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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미국인 남편이 애타게 찾던 핑크 브라!!! 알고 보니;;;;;

by 스마일 엘리 201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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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밤에 블로그 글을 쓰는게 좀 늦어져 남편이 먼저 침실에 자러 들어가고 제가 좀 늦게 들어갔더랬습니다.
남편은 이미 잠이 들어 있었지만 제가 이불속에 들어가느라 이불을 들썩였더니 뭐라뭐라 잠꼬대처럼 중얼거리더라구요.
저한테 분명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잘 안 들려서 제가

뭐라고??? 안들려! 똑바로 말해봐!!!

핑..크.. (흠냐 흠냐~ 쩝쩝)

뭔 소리가 하고 싶은건지 무슨 핑크를 얘기하면서 다시 잠이 들더군요.
꿈속에서 핑크빛 연애중인지 뭔지 뚱딴지 같이 왠 핑크인가 싶었지만 곧 다시 잠들어 버려 깨울수도 없어 그냥 그렇게 저도 잠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이 되었습니다.
그날은 하필이면 제가 이른 저녁부터 잠이 쏟아져 잠온다고 칭얼칭얼 대다가 남편이 곧 따라 들어갈테니 먼저 자고 있으라 그래서 혼자 침실로 들어가 잠들어버렸습니다.
한참 자고 있는데 잠결에 아련하게 남편의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자기야... 핑크 &*%&$&$&

잠이 와 죽겠는데 또 무슨 핑크 타령인가 싶어

아, 그런거 몰라~

하며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려는 찰나!!
남편이 제가 누워 있는 이불을 들썩거리며 뭔가를 찾는겁니다.

추운데 왜 자꾸 이불밑을 뒤지는거야, 찬 바람 들어오잖아!!!!

자기야, 내 핑크 브라 못 봤어??

@.@ 아니 내 남편이 언제부터 브라를 했던가!!!!!!!

잠이 확~ 깰... 뻔 했지만 천하장사도 못 든다는 무거운 눈꺼풀 때문에 그날도 그렇게 핑크 브라라는 말이 귀에 맴도는데도 불구하고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드디어 남편과 동시에 침실에 들어갔죠.
남편은 또 뭔가 갑자기 생각난 듯, 침대 주변을 막 살피더라구요.

뭐 찾아??

핑크 브라!!!

ㅍㅎㅎㅎㅎㅎ 무슨 핑크 브라??? 난 핑크색 브라 없어 ㅋㅋㅋㅋ

자기꺼 말고, 내꺼!!!!!

계속 이불속을 뒤지고, 침대 시트 밑을 뒤지며 열심히 뭔가를 찾더라구요.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자기가 무슨 브라가 있어???? 드디어 미쳤어????

아니, 멀쩡한 제 남편이 며칠사이 변태가 되서 자기 브라를, 그것도 핑크색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는 사람이 핑크 브라를 샀을리도 없고, 그렇다고 남의 여자 핑크 브라를 훔쳤을리도 만무한데 왜 자꾸 핑크 브라를 찾나 싶어

아, 무슨 핑크 브라????????

하며 소리를 꽥 지르자

찾았다!!!!!

하며, 침대 헤드보드 사이에 팔을 넣어 꺼내 올린것은 바로!!!


이 눈 가리개였던 것이였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남편은 긴 팔을 뻗어, 침대 헤드보드와 매트리스 사이에 빠져 있던 이 눈가리개를 꺼내들고서는 만족한 듯

드디어 찾았네!!!! 내 핑크 아이 브라!!!!!

라고 하지 뭡니까???  ㅡ.ㅡ;;;;

실은 이거 제가 남편에게 사준건데요.... (어허! 이상한 상상 하시면 안됩니다. ^^;;  아직 본연의 기능 이외에 응용해서 사용해 본적은 없으니까요 ㅋㅋㅋㅋ )
작년 땡스기빙때 독신자용 아파트에 살면서 한밤중에 누가 집에 침입하려고 했던 사건이 있었답니다.
2012/08/10 - [일본 생활기] - 치안 좋다는 일본에서 겪은 한밤의 침입자!!!
그 일 이후로, 제가 소리에 굉장히 민감하고, 불을 꺼 놓고는 못 자게 됐어요. ㅠ.ㅠ
그런데 남편은 잘 때, 빛에 민감해서 등이 켜져 있으면 깊게 잠을 못 자거든요.
베개로 얼굴을 덮고 자던지, 아니면 이불을 아예 푹 뒤집어 쓰고 자던지 했는데 그런 남편이 안쓰러워 우연히 쇼핑몰에 갔다가 이 안대를 보고 남편이 생각나서 제가 사다 줬습니다.
핑크색이라면 여자 색깔이라며 질색을 하는 남편이기에 다른 색을 찾아 보았지만 딱 요 한가지 핑크색 밖에 없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이 안대를 보자 남편은 핑크색이라 싫다며 내팽개치길래 제가

어차피 잠자기 전에만 쓸거니까 우리집에서만 쓰는거잖아, 아무도 자기가 핑크색 쓴다는거 모르니까 그냥 써, 알았지?

라고 달래서 (이럴때는 진짜 딱 초등생임 ㅡ.ㅡ;;; ) 이것을 쓰도록 했답니다.

처음에 열심히 쓰다가, 며칠간 안 쓰더니만, 역시 편안함을 맛 본 탓인지, 없으니까 아쉬웠나봐요.
자기가 어딘가에 내팽겨 쳐놓고서는 없으니까 애타게 찾았던 것이죠.
게다가 저 눈 가리개에 자기만의 애칭을 붙여서 "핑크 브라" 라고 하니 제가 그 핑크 브라가 저 핑크 아이 마스크일줄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그런데 듣고 보니, 뭐 "핑크 아이 브라"도 틀린 말은 아니네요^^ 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여러분!!! 다른데 가서는 저희 남편 핑크 브라 한다고 소문 내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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