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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본 미국인 남편이 느낀 문화 차이

by 스마일 엘리 2013.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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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남편과 저 두 사람은 저녁 식사 후 컴퓨터방으로 향합니다..
남편은 컴퓨터 게임을 저는 블로그포스팅을 하는것이 일과였죠.
하지만 요즘은 히터 빵빵하게 틀어진 거실을 두고  냉동실처럼 차가운 컴퓨터방에  들어가기가 싫어져 잠들 때까지 거실에서 지냅니다. 때로는 그냥 거실에서 자기도 하구요. (그래서 요즘 제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는 시간이 뒤죽박죽 된 것이랍니다) 
거실에서의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스레 남편과 영화를 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거의 매일 영화 한편이상은 꼬박꼬박 보고 있는데 영화를 보다보면 영화의 내용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 속에 나오는 문화 차이 때문에 더더욱 흥미롭답니다.
최근 본 영화 중 남편과 제가 문화 차이를 경험한 영화가 있는데요 최민식, 하정우 주연의 ' 범죄와의 전쟁' 입니다.




1. 한국은 같은 성씨이면 생판 남도 갑자기 친척이 될 수 있는거야?

세관 공무원 최익현이 마약을 팔기 위해 만난 조폭 두목이 같은 경주 최씨라는 것을 알고, 자신과 같은 충렬공파임을 확인한 후, 몇대손인지 따져서 결국 가족이 됩니다. 
이것을 본 남편은 정말로 한국에서 가능한 일이냐고 무척이나 신기해 하더라구요. 
지금이야 종갓집 사람들이나 종친회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성 따지고, 파 따져서 누가 어른인지 구분짓거나, 멀어도 친척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간혹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 우연히 같은 파라는 것을 알게 되면 결국 몇대손인지 따져서 내가 아래네, 위네~ 하는 정도는 가볍게 얘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예전에 근무하던 회사에 저랑 같은 성씨를 가진 분이 계셨는데 우연히 성 얘기가 나와서 파고들다 보니 같은 파에 제가 그분보다 2대가 높아 졸지에 할머니가 되어 버렸던 일이 있었거든요. ㅎㅎㅎㅎ 
이후로도 가끔 저한테 '우리 할머님도 이거 드셔야지~' 하며 먹을것이 있으면 저를 챙겨주곤 했답니다.ㅎㅎㅎ
저의 경험담까지 얘기해 주자 남편은 굉장히 신기해 했는데요, 한국에는 동성(同姓)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이 존재하는데 성과 파를 따져서 친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게다가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서 족보를 따지는 것 자체도 미국인인 남편의 눈에는 흥미롭게 보였나 보더라구요.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난 후 부터는 저와 같은 성씨를 가진 한국인만 보면

어, 자기 삼촌이다!!!

호들갑을 떨며 저에게 알려 줍니다. ㅡ.ㅡ;;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2. 여동생의 결혼자금을 왜 오빠가??

영화속에서 주인공인 최익현의 여동생이 결혼 상대자를 집에 데리고 오자, 적금 통장을 내어주며 전세집이라도 얻으라고 합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최익현의 아내는 오빠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냐며 흐느끼다가 방을 뛰쳐 나갑니다.
그것을 본 남편은

왜 신혼집 자금을 오빠가 주는거야?

부모님이 안계시니까 오빠가 여동생의 부모님의 역할을 대신하는거야

물론, 부모님이 없으면 오빠가 부모님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여동생은 다 큰 성인인데 왜 오빠가 돌봐야 하는거야?

한국에서는 결혼 전까지 부모님과 함께 사니까, 결혼을 시키는 것까지가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해,

그렇다고 해도 성인이 된 여동생이 결혼해서 살 집 비용을 왜 오빠가 주는거야?

네, 남편의 눈에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장면이였죠.
보호자로서 여동생을 돌보는 것은 여동생이 성인이 되기전까지의 일이고, 성인이 되어서 독립을 하게 되면 각자의 인생을 사는 것인데, 여동생의 신혼집 자금까지 부모님도 아닌 오빠가 책임을 지는 것이 미국인 남편의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나봅니다.
2012/08/27 - [미국 생활기] - 혀를 내 두르게 한 미국의 부모 자식간의 정확한 돈계산
게다가 가정형편도 넉넉해 보이지 않는데, 힘들게 모은 적금 통장을 선뜻 여동생에게 전세 자금으로 건네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눈치였습니다.


저에게는 당연해서 그냥 지나칠 뻔 한 것들이였는데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보니 이런 차이점을 하나씩 발견하는 재미가 있네요.

원글과는 상관없지만 여러분이 귀여워 하시는 저희 남편의 용서해주고 싶은 실수샷 하나 남기고 저는 얼른 따뜻한 거실로 돌아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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