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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이와 제제 이야기

제제의 말말말

by 스마일 엘리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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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으로 4살, 아니 다음달이면 만으로 다섯살이 되는 제제.

이 또래의 아이들은 이제 의사표현도 정확히 잘하고, 나름대로의 표현 방법도 생기고, 주거니 받거니 대화가 잘 되니까 대화를 하다 보면 어이없게 빵빵 터질 때가 있어요. 

아마 와플이 말말말 시리즈를 올렸을 때도 와플이가 만으로 다섯살 때 쯤이 아니였을까 싶은데... 벌써 제제의 말말말 시리즈를 포스팅 하는 날이 오다니!!! 

우리 제제는 자기만의 캐릭터가 있는 아이라서 와플이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요. 뭐랄까? 와플이는 범생이 스타일이라면, 제제는 쫌 사랑스러운 양아치 스타일이랄까요? 사고는 다 치고 다니고, 말도 죽어라 안 듣지만 그래도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녀석이지요. 

왜 그런지 몇가지 에피소드 한번 들어 보세요. 

1

제가 가끔 제제의 코딱지도 빼 주는데 이제 좀 컸다고 자기가 코딱지 뺄 수 있다며 코를 파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렇게 코파기 업무는 자연스레 인수인계가 끝났고, 점점 숙련되어 저의 도움이 전혀 필요 없게 되었죠. 그러면서 제제는 코딱지의 점성과 성분에 무한한 호기심을 가지고 나름 연구의 시간을 가졌었나 봅니다. 그리고 어느날 저에게 그 결과를 발표하더라고요. 

"마미, 코딱지는 슬라임이야!!! 알고 있었어?!?!? " 

슬.라.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들아, 이 에미가 그건 모르고 있었다만... 듣고 보니 좀 슬라임 같긴 하구나!!!! ㅋㅋㅋㅋㅋ  

2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제제는 배가 너무 아프다며 화장실로 뛰어 갔습니다. 지금껏 응아를 하면서 배가 아프다고 운 적이 없는 아이인데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배가 너무 아프다고 화장실에서 저를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을 가보니 ㅅ ㅓ ㄹ ㅅ ㅏ 를 했길래 배탈이 났나보다 했어요. 자기딴에는 그 고통이 꽤 아팠는지 눈물을 글썽이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후처리를 도와주고 나올려는데 다시 응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변기에 앉더라고요. 그래서 문을 닫아주고 밖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미~ 마미~" 하면서 부르길래 가 봤더니, 어머나! 애가 얼굴이랑 입술이 하얗게 핏기가 없어졌더라고요. 너무 놀래서 괜찮냐고 했더니 

"배가 너무 아픈데 응아가 안 나와!" 

아마도 항문에 너무 힘을 쓰느라 얼굴에 핏기마저 사라져 버렸나봐요.

그래서 "배에 나쁜 균이 들어 있어서 배가 아픈거니까 응아로 다 빼내야지 안 아픈거야"  했더니 

"마미, 그럼 내가 더 세게 푸쉬 할테니까 나 좀 안아줘~" 

@.@ 

애를 낳는 산모한테서나 들어볼 법한 말을 4살 똥 싸는 아들녀석한테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에미니까 해야죠. 

그래서 변기에 앉아 있는 제제를 제가 서서 안아줬는데...

하아~ 이 자세는 변기에 머리 박고 있는 자세와 다를게 하나도 없지 뭐예요? 한숨 푹 푹 쉬면서 혼자 속으로 위로 했습니다. 

'어차피 똥 닦아 주면서 보는건데... 다 싸고 보는거나, 싸는거 보는거나, 재방 보다야 실방이 낫지...' 

3

요즘 동네에 또래 친구가 생겨서 오후가 되면 3~4시간씩 친구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제제. 

너~어무 재밌게 놀다 보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도 참고 참고 또 참고 그렇게 방광이 흘러 넘치기 직전에 뛰어 들어와 화장실을 갑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지퍼를 내리기도 전에 옷에 실수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바지를 벗었는데 변기에 조준하기 전에 오발탄을 뿌려대기도 하지요. 

그날은 운 좋게 바지는 벗었는데, 변기가 아닌 바닥에 좀 흘리고 말았던 날이였어요. 

매번 제가 닦아 줬지만 이녀석이 자꾸 이러니까 화장실 닦는게 얼마나 귀찮고 힘든 일인지 알아야 다음부터 참지 않고 신호가 올 때 집으로 뛰어 오겠지 싶어서 볼일을 다 보게 한 뒤에 휴지를 쥐어주고, 바닥에 흘린 부분을 닦으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닦아 보지도 않고 "너무 힘든데..." 를 시전하길래 (이거슨 와플이를 이용해 먹기 위한 제제의 단골 멘트예요. 장난감 정리 같은거 할 때 꼭 너무 힘든데... 라고 하면서 와플이를 시켜 먹거나, 안하고 농땡이를 치거든요) 저도 단호하게 

"니가 실수한거니까 니가 닦아야지, 이제 엄마가 안 닦아 줄거야" 했더니 마지못해 휴지로 바닥을 쓱싹 쓱싹 닦더라고요. 

그러더니 뭔가 대단한 발견을 한것처럼 막 흥분을 하면서 

"마미! 마미!!!!! 이것 봐봐!!!!! It's shiny!!!!" 

하아~ 휴지로 오줌을 닦아낸게 아니라, 자기 오줌으로 바닥에 반짝 반짝 광을 내며 몹시 뿌듯해 하고 있더라고요. 

에휴~ 물걸레질을 지 오줌으로 터득한 아이!!! 

여러분 우리 제제... 귀.... 귀...엽죠.?.... ㅋㅋㅋㅋ

 

똥양아치 같은 짓을 해도...

너는 언제나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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