차도 구입했구요, 이때도 핑크의 유혹이 막강했지만 남편은 절대로 핑크 유모차를 끌 수 없다며, 정말 핑크가 갖고 싶다면 차라리 카싯트를 핑크로 하라는 절충안을 받아 들여, 유모차는 올리브색과 비슷한 색으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카싯트 만큼은 강렬한 패션 핑크의 색에 가까운 진핑크로 골랐죠.


박스 사이로 보이십니까? 아기 소녀(?)의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핑크빛!

이 카싯트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놓고, 저는 20주 정밀 검사를 받으러 도쿄로 룰루랄라 갔습니다.
남편에게는 와플이의 카싯트가 도착할테니 매일 매일 우편함 확인 잘 하라고 부탁도 해 놓고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김상중 버전!
정밀 초음파 검사를 하던 테크니션의 한마디

아닌데.... 아닌것 같은데....

아니 뭐가 아니라는것인지!!!!

왜요? 무슨 문제 있어요?

딸이라고 했다구요? 전 좀 아닌것 같은데......

갑자기 심장이 철커덩 내려 앉는 느낌에 가슴에 통증이 느껴지더군요.

확실히 좀 봐 주세요~ ㅠ.ㅠ 딸이라고 했거든요.
지금 핑크색 카싯트가 배송되고 있는 중이예요 ㅠ.ㅠ

이 와중에도 핑크색 카싯트 걱정!!!

딸인가??? 아닌가? 아들인가?? 아~ 이렇게 보면 딸 같기도 하고... 또 이렇게 보면 아들 같기도 하고...

이렇게 그 테크니션은 애매모호한 말을 남긴 채, 다른 부분 정밀 검사를 계속 하더라구요.
그동안 전 애써 침착하려고 했지만 침착할 수가 없었어요.
 

이미 지어놓고 부르기까지 한 예쁜 여자 아기 이름!!!! 어쩔것이냐!!!
제니에게서 받은 원피스!!!! 어쩔것이냐!!!!
제니에게서 물려 받은 여자 아기 옷들!!! 어쩔것이냐!!!
내가 산 고양이 모자, 고양이 얼굴 달린 바지들!!! 어쩔것이냐!!!
무엇보다 핑크색 카싯트!!!
어쩔것이냔 말이다!!!



여러차례 성별 확인을 위해 애쓰던 그 테크니션분은 의사와 상담을 좀 하고 오겠다고 나가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오늘 무슨일이 있어도 성별 확인을 꼭 하라고 하셨다며

힘내서 그곳을 찾아 봅시다!!!!

하시더니 정....말....로 힘내서 그곳을 찾아 내셨.......습니다!!!!!! ㅠ.ㅠ
그리고 사진 화면의 반 이상을 와플이의 그곳으로 확대 하신 후, 화살표까지 친절하게 표시하시더니, male 이라고 써 넣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우리 와플이 인생의 첫번째 반전!!! 이 되겠습니다!!

이미 딸이라고 알고 있었고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했던 탓인지 갑작스런 "아들"의 등장에 그렇게 섭섭할 수가 없더라구요.
무엇보다 딸이라고 너무 좋아했던 남편의 그 실망감은 또 어떨지...
그런데 당장은 남편보다 제가 더 실망감이 커서 눈물이 막 쏟아지더군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남편에게는 이미 문자 메세지로 와플이가 아들이라는 것을 전한 후, 남편과 통화를 했는데 남편은

너무 슬퍼... 그치만 괜찮아! 적어도 나랑 같이 비디오 게임 할 수 있잖아!!!

(졌다! 졌어!!! 어떠한 상황에서도 비디오 게임과 연관 시킬 수 있는 당신의 긍정적인 사고!!)

어쨌든 저희 두 사람은 단 3주 뿐이였지만, 그 3주 동안 딸을 키워 봤다고 위로하며 그렇게 와플이를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했습니다.

도쿄에서 5시간동안 신칸센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를 기다리고 있는 건


더 이상 와플이가 사용할 수 없는 핑크색 카싯트 ㅠ.ㅠ

그러나 그보다 더 저를 가슴아프게 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와플이의 첫 인형이 될 라푼젤!!!! ㅠ.ㅠ 
우리 와플이가 빨리 커서 이 라푼젤을 가지고 놀면 제가 재봉틀로 라푼젤 옷도 만들어서 인형 옷 갈아 입히기 놀이를 하겠다는 로망으로 구입해 둔 라푼젤!!!

어쩔것이냐!!!!! 라푼젤!!!! ㅠ.ㅠ

(뭐 어쩌겠어요 ㅠ.ㅠ 와플이 키우면서 육아로 지치고 피폐해질때 라푼젤 머리나 빗겨주면서, 옷이나 갈아 입혀 주면서 와플이에게 못 푼 한을 이 라푼젤에게 푸는 용도로 저나 가지고 놀아야죠, 뭐!!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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